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반소피고)의 본소청구와 피고(반소원고)의 반소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각자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원고는 화장품 수출입 및 유통업, 광고대행업 등을 영위하는 피고와 2020. 11. 16. 원고가 피고의 사장 등 직위로 근무하며 일정한 보수를 받는 내용의 계약을 최초로 체결한 후, 아래와 같이 근무기간과 보수만 변경하여 새로운 계약을 체결하여 왔다(이하 원고와 피고가 체결한 계약을 통틀어 ’이 사건 계약‘이라 한다).
원고는 2020. 11. 16.부터 피고 회사에 근무하다가 2021. 11. 22. 피고의 이사로 취임하여 같은 달 24.부터 2022. 8. 22.까지 피고의 법인등기부에 이사로 등재되어 있었다.
원고는 2022. 8. 16. 피고 회사를 퇴사하였다.
청구취지
본소 : 피고(반소원고, 이하 ’피고‘라 한다)는 원고(반소피고, 이하 ’원고‘라 한다)에게 387,861,226원 및 이에 대하여 2022. 8. 30.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반소 : 원고는 피고에게 299,319,020원 및 이에 대하여 이 사건 반소 청구취지 및 청구원인 변경신청서 송달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2%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사건정보
사건
2022가단5372505(본소) 임금 및 퇴직금 청구의 소
2024가단5040628(반소) 손해배상(기)
원고(반소피고)
A
소송대리인 변호사 장윤정, 오성민, 박소영
피고(반소원고)
주식회사 B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메리트
담당변호사 조한주
변론종결
2024. 6. 13.
판결선고
2024. 8. 22.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 2호증, 을 제2, 7호증(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본소청구에 관한 판단
당사자의 주장
원고
원고는 이 사건 계약에 따라 2020. 11. 16.부터 2022. 8. 15.까지 피고에 고용되어 최고운영책임자(COO)로 근무하였다. 이 사건 계약은 근로계약에 해당하고 원고는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바, 피고는 원고에게 위 기간 동안의 근로에 대한 미지급 임금 345,241,843원과 퇴직금 42,619,383원 합계 387,861,226원 및 위 돈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
원고는 근로기준법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근로기준법상 임금 및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
판단(원고가 피고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
관련법리
근로기준법 제2조 제1호에서 규정하는 근로자는 직업의 종류와 관계없이 임금을 목적으로 사업이나 사업장에 근로를 제공하는 자를 말하며, 이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에 관계없이 실질적으로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한다(대법원 2013. 9. 26. 선고 2012다28813 판결 참조). 따라서 회사의 임원이라 하더라도, 그 업무의 성격상 회사로부터 위임받은 사무를 처리하는 것으로 보기에 부족하고 실제로는 업무집행권을 가지는 대표이사 등의 지휘·감독 아래 일정한 노무를 담당하면서 그 노무에 대한 대가로 일정한 보수를 지급받아 왔다면, 그 임원은 근로기준법에서 정한 근로자에 해당할 수 있다(대법원 2003. 9. 26. 선고 2002다64681 판결 참조). 그러나 회사의 임원이 담당하고 있는 업무 전체의 성격이나 그 업무수행의 실질이 위와 같은 정도로 사용자의 지휘·감독을 받으면서 일정한 근로를 제공하는 것에 그치지 아니하는 것이라면, 그 임원은 위임받은 사무를 처리하는 지위에 있다고 할 수 있으므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보기는 어렵다(대법원 2013. 9. 26. 선고 2012다28813 판결 참조). 한편,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대한 입증책임은 근로자임을 주장하는 자에게 있다(대법원 2006. 11. 9. 선고 2006다54637, 2006다54644(병합) 판결 참조)
구체적 판단
갑 제2 내지 5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을 제7호증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원고와 피고는 이 사건 계약 체결시 근로계약서(이하 ’이 사건 계약서‘라 한다)를 작성하였는데, 이 사건 계약서에서 원고를 ’근로자‘로 지칭하고 있고, 이 사건 계약서에 근로장소와 근로 시간, 휴일 및 휴게, 초과 근무, 퇴직금과 연차에 관한 내용 및 ’본 계약서상에 명시되지 않은 사항은 근로기준법 기타 노동관계법령, 취업규칙 등에 따른다‘는 내용이 기재되어 있는 사실, 원고가 국민연금, 건강보험, 고용보험 등 사회보장제도에 가입되어 있었고, 피고가 원고의 급여에 대한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한 사실이 인정되기는 한다.
그러나 한편, 원고가 2021. 11. 24.부터 2022. 8. 22.까지 피고 회사의 등기이사였던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고, 여기에 앞서 든 증거, 갑 제6, 9, 10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을 제1, 3, 5, 8, 11 내지 18호증, 제21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을 종합하면,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원고가 피고의 지휘․감독 아래 근로를 제공한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보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며, 오히려 아래의 사실 및 사정을 종합하면, 원고는 피고 회사의 사장 또는 임원으로 근무하면서 피고로부터 위임받은 사무를 처리하는 지위에 있었다고 봄이 타당하다.
처분문서라 할지라도 그 기재내용과 다른 명시적, 묵시적 약정이 있는 사실을 인정할 수도 있는 것이고(대법원 1991. 7. 12. 선고 91다8418 판결 참조),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나 사회보장제도의 가입 여부는 계약서의 형식과 마찬가지로 사용자가 임의로 정할 여지가 큰 사정이므로(대법원 2006. 12. 7. 선고 2004다29736), 이 사건 계약서의 명칭이 근로계약서인 사실 및 원고의 사회보장제도의 가입 등을 들어 바로 원고의 근로자성을 인정하기는 어렵다.
원고는 피고 회사에서 사장으로 근무하면서 마케팅 업무에 관한 전반적인 내용을 보고받고 지휘하였으며, 피고가 2020. 11. 16. C과 체결한 마케팅 용역 계약과 2021. 7. 21. 주식회사 D(이하 ‘D’이라 한다)과 체결한 마케팅 업무 대행 계약은 원고의 의사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원고는 2021. 11. 24. 피고의 법인의 법인등기부에 이사로 등기된 후에는 이사회에 참석하여 업무집행에 관한 의사결정에 관여하였다.
원고와 피고의 부회장인 E 사이의 카카오톡 대화 내용에 의하면, 원고가 위 E에게 피고의 광고 계약 체결과 상품 판매 추이 등 마케팅 업무에 관한 내용을 보고해 온 사실이 인정되기는 한다. 그러나 E은 위와 같은 원고의 메시지에 주로 ‘알겠다’는 취지의 답변만 하였을 뿐, 달리 E이 원고에게 업무 수행 내용 및 그 방법에 관하여 구체적으로 지시를 하였다고 인정할 사정은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위 E은 ‘사장님께서 비용 확인해서 진행해주시면 되겠습니다, ’일단 적정 재고를 조율해서 출하하도록 하지요‘라고 하는 등 원고에게 재량에 따른 업무처리를 요청하기도 하였다.
이 사건 계약에 따른 2022. 5.경까지의 원고의 보수는 월 약 20,000,000원이며, 원고는 피고가 원고에 대한 보수 지급을 지체하기 전까지 위와 같은 고액의 보수에 더하여 차량 리스료로 월 약 1,000,000원을 지급받는 등 일반 직원들과 차별화된 대우를 받았다.
이 사건 계약서에 근무장소가 피고 회사로, 근무 시간이 09:00 ~ 18:00로 정해져 있기는 하나, 근태자료 등 원고가 피고로부터 근무시간 및 근무장소에 대한 통제를 받아왔음을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원고는 2023. 11. 10. 서울지방고용노동청 강남지청에 피고의 대표이사인 F을 상대로 위 F이 원고의 임금 및 퇴직금을 체불하였다는 내용의 진정을 제기하였으나, 위 청은 원고가 근로기준법 제2조에 따른 근로자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하여 위 진정사건을 내사종결하였다.
원고는 피고 회사에서 근무하던 2021. 3. 31.에 D의 사내이사로 등기되었고, D과 고문계약을 체결하여 2022. 4. 28.과 2022. 6. 16. D으로부터 각 10,000,000원을 송금받기도 하였는바, 원고가 피고 회사에서 근무하는 동안 피고에게 전속되어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원고가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함을 전제로 하여 임금 및 퇴직금을 청구하는 본소 청구는 받아들일 수 없다.
소결론
원고의 본소청구는 이유 없다.
반소청구에 관한 판단
본안 전 항변에 관한 판단
원고는, 피고의 반소청구는 이 사건 본소 청구와 상호관련성이 없고, 소송 지연목적으로 제기된 것으로 부적법하여 각하되어야 한다고 항변한다.
보건대, 이 사건 반소는 원고가 피고 회사에서 근무하는 동안 피고에 대한 선관주의의무 등을 위반하였음을 전제로 그 손해배상을 구하는 것으로서, 원고가 피고에 대하여 임금 및 퇴직금의 지급을 청구하는 이 사건 본소 청구와 그 발생 원인에 있어서 사실상 공통되는 점이 있고, 피고는 위와 같은 손해배상채권으로 원고의 보수지급채권과 상계하겠다는 주장도 하고 있는바, 본소 청구의 방어 방법과의 상호관련성도 있다고 보인다. 또한 피고의 반소 제기 시점이 이 사건 본소 제기 시점으로부터 약 13개월 이후이긴 하나, 변론 진행 경과 및 이 사건 본소 청구에서의 심리 내용과 정도를 감안하면 피고의 반소청구가 이 사건 본소 절차를 현저히 지연시키는 것이라고도 볼 수 없다.
따라서 원고의 본안 전 항변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본안에 관한 판단
피고의 주장
원고는 2020. 11. 16.부터 피고 회사에서 ’사장‘ 직위로 근무하였고, 2021. 11. 24.부터 2022. 8. 22.까지 피고의 이사로 등기되어 있었으므로, 상법 제401조의2 제1항 제3호, 상법 제399조에 따라 이사로서 회사에 대한 책임을 지는 자이다. 그런데 원고는 본인의 이익을 추구하기 위하여 회사에 불이익한 결정을 내림으로써 선관주의 의무를 위반하였고(상법 제382조 제2항, 민법 제681조), 2021. 3. 31. 피고와 동종 회사인 D의 사내이사로 등기되어 경업금지의무를 위반하였다(상법 제397조 제1항).
구체적으로, 원고는 D의 이익을 위하여 당시 피고의 재정상태가 좋지 않았는데도 2021. 7. 1. 위 D과 마케팅 영업 대행 계약을 체결하도록 강요하였고, 위 D은 피고를 상대로 위 계약에 따른 용역비 66,000,000원과 손해배상금 233,319,020원을 구하는 소송을 제기하기에 이르렀다.
그 결과 피고는 원고의 선관주의의무 및 경업금지의무 위반이 아니었다면 부담하지 않았을 채무 299,319,020원(= 66,000,000원 + 233,319,020원)을 부담하게 되었는바, 원고는 피고에게 손해배상으로 위 299,319,020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판단
원고가 2021. 11. 22. 피고의 이사로 선임되어 같은 달 24. 등기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고, 을 제1호증의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피고가 D의 사내이사로 등기된 것은 2021. 3. 31.인 사실이 인정된다. 따라서 원고가 위 D의 사내이사로 등기된 시점에는 피고 회사의 이사가 아니었으므로, 위 인정사실에 의하더라도 원고가 경업금지의무를 위반한 것으로 볼 수 없을 뿐 아니라 그밖에 피고가 제출한 나머지 증거에 의하더라도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이와 다른 전제에 선피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피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원고가 피고와 D 사이의 위 2021. 7. 1.자 계약 체결을 강요하였고, 위 계약이 피고의 이익을 해하는 내용이어서 원고가 선관주의 의무를 위반한 것이라고 보기에 부족하며,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도 없다.
설령 원고의 선관주의의무위반이 인정되더라도, 상법상 이사의 회사에 대한 손해배상책임은 위임관계로 인한 채무불이행 책임인바(대법원 1985. 6. 25. 선고 84다카1954 판결, 대법원 2021. 5. 7. 선고 2018다275888 판결 등 참조),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청구권은 현실적으로 손해가 발생한 때에 성립하는 것이고, 이때 현실적으로 손해가 발생하였는지 여부는 사회통념에 비추어 객관적이고 합리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1998. 4. 24. 선고 97다28568 판결, 대법원 1998. 8. 25. 선고 97다4760 판결 등 참조). 그리고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청구에서 손해 발생 사실은 채권자가 이를 증명하여야 한다(대법원 2017. 6. 19. 선고 2017다215070 판결 등 참조).
을 제26 내지 28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D이 피고를 상대로 제기한 용역비 소송(서울중앙지방법원 2022가단5370424) 및 손해배상청구 소송(서울중앙지방법원 2022가단5395430)이 계속 중인 사실이 인정되나, 위 인정사실만으로는 피고의 손해가 현실적으로 발생하였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피고의 위 주장은 어느 모로 보나 이유 없다.
소결론
피고의 반소청구는 이유 없다.
결론
원고의 본소청구와 피고의 반소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판사 류연중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