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방법원판결

서울중앙지방법원 2022. 10. 18. 선고 2021나73463 판결

주문

1.

원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2.

항소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피고는 토목, 건축 등의 설계 및 종합감리업무 등을 하는 회사이다. 원고는 2011. 3. 4.경 피고 감리본부에 감리원으로 입사하여 근무하다가 2017. 5. 31.자로 퇴사처리되었다.

나.

원고는 피고와 매년 연봉계약을 체결하였는데 2016. 3. 28.자 연봉계약서 및 2017. 3. 31.자 연봉계약서상 연봉예정액은 6,700만 원이고, 연봉지급액 조정 관련 규정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다.

1) 원고는 2016. 2. 22.경 피고가 한국토지주택공사와 감리용역계약을 체결한 '용인 C지구 방음벽 설치공사' 현장에 책임감리원으로 투입되었으나 공사용지 확보를 위한 관계기관 협의 및 지장물 이설 지연 등의 문제로 2016. 6. 30.경 공사가 중단되면서 공사현장에서 철수하였다.

2)

한편, 원고와 한국토지주택공사 소속 E 사이의 불화로 2016. 6. 22. 투입예정이던 보조감리원 F이 2016. 4.경부터 위 현장에 투입되었고, 2016. 11. 30.경 공사가 재개된 후 책임감리원이 원고에서 F으로 변경되어 F이 책임감리원으로서 감리업무를 담당하게 되었다.

라.

피고는 2016. 3.경부터 2017. 2.경까지 원고에게 아래와 같이 급여를 지급하였는데, 피고는 '용인 C지구 방음벽 설치공사' 현장에서 원고가 철수한 후 연봉지급액 조정관련 규정에 따라 원고에게 급여를 감액하여 지급하다가 2016. 9. 25. 급여 지급을 중단하였고, 원고가 경제적인 어려움을 호소하자 3개월간의 급여만을 지급하겠다고 통보한 후 2016. 10. 25.부터 2016. 12. 23.까지 월 급여의 50%만을 지급하였다.

<1>

마.

2016. 12. 23. 이후 급여 지급이 중단되자 원고는 2017. 3. 중순경 다시 피고에게 경제적 어려움을 호소하였고, 원고는 피고와 사이에 아래 바.항의 입찰을 앞두고'원고가 공사현장감리원으로 투입될 수 있도록 지원하되, 공사를 수주하지 못하면 퇴사하기로 한다.'는 내용의 합의(이하 '이 사건 합의'라고 한다)를 하였다.

바.

원고는 이 사건 합의에 따라 2017. 3. 20.경부터 2017. 4. 7.경까지 경기도건설본부가 발주한 'D 도로확포장공사 감독 권한대행 등 건설사업관리용역'의 입찰참가자격 사전심사와 관련된 업무(Pre-Qualification)를 수행하였으나, 피고는 2017. 4. 17. 시행된 입찰에서 해당 용역을 수주하지 못하였다.

사.

원고는 일자불상경 피고에게 '본인은 권고사직으로 인하여 2017. 5. 31.부로 사직하고자 하며, 사직서 수리에 따라 재직기간 중 있었던 사건, 사고, 업무 전반 내용 및 회사 정책 등에 대해 어떠한 연유로도 회사를 상대로 민형사상 및 행정상 이의를 제기하지 않을 것을 서약합니다.'라는 내용의 사직서를 작성일을 '2017. 5.'로 하여 제출하였다.

아.

원고는 2017. 3. 24. 2,006,370원, 2017. 4. 25. 2,304,490원, 2017. 5. 25. 4,760,420원을 피고로부터 지급받았다.

[인정근거] 갑 제1 내지 7, 26, 27호증, 을 제1, 15 내지 22호증의 각 기재(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하고, 믿지 않는 부분은 제외한다. 이하 같다), 제1심 증인 G, H의 증언, 제1심법원의 한국토지주택공사 경기지역본부장, I협회 회장에 대한 각 사실조회 결과, 변론 전체의 취지

2.

원고의 주장

가.

원고는 전체 근로기간 중 ① 2011. 4. 8.부터 2012. 2. 10.까지, ② 2012. 6. 8.부터 2013. 3. 25.까지, ③ 2015. 1. 23.부터 2016. 2. 25.까지, ④ 2016. 7. 25.부터 2017. 5. 25.까지 동안에 피고의 귀책사유로 인하여 대기발령 상태였으므로 피고는 위 기간에 해당하는 휴업수당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연봉계약서 중 이에 반하는 부분은 근로기준법에 위반하여 효력이 없고, 피고는 원고에게 이미 지급한 금액과 지급하여야 할 휴업수당(평균임금의 70%)과의 차액인 79,796,827원을 지급해야 한다.

나.

원고의 전체 근로기간에 따라 원고가 사용할 수 있었던 연차휴가일수는 총 89일이고 이에 대한 연차휴가수당 청구권이 발생하였다. 피고는 원고에게 이미 지급한 부분을 제외한 나머지 47일분의 연차휴가수당인 9,125,896원을 지급해야 한다.

다.

원·피고가 체결한 근로계약상 원고가 공사 입찰참가자격 사전심사와 관련된 업무를 수행한 기간 동안은 정해진 급여 100%를 지급받아야 함에도 피고는 그 중 일부만을 지급하였다. 미지급 급여 중 일부로서 300만 원의 지급을 구한다.

3.

본안 전 항변에 관한 판단

가.

피고의 주장

이 사건 소는 원·피고 사이의 부제소 합의에 반하여 제기된 것으로 부적법하다.

나.

판단

1)

특정한 권리나 법률관계에 관하여 분쟁이 있어도 제소하지 아니하기로 합의한 경우 이에 위배되어 제기된 소는 권리보호의 이익이 없다(대법원 2013. 11. 28. 선고 2011다80449 판결, 대법원 2017. 6. 29. 선고 2017다8388 판결 등 참조). 회사와의 근로관계를 장차 일정한 시점에서 종료시키기로 하고 그 퇴직을 전제로 하여 퇴직금 또는 퇴직위로금 등을 수령하면서 향후 퇴직 또는 퇴직금과 관련하여 회사에 대하여 어떠한 청구나 이의도 하지 않겠다는 내용의 부제소 합의를 하는 것은 퇴직금의 사전포기에 해당하지 않고 따라서 근로기준법에 위반되지 않는다(대법원 2006. 12. 8. 선고 2005다36762 판결 등 참조).

2)

앞서 든 증거 및 을 제2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원고는 피고와 사직하기로 합의하면서 피고에게 "① 원고의 근로기간 중 급여, 상여, 연장 수당 등 제반 급여를 전액 수령하였음을 확인하고, ② 피고로부터 퇴직위로금 6,350,000원을 수령함으로써 미지급 금품 전액을 수령한 것으로 인정하며, ③ 이에 대하여 어떠한 사유로도 민형사상의 이의를 제기하지 않고 피고 및 그 대표이사에 대하여 진정이나 고소를 하지 않을 것을 확인하고, ④ 원고의 자의에 의하여 확인서가 작성되었음을 확인한다."는 내용의 확인서(이하 '이 사건 확인서'라고 한다. 별지 참조)를 작성하여 교부한 사실, 피고는 이 사건 확인서에 따른 퇴직위로금 등의 명목으로 2017. 4. 25. 2,304,490원, 2017. 5. 25. 4,760,420원의 합계 7,064,910원을 지급한 사실이 인정된다.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원고는 피고와 사이에 퇴직위로금 6,350,000원이 포함된 7,064,910원을 지급받음으로써 자신의 근로기간 중 일체의 급여에 대한 재판상 청구를 하지 않기로 하는 부제소 합의를 하였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므로, 이 사건 소는 부제소 합의에 반하여 제기된 것으로서 권리보호이익이 없어 부적법하다.

3)

원고는 2017. 4. 25. 및 2017. 5. 25. 지급된 금액은 급여 또는 연차휴가수당일 뿐 퇴직위로금이 아니라는 취지로 주장하나,<2> ① 이 사건 확인서 작성 전 피고의 연봉지급액 조정 관련 규정이 유효하다는 취지의 법원 판결이 있었으므로(서울중앙지방법원 2016. 10. 6. 선고 2015가단5170701 판결), 피고로서는 연봉지급액 조정 관련 규정에 따라 급여를 지급하지 않거나 감액된 급여를 지급하여도 법적인 문제가 없을 것으로 생각하였을 수 있는 점, ② 원고가 '용인 C지구 방음벽 설치공사' 현장에 책임감리원으로 투입되었으나 한국토지주택공사 소속 E과의 불화로 책임감리원의 업무를 수행하지 못하고 F으로 교체된 것으로 보이며, 피고는 연봉지급액 조정 관련 규정에 따라 원고에게 급여를 감액하여 지급하다가 2016. 9. 25. 급여 지급을 중단하였고, 원고가 경제적 어려움을 호소함에 따라 3개월간의 급여만을 지급하겠다고 통보한 후 2016. 10. 25.부터 2016, 12. 23.까지 월 급여의 50%만을 지급하였으며, 그 후 원고가 재차 경제적 어려움을 호소함에 따라 2017. 3.경 원고와 이 사건 합의를 한 것인 점, ③ 앞서 본 바와 같이 2017. 3. 24., 2017. 4. 25., 2017. 5. 25. 지급된 금원은 원고와 피고 사이의 이 사건 합의 후 지급된 것이고, 원·피고가 체결한 근로계약서에 의할 때 2017. 3. 20.부터 2017. 4. 7.까지 원고가 'D 도로확포장공사 감독 권한대행 등 건설사업관리 용역'의 입찰참가자격 사전심사와 관련된 업무를 수행함에 따라 지급받을 수 있는 급여는 약 262만 원(= 4,233,840원 × 12일/31일 + 4,233,840원 × 7일/30일)에 불과하며, 2017. 4. 8. 이후에는 원고가 감리용역 수주를 위한 별다른 활동을 한 것으로 보이지 않음에도 피고는 2017. 3. 24. 2,006,370원을 지급한 후에도 2017. 4. 25. 2,304,490원, 2017. 5. 25. 4,760,420원을 각 지급한 점, ④ 원고는 소제기 당시 "피고가 2017. 3. 중순경 원고에게 '3개월간 정상급여의 50%를 급여로 지급하고 이 기간 동안 원고를 공사현장 감리원으로 투입될 수 있도록 최대한 지원하고, 2017. 5. 31.까지 공사를 수주하지 못하면 퇴사하여야 한다.'고 요구하였고, 그 후 피고로부터 합계 6,317,230원(=2017.3. 24. 2,006,370원+2017. 4. 25. 2,304,490원+2017. 5. 25. 2,006,370원)을 지급받았다."고 주장하다가(소장 제9면), 피고가 확인서를 제출하며 부제소 합의가 있었다고 주장하자, 비로소 2020. 8. 17.자 준비서면에서부터 "2017. 3.부터 2017. 5.까지 3개월에 대해 급여의 50%를 지급하고 그 기간 동안 감리용역을 수주할 수 있도록 최대한 지원하겠으며, 그럼에도 용역을 수주하지 못하면 퇴직위로금 635만 원을 수령하고 그 동안 발생한 모든 (미지급) 임금 등 채권을 행사하지 않고 퇴사하든지, 아니면 계속하여 자택에서 무급으로 대기하든지 둘 중 하나를 택일하라고 강요하였다."고 주장하였으며, 소제기 이전까지 피고에게 2017. 3. 24.부터 2017. 5. 25.까지 지급된 금원 이외에 별도로 퇴직위로금 635만 원을 지급받기로 하였으니 이를 지급하여 달라는 요구를 하지는 않았던 것으로 보이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2017. 3. 24.부터 2017. 5. 25.경까지 지급된 금원의 구체적 내역에 관한 피고의 설명에 다소 일관성이 없기는 하지만<3>, 2017. 4. 25. 및 2017. 5. 25. 지급된 금원 중 6,350,000원은 이 사건 확인서상의 퇴직위로금으로서 지급되었다고 봄이 타당하다.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4>

4)

원고는 또한, ① 이 사건 확인서는 피고의 기망 또는 강박에 의하여 작성된 것이고, ② 부제소 합의는 그 합의 당시에 예상할 수 있는 상황에 관한 것으로서 특정한 법률관계에 한정되어야 하는데, 이 사건 확인서 작성 당시 휴업수당, 연차수당, 미지급된 급여의 지급에 관한 논의가 없었으며, ③ 이 사건 확인서는 아직 발생하지도 아니한 미지급 임금까지 포괄하여 부제소 합의의 대상에 포함시킴으로서, 근로자에게 너무 불리하여 근로기준법에 반할 뿐만 아니라(특히 이 사건 확인서는 2017. 3. 13. 작성되었는데, 원고는 그 후인 2017. 3. 20.부터 2017. 4. 7.까지 근무하였으므로, 이 사건 확인서의 내용은 임금의 사전 포기에 해당하여 근로기준법에 위반된다), 현저히 불공정한 약관으로서 약관법에 반하고, ④ 퇴직위로금을 합의 즉시 현금으로 전액 지급하는 것을 전제로 합의가 된 것인데 그렇지 않았으므로, 이 사건 확인서에 의한 부제소 합의의 효력은 없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①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의 기망 또는 강박에 의하여 확인서가 작성되었다거나, 퇴직위로금이 합의 즉시 현금으로 전액 지급되는 것을 조건으로 하여 합의가 이루어졌음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② 또한, 이 사건 확인서는 원고가 피고와 퇴사에 관한 논의 후 피고와의 근로관계를 2017. 5. 31.자로 종료시키기로 하고 그 퇴직을 전제로 하여 작성되었는바(이 사건 확인서가 실제로 작성된 날과 원고가 퇴사 처리된 날 사이에 시간적 간격이 있다고 하더라도 임금 채권의 사전 포기를 금지시키는 근로기준법에 위반된다고 보기도 어렵다), 확인서상의 문언 및 당시의 상황에 비추어 원고가 이 사건 소로써 구하는 휴업수당, 연차휴가수당 등에 관하여도 부제소 합의의 효력이 미친다고 봄이 타당하다. ③ 아울러 위 확인서는 '근로기준법의 분야에 속하는 계약에 관한 것'에 해당하므로 약관의 규제에 관한 법률의 적용 대상에서 제외되고(대법원 2022. 6. 30. 선고 2019다246696, 246702 판결 참조), 원고 주장의 사정만으로는 부제소 합의의 내용이 근로자에게 너무불리하여 근로기준법에 반하여 무효라고 보기도 부족하다. 원고의 주장은 모두 이유 없다.

4.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소는 부적법하여 각하하여야 한다.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 하여 정당하므로 원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판사 이관형(재판장) 이상아 당우증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