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가 2023. 3. 15. 원고에 대하여 한 자격정지 1년 6월의 징계는 무효임을 확인한다.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원고는 C협회 산하 17개 시·도협회 중 하나인 D협회의 전무이사로 근무하였던 사람이고, 피고는 E 심사 및 보급 사업 등을 하기 위하여 F 및 G 조성 등에 관한 법률 제19조에 의하여 설립된 법인이다.
문화체육관광부는 D협회에 대한 특정감사를 실시하여 원고의 심사추천 ID 이용 부정행위 의혹에 관하여 조사한 다음, ‘원고는 본인이 운영하던 H체육관을 2009년경부터 운영하지 않았음에도 협회에 휴관/말소 등록을 하지 않은 상태로 피고의 심사추천 ID를 유지한 채 2015. 4.부터 2016. 11.까지 약 48명의 응심자를 H체육관의 ID를 사용하여 응심시켰다. 이는 피고의 I심사규정 제19조 제3항<1>을 위반한 것으로서 징계가 요구된다.’라는 내용의 보고서를 작성하고, C협회장에게 D협회장으로 하여금 원고를 징계하도록 조치하라고 하였다.
이에 C협회는 D협회에 원고에 대한 자체 징계 조치를 하도록 요청하였고, D협회는 도장·심사공정위원회의 의결에 따라 2018. 11. 29. 원고에게 ‘경고’ 처분을 한 후 그 결과를 C협회에 보고하였다.
위와 같은 결과에 대하여 지역 관장 등 D협회 회원 202명은 2019. 2. 28. 피고에게 원고에 대한 ‘경고’ 처분은 징계양정이 과소하다고 하면서 재징계를 요구하는 내용의 ‘진정서 및 징계요구서’를 제출하였는데(이하 ‘이 사건 재징계 요구’라고 한다), 이에 대하여 피고는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한편 원고는 2020. 2. 27. 수원지방법원에서 ‘체육관을 운영하지 않으면서도 5개 체육관의 관장들에게 원고의 심사추천 ID와 비밀번호를 알려주어 별지 표 기재와 같이 2015. 3. 20.부터 2016. 11. 1.까지 38명의 수련생을 원고가 직접 지도한 수련생인 것처럼 심사추천하게 함으로써 위계로 피고의 E 심사업무를 방해하였다.’라는 범죄사실로 벌금 100만 원의 유죄판결을 선고받았고(2019고정428), 위 판결은 2020. 12. 4. 그대로 확정되었다.
피고는 2023. 1. 5. 원고에게 이 사건 재징계 요구에 관한 문서가 그동안 방치되어 있다가 최근 발견되어 조사소위원회를 구성하여 사실관계에 관한 조사를 실시한 결과 원고에 대한 징계 심의를 하려고 한다고 하면서, 2023. 1. 11. 개최될 상벌위원회에 출석하여 진술하라고 통보하였다.
피고는 2023. 1. 11. 상벌위원회를 개최하여 ‘원고가 2012년경 H체육관을 운영하지 않으면서도 심사추천 ID를 반납하지 않고 2015. 3. 20.부터 2016. 11. 1.까지 직접 지도한 적이 없는 38명의 수련생을 심사추천 함으로써 위계로 피고의 E 심사업무를 방해하였다.‘라는 이유로 원고에 대하여 ‘자격정지 2년’의 징계를 의결하였다.
이에 대하여 원고가 재심을 신청하였고, 피고는 2023. 3. 15. 원고가 2022년도 J 대회 남자 감독을 맡아 우승을 하는 등 I 국위선양 및 홍보에 이바지한 공이 인정된다는 이유로 기존의 징계를 감경하여 ‘자격정지 1년 6월’의 징계를 의결하였다(이하 ‘이 사건 징계처분’라고 한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8, 10호증, 을 제1, 2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원고의 주장 요지
피고로부터 징계권한을 위임받은 D협회가 2018. 11. 29. 원고에게 한 ‘경고’ 처분은 피고가 원고에게 한 징계에 해당하는데, 피고가 동일한 사실에 대하여 재차 이 사건 징계처분을 한 것은 일사부재리 원칙에 위배된다.
피고의 관련 규정에 의하면 심사와 관련된 비위행위에 관해서는 피고의 심사공정위원회에서 징계절차를 진행해야 함에도 피고는 징계권한이 없는 상벌위원회를 통하여 이 사건 징계처분을 하였으므로 위법하다.
피고는 조사소위원회를 구성하여 원고에 대한 징계를 진행하였는데, 조사소위원회 위원은 이 사건 징계처분의 심의·의결에 참여할 수 없음에도 이 사건 징계처분의 심의·의결에 참여하였으므로, 이 사건 징계처분은 제척사유 있는 자가 한 징계로서 위법하다.
원고의 비위행위는 2015. 3. 20.부터 2016. 11. 1.까지 있었던 것으로 징계시효 3년이 도과하였으므로 피고는 원고를 징계할 수 없고, 원고에 대한 이 사건 재징계 요구가 있었던 때로부터 약 4년이 지난 뒤에야 피고가 이 사건 징계처분을 한 것은 신뢰보호 원칙 또는 신의칙에 반하여 위법하다.
D협회 등이 원고와 동일한 비위사실에 관하여 해왔던 징계양정 사례들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징계처분은 징계양정이 과도하여 무효이다.
판단
일사부재리 원칙 위반 여부
사용자가 근로자에 대하여 이중징계를 한 경우 일사부재리의 원칙이나 이중처벌금지의 원칙에 위배되어 그 징계처분은 무효이나, 그와 같이 이중징계에 해당하려면 선행 처분과 후행 처분이 모두 법적 성질상 징계처분이어야 하고, 선행 징계처분이 취소됨이 없이 유효하게 확정되어야 하며, 선행 징계처분과 후행 징계처분의 징계혐의 사실이 동일하여야 한다(대법원 2000. 9. 29. 선고 99두10902 판결 참조).
살피건대, 갑 제11, 18호증, 을 제5, 6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D협회가 2018. 11. 29. 원고에 대하여 한 ‘경고’ 처분을 징계처분이라고 볼 수 없으므로, 이 사건 징계처분은 일사부재리 원칙에 위배되지 않는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피고는 C협회에 E 심사업무 중 일부를 위임하면서 징계에 관한 권한을 함께 위임하였고, C협회는 피고로부터 위임받은 징계 업무를 처리하기 위해 도장·심사공정위원회 규정을 제정하였다. C협회는 D협회에 E 심사업무 중 일부를 재위임하면서 징계에 관한 권한을 함께 재위임하였고, D협회 역시 위임받은 징계 업무를 처리하기 위해 도장·심사공정위원회 규정(이하 ‘이 사건 규정’이라 한다)을 제정하였다.
D협회가 원고에게 ‘경고’ 처분을 한 2018. 11. 29. 당시의 이 사건 규정은 징계의 종류에 관하여 ‘중징계: 직무정지, 근신, 자격정지, 해임, 제명 / 경징계: 견책’이라고 규정하고 있을 뿐(제17조 제1항) 여기에 ‘경고’는 포함되어 있지 않다. 위 규정의 형식과 문언에 비추어 보면 징계의 종류는 한정적으로 열거되어 있다고 해석하는 것이 자연스럽다. 이 사건 규정 중 징계의 종류에 따른 제한 조치와 관련된 부분(제17조 제6항)에도 앞서 징계의 종류로 열거된 징계에 관하여만 제한 조치의 내용이 규정되어 있을 뿐 ‘경고’에 관하여는 그 내용이 규정되어 있지 않다.
이 사건 규정에서 ‘경고’가 언급된 것은 제17조 제3항인데, 위 조항은 ‘시, 군협회 및 심사추천권자에 대해 경고 또는 심사추천권 제한, 심사재위임정지 또는 취소, 응시 추천제한 등의 행정 제재를 할 수 있다.’라고 규정하고 있어 그 문언에 의하더라도 ‘경고’는 징계가 아닌 행정 제재의 한 종류로 해석된다.
C협회의 도장·심사공정위원회 규정(2019. 1. 18. 개정되기 전의 것) 제17조에서도 이 사건 규정과 동일하게 징계의 종류에 ‘경고’를 포함시키지 않고 있고(제1항, 제6항), 경고를 행정 제재의 한 종류로 명시하고 있다(제3항). 위와 같은 관련 규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경고’ 처분을 징계의 일종으로 보기 어렵다.
상벌위원회의 징계권한 여부
갑 제44호증, 을 제4호증(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에 의하면, ① 피고의 I심사규정 제21조 제1항은 ‘피고는 심사 질서 문란행위를 한 단체 및 개인을 징계할 때에는 심사공정위원회의 심의, 의결을 거쳐 B원장의 승인으로 결정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는 사실, ② 피고가 이 사건 소가 계속 중이던 2024. 6. 20. 상벌위원회규정 제31조를 개정하여 ‘E 심사와 관련한 사안은 심사공정위원회에서 징계를 결정하고, 징계 사건에 대한 관할이 불분명한 경우 위원회에서 징계 관할을 결정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는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앞서 든 증거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 즉 ① 피고의 상벌위원회규정 제28조 제1항은 ‘위원회는 다음 각 호의 경우에 대해 조사해 징계심사할 수 있다.’라고 하면서 제1호에서 ‘단체(B을 포함한다) 및 행사(교육 등) 운영과 관련한 금품수수, 횡령·배임, 회계부정, 권한(직권)남용, 직무태만, 업무방해 등 비위의 사건’이라고 규정하고 있는 사실, ② 원고의 징계사유는 ‘원고가 직접 지도하지 않은 38명의 수련생을 원고가 직접 지도한 수련생인 것처럼 심사 추천하게 함으로써 위계로 피고의 E 심사업무를 방해하였다’는 것으로서 이는 ‘단체 및 행사 운영과 관련한 업무방해 등 비위의 사건’에 해당한다고 볼 수도 있는 점, ③ 피고가 2024. 6. 20. 상벌위원회규정 제31조를 개정하기 전까지는 원고에 대한 징계사유에 관하여 심사공정위원회가 배타적으로 징계권한을 가지고 있었다고 단정할 수 없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상벌위원회에서 이 사건 징계처분을 한 것이 위법하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상벌위원회 의결 절차의 하자 여부
갑 제7, 19호증, 을 제10, 12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① 피고의 상벌위원회규정(2024. 6. 20. 개정되기 전의 것) 제29조는 ‘위원회는 조사범위에 따라 4인 이하의 조사소위원회를 둘 수 있다.’(제1항)라고 하면서 ‘조사소위원회 위원은 당해 사안의 심의·의결에는 참여하지 못한다. 다만 위원회의 요구에 의하여 출석하여 진술할 수 있다.’(제6항)라고 규정하고 있는 사실, ② 피고의 상벌위원회는 2023. 1. 11. 위원 11명 전원이 참석하여 그 중 조사소위원회 위원 3명을 제외한 8명이 만장일치로 원고에 대하여 ‘자격정지 2년’을 의결한 사실, ③ 피고의 상벌위원회는 2023. 3. 15. 위원 11명 중 10명이 참석하여 그 중 조사소위원회 위원 3명을 제외한 7명이 원고에 대하여 ‘자격정지 1년 6월’을 의결한 사실, ④ K는 피고의 상벌위원회 위원장이자 조사소위원회 위원장으로서 위 각 의결에 모두 참여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위 K가 상벌위원회에서 심의·의결에 참여한 것이 위법한지에 관하여 보건대, 앞서 든 증거, 갑 제14호증, 을 제11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 즉 ① 피고의 상벌위원회규정에는 ‘조사소위원회 위원장’에 대하여는 아무런 규정이 없고 상벌위원회 위원장이 조사소위원회 위원을 지정한다고 규정하고 있는 점(제29조 제2항), ② 피고의 상벌위원회규정은 상벌위원회는 위원장 1명으로 구성한다고 하면서(제5조 제1항 제1호), 위원장도 표결권을 가진다고 규정하고 있는 점(제11조 제2항), ③ 피고의 조사소위원회 위원들은 원고에 대한 징계양정과 관련하여 D협회에서 2015년부터 2021년까지 심사추천권 정지·취소 및 징계통지 현황을 조사하여 조사소위원회 위원장인 K의 결재를 받았고, 피고가 작성한 원고에 대한 조사결과보고 문서(을 제11호증)에서도 K는 조사소위원회 위원장으로서 역할이 ‘총괄’이라고만 기재되어 있어 다른 위원들의 역할이 ‘조사 및 보고’라고 기재되어 있는 것과 구분되는 점, ④ K는 상벌위원회 위원장으로서 조사소위원회 위원장을 겸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일 뿐 그 실질이 조사소위원회 위원으로서 활동하였다고 볼만한 자료는 찾아볼 수 없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K를 조사소위원회 위원으로 볼 수 없으므로, K가 이 사건 징계처분에 관한 의결에 참여한 것이 피고의 상벌위원회규정 제29조 제6항에 위배된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 역시 이유 없다.
징계시효 완성 및 신의칙 위배 여부
갑 제19, 25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① 피고는 2019. 8. 8. 상벌위원회규정 제29조를 신설하여 ‘위원회는 징계할 사유가 발생한 날로부터 3년(제35조 제5항 각 호의 경우에는 5년)이 지나면 심의·의결하지 못한다. 다만, 해당신고 접수일로부터 심의·의결 전일까지 기간은 제외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는 사실, ② 피고는 2021. 3. 23. 이를 개정하면서 상벌위원회규정 제30조에서 ‘위원회는 징계할 사유가 발생한 날로부터 3년(제36조 제5항 각 호의 경우에는 5년, I 심사 관련 비위행위는 10년)이 지나면 심의·의결하지 못한다. 다만, 해당신고 접수일로부터 심의·의결 전일까지 기간은 제외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는 사실, ③ 피고의 상벌위원회규정 부칙에서는 위 각 징계시효에 관한 규정들은 ‘이사회 의결을 거친 날’부터 시행한다고 정하고 있는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D협회 회원 202명이 2019. 2. 28. 피고에게 원고에 대한 이 사건 재징계 요구를 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
원고에게 적용되는 징계시효 규정에 관하여 보건대, 사업자가 취업규칙을 작성·변경하면서 시행일을 정하였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취업규칙은 정해진 시행일부터 효력이 발생하므로 징계사유의 발생 시와 징계절차 요구 시 사이에 취업규칙이 개정된 경우에 경과 규정에서 달리 정함이 없는 한 징계절차 요구 당시 시행되는 개정 취업규칙과 그에 정한 바에 의하는 것이 원칙이고, 그 개정 취업규칙이 기존의 사실 또는 법률관계를 적용대상으로 하면서 근로자에 대한 징계시효를 연장하는 등으로 불리한 법률효과를 규정하고 있는 경우에도 그러한 사실 또는 법률관계가 개정 취업규칙이 시행되기 이전에 이미 완성 또는 종결된 것이 아니라면 이를 헌법상 불소급의 원칙에 위배되어 근로기준법 제96조 제1항에 따라 효력이 없다고 할 수 없으며, 그러한 개정 취업규칙의 적용과 관련하여서는 개정 전 취업규칙의 존속에 대한 근로자의 신뢰가 개정 취업규칙의 적용에 관한 공익상의 요구보다 더 보호가치가 있다고 인정되는 예외적인 경우에 한하여 그러한 근로자의 신뢰를 보호하기 위하여 신의칙상 그 적용이 제한될 수 있을 뿐이다(대법원 2014. 6. 12. 선고 2014두4931 판결 참조).
위 법리에 비추어 보건대, 앞서 든 증거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 즉 ① 피고가 이 사건 징계처분을 할 2023. 3. 15. 당시에는 심사 관련 비위행위의 징계시효를 10년으로 연장한 개정된 상벌위원회규정 제30조가 시행되고 있었던 점, ② 위 개정된 규정이 시행되기 전의 징계시효는 3년이었으나 신고 접수일부터 심의·의결 전일까지는 징계시효가 진행되지 않으므로, 원고의 징계사실 중 이 사건 재징계 요구가 접수된 2019. 2. 28.부터 역산하여 3년이 경과하지 않은 부분(별지 표 중 연번 17 내지 38)은 징계시효가 완성되지 않았던 점, ③ 원고의 징계사실 중 2019. 2. 28.부터 역산하여 3년이 경과한 부분(별지 표 연번 1 내지 16)은 3년이 경과하지 않은 부분과 포괄하여 하나의 업무방해 행위로 볼 수 있으므로, 이 역시 징계시효가 완성되었다고 보기 어려운 점, ④ 그렇다면 징계시효가 10년으로 연장된 개정된 상벌위원회규정이 원고에게 적용되더라도 헌법상 불소급의 원칙에 위배된다고 볼 수 없고, 개정 전 징계시효 규정의 존속에 대한 원고의 신뢰가 개정된 징계시효 규정의 적용에 관한 공익상의 요구보다 더 보호가치가 있다고 볼만한 사정도 없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징계시효가 완성되었다는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나아가 원고는 이 사건 재징계 요구가 있은 때로부터 약 4년 뒤에야 피고가 이 사건 징계처분을 한 것은 신뢰보호 원칙 또는 신의칙에 반하여 위법하다고도 주장하나,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재징계 요구 이후 원고에 대한 형사판결이 선고되어 확정된 점, D협회가 원고에 대하여 한 2018. 11. 29.자 ‘경고’ 처분은 피고가 원고에 대하여 한 징계처분이라고 볼 수 없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주장하는 사정만으로는 이 사건 징계처분이 신뢰보호 원칙 또는 신의칙에 반하여 위법하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원고의 위 주장 역시 이유 없다.
징계양정의 적정성
징계권자가 재량권의 행사로서 한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재량권을 남용한 것이라고 인정되는 경우 그 처분은 위법한바, 징계권의 행사가 공익적 목적을 위하여 징계권을 행사하여야 할 공익의 원칙에 반하거나 일반적으로 징계사유로 삼은 비행의 정도에 비하여 균형을 잃은 과중한 징계처분을 선택함으로써 비례의 원칙에 반하거나 또는 같은 정도의 비행에 대하여 일반적으로 적용하여 온 기준에 비추어 합리적인 이유 없이 공평을 잃은 징계처분을 선택함으로써 평등의 원칙을 위반한 경우 이러한 징계처분은 재량권의 한계를 벗어난 처분으로서 위법하다(대법원 2009. 6. 23. 선고 2006두16786 판결, 대법원 2015. 1. 29. 선고 2014두40616 판결 등 참조).
살피건대, 갑 제14, 15, 17, 26, 27, 28, 30, 31, 40, 43호증, 을 제9 내지 12호증의 각 기재, 이 법원의 사단법인 C에 대한 사실조회결과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징계처분은 재량권의 한계를 벗어난 처분으로서 위법하다고 봄이 타당하다.
피고는 조사소위원회를 구성하여 원고에 대한 징계사유를 조사하기로 하여 2022. 11. 4.부터 2023. 1. 11.까지 조사소위원회가 구성되어 활동하였고, 그에 따라 조사소위원회는 2022. 12. 28. ‘2015년~2021년 D협회 심사추천권 정지·취소 및 징계통지현황’이라는 제목 아래 20건의 징계양정을 조사하여 조사소위원회 위원장인 K의 결재를 받아 B원장에게 이를 보고하였다(갑 제14호증, 이하 위 문서를 ‘심사추천권 징계사례’라고 한다).
피고의 상벌위원회는 2023. 1. 11. ‘징계혐의자 원고에 대한 조사소위원회 결과 심의 건’을 안건으로 상정하여 원고에 대하여 ‘자격정지 2년’을 의결하였는데, 그 과정에서 상벌위원회 위원장인 K는 위 심사추천권 징계사례를 근거로 하여 ‘심사추천 등 ID 부정사용 행위에 대하여 D협회는 2015년부터 2021년까지 최소 자격정지 3개월부터 최장 자격정지 6년까지의 징계처분을 한 것으로 확인된다. 원고처럼 경고(견책) 징계처분을 한 사례는 단 한 건도 없었다.’라는 취지로 위원들에게 설명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심사추천권 징계사례 가운데 원고와 동일한 징계사유로 징계를 받은 사례는 전체 20명 중 순번 1, 2, 3, 6, 8, 13, 14, 15의 8명일 뿐 나머지는 원고와 다른 징계사유로 징계를 받은 것이었다. 그런데 위 8명의 징계결과는 ‘심사추천권 3개월 정지부터 심사추천권 12개월 정지’에 해당할 뿐 자격정지는 존재하지도 않았다. 반면, 자격정지 6년의 징계를 받은 L은 단체운영과 관련한 횡령, 불법도박이 징계사유이고, 자격정지 3년의 징계를 받은 M은 불법도박, N는 심사행정 운영비 추가 징수(규정 위배), 연회비 미납 시 심사추천 접수 불가 등 비위행위 및 강요가 징계사유였으므로, 원고의 징계사유와는 아무런 공통점이 없다. 그럼에도 피고의 상벌위원회 위원장은 위원들에게 위 20명의 징계사례가 모두 원고와 유사한 징계사유에 해당함을 전제로 자격정지 3개월에서 자격정지 6년까지 징계가 가능하다고 설명하였으므로, 징계양정에 있어서 주요 참고자료가 된 과거 징계사례 안내에 중대한 오류가 있었다고 볼 수밖에 없다.
나아가 상벌위원회 위원장인 K는 원고와 같은 징계사유의 경우 경고(견책) 처분을 받은 사례는 단 한건도 없다고 위원들에게 설명하였다. 그러나 D협회가 2017년부터 2021년 사이에 원고와 같이 자신이 직접 지도하지 않은 수련생을 심사추천 하였다는 이유로 ‘경고’ 처분을 한 사례는 3건, ‘견책’ 처분을 한 사례는 4건이 각 존재하고, D협회는 ‘원고와 같은 징계사유에 관하여 대부분 경고, 견책, 심사추천권 정지 3개월의 처분을 하였다’고 하면서, ‘I가 아닌 다른 무술 수련생을 추천한 경우에는 양형이 가중되어 자격정지 6개월에서 12개월까지 징계를 한 사실이 있다‘고 밝히고 있다(갑 제26호증). 실제로 D협회가 원고에게 ’경고‘ 처분을 통지하면서 작성한 징계결정서에는 징계이유 부분에 ’전례에도 이와 유사한 내용으로 등록 접수한 O시설이 ID가 나오지 않아 선의의 목적으로 ID를 제공한 관장에 대해 경고 조치한 사례가 있음‘이라고 기재되어 있다. 이러한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상벌위원회 위원들은 과거 징계양정 사례에 관한 잘못된 설명에 기초하여 이 사건 징계처분에 나아간 것으로 보인다.
피고에게 보고된 2015년부터 2021년까지 C협회 및 P협회의 심사추천권 오남용 사례 38건에 관한 의결통지내용(을 제9호증)을 보더라도, 대부분 심사추천권 정지에 해당하는 처분을 하고 있을 뿐 이 사건 징계처분과 같은 자격정지 처분은 순번 1, 23 두 건에 불과하다. 그중 순번 1의 경우 타인의 추천 ID를 무단으로 도용하고, 충남 소재 합기도장 수련생을 추천하였으며, 비지도 수련생을 추천한 3가지 비위혐의로 인하여 ‘자격정지 2년’의 징계를 받은 경우이고, 순번 23의 경우 2014. 1. 18.경부터 2016. 8. 20.경까지 수련생 2,806명을 직접 지도한 수련생인 것처럼 심사추천을 하였다는 비위혐의로 인하여 ‘자격정지 1년 6월’의 징계를 받은 경우이다. 반면, 원고는 직접 지도하지 않은 수련생 38명을 심사추천 하였을 뿐이므로, 위 순번 23과 비교하여 비위행위의 정도에서 큰 차이가 있음에도 순번 23번과 동일한 자격정지 1년 6월의 징계처분을 받았다.
그 밖에 원고가 심사추천 ID와 비밀번호를 전달한 관장들은 C협회에 등록 신청을 하기는 하였으나 심사추천 ID 발급까지 수개월이 소요되는 관계로 아직 ID가 발급되기 전에 원고의 심사추천 ID를 사용하게 된 것으로, 비난가능성이 크다고 보기 어렵고 이로 인하여 원고가 부당한 금전적 이득을 얻었다고 볼만한 자료도 없다. 또한 공정거래위원회와 C협회는 협회에 등록한 도장만 E 심사를 받을 수 있도록 운영되어 온 기존 관행을 개선하기로 합의하여, 2022년부터는 미등록도장의 수련생들도 E 심사기회를 부여하도록 하였으므로, 원고에 대하여 자격정지 1년 6월의 중징계를 해야 할 업무상 필요성이 크다고 보기도 어렵다.
소결론
이 사건 징계처분은 징계양정이 과도하여 무효이고, 피고가 그 효력을 다투고 있는 이상 그 무효 확인을 구할 이익도 있다(이 판결 선고일 현재 원고에 대한 자격정지기간이 이미 도과하기는 하였으나, 갑 제41, 42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원고는 이 사건 징계처분으로 인하여 복지연금을 지급받지 못하고 있는 사실이 인정되므로, 위와 같이 원고의 권리 또는 법적 지위에 현존하는 위험·불안을 제거하기 위하여 여전히 이 사건 징계처분의 무효 확인을 구할 이익이 있다).
결론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재판장 판사 김도균
판사 강대현 백승영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