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반소피고)의 본소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원고(반소피고)는 피고(반소원고)에게 33,465,827원 및 이에 대하여 2022. 3. 19.부 터 다 갚는 날까지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소송비용은 본소, 반소를 통틀어 원고(반소피고)가 부담한다.
제2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본소와 반소를 함께 본다.
기초사실
원고는 2011. 12.경부터 서울 서초구에서 'C학원'이라는 상호로 학원(이하 '이 사건 학원'이라 한다)을 운영하여 온 사람이고, 피고는 2017. 12.경부터 2022. 3. 4.까지이 사건 학원에서 강의를 한 과학강사이다.
원고는 피고에게, 2017. 12.경부터 6개월간 고정급으로 200만 원의 월급을 지급하였다. 이후 피고의 기본급보다 피고 수업을 듣는 학생들이 낸 수강료 중 약정 비율에 해당하는 금액이 더 높으면 위 비율에 따른 금액을, 기본급이 더 높으면 기본급액을 각 급여로 지급하기로 하였는데, 2018. 6.경부터 2019. 1.경까지는 피고가 가르치는 학생들이 낸 수강료의 50%를, 2019. 2.경부터 3개월간은 60%를, 2019. 5.경부터 2020. 5.경까지는 50%를, 2020. 6.경부터 2022. 3.경까지는 55%를 각 약정 비율로 정하였고, 2019. 7.의 기본금액은 250만 원이었다.
원고는 2021. 7. 17. 피고와 다음과 같은 내용의 강사채용계약(이하 '이 사건 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다(아래에서 '갑'은 원고, '을'은 피고를 각 지칭한다).
피고는 2022. 3. 8. 원고에게 "이 사건 학원을 퇴사한 이후 이 사건 계약 제9조(퇴직 후 1년 이내에는 서울 서초구 소재 학원에서는 근무할 수 없다)를 엄격히 준수합니다. 단 사전에 협의된 고3 수업은 제외하며 고3 수업은 2023 대학수학능력시험 생명과학I 시험을 목표로 하는 학생들 대상으로 사전 협의된 학생들로만 진행하며 협의되지 않은 학생 혹은 신규생을 받지 않을 것을 약속합니다. 이 사건 계약 제11조를 엄숙히 준수합니다."라는 내용의 서약서(이하 '이 사건 서약서'라 한다)를 작성하여 주었다.
원고는 2020. 6. 26. 피고가 코로나 시기 프리랜서에게 지급되는 국가지원금을 수령할 수 있도록 노무 제공 사실확인서(사업주 확인)를 작성하여 주었다.
피고는 2022. 3. 23. 서울지방고용노동청에 원고를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9조(퇴직금의 지급) 위반으로 진정하였고, 서울지방고용노동청은 2022. 6. 17. 원고에게 피고의 퇴직금 33,465,827원을 지급하라는 시정지시를 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호증, 갑 제3호증의 7, 갑 제4, 5, 6호증, 을 제1, 11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본소 중 채무부존재확인청구와 반소청구
당사자의 주장 요지
원고의 주장
피고는 2018. 6.경 '비율제 강의 시작'을 기점으로 수업시간과 수강인원을 스스로 통제하고 강의교재를 스스로 정하는 등 원고의 지휘 · 감독을 받지 않았고, 제3자를 고용하여 자신의 업무수행을 보조하게 하는 등 독립사업자성을 갖고 있었으며, 프리랜 서로서 코로나 지원금을 신청하였으므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지 않는다. 따라서 원고의 피고에 대한 퇴직금 채무는 존재하지 않고, 원고로서는 그 확인을 구할 이익이 있다.
피고의 주장
피고는 원고에게 종속적인 관계로 전속되어 원고의 지휘 · 감독을 받으며 계속적으로 근로를 제공하였으므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에 따른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도급계약인지보다 그 실질에 있어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고, 위에서 말하는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 수행 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 · 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노무제공자가 스스로 비품 · 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케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노무 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 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 ·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다만,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사회보장제도에 관하여 근로자로 인정받는지 등의 사정은 사용자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임의로 정할 여지가 크다는 점에서 그러한 점들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만으로 근로자성을 쉽게 부정하여서는 안 된다(대법원 2010. 4. 15. 선고 2009다99396 판결 등 참조).
피고의 근로자성에 관한 판단
위 인정사실에 을 제1 내지 29호증, 31 내지 40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실 및 사정을 종합하면, 피고는 원고로부터 지휘 · 감독을 받고 임금을 목적으로 원고에 종속되어 근무한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피고는 이 사건 학원에서 근무를 시작할 무렵부터 6개월간 고정급 200만 원을 지급받았다. 피고는 2018. 6.경 원 · 피고 사이에 수강료의 분배비율을 정하는 약정이 이루어짐에 따라 비율제강사가 되었으나 이를 피고가 소위 '일타강사'에 부합하는 실적을 거둔 것을 전제로 계약당사자 사이의 법적 지위를 재정립한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고, 피고가 비율제강사가 된 시점을 기점으로 근무형태, 업무환경 등에 본질적인 변화가 있었다거나 기존의 법률관계가 단절되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또한, 피고가 비율제강사가 된 이후에도 적어도 2019. 7.경까지 피고의 기본급이 정하여져 있었다.
원고는 이 사건 학원에 취업규칙이 없다고 주장하나, 2021. 7. 17. 원고와 피고 사이에 체결된 이 사건 계약은 피고의 근무시간 및 휴일과 휴가, 근무수칙 등을 구체적으로 정하고 있으며, 피고가 이 사건 학원 외의 장소에서 과외나 강의를 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피고가 퇴사하면서 원고의 요구로 이 사건 계약 제9조, 제11조를 준수하겠다는 이 사건 서약서를 작성한 점에 비추어 보더라도, 이 사건 계약이 단순히 형식적으로 작성된 것이라고 할 수 없다.
원고는 피고에게 과학과목 중 통합과학, 생물1, 생물2 강의를 하도록 하고, 매주 업무 회의에 참석하게 하였으며, 블로그 홍보작업, 학부모 설명회 준비 등을 지시하고, 업무일지를 작성하게 하였으며, 시험기간에 추가 출근과 조기출근, 연장근무를 하도록 하고, 보강을 지시하였으며, 학부모 상담 및 보고서 작성을 하도록 하고, 코로나로 인한 격리 당시 비대면수업을 하게 하는 등 피고의 업무를 지휘 · 감독하였다. 피고는 원고에게 건강문제로 휴강을 하거나 조퇴를 하는 경우 이를 보고하였고, 퇴원생이 있는 경우 그 사유를 고지하였다.
피고는 이 사건 학원에 전속되어 있었고, 원고가 마련한 학원 내 비품 등을 사용하였으며, 원고의 요청에 따라 비품을 구매하고 원고로부터 그 비용을 지급받기도 하였고, 이 사건 학원 아르바이트생 고용 시에 원고에게 아르바이트생의 근무시간, 시급을 지시받았다. 피고는 클리닉수업의 조교에게 비용을 지급한 적이 있으나, 이러한 사정만으로 피고가 스스로 제3자를 고용하는 등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4대 보험이나 사업소득세의 공제 여부는 사업자가 우월적인 지위에서 정할 수 있는 것이다. 피고가 코로나 19와 관련하여 프리랜서에 대한 긴급 고용안정지원금을 지급받았다고 하더라도 이로 인하여 원고와의 계약의 성격이 바뀐다거나 근로기준법 상의 보호를 스스로 포기하였다고 볼 수 없다.
퇴직금청구권의 발생 및 범위
피고가 1년 이상 계속하여 이 사건 학원에서 근로자로 근무한 후 퇴직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고, 피고의 근로자성이 인정되는 이상 퇴직금액이 33,465,827원임은 원고도 다투지 아니하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에 의한 퇴직금으로 33,465,827원 및 이에 대하여 피고의 퇴직일로부터 14일이 경과한 날의 다음날인 2022. 3. 19.부터 다 갚는 날까지 근로기준법이 정한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본소 중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청구
원고는, 피고가 이 사건 서약서를 위반하여 원고의 학원생들을 이 사건 학원에서 데려갔으므로, 원고에게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으로 1,000만 원을 지급하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갑 제6, 11호증(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만으로는 피고가 퇴직 후 1년 내에 고3이 아닌 원고의 학원생을 상대로 수업을 하였다는 사실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원고의 이 부분 청구는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본소청구는 모두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고, 피고의 반소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한다.
판사 김연수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