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기초 사실
원고들의 지위
원고 A는 D노동조합[2009. 9. 23. E노동조합, F노동조합, 구 G노동조합(2007. 7. 10. ‘공무원의 노동조합 설립 및 운영에 관한 법률’에 따라 설립신고를 마치고 설립된 조합)이 합병‧통합된 노동조합으로 전국의 6급 이하 공무원을 그 조합원으로 하고, 2009. 11. 28. 그 명칭을 ‘G노동조합’으로 개칭하였는바, 이하 ‘G노동조합’이라고 한다] 초대 사무처장, 원고 B은 G노동조합 경기지부 사무처장, 원고 C은 G노동조합 위원장이었는데, 아래 표 기재와 같이 각 소속기관에 임용되었다가 노조 전임자 휴직기간이 종료되었음에도 업무에 복귀하지 않은 채 장기간 무단결근하였다거나 노조활동을 이유로 근무지를 무단이탈하였다는 등의 사유로 해임되었다.
구 G노동조합에 대한 법외노조통보처분
고용노동부장관은 2009. 9.경 구 G노동조합에 구 공무원의 노동조합 설립 및 운영 등에 관한 법률(2010. 3. 17. 법률 제101133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공무원노조법‘이라고 한다) 제6조에 의하여 공무원노동조합의 조합원이 될 수 없는 해직자들이 임원, 지역본부장, 지부장으로 활동하고 있다는 이유로 위 해직자들을 조합원에서 배제하고 관련자료와 함께 그 결과를 제출하라는 내용의 시정지도를 하였는데, 구 G노동조합은 2009. 10. 19.경 고용노동부장관이 지적한 해직자들은 모두 조합원이 아니므로 시정요구가 모두 이행되었다는 내용의 시정결과보고서를 제출하였다.
이에 고용노동부장관은 2009. 10. 20. 조합원에서 배제할 것을 요구한 해직자들이 여전히 조합원 지위를 유지하고 있어 위 시정결과보고는 허위라는 이유로 구 G노동조합에 구 공무원노조법 제17조 제2항, 같은 법 시행령(2010. 7. 12. 대통령령 제2226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4조 제1항, 구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2010. 1. 1. 법률 제993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노동조합법’이라고 한다) 제12조 제3항 제1호, 같은 법 시행령(2010. 7. 12. 대통령령 제2226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9조 제2항에 따라 위 노동조합을 더이상 구 공무원노조법상의 공무원노동조합으로 보지 아니한다는 통보(이하 ‘이 사건 법외노조통보처분’이라고 한다)를 하였다.
이 사건 법외노조통보처분 취소소송의 경과
구 G노동조합은 고용노동부장관을 상대로 이 사건 법외노조통보처분에 대한 취소소송을 제기하였는데, E노동조합 및 F노동조합과의 합병결의에 따라 통합된 G노동조합이 설립되고 구 G노동조합에 대한 해산신고까지 하여 구 G노동조합이 더이상 노동조합의 실체가 없는 이상 위 법외노조통보처분의 취소를 구할 법률상 이익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로 제1심 및 항소심에서 모두 각하되었으나(서울행정법원 2010. 4. 8. 선고 2009구합44690 판결, 서울고등법원 2010. 12. 8. 선고 2010누12639 판결), 위 항소심 판결은 대법원에 상고되었다가 2016. 12. 27. 새로 설립하려던 통합된 G노동조 합의 설립신고가 수리되지 아니한 이상 합병 효력이 발생하지 아니하여 구 G노동조합이 여전히 잠정적으로는 공무원노동조합의 지위를 가지고 있다는 이유로 파기되어(대법원 2016. 12. 27. 선고 2011두921 판결) 위 사건은 제1심법원으로 환송되었다.
환송 후 제1심은 2017. 7. 21. 이 사건 법외노조통보처분의 근거법령인 구 노동조합법 시행령 제9조 제2항은 법률유보원칙에 반하지 않아 유효하고, 위 법외노조통보처분에 사실오인이나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위법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구 G노동조합의 청구를 기각하는 판결을 선고하였는데(서울행정법원 2017. 7. 21. 선고 2017구합770 판결), 이후 구 G노동조합이 항소를 취하함으로써 위 판결은 그대로 확정되었다.
H노동조합에 대한 법외노조통보처분 취소소송의 경과
한편 고용노동부장관은 2013. 10. 24. 해직자의 조합원 가입을 허용하는 규약에 대한 시정명령을 이행하지 않고, 실제로 해직자가 조합원으로 가입하여 활동하고 있다는 이유로 H노동조합에 대하여 교원의 노동조합 설립 및 운영 등에 관한 법률(이하 ‘교원노조법’이라고 한다) 제14조 제1항, 같은 법 제9조 제1항, 구 노동조합법 제12조 제3항 제1호, 같은 법 시행령 제9조 제2항에 따라 위 노동조합을 더이상 교원노조법상의 노동조합으로 보지 아니한다는 통보를 하였다.
이에 H노동조합은 고용노동부장관을 상대로 위 법외노조통보처분에 대한 취소소송을 제기하여 제1심 및 항소심에서 모두 패소하였으나(서울행정법원 2014. 6. 19. 선고 2013구합26309 판결, 서울고등법원 2016. 1. 21. 선고 2014누54228 판결), 대법원은 위 법외노조통보처분의 근거법령인 구 노동조합법 시행령 제9조 제2항은 법률이 정하고 있지 아니한 사항에 관하여 법률의 구체적이고 명시적인 위임도 없이 헌법이 보장하는 노동3권에 대한 본질적인 제한을 규정한 것으로서 법률유보원칙에 반하여 무효이고, 위 무효인 시행령 조항에 기초한 위 법외노조통보처분은 법적 근거를 상실하여 위법하다는 이유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원심법원에 환송하였다(대법원 2020. 9. 3. 선고 2016두32992 판결, 이하 ‘H 사건 대법원 판결’이라고 한다).
고용노동부장관은 위 사건의 환송심이 계속 중이던 2020. 9. 4. 직권으로 H노동조합에 대한 법외노조통보처분을 취소하였다.
원고들에 대한 복직대상자 결정
2021. 4. 13. 시행된 ‘공무원 노동조합 관련 해직공무원등의 복직 등에 관한 특별법’(이하 ‘해직공무원복직법’이라고 한다)에 따라 원고 C은 2021. 6. 15, 원고 A, B은 2021. 6. 23. 복직대상자로 각 결정되었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6, 8, 15 내지 20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을 1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판단
원고들의 주장
피고 소속 담당공무원들은 아래와 같이 위법하게 직무를 집행하여 원고들에게 손해를 입혔으므로, 피고는 원고들에게 국가배상법 제2조에 따른 손해배상으로 각 7,000만 원(= 재산적 손해의 일부 6,000만 원 + 정신적 손해에 대한 위자료 1,000만 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이 사건 법외노조통보처분의 근거법령인 구 노동조합법 시행령 제9조 제2항이 법률유보원칙에 위반되어 무효라는 H 사건 대법원 판결이 선고되었으므로, 위 조항을 근거로 한 이 사건 법외노조통보처분과 원고들에 대한 해임처분은 그 법적 근거를 상실하였고, 노동조합 탄압이라는 반헌법적인 목적으로 이루진 처분이므로 객관적 정당성을 상실하여 위법하다.
이 사건 법외노조통보처분은 그 법적 근거를 상실하여 위법함에도, 피고가 H노동조합과 다르게 G노동조합에 대한 이 사건 법외노조통보처분을 직권으로 취소하지 않고 위 처분으로 인하여 소속기관에서 해임된 원고들을 구제하지 않은 것은 평등원칙에 반한다.
손해배상책임 성립 여부
관련 법리
행정처분과 관련하여 국가나 지방자치단체의 손해배상책임이 성립하려면 그 행정처분을 담당한 공무원에게 직무집행상의 고의 또는 과실이 있어야 하고, 이때 공무원의 과실 유무는 보통 일반의 공무원에게 요구되는 객관적 주의의무를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한다. 또한, 어떠한 행정처분이 잘못된 법령해석에 근거하였다고 하더라도 그 행정처분이 곧바로 공무원의 고의 또는 과실로 인한 것으로서 불법행위를 구성한다고 단정할 수는 없고, 객관적 주의의무를 위반함으로써 그 행정처분이 객관적 정당성을 상실하였다고 인정될 수 있는 정도에 이르러야 국가배상법 제2조가 정한 국가배상책임의 요건을 충족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 이때 객관적 정당성을 상실하였는지 여부는 침해행위가 되는 행정처분의 태양과 목적, 피해자의 관여 여부 및 관여의 정도, 침해된 이익의 종류와 손해의 정도 등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손해의 전보책임을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에게 부담시킬 만한 실질적인 이유가 있는지 여부에 의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6. 6. 23. 선고 2015다205864 판결 참조).
또한 법령에 대한 해석이 그 문언 자체만으로는 명백하지 아니하여 여러 견해가 있을 수 있는 데다가 이에 대한 선례나 학설, 판례 등도 귀결된 바 없어 이의가 있는 경우에 관계 공무원이 그 나름대로 신중을 다하여 합리적인 근거를 찾아 그 중 어느 한 견해를 따라 내린 해석이 후에 대법원이 내린 입장과 같지 않아 결과적으로 잘못된 해석에 돌아가고, 이에 따른 처리가 역시 결과적으로 위법하게 되어 그 법령의 부당집행이라는 결과를 가져오게 되었다고 하더라도, 그와 같은 처리방법 이상의 것을 성실한 평균적 공무원에게 기대하기는 어려운 일이고, 따라서 이러한 경우에까지 국가배상법상 공무원의 과실을 인정할 수는 없다(대법원 1995. 10. 13. 선고 95다32747 판결 참조).
한편, 법률에 근거하여 행정처분이 발하여진 후에 헌법재판소가 그 행정처분의 근거가 된 법률을 위헌으로 결정하였다면 결과적으로 위 행정처분은 법률의 근거가 없이 행하여진 것과 마찬가지가 되어 하자가 있는 것이 된다. 그러나 하자 있는 행정처분이 당연무효가 되기 위하여는 그 하자가 중대할 뿐만 아니라 명백한 것이어야 하는데, 일반적으로 법률이 헌법에 위반된다는 사정이 헌법재판소의 위헌결정이 있기 전에는 객관적으로 명백한 것이라고 할 수는 없으므로 헌법재판소의 위헌결정 전에 행정처분의 근거되는 당해 법률이 헌법에 위반된다는 사유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행정처분의 취소소송의 전제가 될 수 있을 뿐 당연무효사유는 아니라고 봄이 상당하다. 그리고 이처럼 위헌인 법률에 근거한 행정처분이 당연무효인지의 여부는 위헌결정의 소급효와는 별개의 문제로서, 위헌결정의 소급효가 인정된다고 하여 위헌인 법률에 근거한 행정처분이 당연무효가 된다고는 할 수 없고 오히려 이미 취소소송의 제기기간을 경과하여 확정력이 발생한 행정처분에는 위헌결정의 소급효가 미치지 않는다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1994. 10. 28. 선고 92누9463 판결, 2002. 11. 8. 선고 2001두3181 판결, 2014. 3. 27. 선고 2011두24057 판결 등 참조).
구체적 판단
위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앞서 든 증거들에 갑 3, 4, 9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아래와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원고들이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의 행위가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객관적으로 불합리하다거나 객관적 정당성을 상실한 위법한 행위라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이를 전제로 한 원고들의 손해배상 주장은 손해액 등 나머지 점에 관하여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이 사건 법외노조통보처분의 근거법령인 구 노동조합법 시행령 제9조 제2항이 H 사건 대법원 판결에서 위헌으로 판단됨으로써 위 조항이 유효하다는 전제하에 이루어진 법외노조통보처분이 결과적으로 법령의 부당한 집행이라는 결과를 가져오게 되었다고 하더라도, ① 구 노동조합법 시행령 제9조 제2항은 “노동조합이 설립신고증을 교부받은 후 노동조합법 제12조 제3항 제1호에 해당하는 설립신고서의 반려사유가 발생한 경우에는 행정관청은 30일의 기간을 정하여 시정을 요구하고 그 기간 내에 이를 이행하지 아니하는 경우 해당 노동조합에 대하여 노동조합법에 의한 노동조합으로 보지 아니함을 통보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법외노조통보처분을 하기 위한 요건이나 절차가 비교적 일의적으로 규정되어 있었던 점, ② H 사건 대법원 판결이 선고되기 전까지는 이 사건 법외노조통보처분 취소소송에서도 위 규정의 유효함을 전제로 판단이 이루어진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법외노조통보처분을 한 피고 소속 담당공무원이 그 직무를 행하는 보통 일반의 공무원을 표준으로 하여 볼 때 객관적 주의의무를 결함으로써 위 법외노조통보처분이 객관적 정당성을 상실하였다고 인정될 정도에 이르러 국가배상법 제2조가 정한 손해배상책임의 요건을 충족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원고들은, 이 사건 법외노조통보처분이나 원고들에 대한 각 해임처분이 노동조합 활동을 방해하려는 부당한 목적으로 이루어진 처분이어서 위법하다고 주장한다.
갑 3, 4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서울중앙지방법원 2019고합13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사건에서 국가정보원이 제출한 내부 보고서에서는 ‘공무원이 I에 가입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임, 이를 막지 못하면 院 국내정보 능력은 없는 것으로 평가하겠음’, ‘원장님, 지부장님께서는 금년에는 종북세력 척결에 주력해야 하며, 3대 척결대상으로 ① H, ② I, ③ G라고 강조하심’, ‘H를 G처럼 불법화시켜 보조금‧조합비 차단 등을 통해 활동을 제대로 못하도록 해야 함’이라고 기재된 사실, 국가정보원이 제출한 수사 참고자료<1>에서는 ‘G(통)은 2009. 12. ~ 2016. 3. 노동부에 총 5차례 설립신고를 시도하였으나 해직 공무원의 활동 등 형식요건 불비 사유로 모두 반려 처분되었는데, 국정원은 일부 설립신고 반려처분 과정에서 설립신고 반려 필요성을 제언하는 내용의 보고서를 청와대에 보고한 정황만 확인되었을 뿐 법외노조 처분에 국정원이 개입한 정황은 없었다’, ‘국정원은 2. 16. 행안부에 징계 재심을 독려하고, 경기도에 중징계를 독려한 정황만 확인되었을 뿐 국정원이 직접 개입하거나 직권남용에 이를 정도의 압력을 행사한 정황은 확인되지 않았다’라고 기재되어 있는 사실이 인정되기는 한다. 그러나 위 각 문건의 기재와 같은 노동조합 활동 방해를 목적으로 한 국가정보원의 실행행위가 일부 있었다고 하더라도, 국가정보원의 행위가 곧바로 고용노동부장관의 이 사건 법외노조통보처분이나 원고들에 대한 각 해임처분에 영향을 미쳤다거나 인과관계가 있다고 단정할 수 없으므로 이 사건 법외노조통보처분과 원고들에 대한 각 해임처분이 노동조합을 탄압하려는 부당한 목적하에 이루어졌다고 보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국가배상청구권은 피해자나 법정대리인이 그 손해와 가해자를 안 날로부터 3년 또는 불법행위를 한 날로부터 5년의 소멸시효가 적용됨이 원칙이고, 소멸시효는 위 어느 하나의 요건에 해당하면 완성되는바, 이 사건 법외노조통보처분은 2009. 10. 20. 이루어졌고, 원고 A, B은 2010. 4. 28., 원고 C은 2013. 1. 16. 각 해임되었으나, 원고들이 그로부터 5년이 경과한 후인 2021. 5. 21.에야 이 사건 소를 제기하였음은 기록상 명백하므로, 피고에 대한 손해배상청구권은 5년의 소멸시효가 완성되었다. 결국 원고들의 주장은 어느 모로 보나 이유 없다.
이에 대하여 원고들은, H 사건 대법원 판결에서 이 사건 법외노조통보처분의 근거법령이 위헌이라고 판단하기 전까지는 원고들에게 객관적으로 권리를 행사할 수 없는 장애사유가 있었으므로, 위 판결 선고일인 2020. 9. 3.을 소멸시효의 기산점으로 삼아야 하고, 그때부터 3년 내에 제기된 이 사건 소송에서 피고가 소멸시효 항변을 하는 것은 권리남용에 해당한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소멸시효는 객관적으로 권리가 발생하여 그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때로부터 진행하고 그 권리를 행사할 수 없는 동안은 진행하지 않으나, 권리를 행사할 수 없는 경우라 함은 그 권리행사에 법률상의 장애사유, 예컨대 기간의 미도래나 조건 불성취 등이 있는 경우를 말하고, 사실상 권리의 존재나 권리행사 가능성을 알지 못하였고 알지 못함에 과실이 없다고 하여도 이러한 사유는 법률상 장애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바, H 사건 대법원 판결에서 구 노동조합법 시행령 제9조 제2항이 무효라고 처음 판단하였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사정만으로 원고들의 권한행사에 법률상 장애가 있었다고 할 수는 없으므로, 피고에 대한 국가배상청구권의 소멸시효가 H 사건 대법원 판결이 선고된 날로부터 기산된다고 할 수는 없다(대법원 1993. 4. 13. 93다3622 판결 등 참조). 따라서 원고들의 위 주장도 받아들이기 어렵다. (3) 한편, 아래와 같은 사정들을 고려하면 피고가 원고들을 H노동조합의 조합원들과 다른 처우를 한 것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객관적으로 불합리하다거나 평등원칙을 위반한 조치라고 볼 수도 없다.
해직공무원복직법은 ‘공무원의 노동 기본권을 보장하기 위한 공무원노동조합 설립 및 활동과 관련하여 해직되거나 징계처분을 받은 공무원의 복직 등을 위한 절차를 마련하여 해당 공무원의 명예를 회복하고 공직사회의 개혁과 통합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하고(제1조), ‘정부가 1996년 OECD 가입 시 노사관계 법률을 국제 기준에 맞춰 개정하기로 약속한 이후 공무원의 노동권 확보를 위한 노력이 계속되어 왔고, 그 과정 중에 많은 공무원들이 「국가공무원법」 및 「지방공무원법」상 집단행위금지 위반 등의 사유로 징계 또는 해직 처분을 받았는데, 이후 법외노조였던 G노동조합이 합법화됨에 따라 그동안 공무원노동조합 활동을 이유로 불이익한 처분을 받았던 사람의 구제를 위한 절차를 마련할 필요가 있음. 이에 노동조합 활동과 관련하여 징계 또는 해직 등을 당한 사람들을 복직시키고, 징계 관련 인사기록을 말소하며, 해당 해직 기간을 경력에 반영하는 등의 조치를 통해 공무원의 처우 개선 및 공직사회의 발전을 위하여 노력한 사람들의 구제 절차를 마련하려는 것’이 그 제정 이유이다.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들은 위 해직공무원복직법에 근거하여 복직대상자로 결정되었고, 해직 기간 중 일부가 경력으로 인정되는 등 위 법령에 따른 구제절차가 진행되었다.
또한 위헌결정의 소급효가 인정된다고 하여 위헌인 법률에 근거한 행정처분이 당연무효가 된다고는 할 수 없고 확정력이 발생한 행정처분에는 위헌결정의 소급효가 미치지 않으나, H 사건 대법원 판결 선고 이후 해직공무원복직법이 제정되어 공무원노동조합 활동을 이유로 불이익한 처분을 받았던 원고들에 대한 구제 절차가 이루어진 점, 이 사건 법외노조통보처분과 J노동조합에 대한 법외노조통보처분은 H 사건 대법원 판결에서 위헌으로 판단된 동일한 근거법령에 기초하여 이루어진 처분이기는 하나, H 사건 대법원 판결이 있기 이전에 G노동조합은 항소를 취하하는 등 각 취소소송의 경과와 이에 따른 법률관계의 확정 여부, 이후 노동조합의 합법화 여부 등 각 노동조합을 둘러싼 제반사정에 차이가 있어 고용노동부장관이 이 사건 법외노조통보처분을 직권으로 취소하지 않은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가 원고들에 대하여 H노동조합 및 노조활동을 이유로 불이익한 처분을 받았던 교원들에 대한 원상회복조치와 동일한 수준의 조치를 취하지 아니하였다고 하여 평등원칙을 위반하였다고 볼 수도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청구는 모두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정봉기(재판장) 김성준 이진희
각주1) 국가정보원은 위 서울중앙지방법원 2019고합13 사건의 수사과정에서 소위 ‘노조파괴 공작 의혹’과 관련된 자체 진상조사 결과 등을 수사 참고자료로 제출하였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