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는 원고에게 51,975,211원 및 이에 대하여 2021. 9. 16.부터 2024. 5. 28.까지는 연 5%, 그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 중 5%는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기초사실
피고는 신용정보의 이용 및 보호에 관한 법률(이하 ‘신용정보법’이라 한다)에 따라 금융위원회로부터 허가를 받아 신용조사업, 채권추심업 등을 주목적으로 영위하는 하는 회사이다.
원고는 2007. 5. 2. 피고에 입사하여 피고와 매년 영업중개업무 위임계약(이하 ‘이 사건 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고 2018. 2. 28.까지, 그리고 2019. 1. 7.부터 2021. 9. 1.까지 피고의 인천지점에서 영업직으로 근무한 자이다.
이 사건 계약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아래 표에서 피고를 ‘위임인’, 원고를 ‘수임인’이라 한다).
[인정 근거] 일부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3호증, 을 제9호증(가지번호를 따로 표시하지 아니하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
당사자들의 주장 요지
원고의 주장
원고는 비록 피고와 형식적으로 위임계약을 체결하였지만, 실질적으로는 업무수행에 있어 피고로부터 상당한 지휘․감독을 받는 등 피고에 종속되어 근로를 제공하였으므로, 근로기준법이 정한 근로자에 해당한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이하 ‘퇴직급여법’이라 한다)에 따른 퇴직금(근무기간 2007. 5. 2. ~ 2021. 9. 1.까지)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의 주장
원고는 임금을 목적으로 피고에게 종속되어 피고의 지휘․감독을 받는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가 아니어서 피고는 원고에게 퇴직급여법 소정의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없고, 설령 근로자로 보더라도 원고는 2018. 3. 1.부터 2019. 1. 6.까지 다른 곳에서 근무하며 소득을 얻는 등 사실상 위 기간은 계속 근무기간에 포함될 수 없다.
판단
근로기준법상 근로자 해당 여부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위임계약인지보다 근로제공 관계의 실질이 근로제공자가 사업장에서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 여기에서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수행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제공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근로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하게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근로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고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그리고 근로제공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다만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사회보장제도에 관하여 근로자로 인정받는지 등의 사정은 사용자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임의로 정할 여지가 크다는 점에서, 그러한 점들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만으로 근로자성을 쉽게 부정해서는 안 된다(대법원 2006. 12. 7. 선고 2004다29736 판결 등 참조).
위 인정 사실에 갑 제4 내지 26호증의 각 기재 및 영상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는 계약의 형식에도 불구하고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피고에게 근로를 제공한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피고는 전국적으로 지점을 운영하며 지점에 지점장을 두고 지점장 또는 중간책임자를 통하여 업무지침, 가이드라인 등을 전달하였다. 피고는 각 지점장 등에게 내부전산관리 시스템에 영업계획을 입력하도록 하였고, 실적이 부진한 영업중개인에 대해서는 생산성 향상을 위한 조치나 해촉 조치와 같은 대책을 검토하라고 지시한바 있으며, 실적이 우수한 영업중개인에 대하여는 상품권 등으로 포상을 실시하였다. 피고는 원고를 비롯한 영업중개인을 대상으로 관련 법률에 관한 사항과 영업성과 증대를 위한 기법 등을 교육하고, 육성하는 프로그램도 계획하였다.
이 사건 계약상 특정 시간에 출퇴근할 의무를 정하고 있지는 않으나, 원고를 비롯한 피고의 인천지점 영업직은 매일 일일출장 명령보고를 작성하여 방문지, 방문목적, 출발시간, 복귀예정시간을 보고하였다. 또한 피고는 매주 특정 요일 특정 시간 현장 영업을 하도록 하거나 영업리더회의나 미팅를 열고, 브런치 데이를 진행하였다. 원고가 피고로부터 근무시간이나 근무장소에 대하여 엄격한 제한을 받았다고 보기는 어려우나, 이는 외근이 잦은 영업중개업무의 특성에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원고는 피고가 마련한 사무실의 지정된 자리에서 업무를 하였고, 피고가 제공한 전화기, 개인용 컴퓨터, 책상 등을 사용하였다. 원고는 임의로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하게 할 수 없었다.
원고는 14년 가까이 계속하여 피고의 영업중개인으로서 종사하였고, 피고의 영업중개업무 외에 일부 겸업을 하였으나 그 기간이 짧은 관계로 업무의 계속성 및 전속성이 인정됨에 무리가 없다. 이에 관하여 피고는 2015년경부터 근로관계의 내용이 달라졌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원고의 근무형태가 본질적인 부분에 있어서 유의미한 차이가 있도록 변경되었다고 보기는 어려우므로, 위 주장은 설득력이 크지 않다.
원고가 영업을 하여 받아온 채권들을 배정받은 채권추심인들이 채권 추심에 성공하거나 직접 채권추심을 성공한 경우, 피고는 원고에게 일정률의 수수료를 매달 15일에 정기적으로 지급하였는데, 위 수수료는 업무수행의 결과물에 대한 대가의 성격만 가진 것이 아니라 원고가 제공한 노무의 질과 양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것으로서 근로 자체에 대한 대가의 성격도 띄고 있다. 근무기간 동안 받았던 수수료의 액수, 그 지속성 등을 종합하여 보면, 위 수수료는 급여에 준하여 생계유지적 성격이 있는 근로의 대가로 볼 수 있다.
원고는 피고의 취업규칙을 적용받지 않았고,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해져 있지도 않았으며, 피고로부터 받은 수수료 등과 관련하여 근로소득세를 납부한 사정도 보이지 않는 등 다른 사회보장제도에서 근로자로서의 지위를 인정받지 못하였다. 그러나 이러한 사정들은 사용자인 피고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에서 임의로 정할 수 있는 것에 불과하므로, 이를 들어 원고의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성을 쉽사리 부정할 것은 아니다.
피고의 퇴직금 지급의무
원고가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피고에게 근로를 제공한 근로자로서 2007. 5. 2.부터 2018. 2. 28.까지, 그리고 2019. 1. 7.부터 2021. 9. 1.까지 1년 이상 계속하여 영업중개업무를 수행하다가 퇴사하였음은 앞서 본 바와 같으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퇴직급여법에서 정한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이에 대하여 피고는 2018. 3. 1.부터 2019. 1. 6.까지의 기간(이하 ‘이 사건 기간’이라 한다) 동안 원고와 근로관계가 단절되었으므로, 2018. 3. 1. 이전의 근로기간에 대한 퇴직금청구권은 소멸시효가 완성하였다고 주장하나, 후술하는 바와 같이 계속근로기간의 산정에 있어 이 사건 기간이 단절되었다고 볼 수는 없으므로, 위 주장은 이유 없다.
퇴직금 액수의 산정
계속근로기간의 산정
계속근로기간의 산정에 관하여 원고는 이 사건 기간도 포함되어야 한다는 취지로 주장하고, 피고는 이 사건 기간에는 계속근로를 제공한 것으로 볼 수 없다는 취지로 주장하므로 살핀다.
살피건대, 근로계약기간이 만료되면서 다시 근로계약을 맺어 그 근로계약기간을 갱신하거나 동일한 조건의 근로계약을 반복하여 체결한 경우에는 갱신 또는 반복된 근로계약기간을 합산하여 퇴직금 지급요건으로서의 계속근로 여부와 계속근로연수를 판단하여야 하고, 갱신되거나 반복 체결된 근로계약 사이에 일부 공백기간이 있다 하더라도 그 기간이 전체 근로계약기간에 비하여 길지 아니하고 계절적 요인이나 방학 기간 등 해당 업무의 성격에 기인하거나 대기 기간 또는 재충전을 위한 휴식 기간 등의 사정이 있어 그 기간 중 근로를 제공하지 않거나 임금을 지급하지 않을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근로관계의 계속성은 그 기간 중에도 유지된다고 봄이 상당한바(대법원 2020. 4. 9. 선고 2015다20780 판결 등 참조),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가 14년이 넘는 기간 동안 피고에 근무한 사실이 인정되고, 피고에 근로를 제공하지 아니한 이 사건 기간은 1년이 되지 않고, 근무기간 전체에 걸쳐 수행한 업무내용도 동일한 점을 고려할 때, 원고가 피고에 근무하지 않았던 이 사건 기간으로 인하여 그 이후에 원고가 피고에 근로한 기간과 이 사건 기간 이전에 피고에 근로한 기간의 계속적 근로관계가 단절되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앞서 든 증거에 이 법원의 인천세무서에 대한 과세정보회신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해 인정되는 다음의 각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계속적 근로관계가 단절되지 않았다고 보더라도, 이 사건 기간 동안에는 4주간을 평균하여 1주간의 소정근로시간이 15시간 미만인 단시간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므로 이 사건 기간은 퇴직금 산정에 있어서의 계속근로기간으로 인정될 수 없다. 따라서 이 사건 기간은 그 이후의 원고의 근로기간을 계속근로기간에서 단절시킨다고 볼 수는 없으나, 적어도 퇴직금 산정의 계속근로연수를 산정함에 있어서는 이를 제외하기로 한다.
원고는 이 사건 기간 이전인 2018년도에 피고로부터 수수료를 2~3개월 가량 지급받았던 것으로 보이는데, 그 밖에 C 공인중개사사무소에서 2018년에 11개월 가량, 2019년에는 1개월 가량의 수수료를 지급받은 사실이 확인된다. 1년(2018년)이 총 12개월임을 감안하면 1~2개월은 겸업이 있었으리라고 짐작되는바, 원고는 이 사건 계약상 겸업이 허용되지 아니함에도 겸업을 하였고, 이 사건 기간 대부분에는 사실상 다른 직장에 소속되어 근무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만약 이와 같이 근로계약상 금지된 겸업이나 특별한 사정이 확인되지 않는 이직을 한 경우에도 그 기간을 모두 퇴직금 산정의 근로기간으로 인정하게 되면 근로자가 여러 사업장에 산발적인 근로를 통하여 동시에 여러 곳의 직장에서 계속근로를 전제로 한 퇴직금을 인정받을 염려가 있는 등 부작용이 있을 수도 있으므로, 일시적으로 근로를 하지 않은 것이 해당 업무의 성격에 기인하지 않거나 대기 기간 또는 재충전을 위한 휴식 기간과 전혀 관계가 없다고 볼 수 있는 경우에까지 위 기간을 계속근로기간에 포함시켜야 한다고 해석할 수는 없다.
원고가 주장하는 휴직의 근거가 불분명하고(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의 취업규칙도 원고에게 적용되지 않고 그에 따른 휴직절차를 거쳤는지도 확인되지 않는다) 그 사유가 있었음을 인정할 자료도 없으므로, 원고는 앞서 본 법리에 따르더라도 이 사건 기간을 계속근로연수에 포함하여야 할 필요성이 있는 자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
퇴직급여법 제4조<1>의 통상적인 해석상 ‘산정사유 발생일’ 이전 4주간의 평균 ‘소정’근로시간이 15시간 미만인지 여부가 1차적인 판단기준으로 보이기는 하나<2>, ‘산정사유 발생일 이전 4주’는 위와 같은 일응의 입장을 해석론으로 밝힌 것일 뿐이고, 실제 위 규정에서는 소정근로시간 15시간 미만의 근로자에 관하여 ‘4주간을 평균하여’라고 정하고 있을 뿐이지, ‘선정사유 발생일’을 반드시 그 판단기준으로 하여야 한다는 명시적인 근거는 없으므로, 이 사건 원고와 같이 ①항에 기재한 바와 같은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문제되는 근로기간에 관하여 위 단시간 근로자에 관한 규정을 적용할 수 있다고 봄이 타당하다.
미지급 퇴직금의 범위
앞서 본 판단에 따라 보건대, 앞서 든 증거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면, 원고의 계속근로기간은 2007. 5. 2.부터 2021. 9. 1.까지의 5237일 중 이 사건 기간 312일(2018. 3. 1.부터 2019. 1. 6.까지)을 제외한 합계 4925일인 사실, 원고가 퇴직 전 3개월(92일) 동안 지급받은 수수료 합계액은 11,818,715원인 사실이 인정되는바,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1일 평균임금은 128,399원(= 11,812,715원 ÷ 92일, 계산의 편의상 원미만은 버린다, 이하 같다)이며, 이에 따라 산정된 원고의 퇴직금은 51,975,211원(= 1일 평균임금 128,399원 × 30일 × 4,925일 ÷ 365일)이 된다.
이에 대하여 피고는 평균임금액수가 원고의 퇴직 전 3개월이 유난히 고액이므로 인정되는 근무기간 전부를 기준으로 하여 평균임금을 산정해야 한다고 주장하나, 근로기준법 및 근로기준법 시행령 등이 정한 원칙에 따라 평균임금을 산정하였다고 하더라도, 근로자의 퇴직을 즈음한 일정 기간 특수하고 우연한 사정으로 인하여 임금액 변동이 있었고, 그 때문에 위와 같이 산정된 평균임금이 근로자의 전체 근로기간, 임금액이 변동된 일정 기간의 장단, 임금액 변동의 정도 등을 비롯한 제반 사정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볼 때 통상의 경우보다 현저하게 적거나 많게 산정된 것으로 인정되는 예외적인 경우라면, 이를 기초로 퇴직금을 산출하는 것은 근로자의 통상적인 생활임금을 기준으로 퇴직금을 산출하고자 하는 근로기준법의 정신에 비추어 허용될 수 없는 것이므로, 근로자의 통상적인 생활임금을 사실대로 반영할 수 있는 합리적이고 타당한 다른 방법으로 그 평균임금을 따로 산정하여야 한다. 그러나 근로자의 평균임금이 위와 같이 통상의 경우보다 현저하게 적거나 많다고 볼 예외적인 정도까지 이르지 않은 경우에는 근로기준법 등이 정한 원칙에 따라 평균임금을 산정하여야 하는바(대법원 2010. 4. 15. 선고 2009다99396 판결 등 참조), 피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원고의 평균임금이 통상의 경우보다 현저하게 적거나 많게 산정된 것으로 인정되는 예외적인 경우라고 보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위 주장은 이유 없다.
소결
그렇다면, 피고는 원고에게 퇴직금으로 51,975,211원 및 이에 대하여 원고의 퇴직일 이후 14일이 경과한 날의 다음 날인 2021. 9. 16.부터 피고가 그 이행의무의 존재여부 및 범위에 관하여 항쟁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인정되는 이 판결선고일인 2024. 5. 28.까지는 민법이 정한 연 5%, 그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근로기준법이 정한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결론
따라서, 원고의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일부 인용한다.
판사 박창우
각주1) 제4조(퇴직급여제도의 설정) ① 사용자는 퇴직하는 근로자에게 급여를 지급하기 위하여 퇴직급여제도 중 하나 이상의 제도를 설정하여야 한다. 다만, 계속 근로기간이 1년 미만인 근로자, 4주간을 평균하여 1주간의 소정근로시간이 15시간 미만인 근로자에 대하여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각주2) 이 사건의 경우 퇴직금이 문제되므로, 퇴직일 이전인 2021. 9. 1. 이전 4주간의 기간의 평균 소정근로시간이 15시간 미만인지가 1차적인 판단기준이 될 것이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