주문
피고는 원고에게 149,579,000원 및 이에 대하여 2020. 8. 15.부터 2023. 1. 10.까지는 연 6%,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20%의 각 비율에 의한 금원을 지급하라.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기초사실
피고(상호 변경 전 : C 주식회사)는 신용정보의 이용 및 보호에 관한 법률에 따라 금융위원회로부터 허가를 받아 채권추심 및 신용조사업 등을 영위하는 회사이다.
원고는 2010. 8. 31. 피고와 사이에 아래와 같은 내용으로 위촉계약을 체결하고, 2010. 9. 16.부터 2020. 7. 31.까지 위임직 채권추심인으로서 피고의 안산지점에서 피고가 금융회사 등으로부터 수탁받은 채권의 관리 및 추심업무를 수행하였다. 원고가 위 근무개시일 무렵인 2010. 8. 31. 피고와 사이에 작성한 "위촉계약서"의 내용은 아래와 같다.<1>
청구취지
피고는 원고에게 149,579,000원 및 이에 대하여 2020. 8. 15.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20%의 비율에 의한 금원을 지급하라.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3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판단
당사자들의 주장
원고의 주장
원고는 비록 피고와 형식적으로는 위임계약을 체결하였지만, 실질적으로는 업무수행에 있어 피고로부터 상당한 지휘・감독을 받는 등 피고에 종속되어 근로를 제공하였으므로, 근로기준법이 정한 근로자에 해당한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에 따른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의 주장
원고는 피고와 대등한 입장에서 위임계약을 체결한 독립사업자로서 자신의 사업을 영위한 것일 뿐, 임금을 목적으로 피고에게 종속되어 피고의 지휘・감독을 받는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가 아니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 소정의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
판단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위임계약인지보다 근로제공 관계의 실질이 근로제공자가 사업장에서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 여기에서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수행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제공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근로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하게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근로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고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그리고 근로제공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다만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사회보장제도에 관하여 근로자로 인정받는지 등의 사정은 사용자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임의로 정할 여지가 크다는 점에서, 그러한 점들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만으로 근로자성을 쉽게 부정해서는 안 된다(대법원 2006. 12. 7. 선고 2004다29736 판결 등 참조).
인정사실
앞서 인정한 사실 및 채택한 증거, 갑 제4 내지 16, 19, 21, 28 내지 30, 33 내지 47, 52 내지 73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이 인정된다.
원고는 2010. 9. 16. 피고와 채권추심업무 위촉계약을 체결한 이후 2020. 7. 31.까지 피고의 안산지점에서 채권추심원으로 근무하였다.
원고는 피고로부터 배정받은 채권에 관한 추심업무를 수행하였는데, 피고는 원고를 비롯한 채권추심원으로 하여금 매일의 실적과 채권관리 현황을 피고가 제공한 컴퓨터를 통하여 내부전산관리 시스템에 입력하도록 하였다.
원고는 피고로부터 제공받은 사무실에 출근하여 지정된 자리에서 근무하였다. 원고의 입사 무렵 당시 출근시간은 08:30, 퇴근시간은 18:30로 정해져 있었고, "근태관리는 조직생활의 기본이고 조직의 가장 중요한 질서이며 생명줄과도 같다"는 방침에 따라 출근시간을 엄수하고, 09:00부터 11:00까지의 집중근무시간 동안에는 이석을 하지 말 것을 요구받았으며, 현지로 바로 출근할 때에는 반드시 전날 지점장에게 보고하고, 외근시에는 외출현황판에 행선지를 기록해야 했다.
피고는 각 지점에 지점장을 두고 그 아래에 채권추심원과 영업관리사를 몇 개의 추심팀과 영업팀으로 나누어 배치한 뒤 각 팀의 팀원에게 팀장, 차장, 과장 등의 직위를 부여하는 방식의 서열식 인사조직체계를 갖추고, 지점장과 중간관리자인 팀장 등을 통하여 피고의 영업방침을 각 지점에 통일적으로 전달하였다. 피고가 안산지점을 포함한 각 지점에 지점장 등을 통하여 전달한 영업방침에는 추심목표량 설정, 실적제고 독촉 방안, 집중 추심대상 사건에 대한 관리 등이 포함되었고, 채권추심원들에게 "개인적인 역량과 정신적인 의지를 반영하라"거나 "목표달성에 목숨을 걸어라"는 식으로 업무수행에 전인격적인 헌신을 할 것을 요구하기도 하였다. 원고를 비롯한 채권추심원들은 조회와 석회 시간에 개인별 회수계획과 달성여부를 보고하거나 점검받았고, 전산관리시스템이 도입된 뒤로는 그 시스템을 통하여 채권회수계획과 회수상황을 입력하였다. 또한 종전에는 채권추심원들이 "일정 수임건수와 매출액을 기필고 달성할 것을 합의한다"는 내용의 목표합의서를 제출한 일도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피고는 채권추심원들을 대상으로 신용정보의 이용 및 보호에 관한 법률, 금융감독원의 채권추심업무 가이드라인과 관련된 유의사항, 불법추심 근절에 관한 사항 외에도 채권추심활동에 필요한 전반적인 내용 및 영업성과 증대를 위한 추심기법 등을 정기 또는 수시로 교육하였다. 한편 피고는 초기에 지점장과 채권추심원들에게 업무평가 시험을 치르게 하기도 했다.
피고는 채권추심원 중 조회교육 불참자 및 일정 매출액 미만자를 부진 매출조직으로 선정하여 신규 채권 배정 금지, 보유 채권 임의 회수, 해촉 처리 등의 조치를 취한다는 관리기준을 설정하기도 하였다.
원고는 피고의 승낙 없이는 제3자를 고용하여 채권추심업무를 대행하도록 할 수 없었다.
원고는 피고로부터 기본급이나 고정급의 정함이 없이 본인의 채권회수액에 대한 일정률의 수수료를 매달 15일 정기적으로 지급받았다.
원고의 근로자성 인정 여부
위와 같은 사실관계 및 기록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앞에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고와 피고 사이에 체결된 계약의 형식에도 불구하고 그 실질은 원고가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피고에게 근로를 제공하는 근로계약관계라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원고는 근로기준법의 적용대상인 근로자에 해당한다.
피고는 원고에게 원고가 배정받은 채권추심업무를 수행하는 구체적인 내용을 내부전산관리 시스템에 입력하도록 하고, 각종 업무상 지시, 관리기준 설정, 실적관리 및 교육 등을 함으로써 원고가 수행할 업무 내용을 정하고, 원고의 업무수행에 관하여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였다고 보기에 충분하다.
원고는 약 9년 10개월 동안 계속하여 피고의 채권추심원으로 종사하여 업무의 계속성이 인정된다.
원고는 기본급이나 고정급 없이 실적에 따른 수수료를 지급받았으나 수수료는 건별이 아닌 월별로 산정되어 매월 정해진 날짜에 정기적으로 지급되었고, 산정기준이 되는 수수료율과 할당 채권의 수는 피고의 업무수행과정에 대한 평가를 포함하여 등급별로 정해지게 되므로, 수수료가 업무수행의 결과물에 대한 대가로서의 성격만 가지는 것이 아니라 원고가 제공한 노무의 질과 양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것으로서 근로 자체에 대한 대가의 성격을 가진다고 볼 수 있다. 비록 원고가 월별 근무량에 따라 차이가 크게 나는 불규칙한 액수의 수수료를 지급받았다고 하더라도 이는 업무의 특성과 수수료 지급체계상 불가피한 것으로서 그 점으로도 달리 볼 것이 아니다.
원고가 채권추심활동을 위한 일부 비용을 스스로 부담한 면이 있더라도, 피고가 원고에게 사무집기를 제공하고, 내부전산관리 시스템을 이용하도록 하였으며, 원고로서는 피고가 배정한 채권의 추심과 관련하여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할 수도 없었다는 점 등 여러 사정을 고려하면, 원고가 피고로부터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원고는 입사 초기 출퇴근 시각 준수 요구 등 엄격한 근태관리를 받았고, 나중에는 그러한 관리가 완화된 것으로 보이나 이는 잦은 외근이 이루어지는 채권추심업무의 특성에 기인하는 것에 불과하다.
원고는 피고의 취업규칙을 적용받지 않았고,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해져 있지 않았으며, 피고로부터 받은 수수료 등과 관련하여 근로소득세가 아닌 사업소득세를 납부하였고, 다른 사회보장제도에서 근로자로서의 지위를 인정받지 못하였다. 그러나 이러한 사정들은 사용자인 피고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에서 임의로 정할 수 있는 것에 불과하므로, 이를 들어 원고의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성을 쉽사리 부정할 것은 아니다.
퇴직금의 계산
앞서 인정한 사실에 의하면, 원고는 2010. 9. 16.부터 2020. 7. 31.까지(3,607일) 피고의 위임직 채권추심인으로 근무하다 퇴직한 사실이 인정되고, 갑 제19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원고의 퇴직 전 3개월 급여는 아래와 같은 사실이 인정되므로, 퇴직금 산정의 기초가 되는 1일 평균임금은 504,542.39원(= 46,417,900원 ÷ 92일, 소수점 둘째자리 미만 버림)이다. 위와 같은 사항을 기초로 산정한 원고의 퇴직금은 149,579,539원(= 504,542.39원 × 30일 × 3,607일/365일, 원 미만 버림)이 된다.
소결론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퇴직금으로 위 149,579,539원 중 원고가 구하는 바에 따라 149,579,000원 및 이에 대하여 근로관계가 종료된 날로부터 14일이 경과한 날의 다음날인 2020. 8. 15.부터 피고가 퇴직금의 존부를 다투는 것이 적절하다고 인정되는 이 판결 선고일<2>인 2023. 1. 10.까지는 상법이 정한 연 6%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근로기준법이 정한 연 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박연주
각주1) 원고와 피고 사이에 2013. 9. 12. 위촉계약서가 다시 작성되었는데, 원고에 대한 위촉업무에 영업중개업무(채권추심업무, 신용조사업무, 신용조회업무, 신용평가업무와 관련한 계약의 체결 및 그 부수업무)가 추가된 점 외에는 위 2010. 8. 31.자 위촉계약서의 내용과 유사하다.
각주2) 「근로기준법」제37조 제1항, 제2항, 같은 법 시행령 제17조, 제18조 제3호의 각 규정에 의하면, 사용자는 임금 및 퇴직금의 전부 또는 일부를 그 지급사유가 발생한 날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한 경우 그 다음날부터 지급하는 날까지의 지연일수에 대하여 연 100분의 20의 이율에 따른 지연이자를 지급하여야 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그 지급이 지연되고 있는 임금 및 퇴직금의 전부 또는 일부의 존부를 법원이나 노동위원회에서 다투는 것이 적절하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그 사유가 존속하는 기간에 대하여는 위와 같은 이율에 따른 지연이자를 지급할 필요가 없다(대법원 2019. 10. 18. 선고 2018다239110 판결 등 참조).
각주3) 앞서 본 바와 같이 채권추심원의 근로자성이 다투어지는 개별 사건에서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소속된 채권추심회사의 지점, 지사 등 개별 근무지에서의 업무형태 등 구체적인 사실관계 및 증명의 정도에 따라 달라질 수밖에 없고, 심리 결과 근로자성을 인정하기 어려운 사정들이 밝혀지거나 채권추심원의 근로자성을 증명할 책임이 있는 당사자가 당해 사건에서 근로자성을 인정할 수 있는 구체적인 사실을 증명할 증거를 제출하지 않는 등의 경우에는 채권추심원의 근로자성이 부정될 수 있는바(대법원 2016. 4. 15. 선고 2015다252891 판결 등 참조), 피고가 원고의 근로자성을 인정할 수 있는 구체적인 사실을 증명할 증거가 부족하고 다툰 것에 상당성이 없다고 보기 어려운 점 등을 고려하면, 이 판결 선고일인 2023. 1. 10.까지는 피고가 퇴직금의 전부 또는 일부의 존부를 다투는 것에 어느 정도 타당성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사건정보
서울중앙지방법원
판결
사건
2021가단5308637
판결선고
2023. 1. 10.
서울중앙지방법원
판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