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방법원판결

서울중앙지방법원 2023. 10. 17. 선고 2023가단5029563 판결

주문

1.

피고는 원고에게 51,519,600원 및 이에 대하여 2023. 2. 9.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2%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2.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3.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피고는 2018. 12. 18. 법률 제15985호로 양성평등기본법 제46조의2가 신설됨에 따라 2019. 12. 19. 설립된 성폭력ㆍ가정폭력ㆍ성매매 등 피해자 보호ㆍ지원사업 등을 하는 특수법인으로, 같은 법 부칙(법률 제15985호) 제2조 및 설립정관 부칙(2019. 12. 19.)에 기해 구 재단법인 C(이하 ‘구 재단법인’이라 한다)의 권리‧의무를 승계하게 되었다.

나.

피고는 2019. 12. 31.경 피고 인사규정, 복무규정, 보수규정(을 제4호증, 이하 ‘이 사건 보수규정’이라 한다) 등을, 2020. 1. 17. 피고 보수규칙(갑 제7호증, 이하 ‘이 사건 보수규칙’이라 한다)을 각 제정하고, 구 재단법인에서 위탁사업별로 기본 연봉을 달리 정하였던 것을 통합하여 별지2 표 기재와 같이 경력에 따른 동일기준(이하 ‘통합 임금 조견표’라 한다)을 마련하였다.

다.

원고는 2014. 4. 23. 구 재단법인 D단장으로 임용되어 무기계약직으로 재직하였는데(구 재단법인은 정규직 직원 없이 기간제 또는 무기계약직 형식으로 직원들을 채용하였다), 피고 설립 후 마련된 제한경쟁채용 절차(구 재단법인 무기계약직을 대상으로 한 정규직 근로자 선발 전형)를 거쳐 피고 일반직(정규직) 1급으로 편성된 뒤, 2020. 1. 20. 피고와 근로계약(이하 ‘이 사건 근로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고 같은 해 1. 1.부터 피고 일반직 1급 본부장으로 근무하였다. 이 사건 근로계약 중 이 사건과 관련한 부분은 아래와 같다.

라.

원고는 구 재단법인 소속시 2019년도에 E본부장으로서 월 기본급 5,980,300원을 지급받았는데, 피고 일반직 1급 15년차로 편성된 후 이 사건 근로계약에 따라 별지2표 기재 해당 구간의 월 기본급 4,766,400원(57,196,800/12)을 지급받게 되었고, 결과적으로 구 재단법인에서 최종적으로 지급받던 급여와 비교하였을 때 별지1 표 기재와 같이 2020. 1. 1.부터 2023. 8.까지 합계 51,519,600원의 기본급이 삭감되는 효과가 발생하였다(이하 ‘임금 삭감분’이라 한다).

마.

한편 피고는 원고 등 구 재단법인 직원 3인에게 2019. 12. 31.까지 계속근로기간에 대한 퇴직금을 정산하고, 2020. 3. 13. 원고로부터 ‘퇴직금 산정을 위한 계속근로연수 및 퇴직금 지급률은 정산시점(2020. 1. 1.)부터 새로이 기산하는 데 이의가 없다’는 취지의 내용의 퇴직금정산확인서를 작성받고, 2020. 4. 1. 퇴직금을 지급하였다(을 제11호증).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14호증(가지 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 번호 포함, 이하 같다), 을 제1 내지 7, 9 내지 11, 14, 15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청구원인에 관한 판단

가.

원고 주장 요지

피고는 구 재단법인 직원 근로관계를 포괄승계하였는데, 피고가 새로 마련한 보수체계인 통합 임금조견표는 소속 근로자 과반수 동의 없이 원고 등 구 재단법인 직원의 기본급을 삭감하는 것으로 취업규칙을 불리하게 변경한 것이므로 이 사건 근로계약 중 기본급 부분은 근로기준법 제94조 제1항 단서에 반하여 무효인바, 피고는 원고에게 미지급 임금으로 임금 삭감분 및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이에 대하여, 피고는, (1) 피고는 구 재단법인의 직원 근로관계를 포괄승계하지 않았고, (2) 원고는 자발적인 퇴직금 지급합의 및 제한경쟁채용 절차 지원에 의해 종전 근로관계를 정산하고 피고와 일반직 1급으로 새로 근로계약을 체결한 것이고, (3) 원고의 구 재단법인에서의 통상임금은 애초 취업규칙이 아닌 개별 근로계약에 의해 개별적으로 결정되었고, 피고 보수규정도 연봉지급기준 범위 내에서 원장이 따로 정하도록 근로계약에 유보하고 있어 취업규칙이 불리하게 변경된 것이 아니므로, 이 사건 근로계약 기본급 부분이 유효하다고 주장한다.]

나.

피고의 구 재단법인 직원 근로관계 승계 여부

1)

앞서 인정한 양성평등기본법 부칙 제2조 제3항이나, 위 법률에 따라 설립된 피고 정관 제3조 제2항(이하 부칙 제2조 제3항, 피고정관 부칙 제3조 제2항을 통틀어, ‘이 사건 법률 및 정관 부칙’이라 한다)의 내용의 문언상 명백성, 앞서 든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구 재단법인 직원들은 대부분 고용보험을 그대로 유지한 상태에서 퇴직금 등을 지급받지 아니하고(또는 원고와 같이 퇴직금 중간정산을 받고) 피고에 근무하고 있는 실질 등에 비추어 보면 구 재단법인 소속 직원들의 근로관계는 피고에 포괄적으로 승계됨이 명백하다.

2)

피고는 이 사건 법률 및 정관 부칙에 ‘포괄승계’라는 문언이 명시적으로 없다거나, 피고 정관 제13조 제1항에 규정된 ‘피고 직원은 규정이 정하는 바에 따라 원장이 임면한다’는 내용을 근거로 직원 근로관계가 포괄적으로 승계된 것이 아니고, 나아가 원고가 구 재단법인 재직기간 동안의 퇴직금을 정산받고 제한경쟁채용을 거쳐 피고 정규직으로 채용된 이상 기존 구 재단법인 재직 당시의 근로관계는 단절된 것이라고 주장하나, (가) 이 사건 법률 및 정관 부칙의 ‘구 재단법인의 직원은 피고 직원으로 본다’는 내용은 문언 그대로 고용관계 지속이 간주된다는 것이어서, 근로관계 포괄승계로 해석될 수밖에 없고, (나) 위 정관 제13조 제1항은 구 재단법인 근로관계 승계에 관한 내용이 아니라 피고 직원의 임면권자가 원장이라는 취지의 조항에 불과하고, (다) 앞서 인정한 퇴직금정산확인서의 내용은 퇴직금 산정 후 계속근로기간의 새로 계산 등 퇴직금 중간정산에 관한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8조 제2항 후문<1>의 내용에 준하는 것에 불과하여 그 퇴직금 중간정산의 적법 여부와 별론으로, 원고의 고용관계 계속 여부와는 직접적인 관련이 없으며, (라) 구 재단법인이 해산하고 피고가 새로 설립한 이상 부서 개편 등은 당연한 것이어서 피고가 주장하는 조직도 변경이나 원고 담당 업무의 변경(성폭력 피해자 지원에서 성매매 및 가정폭력 피해자 지원 업무로 변경)이 있다 하더라도(을 제16, 17호증), 그와 같은 사정만으로 근로자들의 고용관계가 단절된 것이라 볼 수 없고, (마) 피고의 제한경쟁채용은 구 재단법인 직원들(무기계약직) 한정으로 정규직을 선발한다는 것으로 고용형태만 달라질 뿐이라 구 재단법인 직원들이 위 선발절차에 응한다 하여 기존 근로관계를 중단하는 의사라 볼 수 없고, 이 점에서 오히려 피고가 주장하는 바와 같이 일부 직원들에 대한 퇴직금 정산 및 제한경쟁채용에 관한 피고의 의사가 원고 등 종전 무기계약직 직원들의 기존 근로관계를 완전히 종료시키고 피고 정규직 직원으로 새로 채용한다는 것이라면, 이는 도리어 해고의 법리가 적용될 여지가 있는바, 근로관계가 승계되지 않았다는 피고의 각 주장은 어느 모로 보나 받아들이기 어렵다.

다.

보론<2> : 피고 퇴직금 중간정산의 적법 여부

근로자직급여 보장법(이하 ‘퇴직급여법’이라 한다) 제8조 제2항에 의하면, 사용자는 주택구입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사유로 근로자가 요구하는 경우에는 근로자가 퇴직하기 전에 해당 근로자의 계속근로기간에 대한 퇴직금을 미리 정산하여 지급할 수 있는데, 같은 법 시행령 제3조는 제1항 각 호에서 그 사유를 아래와 같이 정하고 있는바, 원고 등 구 재단법인 직원들에 대한 퇴직금 중간정산은 원고 등 직원들의 요청이 있었다 하더라도 법정의 퇴직금 중간정산 사유가 분명하지 않아 퇴직급여법에 반하여 무효라 판단된다.

라.

취업규칙 불이익 변경 여부

1)

근로기준법 제94조 제1항은 “사용자는 취업규칙의 작성 또는 변경에 관하여 해당 사업 또는 사업장에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있는 경우에는 그 노동조합,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없는 경우에는 근로자의 과반수의 의견을 들어야 한다. 다만 취업규칙을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변경하는 경우에는 그 동의를 받아야 한다.”라고 정하고 있다. 취업규칙의 불이익한 변경이란 사용자가 종전 취업규칙 규정을 개정하거나 새로운 규정을 신설하여 근로조건이나 복무규율에 관한 근로자의 권리나 이익을 박탈하고 근로자에게 저하된 근로조건이나 강화된 복무규율을 일방적으로 부과하는 것을 말한다(대법원 1993. 8. 24. 선고 93다17898 판결 등 참조). 여기서 근로조건이나 복무규율에 관한 근로자의 권리나 이익이란 종전 취업규칙의 보호영역에 따라 보호되는 직접적이고 구체적인 이익을 가리킨다(대법원 2022. 3. 17. 선고 2020다219928 판결, 대법원 2022. 4. 14. 선고 2021다280781 판결 등 참조).

근로관계가 포괄적으로 승계되는 경우에는 근로자의 종전의 근로계약상의 지위도 그대로 승계되는 것이므로 노동조합과 사이에 단체협약의 체결 등을 통하여 근로관계의 내용을 변경 조정하는 새로운 합의를 하는 등의 사정이 없는 한 이러한 근로관계의 승계가 이루어진 이후 사용자가 일방적으로 종전 취업규칙의 내용보다 근로조건을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변경하는 것은 그 효력이 없다 할 것이고, 따라서 종전 취업규칙이 그대로 적용된다(대법원 1997. 12. 26. 선고 97다17575 판결, 대법원 2001. 4. 24. 선고 99다9370 판결 등 참조).

2)

위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앞서 든 증거들 및 갑 제15 내지 25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보태어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가) 취업규칙은 그 명칭을 불문하고 사용자가 당해 사업의 근로자 전체에 통일적으로 적용될 근로자의 복무규율과 근로조건에 관한 준칙을 규정한 것이고(대법원 1998. 11. 27. 선고 97누14132 판결 등 참조), 여기서 근로조건이란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의 근로관계에서 임금·근로시간·후생·해고 기타 근로자의 대우에 관하여 정한 조건을 말하는바(대법원 1992. 6. 23. 선고 91다19210 판결 등 참조), 구 재단법인 보수규정은 직원의 연봉을 상한액과 하한액이 정하여진 연봉지급기준 범위 내에서 매년 협의 조정하되, 필요한 사항은 원장이 따로 정하도록 하였는데(제9조), 사실상 위탁사업별로 매년 예산에 따라 정하여졌고, 피고가 제출한 구 재단법인 2014 ~ 2019년도 본부장 임금비교 표(을 제14호증)에 의할지라도, 원고를 포함한 구 재단법인 직원들은 각 부서별로 매년 일정한 기본급이 책정되어, 매년 조금씩 상승하거나 동결되는 식으로 임금을 지급받아 온 사실을 알 수 있는바, 비록 구 재단법인 보수규정의 해당 조항의 내용이 추상적일지라도, 위와 같은 사실상 임금산정의 기준이나 계속된 임금지급의 관행에 비추어 볼 때 구 재단법인에서 통일적으로 적용되는 임금 기준으로 보호되는 직접적이고 구체적인 이익이 있었다 판단되는 점, (나) 피고가 설립 후 제정한 통합 임금조견표는 피고 소속 근로자들에게 적용할 보수체계를 통합적으로 정립하는 것으로 그 자체로 취업규칙을 신설하는 것이라 할 것인데(갑 제13호증), 원고의 경우 구 재단법인에서 2019년도에 기본급 월 5,980,300원을 지급받다 피고 통합 임급조견표 1급 15년차에 편성됨으로써 기본급 월 4,766,400원을 지급받게 되어 기본급이 월 120만 원 가량 대폭 삭감되고 구 재단법인 입사 무렵 받았던 기본급보다도 저하되었으므로(갑 제10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다른 직원들의 임금도 삭감된 것으로 보인다), 불리한 취업규칙이 신설되었다 할 것이고(피고는 원고가 정규직이 되었으므로 불리하지 않다는 취지로도 주장하는 것으로 보이나 당초 임금과 고용형태는 대가관계나 연계성이 인정되지 아니하여 개별적으로 판단되어야 한다), 위와 같은 취업규칙의 신설에 있어서는 근로자들의 집단적 의사결정방법에 의한 동의가 필요한 점(대법원 2002. 6. 28. 선고 2001다47764, 47771, 47788 판결 등 참조), (다) 구 재단법인 소속 직원들의 근로관계가 피고에 포괄적으로 승계된 이 사건에서 피고가 구 재단법인 소속 직원들로부터 위 보수체계(통합 임금조견표)에 대한 집단적 동의를 받았다거나, 새로 단체협약을 체결하였음을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는 점 등을 종합하면, 피고 통합 임금조견표는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변경되었음에도 그 동의를 받지 않고 신설되었다 할 것인바, 원고의 이 사건 근로계약 중 통합 임금조견표에 따라 불리하게 변경된 기본급 부분은 무효이고 종전 구 재단법인에서 지급받던 기본급이 적용되어야 한다.

라.

소결론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임금삭감분 합계 51,519,600원 및 이에 대하여 원고가 구하는 바에 따라 이 사건 소장 송달 다음날인 2023. 2. 9.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2%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3.

결론

원고의 피고에 대한 청구는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장원정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