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방법원판결

서울중앙지방법원 2025. 6. 19. 선고 2022가합539454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주식회사 B의 물적분할 및 이 사건 전적처분 등

1)

원고는 2009. 6. 1. 주식회사 B에 기술원으로 입사하여 주식회사 B의 구미사업장에서 근무하였다. 원고는 주식회사 B 기술팀 소속으로 같은 구미사업장에서 근무하는 자(이하 ‘원고의 배우자’라 한다)와 혼인하였다.

2)

주식회사 B는 화약류의 제조, 판매, 운송, 보관, 수출입, 발파/철거/해제용역 및 화약응용사업을 영위하기 위한 목적으로 설립된 법인이다. 주식회사 B는 2020. 11. 2. 상법 제530조의2 내지 제530조의12 규정이 정하는 바에 따라 주식회사 B가 영위하는 사업 중 분산탄사업 부문을 물적분할(이하 ‘이 사건 물적분할’이라 한다)하여 분할신설회사인 주식회사 D(이하 ‘D’라 한다)를 설립하였다.

3)

주식회사 B는 원고를 포함한 주식회사 B 소속 근로자 중 일부를 전적<1>대상자로 선정하였다. 주식회사 B와 전적자 협의체 대표단은 2020. 10. 26. “위로금 지급 합의서”(이하 ‘이 사건 전적합의’라 한다)를 체결하였는데, 그 주요 내용은 아래와 같고, 이 사건 전적합의서 말미에는 각 참석자의 서명이 되어 있다.

4)

원고는 2020. 10. 26. “상기 본인은 주식회사 B의 분산탄사업 물적분할로 설립된 D로의 전적에 동의하며, 2020. 10. 26. D와 전적자대표간에 체결한 ‘근로조건 및 위로금 지급 합의서’에 정한 조건에 따라 D로부터 위로금 일천만(10,000,000)원을 지급받는데 동의합니다.”는 내용의 “위로금 지급 동의서(전적자 개인)”(이하 ‘이 사건 전적동의’라 한다)에 서명하여 D에 교부하였다. 그리고 원고는 이 사건 전적합의 및 전적동의에 따라 주식회사 B로부터 D 발행 보통주식 400주 및 위로금 10,000,000원을 지급받았다.<2>

5)

원고와 주식회사 B 사이의 근로관계는 2020. 11. 2. 주식회사 B에서 D로 승계(이하 ‘이 사건 전적처분’이라 한다)되었다. 원고는 2020. 11. 2.부터 현재까지 D의 구미사업장에서 품질보증팀 소속으로 전술함대지(E), 압력변환장치(PPA)의 공정 및 최종 점검 업무를 수행하며 근무하고 있다.

나.

주식회사 B의 구미사업장 이전 등

1)

주식회사 B는 2021. 7. 7. 구미사업장을 독자적으로 유지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보고, 구미사업장을 보은사업장으로 이전하는 결정(이하 ‘이 사건 이전결정’이라 한다)을 하였다.

2)

이 사건 이전결정에 따라 주식회사 B의 구미사업장에서 근무하던 원고의 배우자는 보은사업장에서 근무하게 되었다.

다.

피고의 주식회사 B 방산사업 부문 합병 인수 등

1)

주식회사 B는 2022. 11. 3. 방산사업 부문을 분할하여 무기 및 총포탄 제조업 등을 영위하는 법인인 주식회사 F을 설립하였다.

2)

피고는 2023. 4. 1. 상법 제527조의3 규정에 따라 주식회사 F을 합병하였다. 피고는 위 합병과정에서 사업목적에 무기 및 총포탄 제조업을 추가하였다(이하 편의상 주식회사 B도 ‘피고’라 표시한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3, 10호증, 을 제1 내지 8, 14 내지 16, 25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

2.

청구원인의 요지

수령한 것인지, 위로금 10,000,000원을 D 주식 400주의 형식으로 지급받은 것인지는 명확하지 않다. 원고가 이 사건 전적처분에 대한 보상으로 위로금 10,000,000원과 D 주식 400주를 모두 수령하였다는 피고의 주장에 대하여 원고는 2024. 7. 15.자 준비서면에서 D 주식 400주를 수령한 사실이 없다고 주장하였다가, 2020. 12. 31.자 주주명부(을 제16호증)가 서증으로 제출되자 2024. 11. 1.자 준비서면에서 위 주식을 D로부터 받은 것이고, 피고로부터 받은 적이 없다고 주장을 변경하였다. 위와 같은 원고의 주장 변화 등을 고려하여, 본문과 같이 판단하였다.

원고는 피고로부터 이 사건 전적처분이 있더라도, D에서 근무하는 원고와 피고에서 근무하는 원고의 배우자가 계속하여 함께 구미사업장에서 근무할 수 있고, 근로조건이 동일하다는 설명을 듣고 이 사건 전적동의를 하였다.

그런데 피고는 이 사건 전적동의가 있은 때로부터 약 8개월이 지난 시점에 피고의 구미사업장을 보은사업장으로 이전하는 이 사건 이전결정을 하였고, 이로 인해 원고와 원고의 배우자는 구미사업장에서 함께 근무할 수 없게 되었다. 이 사건 이전결정은 피고의 존망이 걸린 문제로 그에 관한 검토가 이 사건 전적동의가 있기 전부터 있었을 개연성이 높다. 따라서 이 사건 전적동의 당시 ‘원고와 원고의 배우자가 계속하여 함께 구미사업장에서 근무할 수 있다.’는 피고의 설명은 기망에 해당한다.

피고의 기망에 의하여 원고가 이 사건 전적동의를 하였으므로 이 사건 전적동의는 민법 제657조 제1항<3>,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4>을 위반하여 무효이고, 2020. 11. 2.자 전적처분(이하 ‘이 사건 전적처분’이라 한다)은 업무상 필요성이 없으며, 이로 인해 피고가 얻는 이익보다 원고의 생활상 불이익이 훨씬 크고 중대하여 부당하고, 피고의 기망으로 인한 것이어서 신의칙에도 위배되므로 무효이다.

이에 원고는 피고를 상대로 무효인 이 사건 전적동의에 의한 이 사건 전적처분의 무효확인을 구한다.

3.

본안전항변에 관한 판단

피고는, 원고가 이 사건 전적동의가 있은 2020. 10. 26.로부터 약 1년 8개월, 이 사건 이전결정이 있은 2021. 7.경으로부터 약 1년이 지난 2022. 6. 20.에서야 경북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하면서 이 사건 전적처분의 효력을 다투기 시작하였으므로 이 사건 소 제기는 실효의 원칙에 반하여 부적법하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원고는 2020. 10. 26. 이 사건 전적동의를 하고, 2020. 11. 2. D에 입사한 때로부터 약 1년 8개월이 지난 2022. 7. 12. 이 사건 소장을 제출하여 이 사건 전적처분의 효력을 다투고 있다. 그러나 원고가 이 사건 전적처분의 효력을 다투기 시작한 이유는 이 사건 전적처분을 통해 D 소속으로 D의 구미사업장에서 근무하게 된 원고와 기존부터 계속하여 피고 소속으로 피고의 구미사업장에서 근무하였던 원고의 배우자가 피고의 2021. 7. 7.자 이 사건 이전결정으로 인해 함께 구미사업장에서 근무할 수 없게 되면서이고, 원고는 2022. 7. 12. 이 사건 소를 제기하기 이전부터 D 운영팀 담당자 등을 통해 이 사건 전적처분을 다투는 취지의 요구를 하였으며(다만 위 요구가 피고에게까지 도달하였는지는 증거기록상 확인되지 않는다), 이 사건 소를 제기할 당시만 하더라도 이 사건 이전결정에 의한 피고의 구미사업장 이전이 완료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원고가 이 사건 소를 통하여 이 사건 전적처분의 효력을 다투는 것이 실효의 원칙에 반한다고 보기 어렵고, 피고의 본안전항변은 이유 없다.

4.

본안에 관한 판단

가.

이 사건 전적처분에 원고의 동의가 필수인지에 관한 판단

1)

이 사건 전적처분의 법적성격에 관한 판단

원고는, 민법 제657조 제1항을 근거로 유효한 이 사건 전적동의가 있어야만 이 사건 전적처분이 적법하다고 주장한다. 반면에 피고는, 이 사건 전적처분은 상법 제530조의2 내지 제530조의12의 규정에 의한 물적분할에 따른 근로관계의 승계이므로 근로관계 승계대상자인 원고의 개별적인 동의는 필수가 아니라고 주장한다.

앞서 기초사실에서 본 바와 같이 원고의 사용자가 피고에서 D로 변경된 것은 피고가 2020. 11. 2. 상법 제530조의2 내지 제530조의12 규정이 정하는 바에 따라 이 사건 물적분할을 통해 피고의 사업분야 중 분산탄사업 부문을 분할하여 D를 설립하였기 때문이다.

상법 제530조의10은 분할로 인하여 설립되는 회사(이하 ‘신설회사’라 한다)는 분할하는 회사의 권리와 의무를 분할계획서가 정하는 바에 따라서 승계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분할하는 회사의 근로관계도 위 규정에 따른 승계의 대상에 포함될 수 있다. 그런데 헌법이 직업선택의 자유를 보장하고 있고 근로기준법이 근로자의 보호를 위하여 근로조건에 관한 근로자의 자기결정권(제4조), 강제근로의 금지(제7조), 사용자의 근로조건 명시의무(제17조), 부당해고 등의 금지(제23조) 또는 경영상 이유에 의한 해고의 제한(제24조) 등을 규정한 취지에 비추어 볼 때, 회사 분할에 따른 근로관계의 승계는 근로자의 이해와 협력을 구하는 절차를 거치는 등 절차적 정당성을 갖춘 경우에 한하여 허용되고, 해고의 제한 등 근로자 보호를 위한 법령 규정을 잠탈하기 위한 방편으로 이용되는 경우라면 그 승계가 거부될 수 있다고 보아야 한다. 따라서 둘 이상의 사업을 영위하던 회사의 분할에 따라 일부 사업 부문이 신설회사에 승계되는 경우, 분할하는 회사가 분할계획서에 대한 주주총회의 승인을 얻기 전에 미리 노동조합과 근로자들에게 회사 분할의 배경, 목적 및 시기, 승계되는 근로관계의 범위와 내용, 신설회사의 개요 및 업무 내용 등을 설명하고 이해와 협력을 구하는 절차를 거쳤다면 그 승계되는 사업에 관한 근로관계는 해당 근로자의 동의를 받지 못한 경우라도 신설회사에 승계되는 것이 원칙이다. 다만 회사의 분할이 근로기준법상 해고의 제한을 회피하면서 해당 근로자를 해고하기 위한 방편으로 이용되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해당 근로자는 근로관계의 승계를 통지받거나 이를 알게 된 때부터 사회통념상 상당한 기간 내에 반대 의사를 표시함으로써 근로관계의 승계를 거부하고 분할하는 회사에 잔류할 수 있다(대법원 2013. 12. 12. 선고 2012다102124 판결 등 참조).

위 법리와 앞서 본 기초사실에 비추어 보건대, 피고는 피고 노동조합과 근로자들에게 회사 분할과 근로관계 승계에 관하여 설명하고 이해와 협력을 구하는 절차를 거친 것으로 보이므로 원고가 이 사건 전적동의 당시 피고에서 D로 승계되는 사업에 종사하고 있었다면, 원칙적으로 이 사건 전적처분에 원고의 개별적인 동의가 반드시 요구된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이하에서는 원고가 D에서 수행하는 업무가 이 사건 전적처분 이전에 피고에서 수행하였던 업무와 동일하였는지를 살펴본다.

2)

이 사건 전적처분을 전후하여 원고의 업무가 동일한지에 관한 판단

살피건대, 앞서 든 증거들, 갑 제5 내지 9, 13 내지 21, 23, 24호증, 을 제9, 10, 13, 17 내지 24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원고가 이 사건 전적처분 이전에 피고에서 수행하였던 업무는 이 사건 전적처분 이후에 원고가 D에서 수행하는 업무와 동일하였고, 원고가 이 사건 전적처분을 거부할 수 있는 특별한 사정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

①

원고는 2023. 3. 7.을 기준으로 D 품질보증팀에서 전술함대지(E), 압력변환장치(PPA)의 공정 및 최종검사 주담당자로, 천무(G, H) 및 무유도 주신관의 공정 및 최종검사 부담당자로 근무하고 있다. 그런데 원고는 피고 품질보증1팀에서 전술함대지(E) 및 천무(G 및 H) 업무를 수행하지 않았다고 주장한다.<5>

②

그런데 피고 품질보증1팀의 2020. 6. 1.자 개인별 업무분장표(을 제9호증)에 의하면, 원고는 전술함대지 수직형 신관/PPA/점화안전장치, 함대함/전술함대지 경사형 점화안전장치의 공정 및 최종검사 업무를 부담당자로 수행하였고, 이는 원고가 현재 D에서 주담당자로 수행하고 있는 업무와 동일한 업무로 보인다. 피고 구미사업장의 2020. 9. 8.자 일일 근태/OT 처리 현황(을 제17호증의 7)에도 원고에 대한 특기사항란에도 “점화안전장치 용접(대전)”이라고 기재되어 있다.

③

피고는 품질보증1팀에 신규 배치된 인원에 대하여 6개월 가량 인수인계 절차를 거치도록 하고, 신규 배치된 인원은 그 기간 단독으로 품질보증업무를 수행할 수 없도록 하였다.<6> 이로 인해 위 업무분장표에는 2020. 6. 1.자로 피고 품질보증1팀에 배치된 원고가 주담당자로 기재된 업무가 없다. 그리고 원고는 피고 품질보증1팀에서 2020. 6. 1.부터 2020. 11. 1.까지 6개월에 못 미치는 기간을 근무하였으므로 원고가 단독으로 품질보증업무를 수행하여 결재한 종합시험결과지가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④

원고는, 피고 품질보증1팀에서 전술함대지(E) 업무는 원고가 아닌 I이 수행하였다고 주장한다. 원고는 이를 입증하기 위하여 종합시험결과지(갑 제7, 8호증)를 서증으로 제출하였으나, 위 종합시험결과지는 2017. 12. 11.과 2019. 4. 16.에 각 작성된 것으로 원고가 2020. 6. 1. 피고 품질보증1팀에 배치되기 이전에 작성된 문서이다. 그리고 2020년 로트구성 현황(갑 제9호증)에 전술함대지(E) 업무 담당자로 I이 기재되어 있기는 하지만, 위 서증은 그 작성시점을 정확히 알 수 없는 점, I의 인사카드(을 제19호증)에는 I이 2020. 2. 1. 피고의 대전사업장으로 발령되었다고 기재되어 있는 점 등을 고려하면, 원고가 피고 품질보증1팀에 배치된 2020. 6. 1. 이후에도 I이 피고 품질보증1팀에서 전술함대지(E) 업무를 수행하였다는 취지의 원고 주장과 이에 부합하는 J의 사실확인서(갑 제6, 17호증)는 이를 그대로 믿기 어렵다. 그리고 원고와 J 사이의 카카오톡 메시지(갑 제18호증)에 의하더라도, 갑 제9호증에 납기가 2020. 6. 15.이라고 기재된 전술함대지(E) 중 2020. 6. 10. 납품한 부분에 관한 업무는 원고가 피고 품질보증 1팀에 배치된 2020. 6. 1. 이전에 이미 마무리되었다는 취지이고, 갑 제9호증에는 그 이후의 납품 부분에 관한 기재도 있으므로 갑 제18호증은 원고가 2020. 6. 1. 이후에 전술함대지(E) 업무를 수행하지 않았다는 증거가 될 수 없다.

⑤

원고가 2009. 6. 1. 피고에 입사하여 2020. 5. 31.까지 생산팀에서 근무하다가 2020. 6. 1.부터 품질보증1팀에서 근무한 사실에는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다. 결과적으로, 원고는 피고에서 근무하는 상당 기간 원고가 D에서 품질보증팀 소속으로 수행하는 업무와 다른 업무를 수행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원고는 피고로부터 D가 물적분할되고 이 사건 전적동의를 할 당시에는 피고 품질보증1팀에서 원고가 D에서 수행하는 업무와 동일한 업무를 수행하였다.

⑥

원고는, 생산팀에서 품질보증1팀으로 인사발령되는 경우가 거의 없다고 주장하고,<7> 이는 피고가 원고를 D로 보내기 위하여 의도적으로 인사발령한 것이라는 취지로 볼 수도 있다. 이에 관하여 보건대, 원고는 위 인사발령 직후 원고의 동료들과 카카오톡 메시지를 주고 받으며 위 인사발령에 대하여 어떠한 불만이나 이의제기를 하지 않았고, 원고의 동료(대화의 상대방)들도 인사발령이 있다는 객관적 사실만 이야기할 뿐 그러한 인사발령이 특이하다는 취지의 말은 하지 않았다. 또한 원고가 피고 품질보증1팀에서 전술함대지(E) 업무를 수행하였다고 주장하는 I도 피고 구미사업장에서 생산팀 소속으로 근무하다가 2015. 11. 2. 피고 품질보증1팀으로 발령되었다. 이러한 점을 고려하면, 피고가 원고를 D로 보내기 위하여 의도적으로 원고를 피고 품질보증1팀으로 발령하여 전술함대지(E) 업무를 수행하도록 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⑦

D의 2023. 3. 7.자 개인별 업무분장표(갑 제5호증)에는 천무(G, H) 공정 및 최종검사의 부담당자로 원고가 기재되어 있는 반면, 피고의 2020. 6. 1.자 개인별 업무분장표(을 제9호증)에는 천무(G, H) 공정 및 최종검사의 담당자로 원고가 기재되어 있지 않다. 그런데 2020. 7. 23.부터 2020. 10. 29.까지의 피고 구미사업장 일일 근태/OT 처리 현황(을 제17호증)에는 원고에 대한 특기사항란에 반복하여 원고가 천무(G, H) 초고배시험 업무를 수행하였다고 기재되어 있다. 이에 관하여 원고는, 피고 품질보증1팀에서 근무할 당시에 D 설립 이후 원고가 부담당자로서 천무(G, H) 업무를 담당해야 하므로 이를 인수인계받으라는 명령이 내려왔고, 2020. 7. 22.경부터 위 업무의 인수인계를 받았다고 주장한다.<8> 그런데 원고는 2020. 6. 1. 피고 품질보증1팀에 배치된 때로부터 약 3개월만에 D 전적대상자로 차출되었다고도 주장하는바,<9> 이 주장에 의하면, 2020. 7. 22.경은 원고가 D 전적대상자로 정해지지 않은 시점으로 원고의 위 주장은 서로 모순된다. 원고는 D로의 근로관계 승계와 무관하게 피고 품질보증1팀 내부 사정으로 천무(G, H) 업무의 인수인계를 받은 것으로 볼 여지가 충분히 있다.

나.

이 사건 전적동의 과정에서 피고의 기망이 있었는지에 관한 판단

설령 앞서 본 바와 달리 이 사건 전적처분에 원고의 동의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가정하고 이 사건 전적동의 과정에 피고의 기망이 있었는지 살피건대, 앞서 든 증거들, 갑 제22, 25, 26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피고와 D 관계자들이 이 사건 전적동의 무렵 D 전적대상자들에게 ‘D 전적대상자들은 D로 전적된 이후에도 구미사업장에서 계속 근무할 것이다.’는 취지의 말을 한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앞서 든 증거들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고려하면,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이 사건 전적동의 과정에서 피고가 이 사건 이전결정을 고지하지 않고, 원고와 원고의 배우자가 계속하여 함께 구미사업장에서 근무할 수 있도록 해준다고 원고를 기망하였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① 이 사건 전적동의서 어디에도 이 사건 전적처분 이후에도 원고와 원고의 배우자가 함께 구미사업장에서 계속 근무할 수 있다는 명시적인 내용이 없다.

②

이 사건 전적동의가 있을 무렵을 전후하여 피고가 피고의 구미사업장을 보은으로 이전할 계획을 검토하고 있었다는 점을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원고의 주장에 의하더라도 피고는 이 사건 전적동의가 있은 때로부터 약 8개월이 지난 2021. 6.경 구미사업장을 보은으로 이전할 계획이라고 경영설명회를 개최하였다는 것이다. 또한 원고는 2022. 5. 19. 피고 인사팀장 K와 대화하면서도 이 사건 전적동의 당시에는 피고가 구미사업장을 이전할 계획이 없었다는 것을 여러 차례 수긍하고 있다. 나아가 원고가 서증으로 제출한 사실확인서(갑 제25, 26호증)에는 피고가 D 전적대상자들에게 전적 이후에도 계속 구미사업장에서 근무한다고 설명하였다는 내용만 기재되어 있을 뿐 피고의 구미사업장 유지에 관한 구체적인 내용은 없다. 이러한 점을 고려하면, 이 사건 전적동의가 있었던 2020. 10. 26. 무렵에는 피고의 구미사업장 이전과 관련하여 소문조차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③

설령 피고가 이 사건 전적동의가 있을 무렵 구미사업장을 이전할 계획을 하고 있었더라도 피고 인사팀장으로서 원고로부터 이 사건 전적동의서를 교부받은 K가 이러한 계획을 알고 있었다고 볼만한 증거가 없다.

④

원고의 주장대로 피고가 원고를 기망하여 원고와 원고의 배우자가 구미사업장에서 계속 같이 근무할 수 있다고 설명하고 이를 약속하였다면, 피고는 그 후 원고의 배우자가 근무하는 구미사업장을 이전할 때 원고의 배우자의 근무장소에 관하여 원고와의 약속을 지켜야 하는 부담을 안게 된다. 피고가 이러한 부담을 감수하면서까지 원고를 기망하여 D로 전적시킬만한 이유나 동기를 찾기 힘들다.

⑤

원고는 이 사건 전적동의를 하면서 피고로부터 그 보상으로 위로금 10,000,000원과 D 주식 400주(1주당 평가금액 25,000원)를 수령하였다. 피고의 기망행위 등 신의칙에 반하는 행위가 없었던 이상, 원고와 원고의 배우자가 소속된 회사가 달라진 후 원고의 배우자가 소속된 회사의 사업장 이전으로 인하여 발생하는 문제들은 안타깝지만, 원고의 배우자와 원고가 감수하여야 할 문제로 보인다.

다.

소결론

따라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다.

5.

결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도균(재판장) 백승영 송서윤

각주1) 원고의 사용자가 주식회사 B에서 D로 변경된 것은 상법 제530조의2 내지 제530조의12 규정에 의한 이 사건 물적분할로 인한 것이므로 위 변경은 근로관계의 승계라고 표현하는 것이 더 정확하다. 다만 당사자들이 모두 이 사건 물적분할 당시부터 위 사용자의 변경을 ‘전적’이라고 표현하였고, 이 사건 소송계속 중에도 그와 같이 표현하였으므로 이 판결문에서도 위 사용자의 변경을 ‘전적’이라고 한다.

각주2) 이 사건 전적처분 당시 D 주식 400주의 평가금액은 10,000,000원인 점, 피고가 원고에게 현금 10,000,000원을 실제 지급한 증거자료가 없는 점 등을 고려하면, 원고가 이 사건 전적동의에 대한 보상으로 위로금 10,000,000원과 D 주식 400주를 모두

각주3) 민법 제657조(권리의무의 전속성) ① 사용자는 노무자의 동의없이 그 권리를 제삼자에게 양도하지 못한다.

각주4) 근로기준법 제23조(해고 등의 제한) ① 사용자는 근로자에게 정당한 이유 없이 해고, 휴직, 정직, 전직, 감봉, 그 밖의 징벌(징벌)(이하 "부당해고등"이라 한다)을 하지 못한다.

각주5) 원고의 2024. 6. 7.자 준비서면 1쪽 참조.

각주6) 피고의 2024. 6. 17.자 준비서면 10쪽 참조.

각주7) 원고의 2023. 6. 8.자 준비서면 2쪽 참조.

각주8) 원고의 2024. 11. 1.자 준비서면 4쪽 참조.

각주9) 원고의 2024. 3. 28.자 준비서면 3쪽 참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