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방법원판결

서울중앙지방법원 2022. 10. 19. 선고 2021나58396 판결

주문

1.

제1심판결 중 아래에서 지급을 명하는 금액을 초과하는 피고 패소 부분을 취소하고, 그 취소 부분에 해당하는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피고는 원고에게 2,686,500원 및 이에 대하여 2021. 1. 20.부터 2022. 10. 19.까지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2. 피고의 나머지 항소를 기각한다.

3.

소송총비용 중 40%는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이유

1.

인정사실

가.

피고는 2013. 10. 17. 원고에 입사하여 2018. 12. 31.까지 기업 회생팀 사무보조로 근무하다가 퇴사하였다.

나.

원고의 기업 회생팀 사무국장 C은 2015. 12. 8. 피고, D, E(원고의 급여 지급, 통장 관리, 세금계산서 발행, 입출금 관리, 세무사 기장대리 연락 등 업무 담당) 등에게 “내일 작성해서 제출 바람. 이달 말에 급여지급일에 지급하겠음. 이상.”이라는 내용의 이메일을 보내면서 ‘퇴직금 중간정산 서약서’ 양식 파일을 첨부하였다.

다.

위 퇴직금 중간정산 서약서에는 ‘본인은 근로기준법에 따라 개인적인 고충 사항을 해결하고자 본인의 진실하고 자유로운 의사에 의해 퇴직금 중간정산을 요청하였음을 확약합니다.’라고 부동문자로 기재되어 있으나, 주택 구입 및 전세금 조달 등 근로자에게 퇴직금 중간정산이 필요한 긴급한 사유가 구체적으로 명시되어 있지 않았고, 위와 같은 사유를 기재할 공간도 마련되어 있지 않았다.

라.

원고 직원에 대한 급여지급 등을 담당하는 E은 2015. 12. 31. C에게 ‘기업 회생팀 퇴직금 산정내역이니 확인 부탁드린다. 해당 내역은 총 근무일에 대한 산정 내역이며 중간정산 지급은 반절 또는 월 기본급을 지급하는 것으로 하면 될 것 같다.’는 내용의 이메일을 보내면서 피고, D 등 4명의 퇴직금 산정내역 파일을 첨부하였다.

마.

원고는 2015. 12.경 피고에게 급여 2,587,520원, 상여금 2,686,500원 등 합계 5,274,020원을 지급하였고, 이는 평소 월 급여의 2배 상당의 금액이다.

바.

피고는 퇴사 이후 2019. 6.경 원고와 사이에 ‘피고의 원고에 대한 미지급 급여(2018. 10.분 3,038,933원, 2018. 11.분 3,038,933원, 2018. 12.분 2,959,105원) 및 피고의 전체 근무기간에 대한 퇴직금(16,777,280원) 채권 합계액이 25,814,251원임을 확인한다’는 취지의 합의서를 작성하였다.

사.

피고는 원고를 상대로 서울중앙지방법원 2020가단5116947호로 임금 청구의 소를 제기하였고, 위 법원은 2020. 8. 12. ‘원고가 피고에게 지급할 임금 등 금원이 25,814,251원임을 확인한다. 원고가 피고에게 2020. 7. 31.까지 합계 6,000,000원을 지급하였음을 확인한다. 원고는 피고에게 20,000,000원을 지급한다.’는 내용이 포함된 화해권고결정(이하 ‘이 사건 결정’이라고 한다)을 하여, 그 무렵 위 결정이 그대로 확정되었다. 이후 원고는 이 사건 결정에 따라 위 미지급 임금, 퇴직금을 전부 지급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4, 16, 19, 21, 25호증, 을 제4호증(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원고의 주장

가.

제1주장 : 원고는 퇴직금을 포함한 20,000,000원의 연봉 지급을 조건(즉, 퇴직금분할약정)으로 피고를 채용하였으므로, 원고가 피고에게 입사일부터 1년간 지급한 연봉 20,000,000원 중 1,538,461원(= 20,000,000 ÷ 13)은 1년분의 퇴직금에 해당한다. 그런데 위와 같은 퇴직금 분할약정은 무효인바, 피고는 수령한 퇴직금 명목의 1,538,461원을 부당이득으로 반환하여야 한다.

나.

제2주장 : 피고가 원고로부터 전체 근무기간에 대한 퇴직금을 지급받은 이상 원고가 2015. 12.경 피고에게 퇴직금 중간정산에 따라 지급한 2,686,500원은 부당이득에 해당하여 반환되어야 한다.

3.

청구원인에 관한 판단

가.

제1주장에 관한 판단

앞서 본 인정사실, 인용증거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원․피고 사이에 퇴직금 분할약정 사실을 뒷받침하는 근로계약서가 존재하지 않는 점, ② 원고 주장의 퇴직금 분할약정에 따라 피고의 월급에 퇴직금이 포함된 것이라면 따로 퇴직금 중간정산을 할 아무런 이유가 없는바, 원고의 제1주장과 제2주장은 모순되는 점, ③ 설령 무효인 퇴직금 분할약정이 있었다고 하더라도 임금과 구별되는 퇴직금 명목 금원의 액수가 특정되고, 이를 제외한 임금 액수 등을 고려할 때 퇴직금 분할약정을 포함하는 근로계약 내용이 종전 근로계약이나 근로기준법 등에 비추어 근로자에게 불이익하지 아니하여야 하는 등 사용자와 근로자가 임금과 구별하여 추가로 퇴직금 명목으로 일정한 금원을 실질적으로 지급할 것을 약정한 경우에 한하여 사용자는 근로자에게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부당이득으로 반환청구할 수 있는바(대법원 2012. 12. 13. 선고 2012다77006 판결 등 참조), 위와 같은 부당이득반환청구의 요건을 갖춘 것으로 보이지 않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의 제출 증거만으로는 원고의 제1주장 사실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원고의 제1주장은 이유 없다.

나.

제2주장에 관한 판단

1)

앞서 본 인정사실 및 인용증거에 의하면, 원고가 2015. 12.경 피고에게 상여금 명목으로 지급한 2,686,500원은 원고와 피고 사이에 퇴직금 중간정산으로 합의되어 지급된 돈으로 볼 수 있다.

2)

퇴직금 중간정산 합의가 개별적 근로자의 자유로운 의사에 따라 이루어진 것이면 퇴직금 중간정산은 유효하다(대법원 2003. 12. 26. 선고 2003다48891 판결 등 참조). 그런데 퇴직금 중간정산 제도와 관련하여, 구 근로기준법(2005. 1. 27. 법률 제737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34조 제3항은 ‘사용자는 근로자의 요구가 있는 경우에는 근로자가 퇴직하기 전에 당해 근로자가 계속 근로한 기간에 대한 퇴직금을 미리 정산하여 지급할 수 있다.’고 규정하였고, 2005. 1. 27.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이 제정되면서 제8조 제2항에 구 근로기준법 제34조 제3항과 같은 내용이 규정되었다. 그리고 2011. 7. 25.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이 개정되면서(2012. 7. 26. 시행) 그 제8조 제2항이 ‘사용자는 주택구입 등 대통령령이 정하는 사유로 근로자가 요구하는 경우’에 중간정산을 할 수 있는 것으로 개정되어 중간정산의 요건이 신설되었고, 이에 대해 근로자 퇴직급여 보장법 시행령 제3조 제1항에서는 무주택 근로자의 주택 구입 및 전세금 조달, 근로자 또는 가족의 6개월 이상의 요양, 근로자의 파산 또는 개인회생절차의 개시 및 천재지변 등에 따른 피해의 발생 등 긴급한 자금 수요가 있는 경우에만 중간정산을 허용하도록 규정하였다.

3)

위와 같은 법리와 관련 규정의 개정 경과, 앞서 본 인정사실(원고가 피고 등 원고의 직원으로부터 원고가 보내준 양식에 따른 퇴직금 중간정산 서약서를 제출받고 중간정산 퇴직금을 상여금 명목으로 지급하였고, 그 퇴직금 중간정산 서약서는 내용이 부동문자로 기재되어 있으며, 주택 구입 및 전세금 조달 등 근로자에게 퇴직금 중간정산이 필요한 긴급한 사유가 기재되지 아니하였다)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2015. 12.경 피고에게 지급한 2,686,500원은 근로자인 피고의 자유로운 의사에 기초한 퇴직금 중간정산 신청에 따른 것이라고 보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과 그 시행령에 퇴직금 중간정산 허용 요건이 신설된 이후에 그 요건을 갖추지 못한 것으로서 퇴직금 중간정산으로서의 효력이 없다.

4)

위와 같이 원고와 피고 사이에 퇴직금 중간정산으로 합의하여 피고에게 지급된 2,686,500원은 퇴직금 중간정산으로서의 효력이 없고, 원․피고가 퇴직금 중간정산으로 합의한 이상 이를 임금으로서 지급된 것이라고 보기도 어려운바, 피고가 근무기간 전체에 대한 퇴직금 전액을 지급받은 이상 위 2,686,500원은 법률상 원인 없이 지급된 것으로서 부당이득에 해당한다.

다.

소결

따라서 피고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원고에게 부당이득반환으로서 위 2,686,500원 및 이에 대하여 원고가 구하는 바에 따라 이 사건 소장 부본 송달일 다음날인 2021. 1. 20.부터 피고가 그 이행의무의 존부나 범위에 관하여 항쟁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인정되는 당심판결 선고일인 2022. 10. 19.까지는 민법이 정한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4.

피고의 주장에 관한 판단

피고는,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 사건 결정에 따라 지급된 퇴직금의 일부 반환을 구하는 것으로서 이 사건 결정의 기판력에 반하여 허용되어서는 아니 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피고의 재직기간 중에 퇴직금 명목으로 지급된 돈이 부당이득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그 반환을 구하는 것일 뿐, 이 사건 결정에 따라 원고가 지급한 퇴직금 중 일부의 반환을 구하는 취지라고는 볼 수 없으므로, 이 사건 청구가 이 사건 결정의 기판력에 반한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피고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5.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위 인정 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하여야 한다.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일부 달리하여 부당하므로, 피고의 항소를 일부 받아들여 제1심판결 중 위에서 인정한 금액을 초과하여 지급을 명한 피고 패소 부분을 취소하고 그 취소 부분에 해당하는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며, 피고의 나머지 항소는 이유 없어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재영(재판장) 홍석현 최지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