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는 원고에게 21,631,310원 및 이에 대하여 2022. 2. 9.부터 2024. 8. 9.까지는 연 5%,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 라.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 중 20%는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기초사실
원고는 충북 옥천군 C 아파트(이하 '이 사건 아파트'라 한다)의 관리를 위하여 집합건물의 소유 및 관리에 관한 법률과 이 사건 아파트 관리규약에 기하여 입주자들이 선출한 대표들로 구성된 자치기구이고, 피고는 건물관리업 등을 목적으로 하는 법인으로서 이 사건 아파트의 관리업무를 위탁받아 수행한 회사이다.
피고는 2020. 11. 23.경 이 사건 아파트의 사업주체인 주식회사 D(이하 'D'이라 한다)과 사이에, 피고가 이 사건 아파트 관리업무(건물의 공용부분, 부대시설 및 복리시설의 유지·보수, 건물 및 부대복리시설 미화·경비·주차 등의 업무)를 수행하기로 하면서 이 사건 아파트에 관한 공동주택관리 관리용역계약(이하 '이 사건 관리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는데, 주요 내용은 아래와 같다(이하에서 "갑"은 D을, "을"은 피고를 각
지칭한다).
피고는 2021. 2. 1.부터 2021. 12. 31.까지 이 사건 관리계약에 따라 이 사건 아파트에 관한 관리업무를 수행하였고, 원고는 2021. 8.경 구성되어 그 무렵 D의 이 사건 관리계약상 지위를 승계하였다.
이후 원고가 새로운 관리업체로 E 주식회사(이하 'E'이라 한다)를 선정하였고, 피고가 2021. 12. 31. 이 사건 관리계약 제2조 제2항에 따라 E에게 이 사건 아파트 관리업무를 인계·인수함으로써 이 사건 관리계약은 2021. 12. 31. 종료되었다.
피고는 이 사건 관리계약의 계약기간(2021. 2. 1.부터 2021. 12. 31.까지) 동안관리업무에 투입되는 근로자들(관리, 시설, 경리)에 대한 퇴직급여충당금과 연차수당충당금을 원고(원고가 관리업무를 승계받기 전에는 D)로부터 미리 매월 분할하여 11회에 걸쳐 지급받았는데, 그 합계액이 27,470,630원이고, 그중 피고가 근로자들에게 실제 지급하거나 사용한 금액은 5,839,320원이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17호증(각 가지번호 포함), 을 제1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본안전 항변에 관한 판단
피고의 본안전 항변 요지
이 사건 소는 원고의 적법한 총회결의를 거치지 않고 제기된 것이므로 부적법하다.
판단
공동주택의 입주자대표회의는 법인 아닌 사단으로 보아야 하므로 입주자대표회의가 사업주체에 대하여 가지는 하자보수청구권은 입주자대표회의 구성원들의 준총유에 속하는 재산권이라고 할 것이다. 따라서 입주자대표회의가 사업주체에 대한 하자보수청구권을 관리·처분하려면 입주자대표회의의 정관 기타 규약에 따르거나 그러한 규약이 없는 경우에는 민법 제275조의 규정에 따라 입주자대표회의 구성원 총회의 결의에 의하여야 한다(대법원 2007. 1. 26. 선고 2002다73333 판결 참조). 입주자대표회의가 각 구분소유자로부터 사업주체에 대한 하자보수청구권 및 이에 갈음한 손해배상채권을 양도받은 경우 그 양수금 채권 역시 입주자대표회의 구성원들의 준총유에 속하는 재산권이므로, 이에 관한 소 제기를 위하여도 같은 절차를 거쳐야 한다. 한편 소송요건은 사실심의 변론종결 시에 갖추어져 있으면 되고(대법원 1991. 11. 26. 선고 91다31661 판결 등 참조), 사원총회의 결의 없이 비법인 사단의 총유재산에 대한 소송이 제기된 경우에도 이후에 적법한 결의를 거쳐 그 소송행위를 추인하게 되면 행위 시에 소급하여 효력을 가지게 된다(대법원 2018. 7. 24. 선고 2018다227087 판결 참조).
살피건대, 갑 제23 내지 25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원고는 2023. 3. 27. 입주자대표회의를 개최하여 동별 대표자 3인 전원이 참석한 후 전원의 찬성으로 피고를 상대로 이 사건 소를 제기하기로 결의하였으나, 이 소송 계속 중 피고가 총회결의의 적법성을 문제 삼자, 2023. 9. 18.부터 2023. 9. 22.까지 입주자 284세대전원을 상대로 이 사건 소제기에 대한 모바일 찬반투표를 실시하여 과반수인 183세대가 찬성결의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바,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원고는 적법한 입주자대표회의 구성원 총회의 결의를 거쳐 이 사건 소를 제기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므로, 피고의 위 본안전항변은 이유 없다.
본안에 관한 판단
당사자 주장의 요지
원고
이 사건 관리계약은 민법에 정한 위임계약에 해당하고 원고가 지급한 용역대금은 위임인이 수임인에게 지급하는 비용의 성격을 가지므로 피고는 원고로부터 수령한 대금 중 지출하지 않은 돈을 원고에게 부당이득으로 반환할 의무가 있다. 그런데 피고는 이 원고 측으로부터 피고가 고용한 관리직원 등에 대한 2021. 2.부터 2021. 12.까지 11개월 동안의 퇴직급여충당금과 연차수당충당금 합계 27,470,630원을 미리 청구하여 지급받았으나, 피고가 이 사건 위·수탁 관리계약에 따른 관리업무를 수행한 기간은 1년 미만이어서 피고는 자신이 고용한 관리직원 등에 대한 위 퇴직적립금 및 연차적립금을 지출하지 않게 되었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위 27,470,630원을 반환할 의무가 있다.
피고
이 사건 관리계약은 도급계약에 해당하여 피고가 실제 지출하지 않은 퇴직급여충당금과 연차수당충당금이 있더라도 피고는 이를 반환할 의무가 없다. 이 사건 관리계약이 위임계약에 해당한다 하더라도, 이 사건 관리계약에서 정한 용역대금은 정산이 예정되지 아니한 확정적 총액계약이므로 퇴직급여나 연차수당이 실제 지출되었는지 여부와 관계없이 피고는 원고에게 이를 반환할 의무가 없다. 설령 피고의 원고에 대한 반환의무가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피고가 직원들에게 실제로 지출한 비용 5,839,320원은 원고가 청구하고 있는 금원에서 공제되어야 한다.
판단
이 사건 관리계약의 법적성격
위임계약 여부
앞서 든 증거에 의하면, 이 사건 관리계약서 제18조 및 제19조에 이 사건 관리계약에 따른 용역대금을 '도급금액'이라고 기재되어 있는 사실, 피고는 계약기간 동안 원고에게 매월 정해진 용역대금을 청구하고 원고는 청구금액에 대한 이의제기 없이 매월 정해진 용역대금을 지급하였으며, 계약기간 동안 피고와 사이에 별도의 정산을 거친 바 없는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앞서 든 증거 및 갑 제1, 3, 4, 8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관리계약은 도급계약이 아니라 위임계약이라고 봄이 타당하다.
이 사건 관리계약은 공동주택관리법에 근거하여 체결되었고, 계약에서 따로 정하지 않은 사항은 공동주택관리법의 관련 규정을 따르게 되어 있는데, 공동주택관리법 제52조 제6항은 "주택관리업자의 지위에 관하여 공동주택관리법에 규정이 있는 것 외에는 민법 중 위임에 관한 규정을 준용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또한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와 아파트 관리회사 사이의 법률관계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민법상의 위임관계로 평가된다(대법원 1997. 11. 28. 선고 96다22365 판결 등 참조).
이 사건 관리계약에서는 민법 제681조(수임인의 선관의무)와 같이 피고에게 선량한 관리자로서 계약 내용과 관련 규정을 준수하여 업무를 수행할 것을 요구하고(제8조 제1항), 민법 제682조(복임권의 제한)와 같이 피고가 관리업무를 제3자에게 재위임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제5조). 또한 이 사건 관리계약 제6조에서는 민법 제683조(수임인의 보고의무)와 같이 피고가 원고에게 이 사건 아파트의 관리업무와 관련하여 정기 및 수시 보고할 것을 요구하는 등 이 사건 관리계약에는 위임계약을 전제하고 있는 내용이 다수 있다.
특히 이 사건 관리계약 제6조 제1항에서는 피고에게 이 사건 관리계약 이행을 위한 관리 인원의 인원조정 및 직제변경, 직원의 급여 및 복리후생 등의 조정, 예산의 초과 집행 등에 관하여 원고의 승인을 받을 것을 요구하고 있고, 이는 사전 승인의 의미로 해석된다. 위 계약 내용 등을 보면 피고의 이 사건 아파트 관리업무를 원고가 관리·감독하고 있는 것으로 볼 여지도 있다.
도급계약은 당사자 일방이 어느 일을 완성할 것을 약정하고 상대방이 그 일의 결과에 대하여 보수를 지급할 것을 약정하는 계약(민법 제664조)이다. 이 사건 관리계약의 내용으로서 관리업무는 공동주택 주거생활의 질서를 유지하고 입주자들을 보호하기 위하여 공동주택을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것을 그 내용으로 하는데, 이는 일의 완성·불완성으로 평가하기 어려운 성질을 지니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 사건 관리계약을 도급계약으로 보는 것이 부적절한 면이 있다.
정산의무가 있는지 여부
앞서 든 각 증거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종합하면, 이 사건 관리계약은 용역대금에 관하여 월 일정액 지급방식이 아니라 실제 투입되는 인원에 소요된 실제 지출비용을 정산하는 방식을 따랐다고 봄이 타당하고, 정산이 필요 없는 확정적 총액계약이라고 할 수 없다.
이 사건 관리계약 체결 당시 용역대금을 산정함에 있어, 피고는 이 사건 아파트 관리업무를 위해 투입될 관리소장, 시설주임, 경리주임, 미화원과 경비원의 인원수를 정하고, 위 개별 직원들에게 지급될 급여액 등의 각 해당 항목별로 구체적인 금액을 명시한 관리용역견적서를 작성한 후 이를 이 사건 관리계약서에 첨부하였고, 원고는 위와 같은 산출내역에 따라 계산된 금액을 그대로 이 사건 관리계약의 용역대금으로 정하였는바, 이에 비추어 관리용역견적서는 이 사건 관리계약의 내용으로 편입되었다.
위 관리용역견적서에 따르면, 퇴직충당금과 연차수당, 추가근무수당 등 간접 노무비는 피고가 이 사건 아파트 관리업무를 수행하기 위하여 고용할 운영직원, 미화원과 경비원의 인원수를 기준으로 실제 그 지급사유 발생 전에 미리 선급받은 금원으로서 그 사용용도가 특정된 금원에 해당한다.
위 관리용역견적서에는 운영직원, 미화원과 경비원 등에게 지급될 노무비 외에 피고에게 지급될 일반관리비, 기업이윤이라는 항목이 별도로 명시되어 있다.
이 사건 관리계약서에는 피고가 지급받는 용역대금 중 노무비로 지출되지 않은 금액이 있을 경우 피고에게 귀속시킨다는 명시적 규정을 두고 있지 않다.
부당이득반환의무 성립 및 범위
수임인은 위임인에 대하여 위임사무의 처리에 필요한 비용의 선급을 청구할 수 있고(민법 제687조 참조), 선급비용이 남았을 때는 특별한 약정이 없는 한 위임인에게 이를 반환하여야 한다(대법원 2015. 11. 26. 선고 2015다227376 판결 참조). 수임인은 위임인의 선급비용 잔액반환청구가 있으면 반대사실의 입증이 없는 한 반환을 거부할 수 없다. 즉, 그 용도 및 지출의 정당을 입증할 책임은 수임인인 피고에게 있다.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이 사건 관리계약이 위임계약이고 실제 투입되는 인원에 소요된 실제 지출비용을 정산하는 방식을 따랐다는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으므로, 피고는 원고로부터 지급받은 월 용역대금 중 실제 지출되지 않은 금원을 원고에게 반환할 의무가 있고, 피고가 원고로부터 지급받은 월 용역대금에 포함된 퇴직충당금, 연차수당 등 간접 노무비는 피고가 직원들을 고용하여 이 사건 관리업무를 수행함에 있어 퇴직금, 연차수당을 지급할 경우를 대비하여 미리 청구하여 받은 선급비용으로서, 실제로 지출되지 않은 퇴직충당금, 연차수당 등 간접 노무비를 피고에게 귀속시키기로 약정하였다고 볼 만한 특별한 사정이 없는 이상, 피고는 원고로부터 선급 받은 비용 중 실제 지출하지 않은 퇴직급여충당금과 연차수당충당금을 원고에게 반환하여야 한다.
피고의 공제주장에 관하여 보건대, 피고가 원고로부터 이 사건 관리계약에 따라 2021. 2. 1.부터 2021. 12. 31.까지 퇴직급여충당금과 연차수당충당금 명목으로 지급받은 돈이 합계 27,470,630원인 사실, 피고는 위 돈 중 5,839,320원을 직원들(관리소장, 관리과장, 경리대리, 시설주임 등 9명)에게 연차수당 명목으로 지급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고, 근로기준법 제60조 제1항은 "사용자는 1년간 80퍼센트 이상 출근한 근로자에게 15일의 유급휴가를 주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근로기준법 제60조 제2항은 "사용자는 계속하여 근로한 기간이 1년 미만인 근로자 또는 1년간 80퍼센트 미만 출근한 근로자에게 1개월 개근 시 1일의 유급휴가를 주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피고가 이 사건 아파트의 관리소장 등으로 1년 미만 근무한 위 9명의 직원들에게 연차수당 5,839,320원을 지출한 것은 정당한 비용지출로 인정된다. 따라서 피고의 공제 주장은 이유 있다.
소결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부당이득금 21,631,310원(= 27,470,630원 - 5,839,320원) 및 이에 대하여 원고가 내용증명(갑 제18, 22호증)으로 반환을 최고한 다음날인 2022. 9. 2.부터 피고가 그 이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상당하다고 인정되는 이 판결 선고일인 2024. 8. 9.까지는 민법이 정한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법정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위 인정 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인용하고, 원고의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최정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