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 및 피고의 항소를 각 기각한다.
항소비용은 각자 부담한다.
이유
청구원인에 대한 판단
갑 제1호증의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원고가 피고에게 고용되어 2015. 1. 1.부터 2018. 2. 28.까지 피고가 운영하는 음식점인 ‘C점’에서 근무하다가 퇴직한 후 부산지방고용노동청 부산동부지청에 임금이 미지급되었다고 진정을 제기한 사실, 근로감독관의 조사 결과 피고가 원고에게 2017. 7. 1.부터 2018. 2. 28.까지의 임금 중 13,210,281원을 체불하였음이 확인된 사실이 인정되고 반증이 없다(피고는 자신이 위 C의 형식적인 명의상 대표였을 뿐 실질적인 운영자가 아니어서 원고에 대한 임금지급의무를 부담하지 않는다는 취지로 다투나, 피고의 위 주장을 인정할 만한 아무런 증거가 없다).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피고는 원고에게 체불된 임금 13,210,281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의 항변에 대한 판단
채무인수 항변
당사자들의 주장
피고는 주식회사 D(이하 ‘소외 회사’라고 한다)가 2019. 6. 7.경 원고와 합의하여 피고의 원고에 대한 위 체불임금 지급의무를 면책적으로 인수함으로써 피고가 채무를 면하였다고 주장하고, 원고는 소외 회사와 위와 같은 채무인수 합의를 한 바 없다고 주장한다.
판단
진정한 것임이 증명된 처분문서라고 하더라도 그 기재 내용을 부인할 만한 분명하고도 수긍할 수 있는 반증이 인정되거나 그 문서에 기재된 내용이 객관적인 진실에 반하는 것으로 볼만한 합리적인 이유가 있는 경우에는 그 증명력을 배척할 수 있다(대법원 1996. 4. 12. 선고 95다54167 판결, 대법원 2010. 11. 11. 선고 2010다56616 판결 등 참조).
살피건대, 을 제1호증(퇴직금 지급합의서, 이하 ‘이 사건 합의서’라고 한다. 원고는 이 사건 합의서를 작성한 적이 없다고 다투나, 원고 본인이 작성한 것으로 보이는 다른 문서에 기재된 필적 등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원고가 이 사건 합의서의 원고 인적 사항 부분을 작성하고 서명하였음을 인정할 수 있다)의 기재에 의하면 원고와 소외 회사가 2019. 6. 7. 원고가 위 C에서 근무한 기간에 대한 퇴직금 9,800,000원을 소외 회사로부터 정산받는 것에 합의하고, 소외 회사가 원고에게 위 9,800,000원을 2020. 6. 31.까지 분할하여 지급하기로 정한 사실, 이 사건 합의서에는 위와 같은 내용(수기로 기재된 원고의 근무기간과 퇴직금 금액 부분 제외)이 인쇄문자로 기재되어 있는 외에 “이전 C점의 퇴직금은 현 D에서 승계하여 처리합니다.”라는 문구와 “C 모든 급여 및 퇴직금임을 다시 한번 확인한다.”라는 문구가 수기로 덧붙여 기재되어 있는 사실이 인정된다.
그러나 한편, 이 사건 합의서에 위와 같이 덧붙여 기재된 문구 2가지 중 “이전 C점의 퇴직금은 현 D에서 승계하여 처리합니다.”라는 문구 부분에는 소외 회사 명의의 인영과 원고 명의의 서명이 존재하지만 “C 모든 급여 및 퇴직금임을 다시 한번 확인한다.”라는 문구 부분에는 소외 회사 명의의 인영이나 원고 명의의 서명이 없는 사실이 인정되고, 앞서 본 각 증거 및 갑 제2, 3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종합하면 원고가 위 C에서 퇴직한 후 2018. 3. 25.부터 2020. 6. 30.까지 소외 회사에서 운영하는 ‘E 양재점’에서 근무하였고 피고가 소외 회사의 대표자 사내이사였던 사실, 원고가 위 1항에서 살핀 바와 같이 위 C에서의 임금체불에 대한 진정을 제기하여 피고가 원고에게 2017. 7. 1.부터 2018. 2. 28.까지의 임금 13,210,281원을 미지급한 사실을 확인받은 외에도 서울지방고용노동청에 소외 회사에서 근무한 기간에 대한 퇴직금을 지급받지 못하였다고 진정을 제기하여 근로감독관의 조사 결과 소외 회사가 원고에게 퇴직금 7,098,664원을 미지급한 사실을 확인받았는데, 원고가 위 각 진정을 제기하여 미지급 금품에 대한 조사가 이루어지고 각 체불 임금등․사업주확인서가 작성된 시점이 모두 이 사건 합의서 작성 이후인 2020년인 사실이 인정되는바, 이러한 사실관계에 비추어 볼 때 이 사건 합의서의 “C 모든 급여 및 퇴직금임을 다시 한번 확인한다.”라는 문구가 피고의 원고에 대한 퇴직금 지급의무 외에 2017. 7. 1.부터 2018. 2. 28.까지의 체불임금 지급의무까지 소외 회사가 면책적으로 인수한다는 의미로 작성된 것이라거나 원고가 그와 같은 채무인수에 동의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밖에 을 제2호증, 을 제3호증의 1, 2, 을 제6호증의 1 내지 3의 각 기재를 종합해 보더라도 소외회사가 피고의 위 체불임금 지급의무를 면책적으로 인수하였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며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으므로, 피고의 위 채무인수 항변은 이유 없다.
변제 항변
또한 피고는 소외 회사가 피고 대신 원고에게 위 체불임금 중 5,642,175원을 변제하였다고 주장하나, 위에서 살핀 원고의 위 C, E에서의 근무이력과 미지급 금품 내역, 각 체불 임금등․사업주확인서 작성경위 등에 비추어 볼 때 을 제2호증, 을 제3호 증의 1, 2, 을 제6호증의 1 내지 3의 각 기재만으로는 소외회사가 원고에게 2017. 7. 1.부터 2018. 2. 28.까지의 체불임금 13,210,281원 중 일부를 지급하였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며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으므로, 피고의 위 변제 항변 역시 이유 없다.
상계 항변
피고는 이 법원에서 원고가 소외 회사 직원들에게 피고를 모욕하는 말을 하여 모욕죄로 약식명령이 청구된 바 있으므로 피고에게 위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를 배상할 의무가 있고, 피고는 원고에 대한 위 손해배상 채권을 자동채권으로 하여 원고에 대한 위 체불임금 지급의무와 대등액에서 상계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근로기준법 제42조 제1항 본문<2>에서 ‘임금은 통화로 직접 근로자에게 그 전액을 지급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여 이른바 임금 전액지급의 원칙을 선언한 취지는 사용자가 일방적으로 임금을 공제하는 것을 금지하여 근로자에게 임금 전액을 확실하게 지급 받게 함으로써 근로자의 경제생활을 위협하는 일이 없도록 그 보호를 도모하려는 데 있으므로 사용자가 근로자에 대하여 가지는 채권을 가지고 일방적으로 근로자의 임금채권을 상계하는 것은 금지되고(대법원 2001. 10. 23. 선고 2001다25184 판결 참조), 초과지급된 임금의 반환채권을 제외하고는 사용자가 근로자에 대하여 가지는 대출금이나 불법행위를 원인으로 한 채권으로써 근로자의 임금채권과 상계를 하지 못한다 할 것이어서(대법원 2012. 5. 9. 선고 2010다88880 판결 참조), 피고의 위 상계 항변도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다.
소멸시효 완성 항변
다음으로 피고는, 원고가 구하는 임금채권 중 이 사건 소 제기 당시 3년이 도과한 2017. 12. 18. 이전의 임금채권은 시효로 소멸하였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임금채권은 3년간 행사하지 아니하면 시효로 소멸하고(근로기준법 제49조), 갑 제1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원고와 피고가 위 C 근무에 따른 임금 지급에 관하여 매월 1일부터 말일까지 발생한 임금의 지급일을 다음 달 15일로 정한 사실이 인정되며, 원고가 2020. 12. 18. 이 사건 소를 제기하면서 2017. 7. 1.부터 2018. 2. 28.까지의 체불 임금 13,210,281원을 청구한 사실은 기록상 명백하다. 따라서 원고가 구하는 임금채권 중 2017. 7. 1.부터 2017. 11. 30.까지의 임금채권 합계 7,610,281원(=410,281원+1,800,000원+1,800,000원+1,800,000원+1,800,000원)은 이 사건 소가 제기되기 전에 이미 각 지급일로부터 3년이 경과하여 시효로 소멸하였다 할 것이고, 피고의 위 소멸시효 완성 항변은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다(원고는 위 임금채권에 대한 소멸시효의 기산점이 근로기준법 제36조에 따라 위 C에서 퇴사하고 14일이 지난 2018. 3. 15.라고 주장하나, 근로기준법 제36조의 금품 청산 규정은 근로관계가 종료된 후 사용자로 하여금 14일 내에 근로자에게 임금이나 퇴직금 등의 금품을 청산하도록 하는 의무를 부과하고 이를 불이행하는 경우 사용자에게 형사상의 제재를 가함으로써 근로자를 보호하고자 하는 것이지 사용자에게 위 기간 동안 임금이나 퇴직금 지급의무의 이행을 유예하여 준 것이라고 볼 수는 없으므로, 근로자로서는 원래의 임금지급일이 지나면 바로 임금채권을 행사할 수 있고 위 청산기간이 경과하기 전에 임금채권을 행사하는 데 법률상의 장애가 있다고 볼 수 없어 원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이에 대하여 원고는 피고가 2020. 7. 10. 원고의 요청을 받고 임금을 지급하겠다고 인정하여 소멸시효의 이익을 포기하였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① 소멸시효의 이익은 미리 포기하지 못하는데(민법 제184조 제1항) 위 2020. 7. 10. 당시 원고의 2017.7. 1.부터 2017. 11. 30.까지의 임금채권은 시효로 소멸한 상태가 아니므로 시효 이익 포기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고, ② 원고의 위 주장을 피고가 위 임금채권의 소멸시효가 완성되기 전에 위 임금 지급의무를 승인하여 시효가 중단되었다는 주장으로 보더라도, 앞서 살핀 원고의 위 C, E에서의 근무이력과 미지급 금품 내역 등에 비추어 볼 때 갑 제3호증의 기재만으로는 피고가 2020. 7. 10. 원고에게 위 C 근무에 따른 체불임금 지급의무를 인정하거나 그 체불임금을 지급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으므로, 이를 전제로 한 원고의 위 시효 중단 재항변은 이유 없다.
소결
그렇다면 피고는 원고에게 2017. 12. 1.부터 2018. 2. 28.까지의 체불 임금 5,600,000원(=13,210,281원-7,610,281원) 및 이에 대하여 원고가 구하는 바에 따라 원고의 퇴직일로부터 14일이 경과한 2018. 3. 15.부터 다 갚는 날까지 근로기준법에 정한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결론
원고의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기 각하여야 한다.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 하여 정당하므로 원고와 피고의 항소는 이유 없어 모두 기각한다.
판사 이상아(재판장) 조성필 이관형
각주1) 항소장의 항소취지에는 제1심판결 중 피고 패소 부분의 취소를 구하는 취지만 기재되어 있으나 원고의 청구를 모두 기각해달라는 항소이유서의 내용을 고려하여 항소취지를 이와 같이 선해한다.
각주2) 현행 근로기준법 저ㅔ43조 제1항 본문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