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들은 공동하여 원고에게 10,0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2020. 6. 29.부터 2024. 9. 12.까지는 연 5%의,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원고의 피고들에 대한 나머지 청구를 각 기각한다.
소송비용 중 1/3은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들이 각 부담한다.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기초사실
당사자들의 지위
피고 주식회사 B(이하 ‘피고 회사’라 한다)은 의류 제조 판매업 등을 목적으로 하는 회사이다.
피고 회사는 주식회사 D에서 2018. 7. 2. 분할되어 설립된 회사로, 원고는 2017. 7. 10.부터 주식회사 D에서 근무하다 피고 회사가 설립된 후부터는 피고 회사로 소속 변경되어 영업MD팀장으로 근무하고 있고, 피고 C는 피고 회사의 이사이다.
원고의 직장 내 괴롭힘 신고
원고는 2021. 3. 17. 피고 회사에 피고 C의 직장 내 괴롭힘을 신고하였다. 피고 회사는 노무법인 E에 조사를 의뢰하였고, 위 노무법인은 2021. 4. 8.부터 2021. 6. 25.까지 신고인 원고, 피신고인 피고 C 등을 조사하였는데 그 결과 중 주요 내용은 아래와 같다.
<생략>
피고 회사는 위 조사결과에 따라 2021. 8. 18. ‘피고 C가 원고에 대하여 사직을 강요하거나 사직을 수용하지 않는 것에 대한 불이익 취급을 하거나 괴롭힘의 의사가 없었다고 하더라도 피고 C가 원고에게 여러 차례에 걸쳐 권고사직 의사가 있는지 물어보거나 이직을 알아봐주겠다는 등의 대화를 하는 과정에서 원고가 다소 심리적 부담감을 느낄 수 있었을 것으로 사료된다’는 이유로 피고 C에 대하여 견책의 징계 처분을 하였다.
원고의 요양급여신청
원고는 2020. 5. 9.부터 2020. 6. 24.까지 우울, 불안, 불면, 스트레스에 대한 취약성, 자살 사고 등을 포함한 여러 심리적 어려움을 호소하여 적응장애, 우울증 삽화 등을 진단받고 정신건강의학과에서 치료를 받다가 2020. 9. 15. 근로복지공단 서울강남지사에 피고 회사에 근무하면서 피고 C의 지속적인 사직강요 등으로 인하여 적응장애와 우울증 삽화 등이 발병하였다는 이유로 요양급여를 신청하였다.
서울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는 2020. 12. 11. ‘권고사직을 권유하는 과정에서 절차의 부적합이 있었던 것으로 판단되고 임금 동결 과정에서도 원고가 합리적인 사유를 확인하지 못하는 등 적응장애를 유발할 만한 업무상 스트레스가 확인된다’는 등의 이유로 원고의 신청 상병 중 적응장애에 대하여 산업재해보상법에 따른 업무상 질병으로 인정하는 판정을 하였다.
원고는 이후에도 2020. 12. 24.부터 2023. 4. 1.까지 적응장애, 경도의 우울병 에 피소드, 수면 각성 주기의 비기질성 장애 등의 진단을 받고 정신건강의학과에서 약물 치료 등을 하였으며 2024. 3. 25.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공황 장애 등의 진단을 받기도 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4, 5, 6, 11호증, 을 제13호증의 각 기재(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변론 전체의 취지
판단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 제76조의2에 의하면 사용자 또는 근로자는 직장에서의 지위 또는 관계 등의 우위를 이용하여 업무상 적정범위를 넘어 다른 근로자에게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주거나 근무환경을 악화시키는 행위(이하 ‘직장 내 괴롭힘’이라 한다)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 한편 사용자 또는 근로자가 직장에서의 지위 또는 관계 등의 우위를 이용하여 업무상 적정범위를 넘어 다른 근로자에게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주거나 근무환경을 악화시켰다면, 이는 위법한 직장 내 괴롭힘으로서 피해 근로자에 대한 민사상 불법행위 책임의 원인이 된다(대법원 2021. 11. 25. 선고 2020다270503 판결 등 참조).
사용자는 근로계약에 수반되는 신의칙상의 부수적 의무로서 피용자가 노무를 제공하는 과정에서 생명, 신체, 건강을 해치는 일이 없도록 물적 환경을 정비하는 등 필요한 조치를 강구하여야 할 보호의무 또는 안전배려의무를 부담하고, 이러한 의무를 위반함으로써 피용자가 손해를 입은 경우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을 질뿐만 아니라 이러한 사용자의 보호의무 또는 안전배려의무 위반 행위가 불법행위의 요건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채무불이행책임과 경합하여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책임도 부담하게 된다(대법원 1999. 2. 23. 선고 97다12082 판결, 대법원 2013. 11. 28. 선고 2011다60247 판결 등 참조).
구체적 판단
손해배상책임의 발생
앞서 든 증거들과 갑 제3, 10, 22호증, 을 제1, 6, 14, 15, 16, 21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위 법리에 비추어 보면, 피고 C가 원고에게 사직을 강요한 것은 업무상 적정 범위를 넘어 원고에게 정신적 고통을 주거나 근무환경을 악화시키는 행위로 위법한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하므로 피고 C는 민법 제750조에 따라 원고가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고, 피고 회사는 원고의 사용자로서 원고에 대한 근로계약상 보호의무 내지 안전배려의무가 있음에도 피고 C의 직장 내 괴롭힘을 방지하지 못하여 직장 내 괴롭힘에서 비롯된 정신적 스트레스로 인해 원고에게 적응장애, 우울증 등이 발생하였으므로 피고 회사는 이와 같은 불법행위 내지 채무불이행으로 원고가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피고 C는 직접 혹은 인사팀장 등 다른 직원들을 통해 원고에게 ‘권고사직(희망퇴직) 의사가 있는지’ 묻거나 ‘이직을 알아봐주겠다’고 말하는 등 2020. 4. 21.부터 2020. 6. 29.까지 약 두 달 사이에 10차례가 넘게 사직을 권고하였으며 이는 원고가 지속적으로 사직할 의사가 없음을 밝혔음에도 계속되었다. 원고와 피고 C의 피고 회사 내 지위, 사직 종용의 방법, 강도 및 횟수 등을 고려하여 보면 이는 사직의 의사표시가 있는지 등에 대해 단순히 확인하거나 이를 권고해 보도록 한 수준을 넘은 부당한 조치라고 봄이 상당하다.
원고는 피고 C가 사직을 권고하기 시작한 무렵부터 직장 내 괴롭힘으로 인한 심리적 어려움을 호소하여 적응장애, 우울증 삽화 등을 진단받고 치료를 받았으며 서울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는 2020. 12. 11. 원고의 적응장애가 업무상 질병에 해당한다고 판정하였다. 또한 피고 회사의 의뢰에 따라 피고 회사 내 직장 내 괴롭힘을 조사한 노무법인 E은 피고 C가 사직을 권고하는 과정에서 원고가 심리적 부담을 느꼈을 수 있어 직장 내 괴롭힘으로 볼 여지가 있을 것으로 사료된다’는 의견을 제시한 바 있고, 이에 피고 회사는 피고 C를 징계하기도 하였다.
원고의 인사평가결과에 의하면 원고는 2017년 입사한 이래 계속 최하위의 평가를 받고 일부 직원들과 갈등을 겪기도 하는 등 원고의 업무수행에 미흡한 면이 있었던 것으로 보이기는 한다. 그러나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은 사용자는 근로자에게 정당한 이유 없이 해고를 하지 못한다고 규정하여 해고를 제한하고 있고, 근무성적이나 근무능력이 불량한 근로자라 하더라도 사용자가 교육과 전환배치 등 근무성적이나 근무능력 개선을 위한 기회를 부여하였는지 여부, 개선의 기회가 부여된 이후 근로자의 근무성적이나 근무능력의 개선 여부, 근로자의 태도, 사업장의 여건 등의 사정을 고려하여 사회통념상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인 경우에 한하여 해고의 정당성이 인정되는바(대법원 2021. 2. 25. 선고 2018다253680 판결 참조) 피고들이 교육과 전환배치 등 근무성적이나 근무능력 개선을 위한 기회를 부여하지 아니하고 오히려 원고의 의사에 반하여 지속적으로 사직을 권고한 것은 권고사직을 남용하여 사실상 해고의 수단으로 사용하려 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손해배상책임의 범위
피고 C의 행위와 그 내용, 태양, 경위 등과 함께 앞서 든 증거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피고 C는 원고에 대한 직장 내 괴롭힘으로 인하여 피고 회사로부터 가장 가벼운 견책의 징계만을 받은 반면, 원고는 피고 C의 직장 내 괴롭힘으로 인하여 정신건강이 악화되어 수 개월간 치료를 받은 점, ② 피고들은 피고 C의 행위가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취지로 주장하며 여전히 그 책임을 원고에게만 돌리고 있는 점, ③ 원고가 현재까지도 직장에서 여러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 점 등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피고들이 공동하여 원고에게 지급하여야 할 위자료의 액수를 1,000만 원으로 정한다.
소결론
따라서 피고들은 공동하여 원고에게 1,000만 원 및 이에 대하여 최종 불법행위일인 2020. 6. 29.부터 피고가 그 이행의무의 존재 여부 및 범위에 관하여 항쟁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인정되는 이 판결 선고일인 2024. 9. 12.까지는 민법이 정한 연 5%의,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결론
원고의 피고들에 대한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각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정회일(재판장) 박승균 이영주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