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당사자의 지위
피고는 구 국가표준기본법(2014. 12. 30. 법률 제12925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30조의3<1>에 따라 AF연구원(이하 ‘AF’라고 한다)과 AG연구원(이하 ‘AG)의 통합 기관으로서 2010. 7. 8. 설립된 법인이다.
원고들은 피고에서 정년퇴직하거나 정년퇴직 후 촉탁직의 형태로 재직 중인 사람들로서, 1962년 이전에 출생한 사람들이다.
피고의 인사규정 제정과 정년 연장의 경과조치
「고용상 연령차별금지 및 고령자고용촉진에 관한 법률」(이하 ‘고령자고용법’이라고 한다)은 종전에는 제19조에서 ‘사업주가 근로자의 정년을 정하는 경우에는 그 정년이 60세 이상이 되도록 노력하여야 한다’고만 규정하고 있다가, 2013. 5. 22. 개정되면서 같은 법 제19조 제1항에서 ‘사업주는 근로자의 정년을 60세 이상으로 정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제2항에서 ‘사업주가 제1항에도 불구하고 근로자의 정년을 60세 미만으로 정한 경우에는 정년을 60세로 정한 것으로 본다’고 규정함으로써 모든 사업장에서 근로자의 정년을 만 60세 이상으로 정하도록 의무화하였다.
한편, AF와 AG의 통합으로 2010. 7. 8. 피고가 설립된 후 피고에는 AF와 AG의 인사규정이 한시적으로 적용되었는데, 책임연구원급(3급) 이하 근로자에 대하여, 종전에 AF에 속해 있던 근로자는 AF 인사규정에 따라 정년이 58세였고, AG에 속해 있던 근로자는 AG 인사규정에 따라 정년이 57세였다. 이후 피고는 2012. 12. 20. 인사규정을 제정하면서 정년을 60세로 규정하고, 부칙의 경과조치에 따라 AF 소속이었던 근로자의 경우 2011년부터 2012년까지는 정년이 59세, 2013년부터 정년이 60세로, AG 소속이었던 근로자의 경우 2011년부터 2012년까지는 정년이 58세, 2013년부터 2014년까지는 정년이 59세, 2015년부터 정년이 60세가 되는 것으로 정하였다.
피고의 이 사건 임금피크제 도입
기획재정부는 2015. 5. 7. 고령 근로자의 고용 유지 및 안정, 청년층을 위한 새로운 일자리 창출 목적으로 모든 공공기관에 임금피크제를 도입하라는 내용의 ‘공공기관 임금피크제 권고안’을 확정하였다. 또한 기획재정부, 고용노동부, 산업통상자원부 등은 2015. 6. 17. ‘제1차 노동시장 개혁추진 방안’을 발표하였고, 고용노동부는 2015. 6. ‘공공기관을 위한 임금피크제 매뉴얼’을 발간하였다.
이에 피고는 2016. 1.경부터 2016. 3.경까지 2차에 걸쳐 소속 근로자를 대상으로 임금피크제 도입안에 대한 설명 및 의견수렴을 위한 설명회를 실시하고, 근로자 과반수로 구성된 ‘AI 노동조합’(이하 ‘연구원 노동조합’이라고 한다) 및 ‘AJ 노동조합’과 사이에 2016. 3. 18. 정년퇴직 전 2년간, 1차 연도는 피크임금의 90%, 2차 연도는 피크임금의 70%를 지급하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 임금피크제(이하 ‘이 사건 임금피크제’라고 한다)를 도입한다는 내용의 노사합의를 체결하였다. 그 구체적인 내용은 다음과 같다.
피고는 2016. 7. 1. 인사규정 제44조의2를 신설하여,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근거규정을 마련하였고, 그 세부사항에 관하여는 임금피크제 운영 요령을 제정·시행하였다. 임금피크제 운영 요령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호증, 을 제1 내지 6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를 포함한다.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당사자의 주장
원고들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그 목적과 원고들의 불이익에 대한 대상조치, 원고들의 임금피크제 시행 전후 업무 내용 등에 비추어 합리적인 이유가 있다고 할 수 없으므로,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4 제1항 제2호에서 금지하는 합리적인 이유 없이 연령을 이유로 한 임금 차별에 해당하여 무효이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들에게, 원고들이 임금피크제를 적용받지 않았더라면 지급받았을 임금 및 퇴직금에서 원고들이 이미 지급받은 임금 및 퇴직금을 공제한 차액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도입 목적, 경과, 대상 조치 등 제반 사정을 종합할 때, 피고가 이 사건 임금피크제를 도입한 것에는 합리적인 이유가 있으므로,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4 제1항 제2호에 위반되어 무효라고 볼 수 없다.
판단
관련 법리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4 제1항은 ‘사업주는 모집·채용, 임금, 임금 외의 금품 지급 및 복리후생, 교육·훈련, 배치·전보·승진, 퇴직·해고의 분야에서 합리적인 이유 없이 연령을 이유로 근로자 또는 근로자가 되려는 자를 차별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규정하고 있고, 같은 조 제2항은 ‘제1항을 적용할 때 합리적인 이유 없이 연령 외의 기준을 적용하여 특정 연령집단에 특히 불리한 결과를 초래하는 경우에는 연령차별로 본다’고 규정하고 있다.
연령을 이유로 한 차별을 금지하는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4 제1항에서 말하는 ‘합리적인 이유가 없는’ 경우란 연령에 따라 근로자를 다르게 처우할 필요성이 인정되지 않거나, 달리 처우하는 경우에도 그 방법·정도 등이 적정하지 않은 경우를 말한다. 정년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임금을 정년 전까지 일정 기간 감액하는 형태의 임금피크제가 합리적인 이유가 없는 차별로 무효인지는, 도입 목적의 타당성, 근로자가 입는 불이익의 정도, 임금 감액의 대상 조치가 있는지와 그 적정성, 제도 시행으로 생긴 재원이 도입 목적을 위하여 사용되었는지 등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22. 6. 30. 선고 2021다241359 판결 등 참조).
판단
살피건대,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시행됨으로써 정년퇴직일로부터 2년 이전의 시점에 달한 만 59세의 근로자들은 개별적인 업무성과에 관계없이 오직 일정한 연령에 이르렀다는 사정만으로 임금이 감액되므로,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연령을 이유로 근로자의 임금에 관하여 차등을 두는 경우에 해당한다.
그러나 앞서 본 기초사실에다가 앞서 든 증거들, 을 제6 내지 23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합리적인 이유가 있는 연령차별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므로,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고령자고용법에 위반됨을 전제로 한 원고들의 청구는 모두 이유 없다.
기획재정부는 2015. 5. 7. 고령 근로자들의 고용 유지 및 안정, 청년층을 위한 새로운 일자리 창출 목적으로 모든 공공기관에 임금피크제를 도입하라는 내용의 공공기관 임금피크제 권고안을 확정하였고, 피고는 이를 준수하기 위하여 전체 근로자를 대상으로 2차례에 걸친 설명회를 통해 근로자의 의사를 수렴하고, 노사합의를 거쳐 이 사건 임금피크제를 도입하였다. 이처럼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단순히 인건비를 절감하는 데 목적이 한정되어 있지 않고, 정부의 주도하에 청년층을 위한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려는 공익적인 목적도 가지고 있다.
공공기관 임금피크제 권고안에 의하면, 공공기관은 임금피크제 시행으로 인하여 절감된 재원을 사용하여 별도 정원으로 관리되는 신규직원을 채용하여야 한다. 이에 따라 피고는 이 사건 임금피크제를 도입한 2016. 7. 1. 이후 2022. 9. 3.을 기준으로 총 181명을 신입 또는 경력직으로 신규채용하여 그 인건비로 약 209억 8,000만 원을 지출하는 등 임금피크제의 시행으로 인해 절감된 재원을 청년 일자리 창출이라는 도입 목적을 위해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
피고 소속 만 59세, 60세 근로자들은 이 사건 임금피크제로 인하여 정년이 만 60세로 유지된 채로 만 59세 임금에서 만 58세 임금의 10%, 만 60세 임금에서 만 58세 임금의 30%만큼 감액되는 불이익을 입었다. 그러나 한편, 이 사건 임금피크제 적용대상 근로자들의 각종 수당과 복리후생은 종전과 동일하게 유지되고, 정년퇴직 이후에도 2년간 촉탁직으로 계속 근무하는 것이 보장되며, 그로 인해 결과적으로 감액된 임금을 크게 상회하는 수준의 임금을 받을 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 비록 촉탁직 근무제도가 이 사건 임금피크제 시행 이전부터 존재하였기는 하나,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들의 불이익을 최소화하기 위해 이 사건 임금피크제 도입 시점 무렵부터 적극적으로 활용되기 시작한 것으로 보이고, 특히 원고들을 포함하여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들 대부분이 실제로 촉탁직 근로계약을 체결하여 재직 중이다. 이러한 사정에다가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적용으로 주요 보직에서 해제되어 업무가 상당 부분 경감되는 점 등의 사정을 보태어 보면, 근로자가 입는 실질적인 불이익이 현저히 크다고 보기는 어렵다.
피고는 이 사건 임금피크제를 도입하면서 피크임금을 기준으로 퇴직금을 중간정산하여 ‘확정기여형(DC형) 퇴직연금에 불입하고 이후 매년 퇴직금을 정산하여 추가 불입하는 등 근로자의 불이익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한 것으로 보이고, 2022년부터 퇴직 후 재취업 지원을 위한 교육도 실시하는 등 이 사건 임금피크제 시행에 따른 대상조치를 마련하였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어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정현석(재판장) 안근홍 차현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