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방법원판결

서울중앙지방법원 2023. 10. 12. 선고 2022노2948 판결

주문

피고인들 및 검사의 각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가.

피고인들(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1)

피고인 A에 대한 근로기준법 위반의 점에 관하여, 이 사건 취재조사비(이하 '취재비'라고 한다)는 기자들이 외부 취재 활동에 관한 사후 실비 변상 명목의 금품에 불과하지 근로기준법상 임금이라고 볼 수 없고, 피해자는 위 취재비를 받을 자격요건에 해당하지 않았던 것이며, 나아가 피고인 A에게는 위와 같은 취재비 미지급 부분에 대한 고의가 없었다.

2)

피고인들에 대한 남녀고용평등과일·가정양립지원에관한법률(이하 '남녀고용평등법'이라 한다)위반의 점에 관하여, B회사 산하 D부서 소속 기자와 G팀 소속 연구원 상호간 직무 유사성, 피해자의 부서 이동 요청, 당시 B회사 부서별 인원배치 수요, 인사관리의 정당성 등을 종합하여 보면, 피해자에 대한 이 사건 직무 재배치 부분은 남녀고용평등법에서 말하는 불리한 조치에 해당하지 않고, 나아가 피고인들에게는 위 직무재배치 방법으로 피해자에게 불리한 조치를 취한다는 고의가 없었다.

3)

그럼에도 원심은 피고인 A에 대하여는 근로기준법위반의 점과 직무 재배치로 인한 남녀고용평등법위반의 점을, 피고인 주식회사 B에 대하여는 위 남녀고용평등법위반의 점을 각 유죄로 인정하였으므로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거나 법리를 오해하여 결과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나.

검사(사실오인)

I<1>은 F와 피해자 사이에서, F가 피해자를 상대로 한 부당한 지시사항을 전달하였고 이로 인하여 피해자는 직무 배제로 인한 불리한 조치를 당했는데, F의 진술, 이에 부합하는 취지의 피고인 A의 검찰 진술 부분, 직원들(J, H, K)의 각 진술 및 이 사건 당시

B회사 내부 구조, 상황 등을 종합하여 보면, 이는 피고인 A의 지시 및 결정으로 가능했던 것이다.

그럼에도 원심은 피고인들에게 일부 무죄를 선고하였으므로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여 결과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2.

피고인들의 각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에 관한 판단

가.

원심의 판단

피고인들은 원심에서도 이 부분 항소이유와 같은 취지의 주장을 하였고, 원심은 그 판결이유에서 이에 대한 판단을 상세히 설시하여 위 주장을 배척하고 피고인들에 대한 근로기준법위반의 점, 직무 재배치로 인한 남녀고용평등법위반의 점의 공소사실을 각 유죄로 인정하였다.

나.

당심의 판단

1)

근로기준법위반의 점에 관하여

가)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 제2조 제1항 제5호는 '임금이란 사용자가 근로의 대가로 근로자에게 임금, 봉급, 그 밖에 어떠한 명칭으로든지 지급하는 모든 금품을 말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근로자가 지급을 청구할 수 있는 임금은 근로기준법 제2조에서 정하는 임금을 의미하므로, 사용자가 근로의 대가로 근로자에게 지급하는 일체의 금원으로서 계속적·정기적으로 지급되고 이에 관하여 단체협약, 취업규칙, 급여규정, 근로계약, 노동관행 등에 의하여 사용자에게 지급의무가 지워져 있다면 명칭 여하를 불문하고 모두 이에 포함되며, 반드시 통상임금으로 국한되는 것은 아니다(대법원 2012. 2. 9. 선고 2011다20034 판결 등 참조).

그리고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지급하는 금품이 임금에 해당하려면 그 금품이 근로의 대상으로 지급되는 것으로서, 근로자에게 계속적·정기적으로 지급되고 그 지급에 관하여 단체협약, 취업규칙 등에 의하여 사용자에게 지급의무가 지워져 있어야 한다. 그리고 해당 지급의무의 발생이 근로제공과 직접적으로 관련되거나 그것과 밀접하게 관련된다고 볼 수 있는 금품은 근로의 대상으로 지급된 것이라 할 수 있다. 어떠한 임금이 통상임금에 속하는지 여부는 그 임금이 소정근로의 대가로 근로자에게 지급되는 금품으로서 정기적·일률적·고정적으로 지급되는 것인지를 기준으로 객관적인 성질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고, 임금의 명칭이나 지급주기의 장단 등 형식적 기준에 의해 정할 것이 아니다. 한편 사용자가 근로자들에게 실제로 그 해당 명목으로 사용되는지를 불문하고 근무일마다 실비 변상 명목으로 일정 금액을 지급하는 경우에, 위와 같이 지급된 금원을 실비 변상에 해당한다는 이유를 들어 임금에서 제외할 수는 없다(대법원 2019. 4.23. 선고 2014다27807 판결 참조).

취업규칙은 노사간의 집단적인 법률관계를 규정하는 법규범의 성격을 갖는 것이므로 명확한 증거가 없는 한 그 문언의 객관적 의미를 무시하는 해석이나 사실인정은 신중하고 엄격하여야 한다(대법원 2003. 3. 14. 선고 2002다69631 판결 등 참조).

나)

구체적 판단

위 법리들에 비추어 이 사건에 관하여 살피건대, 원심이 적절하게 설시한 사정들에다가 당심 및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취재비는 B회사 기자에게 지급되는 임금에 해당하고, 피해자는 B회사 편집국 산하 D부서 소속 기자로 채용되었음에도, 피고인 A은 거듭 피해자의 취재비 지급 요청을 거절하기로 결정하였고, 결국 피해자는 취재비를 지급받지 못하였다. 따라서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하고, 이를 지적하는 피고인 A의 주장은 모두 이유 없다.

①

취업규칙(피해자가 B회사에 입사할 당시 적용된 규칙)<2> 제8조 제2항에 의하면"회사는 근로계약 체결 시 임금, 근로시간, 휴게, 근무부서, 업무 등 기타 근로조건을 명시하여야 한다."고 되어 있고, 제42조(사원구분)에 의하면 B회사 구성원은 일반 사원과 기자로 그 직급이 구분되어 있다. 또한, 위 규칙 제80조(경비지급)<3>, 제81조(취재조사비)<4>에 의하면, B회사는 매월 정기적·일률적으로 기자 직원에게 취재조사비를 지급한다는 점이 단정적으로 규정되어 있고, 문언상 사측의 재량적 판단으로 개별 기자마다 달리 지급될 여지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

피고인 A은 외근이 잦은 기자들이 취재 과정에서 소비한 비용을 사후적으로 환급받는 차원에서 취재비가 지급되는 회사 관행을 강조하면서 기자로 근무한다고 하여 반드시 취재비를 받는 것은 아니라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위와 같은 피고인 A의 주장과 배치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 피해자는 D부서에서 재직 시 F의 외부 취재 지시를 받고 외근한 경우도 있음에도 그 비용처리를 하지 못한 점,<5> ㉡ P과 같은 일부 기자들은 고용계약서 작성 시 특약 사항으로 "취재비 별도(연 이백사십만원)"을 안내받았고,<6> 이에 부합하는 일부 기자들(P 등)의 고용계약서 등이 증거로 제출되어 있지만, 이에 의하더라도 취재비는 일괄하여 사전에 지급되는 것인 점, ㉢ B회사는 취재비와는 별도로 영수증으로 증빙된 기자들의 출장비용을 실비로 정산하여 지급하고 있지만, 취재비는 별도 정산절차를 요하지 않은 점,<7> ㉣ B회사의 다른 기자들은 피해자에게 '원

래 기자면 취재비를 받아야 한다'는 취지의 반응을 보인 점<8> 등에 비추어 볼 때, 이 사건 취재비는 실비변상적인 금액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B회사 기자로 채용되었다면, '취재비'를 일률적으로 지급받게 된다고 봄이 타당하다.

②

피해자의 2017. 3. 31.자 고용계약서<9> 제1조 제3항에 의하면, "사원은 편집국 D 부서에서 근무하며 취재 업무를 관장한다."라고 되어 있다.

피해자와 그 상급자 F에 대한 B회사 인트라넷 직원정보<10> 란에서도 이들 모두 소속 부서 '편집국', 하위부서 'D부서'로 소개되고 있다.

피해자에 대한 B회사 2017. 4. 30.자 인사발령문<11>의 기재에서도 'D부서 기자'라고 표시되어 있고, 2018. 6. 10.자 편집 관련 부서 인원현황<12>의 기재에서도 편집국 산하부서로 'D부서'가 적시되어 있다.

나아가, B회사 공채로 채용된 같은 기수 기자들도 피해자를 동기 기자라고 받아들이며 서로 교류해왔다.<13>

이를 종합하여 보면, 피해자는 B회사 정식 기자로 채용되었으며, B회사 산하 부서 'D부서'에서 취재업무를 관장했다고 봄이 타당하다.

피고인 A은 B회사 회사 내부 관행 등을 이유로 피해자가 취재비를 지급 받지 못할 정당한 이유가 있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 근로기준법 제97조는 "취업규칙에서 정한 기준에 미달하는 근로조건을 정한 근로계약은 그 부분에 관하여는 무효로 한다. 이 경우 무효로 된 부분은 취업규칙에 정한 기준에 따른다."라고 정하고 있는데,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취업규칙에서는 B회사에 취재비 지급 여부에 관하여 재량을 부여하고 있지 아니하므로, 취재비에 관하여 위 취업규칙에서 정한 것보다 근로자에게 불리한 근로계약의 내용은 그 효력을 인정할 수 없는 점, ㉡ 그 밖에 피해자와 B회사 상호간 피해자가 채용될 당시 취재비에 관한 정보 일체, 취재비 지급 관행, 취재비 지급사유 등을 두고 협의하였거나 협의하였다면 취재비 미지급을 피해자가 진의로 승낙하였는지를 확인할 아무런 객관적 자료도 없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 A의 위 주장도 이유 없다 할 것이다.

③

피고인 A은 위와 같이 피해자가 기자로 채용되었음에도 그에게 정당한 이유 없이 취재비를 지급하지 않은 부분에 관하여 피해자가 취재비를 받아야 했는지 잘 모르겠다는 취지로 그 고의를 부인하고 있다. 그러나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 F는 '피고인 A에게 피해자에게 취재비를 지급하지 않은 부분이 개선되어야 한다는 취지로 보고하였지만 피고인 A은 지급할 수 없다고 거절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한 점,<14> ㉡ 실제로F는 피해자에 대한 인사평가 보고서에 '취재비를 지급받지 못하여 업무상 불만을 가지고 있다'는 취지의 공식적인 인사 평가를 남긴 점,<15> ㉢ 피고인 A은 당시 B회사의 인 사업무 최종결재권자로서 이러한 평가를 열람할 수 있는 지위에 있었던 점, ㉣ 피고인 A은 검찰 조사에서 '피해자는 편집국 소속도 아니고 취재조사비를 줄 이유는 없었다. 지급대상이 아니라서 지급을 안 한 것뿐이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는데,<16> 이러한 피고인 A의 진술은 위 F의 진술에 부합하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 A이 피해자에게 취재비를 지급하지 아니한 것에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볼 수 없어 피고인 A에게 이 부분 고의가 있었음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 피고인 A의 위 주장도 이유 없다.

2)

피해자의 직무 재배치 부분에 관하여

가)

관련 법리

사업주가 직장 내 성희롱과 관련하여 피해를 입은 근로자 또는 성희롱 피해 발생을 주장하는 근로자에게 해고나 그 밖의 불리한 조치를 한 경우에는 구 남녀고용평등과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이하 '남녀고용평등법'이라 한다) 제14조 제2항(현 남녀고용평등법 제14조 제6항)을 위반한 것으로서 민법 제750조의 불법행위가 성립하는데, 사업주의 조치가 피해근로자 등에 대한 불리한 조치로서 위법한 것인지 여부는 불리한 조치가 직장 내 성희롱에 대한 문제 제기 등과 근접한 시기에 있었는지, 불리한 조치를 한 경위와 과정, 불리한 조치를 하면서 사업주가 내세운 사유가 피해근로자 등의 문제 제기 이전부터 존재하였던 것인지, 피해근로자 등의 행위로 인한 타인의 권리나 이익 침해 정도와 불리한 조치로 피해근로자 등이 입은 불이익 정도, 불리한 조치가 종전 관행이나 동종 사안과 비교하여 이례적이거나 차별적인 취급인지 여부, 불리한 조치에 대하여 피해근로자 등이 구제신청 등을 한 경우에는 그 경과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해야 한다(대법원 2017. 12. 22. 선고 2016다202947 판결 참조).

나)

구체적 판단

위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에 관하여 살피건대, 원심의 위와 같은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앞서 살펴본 B회사의 취업규칙, 인사발령문, 사내인트라넷 직원 정보 등에서 '기자'와 '연구원'은 구분되는 직위임이 명백한 점,<17> ② G팀 연구원은 독립적·계속적으로 기사를 작성하기보다 G팀 기자가 기사를 작성하며 참조할 만한 전문 자료를 조사하고, 이를 취합하는 업무를 수행하는 것에 가깝고, 또한

위 연구원은 단독 명의로 기사를 표출할 권한이 없다고 보이는 점(전임 연구원 L가 작성했다는 기사들에도 기자의 이름이 먼저 기재되어 있고, 연구원의 이름과 직위가 병기되어 있다<18>), ③ B회사 동료 기자들은 피해자에게 '기자가 왜 연구원으로 가는 것이냐'는 취지의 반응을 보이고 있고,<19> K, I, H은 모두 '연구원으로서 근무하다 충분한 역량을 쌓은 후 기자로 다시 돌아갈 수 있다', '연구원에 가더라도 기자로 갈 수 있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는데,<20> 위 동료 기자들의 반응 및 위 K 등의 진술에 의하더라도 이들은 '기자'가 '연구원'보다는 좋은 지위에 있다고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 점, ④ 피해자는 인턴 기자에서 정규 기자로 전환되는 과정이 어려운 상황에서도 정규 기자로 채용되었고,<21> 이 사건 직전 년도 인사평가에서 'A' 등급을 받았으며,<22> D부서에서 근무 시 피해자가 작성한 기사가 인터넷 포털 사이트에서 다수 조회되어 이를 F가 축하해 주고, 피해자가 작성한 기사가 종종 B회사 지면 신문에도 게재된 점<23>에 비추어 볼 때, 피해자 입장에서는 위와 같이 연구원으로 재배치되는 것이 사실상 징계로 받아들여졌을 것으로 보이는 점, ⑤ 피해자가 2018. 4. 9. B회사 고충처리위원회에 '소속 부서장 F가 술자리를 강요하고 신체접촉 등 성희롱을 하였다'는 취지의 고충처리를 신고하여 2018. 4. 12.부터 2018. 4. 26.까지 B회사 측에서는 고충처리 내용의 진상을 파악하기 위한 절차에 돌입하였고, 불과 2주간 뒤에 피해자는 D부서 기자에서 G팀 연구원으로 배치되었고, 위 G팀 사무실은 D부서 사무실과 층을 공유하여 피해자는 언제든지 F와 마주칠 수 있던 점, ⑥ 이 사건 이전까지는 기자에서 연구원으로 직무가 전환된

사례가 존재하지 않은 점,<24> ⑦ B회사 취업규칙 제116조(신분보장)에서 "사원은 이 규칙에 정하는 사유에 의하지 아니하고는 정당한 사유 없이 해고, 휴직, 전직, 감봉, 기타불이익처분을 받지 아니한다."라고 되어 있고, 피해자는 기자라는 직무에서 연구원이라는 직무로 전환되고, 소속 부서배치도 변동되었으므로 이는 '전직'<25>에 해당한다고 보이는데, 그 과정에서 B회사는 피해자로부터 사전에 그 의사를 확인해보지도 않았고 이를 알아보려는 구체적인 노력도 하지 아니한 점, ⑧ 이 사건 직무 재배치 관련 인사발령의 결재권자는 대표이사인 피고인 A이고 직접 이를 결재하였으며, 사전에 편집국 각 부장들 및 K에게 각 부서별 인력수요를 조사하여 직접적으로 직무 재배치에 관여한 점 등까지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들은 피해자에 대한 이 사건 직무 재배치가 불리한 조치임을 충분히 알고 있음에도, 위와 같은 피해자의 의사에 반하는 불리한 조치를 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다.

3.

검사의 피고인들에 대한 사실오인 주장에 관한 판단

가.

이 부분 공소사실의 요지(피해자의 직무 배제로 인한 남녀고용평등법위반의 점)1) 피고인 A

사업주는 직장 내 성희롱과 관련하여 피해를 입은 근로자 또는 성희롱 피해 발생을 주장하는 근로자에게 해고나 그 밖의 불리한 조치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

피고인은 2018. 4. 9. 위 사업장 D부서에 근로하는 피해자가 '소속 부서장인 F가 술자리를 강요하고 신체접촉 등 성희롱을 하였다'는 취지로 사내 고충처리위원회에 고충처리 신청을 하고 2018. 4. 12. 위 고충처리위원회가 해당 내용을 조사하기로 결정한 후인 2018. 4. 16. 위 B회사 부사장인 I으로 하여금 피해자의 근무장소를 D부서(위 사

업장 16층)에서 부사장이 근무하는 3층으로 변경한 후 출퇴근 및 점심시간 출입 보고, 외부취재 금지 및 매일 일정량의 기사작성 등 피해자의 근태관리를 강화하는 방법으로 실질적으로 피해자의 직무를 배제하게 하는 등 피해자의 의사에 반하여 불리한 조치를 하였다.

이로써 피고인은 남녀고용평등과 일 · 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에서 정한 의무를 위반하였다.

2)

피고인 주식회사 B

피고인 회사는 피고인 회사의 대표이사인 위 A이 피고인 회사의 업무에 관하여 위 가.항 기재와 같이 남녀고용평등과 일 · 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에서 정한 의무를 위반하였다.

나.

원심의 판단

원심은,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더라도 피해자의 직무 배제로 인한 남녀고용평등법위반의 점에 대한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피고인 A이 I으로 하여금 피해자의 고충처리 신청 이전에는 하지 않았던 피해자의 근태관리를 강화하는 F의 지시를 그대로 전달하게 하여 실질적으로 피해자의 직무를 배제하게 하였다거나 그러한 사실을 알고도 용인하였다거나 I 등과 공모하여 구 남녀고용평등법 제37조의 위반행위를 하였다고 단정하기 어렵고,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 이 부분 공소사실을 인정하기 부족하며 달리 인정할 증거가 없으며, 나아가 피고인 A에 대한 이 부분 공소사실이 인정되지 아니한 이상 양벌규정에 따라 공소제기된 피고인 회사에 대한 피해자의 직무 배제로 인한 남녀고용평등법위반의 점에 대한 공소사실 또한 인정되지 아니한다고 판단하였다.

다.

당심의 판단

1)

관련 법리

형사재판에서 유죄의 인정은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공소사실이 진정하다는 확신을 가지게 할 수 있는 증명력을 가진 증거에 의하여야 하며, 이와 같은 증명이 없다면 설령 피고인에게 유죄의 의심이 간다고 하더라도 유죄로 판단할 수는 없다. 또한 형사항소심은 속심이면서도 사후심으로서의 성격을 가지고 있는 점과 아울러 형사소송법에서 정한 실질적 직접심리주의의 정신 등에 비추어 볼 때에, 제1심이 증인신문 등의 증거조사 절차를 거친 후에 합리적인 의심을 배제할 만 한 증명이 부족하다고 보아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한 경우에, 항소심의 심리 결과 일부 반대되는 사실에 관한 개연성 또는 의문이 제기될 수 있다 하더라도 제1심이 일으킨 합리적인 의심을 충분히 해소할 수 있을 정도에까지 이르지 아니한다면 그와 같은 사정만으로 범죄의 증명이 부족하다는 제1심의 판단에 사실오인의 위법이 있다고 단정하여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여서는 아니 된다(대법원 2016. 4. 15. 선고 2015도8610 판결 등 참조).

2)

구체적 판단

위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에 관하여 살피건대,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 중 이 부분 공소사실에 직접적으로 부합하는 객관적인 증거는 존재하지 아니하고, 다만 이에 부합하는 듯한 관여자들 내지 B회사 직원들의 진술뿐이고, 아래와 같은 사정들까지 종합하여 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되고, 나머지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 A이 I, F 등과 공모하였거나 I을 통하여 피해자에 대한 직무 배제의 불리한 조치를 하였다는 이 사건 공소사실이 합리적인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증명되었다고 보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①

먼저 J(B회사 고충처리위원회 위원)이 한 '피고인 A도 피해자와 관련 보고는 다받았다'는 취지의 진술<26>은 피해자와 사이에 이루어진 해당 대화 맥락상 '피해자가 한 고충처리 신청 내용을 피고인 A에게도 보고했다'는 취지로도 읽힐 수 있고, 위 진술에 의하더라도 피고인 A이 '피해자에 대한 강화된 근태관리(형식적인 기사 작성 등)'를 알면서도 이를 묵인했다는 점까지 인정하기에는 부족하다.

②

H은 검찰<27>에서 "기사 작성, 외부 취재 금지와 같은 지시는 I 부사장이 자의적으로 위와 같은 업무지시를 하지는 않았을 것이고, 대표이사와 상의를 하여 결정한 사항으로 추측된다."라고 진술하였는데, 이는 H이 뒷받침할 만한 별다른 증거 없이 추측하고 있을 따름이어서 이를 그대로 믿기는 어렵다.

③

K은 경찰<28>에서 '피고인 A에게 보고가 된 것으로 알고 있다'는 취지로 진술하였으나, 이 사건 직무 배제의 직접 행위자도 아닌 K이 누가 언제 어떻게 피고인 A에게 보고한 것인지 등 구체적인 보고 과정과 피고인 A의 당시 반응 등 상세 내용은 생략된 상황이고, 이를 보강할 객관적인 증거 역시 없어 이 또한 그대로 믿기 어렵다.

④

또한, F의 수사기관에서의 각 진술은 F가 피해자에 대한 이 사건 부당한 조치의 직접 행위자라는 이유로 현재 별건으로 기소된 상황에다가 피고인 A 역시 수사기관및 당심에 이르기까지 일관되게 자신은 구체적으로 이 부분 직무 배제 행위에 관하여 알지 못한다고 진술하고 있는 점, F와 공동정범으로 기소된 I은 "위와 같은 업무지시사항에 대해 일일이 대표에게 보고는 하지 않았다."<29>라고 진술하고 있어 위 F의 진술

에 배치되는 점, F가 피고인 A에게 그 책임을 전가할 가능성이 전혀 없다고는 볼 수 없는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위 F의 진술 역시 이를 그대로 믿기 어렵다.

4.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들 및 검사의 피고인들에 대한 항소는 모두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의하여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태우(재판장) 이훈재 양지정

각주1) 이 사건 당시 I은B회사 부사장, 피고인 A은 B회사 대표이사, F는B회사 산하 D부서 소장으로 근무하였다. 이하 이들에 대한 직위는 생략하고 이름으로만 특정한다.

각주2) 증거기록 제10책 중 제1권 358쪽(증거목록 순번 60번)

각주3) 제1항 회사는 직원에게 취재조사비, 연구조사비, 업무추진비, 직무수당, 회의비 등을 지급한다.

각주4) 취재조사비는 정규기자 및 견습기자에게 일정액을 지급한다.

각주5) 증거기록 제10책 중 제1권 63쪽(증거목록 순번 6번), 290쪽~293쪽(증거목록 순번 47번, 48번)

각주6) 증거기록 제10책 중 제4권 1,994쪽(증거목록 순번 183번)

각주7) 증거기록 제10책 중 제5권 2,402쪽(증거목록 순번 278번)

각주8) 증거기록 제10책 중 제5권 2,397쪽(증거목록 순번 275번), 제5권 2,400쪽~2,401쪽(증거목록 순번 278번), 제5권 2,404쪽(증거목록 순번 280번), 제6권 22쪽~23쪽(증거목록 순번 294번)

각주9) 증거기록 제10책 중 제3권 1,114쪽(증거목록 순번 133번)

각주10) 증거기록 제10책 중 제1권 289쪽(증거목록 순번 46번), 315쪽(증거목록 순번 55번)

각주11) 증거기록 제10책 중 제10권 885쪽(증거목록 순번 509번)

각주12) 증거기록 제10책 중 제5권 2,193쪽(증거목록 순번 233번)

각주13) 증거기록 제10책 중 제1권 297쪽~301쪽(증거목록 순번 49번)

각주14) 증거기록 제10책 중 제5권 2,111쪽-2,112쪽(증거목록 순번 214번)

각주15) 증거기록 제10책 중 제9권 384쪽~385쪽(증거목록 순번 456번)

각주16) 증거기록 제10책 중 제5권 2,333쪽~2,335쪽(증거목록 순번 263번)¦

각주17) 증거기록 제10책 중 제2권 930쪽(증거목록 순번 116번)도 참조하여 보면, G팀 내부에 '기자'와 '연구원'은 구분되고 있다.

각주18) 증거기록 제10책 중 제3권 1,126쪽(증거목록 순번 139번), 제10권 1,086쪽~1,087족(증거목록 순번 533번)

각주19) 증거기록 제10책 중 제1권 260쪽~262쪽(증거목록 순번 40번), 제2권 698쪽(증거목록 순번 89번), 제10권 1,442쪽~1,443쪽(증거목록 순번 591번)

각주20) 증거기록 제10책 중 제1권 326쪽, 338쪽~339쪽(증거목록 순번 57번), 제2권 700쪽(증거목록 순번 89번), 제2권 898쪽(증거목록 순번 108번)

각주21) 증거기록 제10책 중 제1권 87쪽(증거목록 순번 8번), 제2권 688쪽(증거목록 순번 89번)

각주22) 증거기록 제10책 중 제9권 383쪽(증거목록 순번 456번)

각주23) 증거기록 제10책 중 제3권 1,109쪽~1,110쪽(증거목록 순번 131번)

각주24) 증거기록 제10책 중 제9권 826쪽(증거목록 순번 501번)

각주25) 국립국어원이 발간한 '표준국어대사전'을 참조하여 보면, '전직'이란 "직업이나 직무를 바꾸어 옮김"이라는 뜻으로 풀이된다.¦

각주26) 증거기록 제10책 중 제1권 109쪽(증거목록 순번 16번)

각주27) 증거기록 제10책 중 제2권 685쪽~703쪽(증거목록 순번 89번)

각주28) 증거기록 제10책 중 제9권 822쪽(증거목록 순번 501번)

각주29) 증거기록 제10책 중 제2권 893쪽(증거목록 순번 108번)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