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피고 산하 행정안전부 정부청사관리본부(이하 ‘정부청사관리본부’라 한다)는 2012. 12.경부터 2018. 12. 31.까지 A청사와 B청사의 특수경비 및 방호업무를 주식회사 C(이하 ‘C’라 한다), 주식회사 D(이하 ‘D’라 한다), 주식회사 E(이하 ‘E’라 한다) 등의 용역회사에 위탁하여 운영하여 왔다.
원고들은 2018. 12. 31. 당시 C, D, E 등에 고용되어 A청사 또는 B청사의 특수경비업무를 수행하고 있던 사람들이다.
정부청사관리본부는 2017년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공공부문 정규직 전환 가이드라인’에 따라 정규직 전환 협의회를 진행하였는데, 그 결과 원고들과 같은 특수경비용 역근로자들을 전환시험을 거쳐 2019. 1. 청원경찰로 전환고용하는 것으로 결정하였다.
정부청사관리본부는 정규직 전환 협의회와 병행하여 정규직 전환 정책에 따라 전환 고용이 추진되고 있던 직역별로 별도의 대표단 회의를 여러 차례 개최하였는데, 2017. 9. 20.부터 2017. 12. 7.까지는 특수경비용역근로자 대표단과 총 6차례에 걸쳐 ‘특수경비원 정규직 전환 관련 대표단 회의’를 진행하였다. 위 회의에서는 정규직 전환 및 채용 방식, 군 복무 경력을 호봉 산정에 반영할지 여부 등 임금산정 방식, 전환시기 등에 관한 논의가 이루어졌다.
정부청사관리본부는 특수경비용역근로자 현직자 중 청원경찰로 전환을 희망하는 506명에 대하여 2018. 4.부터 2018. 10.까지 필기시험, 면접시험 및 서류심사를 진행하였고, 2018. 11. 1. 합격자를 발표하였다. 원고들은 위와 같은 절차를 거쳐 2019. 1. 1. 청원경찰로 전환되어 피고에 고용승계되었다.
정부청사관리본부는 2018. 10. 4. 각 청사별로 청원경찰 복무규정 및 징계규정에 대한 설명회를 개최하기로 계획하고, E 등 용역회사를 통해 설명회 개최 일시와 장소 및 청원경찰 복무규정(안)과 징계규정(안)을 청원경찰 전환대상자들에게 공지하였다. 2018. 10. 말경 이루어진 설명회에는 430명의 청원경찰 전환대상자들이 참석하였다.
청원경찰 전환대상자들은 2018. 10. 초경 정부청사관리본부에 청원경찰 전환고용과 관련하여 의견을 제시할 수 있는 협의체의 구성을 요구하였는데, 이에 정부청사관리본부와 청원경찰 전환대상자 대표들이 2018. 10. 30. 청원경찰 전환대상자 간담회를 거쳐 2018. 11. 13. ‘청원경찰 전환 협의체’를 발족한 후 2018. 12. 12. 청원경찰 전환 협의체 간담회를 개최하였다.
청원경찰 전환대상자들 중 상당수가 가입한 F 노동조합은 2018. 10. 24. 정부청사관리본부에 청원경찰 복무규정(안)의 보수산정 및 경력인정 조항과 관련하여 청원경찰법에 따른 경력을 인정하고 호봉에 산입하여야 한다는 검토 내용이 포함된 ‘청원경찰 복무규정 의견서’를 제출하였고, 2018. 11.경에는 특수경비원 근무 경력에 대하여 예산에 따라 추가적인 협의가 필요하다는 요구사항을 전달하였다.
정부청사관리본부는 2018. 12. 19.부터 2018. 12. 26.까지 청원경찰 전환대상자들을 대상으로 하여 청원경찰 전환대상자 임금 등 설명회를 개최하였고 425명의 청원경찰 전환대상자들이 위 설명회에 참석하였다.
피고는 2019. 1. 16. A청사 청원경찰 복무규정에 관하여 근로자들로부터 제출받은 2019. 1. 14.자 의견청취 확인서를 첨부하여 취업규칙 신고를 하였고, 2019. 1. 17.
B청사 청원경찰 복무규정에 관하여 근로자들로부터 제출받은 2019. 1. 16.자 의견청취확인서를 첨부하여 취업규칙 신고를 하였다.
A청사 청원경찰 복무규정 제31조와 B청사 청원경찰 복무규정 제33조(이하 ‘이 사건 조항’이라 한다)는 보수산정 및 경력인정에 관하여 ‘① 청원경찰의 초임호봉은 1호봉부터 시작하되 「병역법」에 따른 군 의무복무기간이 있는 경우에는 복무기간(최대 2년)에 따라 호봉산정에 반영할 수 있다. ② 제1항에 따른 경력 외에는 봉급산정시 경력에 산입하지 아니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한편, 피고는 2018. 1. 3. 정부청사관리본부에서 근무하는 공무직 및 기간제 근로자의 효율적인 관리를 위하여 ‘정부청사 공무직 등에 관한 관리규정(이하 ’공무직 관리규정‘이라 한다)’을, 2018. 7. 25. 행정안전부와 그 소속기관에 근무하는 공무직 근로자 및 기간제 근로자의 효율적인 관리를 위하여 행정안전부 공무직 등에 관한 운영규정(이하 ‘행안부 운영규정’이라 한다)을 각 제정하였다. 공무직 관리규정 제3조 제2항과 행안부 운영규정 제3조 제2항은 ‘청원경찰은 「청원경찰법」 등 관계 규정을 우선 적용하고, 그 밖의 사항은 이 규정을 적용한다’고 정하고 있다.
[인정근거] 갑 제279, 280호증, 을 제1 내지 17, 25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당사자들의 주장 요지
원고들
원고들이 청원경찰로 전환된 2019. 1. 1. 당시 정부청사와 행정안전부 소속 청원경찰들에게 적용되던 취업규칙인 공무직 관리규정 제3조 제2항과 행안부 운영규정 제3조 제2항에 따르면, 피고는 청원경찰법 제6조 및 동법 시행령 제11조에 따라 군 또는 의무 경찰에 복무한 경력과 종전에 특수경비원으로 재직한 경력을 모두 반영하여 산정한 호봉에 따라 임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피고가 2019. 1. 중순경 군 의무복무 기간 중 일부만을 호봉 산정에 반영한다는 이 사건 조항이 포함된 A청사 청원경찰 복무규정과 B청사 청원경찰 복무규정(이하 통틀어 ‘이 사건 청원경찰 복무규정’이라 한다)을 제정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는 취업규칙을 불이익하게 변경한 것에 해당하여 전체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의 동의를 받지 못한 이상 효력이 없다. 그럼에도 피고는 이 사건 조항에 따라 원고들에게 최대 2년의 군 의무복무 기간만을 경력으로 인정하여 산정한 호봉에 따라 임금을 지급하여 온 바, 군 또는 의무 경찰에 복무한 경력과 종전에 특수경비원으로 재직한 경력을 모두 반영하여 산정한 호봉에 따른 임금과 기지급 임금의 차액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
이 사건 청원경찰 복무규정은 2019. 1. 1. 청원경찰로 전환고용된 사람들을 대상으로 하여 제정된 것으로 위 전환고용 대상자들은 이전까지 개최된 설명회와 간담회 등을 통해 이 사건 청원경찰 복무규정을 주지하고 있었으므로 2019. 1. 1. 즉시 그 효력이 발생하였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들에게 이 사건 청원경찰 복무규정에 따른 임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을 뿐이고, 2019. 1. 중순경 이 사건 청원경찰 복무규정을 고용노동부에 신고하였다고 하여 이 사건 청원경찰 복무규정이 취업규칙을 변경한 것이라 볼 수 없다.
설령 2019. 1. 중순경 이 사건 청원경찰 복무규정이 기존의 취업규칙을 변경한 것이라 하더라도 피고는 종전 용역업체인 C 등과 원고들 사이의 근로관계를 포괄적으로 승계하였으므로, 취업규칙이 불이익하게 변경되었는지 여부는 원고들이 청원경찰로 전환고용되기 전에 근무하던 용역회사들의 취업규칙과 이 사건 청원경찰 복무규정을 비교하여 판단하여야 하는데, 위 용역회사들의 취업규칙에는 호봉에 관한 내용이 존재하지 않아 일체의 경력이 임금 산정에 반영될 여지가 없었으므로 이 사건 조항이 종전 취업규칙을 불리하게 변경한 것은 아니다.
또한 이 사건 청원경찰 복무규정이 종전 취업규칙을 불이익하게 변경한 것에 해당한다고 하더라도 원고들을 포함하여 2019. 1. 1. 청원경찰로 전환고용된 사람들은 전환고용을 통해 고용안전성 보장, 임금 인상 및 공무원연금 적용 등의 이익을 얻었고, 전환고용과 관련하여 진행된 회의 등을 통해 군 의무복무 경력과 특수경비원 재직 경력 중 일부만이 호봉에 반영될 것이라는 점을 예상할 수 있었던 반면 피고로서는 위 경력을 모두 호봉에 반영하여야 한다는 점을 알았더라면 재정적 부담을 고려하여 청원경찰 전환고용을 현재와 같은 규모로 진행하지는 않았을 것인바, 불이익 변경을 정당화할 사회통념상 합리성이 존재한다. 나아가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에 해당하는 F 노동조합이 2019. 11. 11. 피고와 단체협약을 체결함으로써 이 사건 청원경찰 복무규정에 따라 군 의무복무 경력 및 특수경비원 재직 경력 중 일부만을 호봉에 반영하는데 동의하였으므로 적어도 2019. 11. 11. 이후부터 피고는 원고들에게 이 사건 청원경찰 복무규정에 따른 임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을 뿐이다.
이 사건 청원경찰 복무규정의 효력발생 시기
관련법리
구 근로기준법 제94조 소정의 취업규칙이란 복무규율과 임금 등 근로 조건에 관한 준칙의 내용을 담고 있으면 그 명칭을 불문하는 것이므로 개별 근로계약에서 복무규율과 근로 조건에 관한 준칙의 내용을 담고 있으면 이 또한 취업규칙에 해당한다 할 것이다(대법원 1997. 11. 28. 선고 97다24511 판결).
취업규칙의 하나인 인사규정의 작성·변경에 관한 권한은 원칙적으로 사용자에게 있으므로 사용자는 그 의사에 따라 인사규정을 작성·변경할 수 있고, 원칙적으로 인사규정을 종전보다 근로자에게 불이익하게 변경하는 경우가 아닌 한 근로자의 동의나 협의 또는 의견청취절차를 거치지 아니하고 인사규정을 변경하였다고 하여 그 인사규정의 효력이 부정될 수는 없다(대법원 1999. 6. 22. 선고 98두6647 판결).
근로기준법 제96조는 취업규칙의 작성 및 변경에 관하여 행정관청에의 신고의무를, 같은 법 제97조 본문은 노동조합 또는 근로자대표자의 의견청취의무를, 같은 법 제13조 제1항은 취업규칙의 게시 또는 비치에 의한 주지의무를 정하고 있지만 이러한 규정들은 단속법규에 불과할 뿐 효력규정이라고는 볼 수 없으므로 사용자가 이러한 규정들을 준수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그로 인하여 바로 취업규칙의 작성 또는 변경이 무효로 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취업규칙은 사용자가 정하는 기업 내의 규범이기 때문에 사용자가 취업규칙을 신설 또는 변경하기 위한 조항을 정하였다고 하여도 그로 인하여 바로 효력이 생기는 것이라고는 할 수 없고 신설 또는 변경된 취업규칙의 효력이 생기기 위하여는 반드시 근로기준법 제13조 제1항에서 정한 방법에 의할 필요는 없지만, 적어도 법령의 공포에 준하는 절차로서 그것이 새로운 기업 내 규범인 것을 널리 종업원 일반으로 하여금 알게 하는 절차 즉, 어떠한 방법이든지 적당한 방법에 의한 주지가 필요하다(대법원 2004. 2. 12. 선고 2001다63599 판결).
이 사건의 경우
앞서 든 증거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청원경찰 복무규정은 실질적으로 내용이 동일한 ‘청원경찰 복무규정(안)’이 청원경찰 전환대상자들에게 주지됨에 따라 2019. 1. 1. 청원경찰 전환대상자들의 전환고용이 이루어짐과 동시에 취업규칙으로서 효력이 발생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
정부청사관리본부는 2019. 1. 1.부터 청원경찰의 직접고용 전환이 예정됨에 따라서 이들에 관한 취업규칙을 마련할 필요성을 인식하고 있었고, 2017.경 개최된 특수경비원 정규직 전환 관련 대표단 회의를 비롯하여 2018. 10. 말경 개최된 설명회, 청원경찰 전환 협의체 간담회 등에서 여러 차례 경력인정 범위에 관한 내용을 포함한 청원경찰들의 근로조건과 복무규율에 관하여 청원경찰 전환대상자 측과 논의를 거친 후 2018. 12.경 ‘청원경찰 복무규정(안)’을 작성하였다.
정부청사관리본부는 2018. 12.경 ‘청원경찰 복무규정(안)’과 관련한 문서를 작성하고 이에 관하여 ‘메모보고’ 형식을 통하여 관련자들이 함께 열람할 수 있도록 하였으며, 용역회사인 E를 통해 향후의 설명회 및 간담회 개최 계획과 ‘청원경찰 복무규정(안)’을 출력하여 특수경비원 상황실 및 대기실에 비치하여 공지하도록 한 것으로 보인다. 그 후 2018. 12. 말경 대부분의 청원경찰 전환대상자들이 청원경찰 전환대상자 임금 등 설명회에 참석하여 경력인정을 포함한 임금 지급내역 및 근로형태 등에 관한 설명을 들었다.
정부청사관리본부 측은 2018. 12. 12. 개최된 청원경찰 전환 협의체 간담회에서 청원경찰 전환 협의체가 전달한, ‘청원경찰 복무규정(안)’에 대한 검토의견과 관련하여 보수산정 및 경력인정에 관한 조항에 대하여만 ‘협의 중’에 있다는 취지로 답변하였고 나머지 조항들에 관하여는 ‘수용’, ‘부분수용’, ‘미수용’의 형태로 협의체 의견 수용 여부에 관한 의사를 밝혔다. 보수산정 및 경력인정에 관하여도 그 후 2018. 12. 말경 개최된 설명회에서 정부청사관리본부 측이 ‘청원경찰 복무규정(안)’의 내용을 변경할 수 없다는 답변을 하였던바 그 직후인 2019. 1. 1. 청원경찰 전환대상자들의 전환고용이 예정되어 있었다는 점까지 더하여 보면 ‘청원경찰 복무규정(안)’의 내용은 그 무렵에 더 이상 협상 등을 통한 수정이 이루어질 여지없이 확정되었다고 봄이 타당하고, 청원경찰 전환대상자들 역시 그러한 사정을 충분히 알 수 있었다.
앞서 본 바와 같이 공무직 관리규정과 행안부 운영규정은 청원경찰에 관하여 청원경찰법 등 관계규정이 우선적으로 적용된다는 것 외에 청원경찰의 근로조건이나 복무규율에 관하여 아무런 조항을 두지 않고 있고, 청원경찰법 및 동법 시행령 역시 청원경찰의 구체적 직무범위나 근무형태를 정하고 있지 않다. 그렇다면 정부청사관리본부 측에서 2019. 1. 1. 이전에 이미 ‘청원경찰 복무규정(안)’을 작성해 두었고 이에 관하여 전환대상자들 대부분과 그 대표들로부터 의견을 청취하여 그 내용을 확정한 이상, 정부청사관리본부 측은 공무직 관리규정이나 청원경찰법 등의 규정들이 아니라 ‘청원경찰 복무규정(안)’을 청사 내 청원경찰들의 근로조건에 관한 기준으로 설정한 것으로 보인다.
원고들은 주지를 통하여 취업규칙의 효력이 인정되는 것은 취업규칙에 관한 신고나 게시, 비치가 이루어지지 않은 경우에 한하고, 취업규칙의 신고 및 게시, 비치가 이루어진 경우에는 신고 시점을 취업규칙의 효력발생시기로 보아야 한다는 취지로 주장하고 있으나, 원고들의 주장에 따르면 주지를 통하여 효력이 발생한 취업규칙에 대하여 사후적으로 취업규칙 신고가 이루어진 경우에 신고 이전에 발생한 취업규칙의 효력이 소급적으로 소멸하여 취업규칙의 주지가 이루어진 시점부터 신고 시점까지의 근로조건에 관한 법률관계가 불안정해질 우려가 있다는 점에서 받아들이기 어렵다.
원고들은 ‘청원경찰 복무규정(안)’에 관하여 근로자들의 동의가 없었던 이상 취업규칙으로서의 효력이 발생하지 않는다는 취지로도 주장하나, 앞서 본 바와 같이 취업규칙의 작성 권한은 원칙적으로 사용자에게 있는바 근로자들의 동의가 있어야만 취업규칙의 효력이 발생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청원경찰 복무규정(안)’과 2019. 1. 중순경 취업규칙으로 신고를 마친 이 사건 청원경찰 복무규정을 비교하여 보면 일부 조항의 체계가 변동되거나 문구가 다소 수정되는 등의 변화를 제외하고는 본질적인 부분에 있어서 근로조건에 관한 내용은 변경되지 않았다.
이 사건 조항이 종전의 취업규칙을 불이익하게 변경하여 무효인지 여부
앞서 본 것과 같이 원고들은 2019. 1. 1. 청원경찰로 전환고용됨과 동시에 이 사건 청원경찰 복무규정을 적용받게 되었다고 할 것인바, 그 후에 이 사건 청원경찰 복무규정에 대한 의견청취 및 신고 절차가 이루어졌다고 하여 원고들에게 적용되는 취업규칙이 변경되었다고 볼 수 없으므로 이 사건 청원경찰 복무규정이 취업규칙을 불이익하게 변경한 것에 해당하여 무효라는 원고들의 주장은 이유 없다.
설령 이 사건 청원경찰 복무규정의 효력이 피고가 의견청취 및 신고 절차를 마친 2019. 1. 중순경 발생하여 원고들에게 적용되는 근로조건의 기준을 종전보다 불이익하게 변경한 것에 해당한다고 보더라도 아래와 같은 이유로 원고들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사용자가 일방적으로 새로운 취업규칙의 작성·변경을 통하여 근로자가 가지고 있는 기득의 권리나 이익을 박탈하여 불이익한 근로조건을 부과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허용되지 아니한다고 할 것이나, 당해 취업규칙의 작성 또는 변경이 그 필요성 및 내용의 양면에서 보아 그에 의하여 근로자가 입게 될 불이익의 정도를 고려하더라도 여전히 당해 조항의 법적 규범성을 시인할 수 있을 정도로 사회통념상 합리성이 있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종전 근로조건 또는 취업규칙의 적용을 받고 있던 근로자의 집단적 의사결정방법에 의한 동의가 없다는 이유만으로 그 적용을 부정할 수는 없다고 할 것이고, 한편 여기에서 말하는 사회통념상 합리성의 유무는 취업규칙의 변경에 의하여 근로자가 입게 되는 불이익의 정도, 사용자측의 변경 필요성의 내용과 정도, 변경 후의 취업규칙 내용의 상당성, 대상조치 등을 포함한 다른 근로조건의 개선상황, 노동조합 등과의 교섭 경위 및 노동조합이나 다른 근로자의 대응, 동종 사항에 관한 국내의 일반적인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할 것이다(대법원 2001. 1. 5. 선고 99다70846 판결).
앞서 든 증거들에 갑 제1 내지 278호증, 을 제18, 19호증의 각 기재를 더하여 알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조항의 법적 규범성을 시인할 수 있을 정도로 사회통념상 합리성이 인정되는바, 근로자들의 동의가 없다고 하더라도 그 효력을 인정함이 타당하다.
정부청사관리본부는 2019. 1. 1. 정부청사에서 근무하던 특수경비용역근로자들이 청원경찰로 전환될 것이 예정되어 있는데 청사 내 청원경찰의 근로조건 등에 대한 규율이 전무하여, 청원경찰의 직무 범위를 명확히 하고, 청원경찰의 의무와 근무형태 및 근무시간을 규정하며, 청원경찰의 감독자를 지정하는 방식, 감독자의 의무 등에 대하여 규율하고, 휴가, 임금 등 청원경찰의 권리를 명시하는 등 청원경찰을 대상으로 한 규범 마련의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하고 2017년도부터 청사 내 청원경찰들에게 적용할 취업규칙 제정 작업을 진행한 것으로 보인다.
원고들을 비롯한 특수경비용역근로자들은 정규직 전환 시에 근무 경력에 대한 호봉 인정이 제한될 것임을 예상할 수 있었다. 정부청사관리본부 측은 2017. 말경 개최된 ‘특수경비원 정규직 전환 관련 대표단 회의’에서 전환대상자들에게 청원경찰 1호봉이 적용될 것이고 부처 협의를 통해 최대 3호봉을 인정할 수 있도록 추진해보겠다 한 이래로, 2018. 10. 말경 개최된 복무규정(안) 설명회, 2018. 10. 30. 개최된 청원경찰 전환대상자 간담회, 2018. 12. 12. 개최된 청원경찰 전환 협의체 간담회, 2018. 12. 말경 개최된 청원경찰 전환대상자 임금 등 설명회 등에서 지속적으로 2년의 군 또는 의무복무 경력을 제외한 나머지 경력을 호봉 산정에 반영하여 줄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청원경찰로 전환되기 전 용역업체 소속 특수경비용역근로자의 지위에 있던 시기에, 원고들은 소속 용역업체가 계속 변경되는 등의 사정으로 인하여 고용이 불안정했고, 호봉제 등의 적용을 받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반면, 피고 소속 청원경찰로 전환됨에 따라서 원고들은 정년을 보장받는 등 고용안정성이 확보되었고, 호봉제를 적용받게 되었으며, 그 밖에도 각종 수당이 신설되었고, 공무원연금을 적용받게 되는 등으로 전반적인 근로조건이 개선되었고 고용과 급여가 안정되었다.
이 사건 청원경찰 복무규정에 관한 근로자들의 의견청취 및 취업규칙 신고 절차가 청원경찰 전환대상자들의 청원경찰 임용으로부터 14일 가량 이후에 이루어졌다는 사정만으로 당초 정부청사관리본부의 의도나 청원경찰 전환대상자들이 예상한 바와 달리, 피고가 청원경찰법 시행령 제11조에 따라 과거 청사 특수경비용역근무 경력을 인정하여 산정한 호봉을 반영한 임금을 지급하여야 한다는 원고들의 주장은 원고들의 고용안정을 위해 전환고용에 따라 절감되는 용역업체의 이윤을 전환근로자들의 처우개선 재원으로 활용하고자 전환고용을 시행한 피고에게 지나치게 가혹하고, 신의칙에도 반한다고 보인다.
피고가 원고들에게 지급하여야 하는 임금의 범위
청원경찰법 제6조 제2항은 ‘국가기관 또는 지방자치단체에 근무하는 청원경찰의 보수는 같은 재직기간에 해당하는 경찰공무원의 보수를 감안하여 대통령령으로 정한다.’고 정하고 있고, 청원경찰법 시행령 제11조는 ‘청원경찰의 보수 산정에 관하여 그 배치된 사업장의 취업규칙에 특별한 규정이 없는 경우에는 ① 군 또는 의무경찰에 복무한 경력, ② 수위ㆍ경비원ㆍ감시원 또는 그 밖에 청원경찰과 비슷한 직무에 종사하던 사람이 해당 사업장의 청원주에 의하여 청원경찰로 임용된 경우에는 그 직무에 종사한 경력을 봉급 산정의 기준이 되는 경력에 산입하여야 한다.’고 정하고 있다.
그렇다면 원고들의 임금 산정에 있어서 이 사건 청원경찰 복무규정의 경력인정에 관한 그 배치된 사업장의 취업규칙에 해당하는 이 사건 조항이 청원경찰법 시행령 제11조에 우선하여 적용된다고 할 것이므로, 피고는 이 사건 조항에 따라 최대 2년의 군의무복무 기간만을 경력으로 인정하여 산정한 임금을 지급할 의무를 부담할 뿐이다. 피고가 원고들에게 군 또는 의무 경찰에 복무한 경력과 종전에 특수경비원으로 재직한 경력을 모두 반영하여 산정한 호봉에 따른 임금을 지급하여야 한다는 원고들의 주장은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모두 기각한다.
판사 정회일(재판장) 이진희 김창수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