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인정사실
피고<1>는 휴양콘도미니엄 분양관리운영업, 관광 호텔 및 호텔경영업 등 사업을 영위하는 회사이다.
원고 A은 2013. 3. 4.부터 2017. 12. 1.까지, 원고 B은 2005. 10. 6.부터 2019. 4. 8.까지, 원고 C는 2011. 9. 5.부터 2020. 7. 1.까지 피고와 사이에 각 ‘회원권 등 판매위촉계약서’(이하 ‘위촉계약서’)를 작성하고 ‘회원권 등 판매전문가’(Leisure Consultant, 이하 ‘모집인’)로서 회원권 등을 판매하는 업무를 해왔다.
각 위촉계약서의 내용 중 계약기간은 6개월 내지 1년 6개월로 원고들마다 다르게 정하였고, 2018년경까지 체결된 위촉계약서에는 어느 일방이 계약 해지 의사를 표명치 않을 때는 계약이 자동연장된 것으로 간주하는 조항이 있었는데, 2019년경부터는 위 조항이 삭제되었을 뿐 그 외 기본적인 내용들은 거의 동일하다. 위촉계약서 중 이 사건과 관련된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4호증, 을 1~4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
당사자들의 주장
원고들
원고들은 피고에게 종속되어 근로를 제공한 사람으로서 실질적으로 근로기준법이 정한 근로자이므로, 피고는 원고들에게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에 따른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퇴직금 계산시 원고들의 평균임금을 근로기준법 제2조 제1항 제6호에 따라 계산하면 통상의 경우보다 현저하게 적게 산출되므로, 그 기준에 따를 수는 없고 원고들이 퇴직하기 직전 수령한 임금이 없는 기간과 통상의 생활임금보다 극히 저조한 금액을 수령한 기간을 제외하고 산정해야 한다.
피고
원고들은 피고의 근로자가 아니었고 위촉계약에 따라 업무를 수행하였을 뿐이므로 피고는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
판단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는지는 계약의 형식보다 근로제공관계의 실질이 근로제공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해야 한다. 여기에서 종속적인 관계인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수행과정에서 사용자가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제공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근로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하게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근로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가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해졌고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그리고 근로제공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해서 판단해야 한다(대법원 2006. 12. 7. 선고 2004다29736 판결 등 참조).
원고들이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
앞서 든 증거들, 갑 1 내지 3, 6, 20, 21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또는 사정에 비추어 보면, 원고들이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원고들이 실질적으로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피고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위촉계약서의 내용 및 문구를 살펴보면 모집인이 근로자임을 전제로 하거나 근로자성을 인정할 만한 부분을 딱히 찾아보기 어렵다. 반면 근로자와 부합하지 않는 내용들은 여러 조항에서 찾아볼 수 있다(제2조, 제11조, 제14조, 제17조 등). 그러나 근로자성을 판단하는데 위와 같은 계약의 형식과 문구보다 실질적인 사용종속관계인지가 중요하므로 아래에서는 이에 관하여 살펴보기로 한다.
원고들은 상품 판매 방법, 방식, 영업대상 등을 스스로 결정하여 판매업무를 수행하였다. 피고는 원고들에게 판매 목표 수량을 지정하거나 구체적인 판매업무의 내용 또는 방법을 지시하지 않았다.
판매의 기본방향이나 판매 조건들이 피고에 의해 정하여진바 있더라도, 피고가 만든 상품을 판매하는 모집인의 위임업무의 특성 상 불가피한 것으로 이를 두고 피고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피고는 회원권 판매와 관련하여 영업지역을 기준으로 분류한 영업국을 두고 있는데, 각 영업국의 국장들은 피고로부터 상품판매의 기준, 광고 기준, 교육 일정 등에 관한 지침을 받아 해당 영업지역 모집인들에게 전달하였다. 원고들이 소속된 영업지역의 국장은 네이버 밴드를 개설하여 소속 모집원들에게 공지사항이나 회의 일정, 판매활동시 준수사항 등을 알렸다.
그러나 이는 모집인들이 상품판매 과정에서 허위, 과장 영업을 하지 않도록 하고 판매계약 내용 및 조건 등을 동일하게 유지하기 위한 것으로 보일 뿐, 피고가 복무규정을 만들어 시행한 것이라거나 업무 수행에 있어 상당한 지휘·감독을 한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
피고가 원고들의 복장에 대한 지침을 마련하고 준수하도록 하였다.
그러나 원고들이 이를 따르지 않았다고 하여 피고가 원고들을 제재하거나 불이익을 주지는 않았다. 원고들은 피고의 상품을 판매하는 업무를 담당한 자로서 위촉계약(제6조)상 고객에 대하여 전문가로서의 품위 유지에 최선을 다할 의무를 부담하고 있으므로, 위와 같은 피고의 행위는 위임인으로서 업무 수행에 관한 협조요청 정도로 보일 뿐, 이를 두고 피고가 소속 근로자들과 마찬가지로 복무규정을 만들어 시행한 것이라거나 업무 수행과정에서 원고들을 지휘·감독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영업국마다 사무실이 있고 모집인별로 좌석이 지정되어 있었으며, 원고들은 판매내역에 관하여 영업국 사무실 컴퓨터에서 전산시스템에 입력하거나 문서를 작성하여 제출하는 방식으로 업무를 수행하였고, 일부 문서에 대하여는 국장 등의 결재를 받아야 하는 것으로 정해져 있는 경우도 있었다.
그러나 이는 피고가 위임인으로서 위임사무의 처리상황을 파악하기 위한 것이거나(제12조), 판매 수수료 정산을 위하여 필요한 것으로 보이고(제11조), 그 입력 내용이 원고의 업무수행 과정을 평가하는 자료로 사용되었다거나 그에 근거하여 피고가 원고에게 업무지시를 하거나 불이익을 가하였다고 인정할 증거는 없으므로, 위와 같은 사정만으로 원고들이 피고로부터 상당한 지휘·감독을 받았다고 인정하기에는 부족하다.
피고는 모집인이 사무실에 출근하여 정해진 시간 동안 있는 경우 ‘일비 3만 원’을 지급하고, 교육에 참석하는 경우 ‘교육비’를 지급하여 왔다. 모집인이 출근하지 않는 경우, 출근하더라도 정해진 시간 동안 있지 않은 경우, 교육에 참석하지 않은 경우에는 일비 내지 교육비가 지급되지 않는 것에 그칠 뿐 별다른 징계나 제재가 있지는 않았다. 사무실 출근 여부를 모집인 스스로 결정할 수 있고, 모집인이 사무실에 출근하여 개인적인 일을 하더라도 그에 대한 제재가 있거나 지적의 대상이 되지 않았다. 원고 C의 경우, 2018. 4., 2018. 7., 2018. 8., 2018. 12., 2019. 6., 2019. 10., 2019. 11., 2019.
총 8개월간 출근을 하지 않고 회원권 모집 실적이 없었으나, 그에 대하여 어떠한 징계나 제재도 이루어지지 않았다(원고들은, 피고가 모집인들을 참석대상으로 하여 여러 교육을 실시하면서 불참석시 모집인들에게 불이익을 주었다고 주장하나, 갑 24 내지 28호증의 각 기재만으로는 피고가 모집인들을 대상으로 교육을 실시한 사실만 인정될 뿐, 불참석시 모집인들에게 불이익을 주었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이런 점을 볼 때 피고가 원고들의 근무 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였다거나 원고들이 그에 구속되었다고 보기 어렵다.
피고는 모집인이 사무실에 출근하여 정해진 시간 동안 있었음을 확인하기 위해 모집인들에게 지문점각기를 이용하여 출근, 퇴근 시각에 대한 정보를 남기도록 하고, 출근하였다가 사무실을 이탈하는 경우 이석계를 작성하도록 하였다.
그러나 이는 일비 또는 교육비 지급을 위한 것으로 보일 뿐, 피고가 위 출‧퇴근 시각 등의 자료를 가지고 원고들의 근무태도를 평가하였다거나 수수료에 반영하는 등의 불이익을 주지도 않았으므로, 위와 같은 사정만으로 피고가 원고들의 업무시간을 통제하고 근태를 관리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모집인들은 개인적 사유로 영업지역을 변경할 수 있고 그에 대하여 따로 피고의 인사발령 절차 등을 거칠 필요는 없었다. 모집인이 사무실에 출근하지 않는 날의 경우, 미리 피고의 허가를 받거나 휴가를 사용하는 절차를 거칠 필요가 없었다. 피고의 취업규칙상 근로자의 정년은 만 60세인데(제89조), 피고는 모집인들과 위촉계약 체결시 나이를 따지지 않고 있으며 현재 이미 만 60세가 넘었음에도 위촉계약에 따라 업무를 수행하고 있는 모집인이 다수 존재하고 있다.
(원고들은, 피고의 복무규정에 따라 원고들이 피고의 지시를 따르지 않을 경우 윤리위원회 또는 인사위원회에 회부되고, 휴무시 피고의 허가를 받아야 했으며, 상벌규정 및 징계절차 등이 적용되었다고 주장하나, 이를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다.)
원고들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없었고, 근무내용이나 근무시간과 관계없이 오로지 판매실적에 따른 수수료를 지급받았으며, 그 수수료는 실적에 따라 매월 큰 편차가 있었다. 피고는 모집인들의 판매활동의 성과를 고양시키기 위하여 모집인들인 원고들과 별도의 사용대차계약 또는 임대차계약을 체결하여 업무에 필요한 비품, 사무실 등을 무상으로 사용하도록 하였으나, 비품 등에 대한 수리비 및 유지비와 그 외 업무수행에 필요한 비용(통신비, 차량유지비, 출장비)은 원고들 스스로 부담하였다.
원고들과 같은 모집인들은 피고로부터 받은 소득에 대하여 개인사업자로서 사업소득세를 납부하였고, 모집인들은 회원권 판매 업무와 동종 영업이 아닌 경우 병행할 수 있고 실제로 모집인들 중 회원권 판매 업무와 다른 업무를 병행하는 경우도 다수 존재한다.
원고들이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들의 주장은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다.
결론
원고들의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나나
각주1) 변경 전 상호: 주식회사 E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