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방법원판결

서울중앙지방법원 2021. 10. 26. 선고 2021노603 판결

주문

검사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①

피고인이 2018. 1.경부터 주식회사 C(이하 ‘C’이라 한다)의 직원 급여 지급, 직원 휴가, 지출 결의, 자금이체결의 등을 직접 결재한 점, ② 공소사실 기재 근로자들은 피고인을 C의 대표로 인식하였고 그로부터 업무 결재를 받은 점, ③ 피고인과 C의 대표이사 E이 2017.경 체결한 ‘C의 재도약을 위한 협의’에는 ‘피고인이 C의 대표직을 일임받아 경영, 영업, 인사, 광고주관리, 기획 역할 수행’이라고 기재되어 있으며 위 협의안에 기재된 사항이 일부 이루어진 점 등을 종합하면, 피고인은 C의 사업경영담당자 또는 적어도 기타 사업주를 위하여 행위하는 자에 해당하여 근로자들에 대한 임금 및 퇴직금 지급의무를 부담함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을 C의 사용자가 아니라고 보아 이 사건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한 원심 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고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2.

판단

가.

원심의 판단

원심은,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아래와 같은 사실 및 사정들을 종합하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합리적 의심의 여지없이 피고인이 C의 사용자라는 사실이 증명되었다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로 이 사건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하였다.

①

피고인이 C의 실질적인 사용자라고 주장하는 원심 증인 E은 C을 2018. 1. 1.부로 피고인에게 C을 양도했다고 진술하였다. 실제로 피고인은 2018. 1.경부터는 C의 직원급여 지급, 직원휴가, 지출결의, 자금이체결의 등을 결재하였고, 결재란을 보면 대표이사란에 피고인 이름이 기재되어 있으며 별도로 E의 결재란이 있지는 않다. 2018. 1.경 이후로 피고인은 대외적으로도 대표라고 호칭되고 있고, 공소사실상 근로자들도 원심 법정에서 C의 통상적인 내부 업무는 피고인으로부터 결재를 받았고, 다만 아래에서 이야기하는 F 사건은 E이 주도적으로 진행했다고 진술하였고, 일부 증인은 E이 반대하는 것을 피고인이 일방적으로 추진하지는 못하였던 것 같다는 취지로 진술한다.

②

E은 2013. 3. 19. C에 대표이사로 취임하여 계속 대표이사 직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2018. 11. 28. 기준으로 C의 사업자등록도 E 명의로 되어 있고, 2019. 1. 24. 기준으로 법인인감증명서상 C의 대표이사도 E으로 되어 있다. C의 2018., 2019. 주주명부에 따르면 E이 93.8%의 지배주주이다. 한편 피고인이 이 사건 회사의 대표가 된다는 취지의 C의 재도약을 위한 협의안(이하 ‘협의안’이라 한다)은 지분이전 미이행 등 문서대로 이행되지 않은 내용이 많을 뿐만 아니라, 피고인이나 E이 날인하는 등으로 최종적인 법적 효력을 부여하고자 한 문서도 아니다. E은 피고인과 영업양도계약서나 주식양수도 계약서를 작성하지도 않았고, 피고인에게 C 주식을 양도하지도 않았으며, 양도대금에 해당하는 금액이 얼마인지도 명확하지 않다.

③

E은 2018. 1. 이후로도 C의 경영이나 자금 사용에 관여하였다. C은 2018. 3. 26. F 주식회사(이하 ‘F’이라 한다)와 행사진행 관련 계약을 맺었는데 그 계약서상 대표이사도 E이었고, 그 계약의 이행도 E이 C에서 근로자들을 지휘, 감독하면서 업무를 진행하였다. 2018. 2.부터 6. 사이에 C에서 E에게 가수금 반환 명목으로 약 1억 8,600만 원이 지급되었는바, 그 과정에 피고인이 결재하였거나 개입한 바는 없다. C의 대표이사실 내에 있는 금고에 C 명의 통장, 도장 등이 보관되어 있는데, E만 그 금고를 열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④

피고인은 2018. 1.부터 2019. 1.까지 C으로부터 월 약 316만 원 정도의 임금만 받았고, 그 이상의 배당수익 등의 자본수익을 받지는 않았다. 피고인은 고용보험 관련해서 2018. 1. 1. C에 고용되었다가 2019. 7. 11. 그 자격을 상실한 것으로 신고되어 있다.

⑤

법인이 자금력이 없을 경우에 대비하여 근로기준법이나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은 사용자 개인을 형사상으로 처벌할 수 있도록 하여 형사소송에서의 피고인은 사용자 개인이 되는데, 어떤 개인이 사용자인지 여부는 그 사람이 임금을 지급할 권한과 책임이 있는지, 해당 영업을 통한 수익을 어느 정도로 향유하는지, 사업주의 의사결정에 어느 정도 관여하는지를 종합적으로 평가해서 규범적으로 판단하는 것이 적절한바, 비록 C의 일상적인 업무는 피고인이 처리하였지만 피고인은 월급만 받은 반면, C의 대표이사 이자 지배주주인 E은 여전히 C의 경영에 관여하였고 언제든지 관여할 수 있는 법적 지위에 있으며, C의 영업으로 인한 이익도 E이 향유할 수 있는 상태라는 점을 종합해 보면 피고인이 공소사실 기재 근로자들의 사용자라고 평가하기 어렵고, 오히려 E이 그러한 사용자에 해당한다고 볼 여지가 상당하다.

나.

당심의 판단

1)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위반죄 및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죄의 주체는 ‘사용자’이고, 근로기준법 제2조 제2호는 “사용자란 사업주 또는 사업 경영 담당자, 그 밖에 근로자에 관한 사항에 대하여 사업주를 위하여 행위하는 자를 말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여기에서 ’사업주‘란 사업경영의 주체를 말하고, ‘사업경영담당자’란 사업경영 일반에 관하여 책임을 지는 자로서 사업주로부터 사업경영의 전부 또는 일부에 대하여 포괄적인 위임을 받고 대외적으로 사업을 대표하거나 대리하는 자를 말하며(대법원 2008. 4. 10. 선고 2007도1199 판결 등 참조), ‘근로자에 관한 사항에 대하여 사업주를 위하여 행위하는 자’라 함은 근로자의 인사․급여․후생․노무관리 등 근로조건의 결정 또는 업무상의 명령이나 지휘․감독을 하는 등의 사항에 관하여 사업주로부터 일정한 권한과 책임을 부여받은 자를 말한다(대법원 2008. 10. 9. 선고 2008도5984 판결 등 참조).

형사재판에서 공소제기된 범죄사실에 대한 증명책임은 검사에게 있고 유죄의 인정은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공소사실이 진실한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게 하는 증명력을 가진 증거에 의하여야 하므로, 그와 같은 증거가 없다면 설령 피고인에게 유죄의 의심이 간다 하더라도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다(대법원 2001. 8. 21. 선고 2001도2823 판결, 대법원 2008. 7. 24. 선고 2008도4467 판결 등 참조).

2)

구체적인 판단

위 법리에 비추어, 원심이 설시한 사정에다가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아래 각 사실 내지 사정들을 종합하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인이 C의 사업주 또는 사업경영담당자라는 점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없이 증명되었다고 보기 어렵다. 이와 결론을 같이 하는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고, 여기에 검사의 주장과 같은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의 위법은 없다. 따라서 검사의 주장은 이유 없다.

①

피고인이 대외적으로 C의 대표이사라는 호칭을 사용하였고, C의 근로자들에게도 스스로 대표라 칭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 C의 법률상 등기된 대표이사는 E인데, E이 피고인에게 사실상 대표이사 업무를 넘겨주었다는 2018. 1. 1.이후인 2019. 3. 29.에도 C의 법인등기부등본에 대표이사의 주소변경을 이유로 한 변경등기를 하는 등 대외적으로 여전히 자신이 회사의 대표자임을 표시한 점, ㉡ 협의안(증거기록 77쪽)에는 피고인이 C의 대표직을 일임받아 역할을 수행하고, E은 고문으로서 영업 및 기존 광고주를 관리하는 역할, M은 사업총괄이사로 재경, 기획 등의 역할을 수행한다고 기재되어 있는데, 위 M은 원심 법정에서 협의안은 재무제표 등의 자료를 가지고 구체적인 계획을 세운 것이 아니라, 피고인과 M이 C에 입사하게 되면서 앞으로 회사의 운영을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해 추상적이고 전반적인 상황을 공유한 것을 정리한 것이고, 이를 공증 하는 등 법적인 효력을 부여한 적 없으며, 피고인과 E 간에 위 내용대로의 합의가 이루어지지도 않았고 주식 양도 등 협의안의 내용이 현실화되지도 않았다고 진술한 점, ㉢ 협의안 말미에 상기 정리된 사항은 (중략) 좋은 관계 유지를 통해 서로의 비전을 나누자는 의지로 작성된 내용입니다. 공유된 내용도 있지만 제 생각도 일부 첨부된 내용도 있습니다.‘라고 기재되어 있는 점에 비추어 보더라도, 피고인이 회사 운영에 대한 비전을 공유하자는 차원에서 위 협의안을 작성한 것으로 보이고, 협의안을 통해 역할을 분담하기로 한 당사자들이 서명을 하지도 않아 그 내용과 같은 실질적 합의가 있었다는 사실을 인정하기도 어려운 점 등을 종합해 보면, 근로자들이 피고인을 대표라고 호칭했고, 피고인이 협의안을 통해 회사 대표로서의 업무를 수행하겠다는 의사를 표시했다는 사정만으로는 피고인이 C의 사실상 대표로서 사업경영일반에 관해 책임을 지고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

②

I와 E이 주고받은 이메일에 의하면 I는 2018. 12.경에도 E에게 2018년 손익계산보고 등을 하였고, H와 E 사이의 문자메시지에 의하면 2019. 5. 23.에도 H는 E에게 법인카드내역을 보고 하였다. 피고인은 원심 법정에서 경영관리팀에서 입출금 내역을 보고하는 상대방은 E이어서 자신은 C의 자금에 대해 통상적인 업무 지출내역 외에는 모른다고 진술하였는데, 실제로 E이 2018년에 대표이사로서 지출결의서에 결재한 내역이 다수 존재한다(증거기록 259쪽). 나아가, 피고인과 E이 주고받은 카카오톡 메시지에 의하면 E은 피고인에 대하여도 회의 일정을 자신이 조정하거나, 다른 업체와의 만남 및 프로젝트들을 주선하였고, 피고인은 E에게 C의 업무 현황, 2018년도 회사 운영 계획에 대해 보고하는 등 E으로부터 구체적, 개별적인 지휘 감독을 받으며 업무를 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③

C의 직원 K는 원심 법정에서 C 사업부의 제안서에 E 대표의 결재란이 있었고, 피고인은 E 대표의 결재란이 필요하다고 하였으며 이사를 간다거나 큰돈을 집행하는 경우 항상 피고인은 E과 대화를 나누었다고 진술하였다. C의 총괄이사로 활동하였던 M은 원심 법정에서 E이 직원들의 연봉인상을 결정하였고, 피고인은 소소한 입출금과 결재를 담당하였지만 F 사업처럼 큰 사안들은 E이 담당하였다고 진술하였다. 실제로 C의 지출결의서 중 피고인이 결재한 지출내역(증거순번 26번)은 주로 인터넷 사용료, 경비 서비스 비용, 웹하드 이용료, 복합기 이용료 등 일상적이고 금액이 적은 것임에 비해, E이 결재하였던 지출결의서는 빌딩 임대료, 약 2,700만 원 상당의 통장간 자금이체, 약 7,000만 원 상당의 R 행사 관련 자금이체, 약 2,000만 원 상당의 부가세, 대출금 상환 등에 관한 것으로 그 규모가 매우 크다.

④

E은 2018. 5.이후에도 C의 법인 차량을 제공받아 부부한정 특약으로 보험가입을 하고 운행한 반면 피고인은 법인 차량을 제공받은 사실이 없었으며, E은 C 명의의 통장과 회사 직인을 관리하고 법인 통장에서 개인 명의 계좌로 대표이사 가수금을 반환받았는데 그러한 회계처리 과정에서 피고인의 승낙이나 동의를 받은 사실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3.

결론

그렇다면 검사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따라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차은경(재판장) 김양섭 전연숙

각주1) 증인 M에 대한 증인신문조서 4쪽(공판기록 305쪽) 참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