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방법원판결

서울중앙지방법원 2024. 6. 14. 선고 2023가합71252 판결

주문

1.

피고는 원고에게 5,833,333원을 지급하라.

2.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3.

소송비용 중 90%는 원고가, 10%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4.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피고는 인테리어 설계 및 가공업 등을 목적으로 설립된 주식회사다.

나.

원고는 2022. 3. 14. 피고와 다음의 임원위촉계약서(갑 제1호증의 1, 이하 ‘이 사건 계약서’라고 한다) 기재 내용과 같은 계약(이하 ‘이 사건 계약’이라고 한다)을 체결하고 경영관리본부의 전무(비등기임원)로 업무를 시작하였다. 이 사건 계약의 주요내용은 아래와 같다(아래의 “갑”은 피고, “을”은 원고를 의미한다. 밑줄은 원문에는 없으나 강조를 위해 추가한 것이다).

다.

피고는 취업규칙과 별도로 비등기임원에 관한 규정(이하 ‘임원인사규정’이라고 한다)을 두고 있는데, 임원인사규정의 주요내용은 아래와 같다.

라.

피고의 대표이사 C은 2023. 4. 20. 일과 후 원고에게 ‘함께 갈 수 없다’고 이야기를 하였고, 피고는 2023. 5. 9.부터 2023. 5. 25.까지 원고에게 아래와 같은 내용의 이메일 또는 내용증명 우편을 보냈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3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을 제1, 21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당사자들의 주장

가.

원고 주장의 요지

1)

이 사건 계약은 근로계약 내지 고용계약이다. 비록 이 사건 계약서에 계약기간이 기재되어 있으나 이는 연봉의 적용기간일 뿐이고 근로종료시점은 정해져있지 않다. 위 계약기간을 근로기간으로 보더라도, 피고는 모든 사무직 근로자에 대하여 1년 단위로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있는 등의 사정을 고려하면 이는 형식적인 기재에 불과하고 위 계약기간의 종료시점을 근로계약(고용계약)인 이 사건 계약의 종료시점으로 볼 수는 없다. 이처럼 원고는 근로기간이 정해져 있는 ‘기간제 근로자’가 아니므로 기간만료로 인한 근로계약의 종료는 불가능한데, 피고의 대표이사 C이 2023. 4. 20. 갑자기 원고에게 ‘함께 갈 수 없다’고 이야기를 하였는바, 이는 원고에 대한 해고통지에 해당한다(이하 ‘이 사건 해고’라고 한다). 그런데 이 사건 해고에는 정당한 이유가 없을 뿐만 아니라 서면으로 통지하지도 않았으므로 부당한 해고이다.

2)

설령 원고가 계약기간이 정해진 ‘기간제 근로자’라고 하더라도, 원고는 이 사건 계약의 종료시점인 2023. 3. 31. 이후에도 법인 결산 총괄 지휘 등의 업무를 하였고, 피고의 대표이사는 원고의 업무를 적극 독려하였다. 그런데 피고는 위 종료시점으로부터 상당한 시간이 지난 이후 갑자기 이 사건 해고를 통지하였다. 이러한 사정을 고려하면, 민법 제662조<1>에 따라 피고가 이 사건 해고통지 이전에 원고를 다시 고용 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 따라서 이러한 재고용 이후 정당한 이유 없이 이루어진 이 사건 해고는 부당하다.

3)

만일 이 사건 계약이 근로계약 내지 고용계약이 아니라 위임계약이라면, 이 또한 묵시적으로 갱신되었는데, 이 사건 해고는 이 사건 계약에서 정한 해지 사유에 해당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해지 절차도 준수하지 않았는바, 부당한 위임계약 종료이다.<2>

4)

따라서 원고는 피고에 대하여 이 사건 해고가 무효라는 확인을 구함과 아울러 2023. 4. 1.부터 원고를 복직시킬 때까지 월 8,333,334원의 비율로 계산한 돈의 지급을 구한다.

나.

피고 주장의 요지

1)

이 사건 계약은 위임계약으로 당사자 사이에 근로기준법이 적용되는 근로계약은 체결되지 않았고, 이 사건 계약은 계약기간 경과로 인해 종료되었다. 따라서 종료된 위임계약과 관련하여 해고무효확인을 구하는 부분은 확인의 이익이 없고(본안전항변), 이와 다른 전제에서 하는 나머지 청구도 이유 없다.

2)

이 사건 계약 종료 후 원고가 일정 기간 동안(21일) 계속하여 근무한 것은, 원고의 후임자 선임 및 업무의 인수인계를 위하여 원고의 후임자가 선임되어 업무의 인수인계가 이루어질 때까지 원고가 남은 업무를 처리하기로 하는 묵시적 합의에 따른 것에 불과할 뿐이고, 이를 들어 원고와 피고 사이에 기존 계약대로 1년간 갱신하는 내용의 묵시적 합의가 있었다고 볼 수는 없다. 설령 기존과 동일하게 갱신되었다고 하더라도 합의해지로 인해 종료되었다.

3)

원고를 ‘기간제 근로자’로 보더라도, 원고에게 이 사건 계약에 관한 갱신기대권이 인정되지 않으므로, 계약기간 만료로 근로계약관계가 종료되었고, 설령 이 사건 계약이 갱신되거나 원고가 계약기간이 없는 근로자라고 하더라도 합의해지로 근로계약관계 내지 고용관계는 종료되었다.

3.

본안전항변에 관한 판단

가.

확인의 소에 있어서는 권리보호요건으로서 확인의 이익이 있어야 하고 그 확인의 이익은 원고의 권리 또는 법률상의 지위에 현존하는 불안, 위험이 있고 그 불안, 위험을 제거함에는 피고를 상대로 확인판결을 받는 것이 가장 유효적절한 수단일 때에만 인정된다(대법원 2013. 2. 15. 선고 2012다67399 판결 등 참조).

나.

원고가 이 사건 계약이 근로계약임을 주장하며 이 사건 해고에 관한 무효확인을 구하는 목적은 피고의 근로자로서 근로계약상의 지위의 회복을 구하는 것에 있다. 이에 대하여 피고가 다투고 있는 이상(비록 다투는 사유가 이 사건 계약이 근로계약이 아니라 위임계약임을 전제로 하지만), 피고를 상대로 확인판결을 받는 것이 가장 유효적절한 수단이라고 할 것이므로 확인의 이익이 있다.

한편 원고는 이 사건 계약이 근로계약에 해당함을 전제로 주장하는 것 외에 예비적으로 위임계약에 해당함을 전제로도 묵시적으로 갱신되었다고 주장하는데(원고의 2023. 10. 10.자 준비서면 제8쪽 이하 참조), 이는 계속적인 갱신에 따라 현재도 이 사건 계약이 유효하다는 것으로,<3> 원고의 무효확인청구에는 위임계약임을 전제로 이 사건 계약의 유효확인을 구하는 의사가 포함되어 있는 것으로 볼 여지가 있는바, 이 사건 계약을 위임계약으로 보더라도 이 사건 계약상 계약기간이 경과하였다는 사정만으로 원고가 계약상 지위를 회복할 수 없어 확인의 이익이 없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피고의 본안전항변은 이유 없다.

4.

본안에 관한 판단

가.

이 사건 계약의 성격

1)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 제2조 제1항 제1호에서 규정하는 근로자는 직업의 종류와 관계없이 임금을 목적으로 사업이나 사업장에 근로를 제공하는 사람을 말하며, 이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에 관계없이 실질적으로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3. 9. 26. 선고 2012다28813 판결 등 참조). 회사의 임원이라 하더라도, 그 업무의 성격상 회사로부터 위임받은 사무를 처리하는 것으로 보기에 부족하고 실제로는 업무집행권을 가지는 대표이사 등의 지휘·감독 아래 일정한 노무를 담당하면서 그 노무에 대한 대가로 일정한 보수를 지급받아 왔다면, 그 임원은 근로기준법에서 정한 근로자에 해당할 수 있다. 그러나 회사의 임원이 담당하고 있는 업무 전체의 성격이나 그 업무수행의 실질이 위와 같은 정도로 사용자의 지휘·감독을 받으면서 일정한 근로를 제공하는 것에 그치지 아니하는 것이라면, 그 임원은 위임받은 사무를 처리하는 지위에 있다고 할 수 있으므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보기는 어렵다(대법원 2017. 11. 9. 선고 2012다10959 판결 등 참조).

2)

구체적 판단

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4, 6, 8, 9 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원고가 업무수행과정에서 피고의 대표이사 C과 카카오톡 메시지를 수시로 주고받은 사실과 원고의 출퇴근(근태)을 내역이 표시된 전산자료가 있는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이러한 사실에 더하여 위 카카오톡 메시지들의 내용까지 보면 다소 구체적인 지시들도 있어 일응 피고가 원고를 지휘·감독한 것으로 볼만한 여지가 있다.

나)

그러나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을 제1, 2, 3, 5, 6, 7, 10, 11, 12호증의 각 기재, 앞서 든 증거들,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실 또는 사정들을 종합하면, 위 인정사실 및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 이 사건 계약이 근로계약으로서 원고를 근로기준법에 따른 근로자라고 인정하기에는 부족하고, 달리 인정할만한 증거가 없으며, 오히려 이 사건 계약은 위임계약으로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이와 다른 전제에서 하는 원고의 주장은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1)

이 사건 계약 체결 무렵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가 확신, 계속으로 피고의 매출처인 의류명품업계의 실내인테리어 공사 발주가 축소되는 등으로 향후 피고의 적자가 예상되었는바, 피고는 이러한 상황의 타개를 위하여 전문경영인을 영입할 필요가 있었다. 원고가 제출한 이력서에도 ‘원고가 전문경영인(C-Level급<4>)으로서 갖추어야 할 핵심역량을 보유하고 있고, 다른 회사의 경영난을 해결한 성과가 있다’는 취지의 기재가 있다.

(2)

이 사건 계약서를 보면, ① 표제는 ‘임원위촉계약서’이고, ② 그 목적(제1조)과 업무범위(제2조)도 피고가 원고에게 ‘경영관리본부의 업무를 포괄적으로 위임’하는 내용이다. ③ 또한 원고는 고용보험, 산재보험을 제외한 국민연금, 건강보험 자격만 취득하는 것(제5조)으로 되어 있고, ④ 명확히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지 아니함을 확인한다’는 내용과 ⑤ 신분에 관하여 ‘임원인사규정’을 적용받는다는 내용(각 제11조)도 있다. 이러한 내용들은 모두 이 사건 계약이 근로계약이 아닌 임원에 관한 위임계약이라는 취지이며, 실제 피고는 원고를 위해 고용보험 및 산재보험을 가입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3)

이 사건 계약서는 내용이나 형식이 피고가 다른 근로자들과 체결하는 근로계약서(을 제2호증)와는 다르고, 원고의 직책과 직급도 회사에 6명밖에 없는 본부장이자 대표이사 바로 아래인 직급인 전무(나머지 본부장 중 2인은 전무대우, 2인은 상무, 1인은 이사이다)였다. 원고에 대한 1년간 보수는 100,000,008원으로 피고 직원들의 2019년경 평균연봉 4,326만 원에 2배가 넘을 뿐만 아니라, 그 항목에 업무추진비도 존재하고, 피고는 원고에게 법인카드를 지급하여 업무추진비와 식대를 사용할 수 있게 하였다. 이러한 업무추진비나 법인카드의 지급은 회사가 근로자들에게 당연히 부여되는 혜택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4)

피고가 원고에게 취업규칙을 적용하였다고 볼만한 사정도 확인되지 않는다. 피고가 원고에게 적용한 임원인사규정은 비등기임원에 관하여 ‘이사회의 결의 또는 별도 계약에 의하여 선임하고 등기이사에 준하여 별도의 직책 및 처우를 받는다’는 취지로 되어있는데(제2, 3조), 원고의 직책과 원고에 대한 처우는 일반 직원보다는 등기이사에 준하는 것으로 보인다.

(5)

원고는 피고의 대표이사의 위임을 받아 자금집행권한을 행사하는 전결권자로서, 대표이사가 지시하여 기획한 사업이라도 원고의 사전 협조결재를 거쳐야 자금집행이 가능하였던 것으로 보이는바, 이처럼 원고는 피고의 자금의 지출 여부나 지출시기를 결정함에 있어 상당한 권한을 보유하였다.

(6)

원고는 피고의 인사제도에 관한 개선책을 제시하였고, 그 일환으로 2002년 연말 인사평가에 있어서는 기존의 다면평가제가 아닌 하향식평가제를 시행하기도 하였는데, 연말 인사평가결과는 연봉 협상의 주요한 자료인바, 인사평가방식의 변환은 피고의 중요사항 중 하나이다. 이처럼 원고는 피고의 인사제도를 기획하고 설계하는 주도적 역할을 하였다.

(7)

이 사건 계약서의 작성 경위를 보면, 2022. 3. 14. 계약기간이 시작되었음에도 곧바로 계약서 작성이 이루어지 않았는데, 그 히우 2022. 5. 24.경 원고와 피고의 대표이사 C 사이에 계약서에 관한 논의가 있었으며, 2022. 7. 14.이 되어서야 피고가 원고에게 계약서 최종본을 보냈고, 원고는 이로부터 3개월 이상 지난 2022. 10. 25. 위 계약서에 날인하였는바, 이처럼 원고는 장기간 협의 및 숙고 끝에 이 사건 계약서에 날인하였다. 이에 더하여 원고의 이 사건 계약 이전의 경력, 즉 원고가 다른 회사(D, E, F, G)에서 상무, 부사장, 전무로 각 근무하면서 각종 총괄업무를 수행한 점까지 고려하면, 원고는 ‘피고의 임원으로서 업무를 수행하는 것이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서 근로계약을 체결하는 것이 아니다’는 것을 상당 정도 명확히 인식하였을 가능성이 매우 크다. 특별히 원고가 직장 내 자신의 지위 등을 오인하였다고 볼만한 사정은 확인되지 않는다.

(8)

이 사건 계약은 업무수행과 관련하여, 원고는 피고가 요청한 업무를 신의성실을 다해 처리하고, 자료 조사 등을 수행한 경우 피고에게 보고하도록 되어있다(제4조). 그리고 피고의 대표이사 C이 카카오톡으로 원고에게 한 지시의 구체성 및 그 내용상 원고에게 재량권이 존재하는지 여부 등을 따져보았을 때, 피고가 원고에게 근로자에 준하는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즉 조직도나 원고의 전결처리 내용 등(을 제6, 11호증)과 인사평가의 변경경과 등에 비추어 볼 때, 원고가 독자적인 판단으로 업무를 처리한 부분이 상당히 있는 것으로 보이고, 카카오톡 메시지상 일부 구체적인 지시로 보이는 부분도 원고가 수임한 업무가 영업 등이 아닌 피고의 내부적인 관리업무인 인사·총무·재무 등과 관련된 내용이라는 점에서 그 성질상 불가피한 부분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9)

원고는 고용보험 및 산재보험 가입 등과 관련하여 ‘열악한 지위에 있었기 때문에 근로자로서 정당한 요구를 하지 못한 것이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앞서 본 원고의 경력 등과 계약서 날인 경위 등에 비추어 볼 때, 이 사건 계약의 체결은 회사가 신입사원이나 실무자급 경력사원을 채용하는 경우와는 다르므로, 원고가 피고의 근로자로서 대우를 받고자 하였으면, 근무시작 이전에 고용보험 및 산재보험의 가입을 요구하고, 이 사건 계약서를 날인하는 과정에서 ‘임원으로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지 아니함을 확인한다‘라는 내용의 삭제 등을 요구할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원고가 피고에게 고용보험 및 산재보험의 가입 등을 요구하지 않았다면, 이는 이에 따라 피고가 원고에 대한 처우를 낮출 가능성 등을 우려하여 이 사건 계약이 위임계약임에도 이를 감수하겠다는 의사였다고 보아야지 이를 두고 피고가 원고의 열악한 지위를 이용하여 실질은 근로계약임에도 위임계약인 것처럼 외관을 꾸민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

(10)

원고는 ’피고가 원고에 대한 급여지급 시 사업소득세가 아닌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바, 이를 보아도 원고는 근로자이다‘는 취지로도 주장한다. 그러나 소득세법상 근로소득세의 부과대상과 근로기준법상 근로자 개념이 일치한다고 보기 어렵고, 특히 위임계약임이 분명한 대표이사의 경우에도 지급하는 보수에 대하여 소득세법상 근로소득으로 과세하는 것으로 보이는바, 비등기임원이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 회사가 근로소득세로 원천징수한 사정은 근로기준법 내지 민법상 근로자 내지 노무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 주요한 사정이라고 보기 어렵다.

나.

이 사건 계약의 갱신 여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1, 3, 5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실 또는 사정들을 종합하면,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 원고가 후임자를 선임하기 위한 기간 동안 업무를 수행하는 것을 넘어서 이 사건 계약과 동일한 내용으로 계약을 갱신하는 묵시적 합의가 이루어졌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①

이 사건 계약상 계약기간은 2022. 3. 14.부터 2023. 3. 31.까지로 ’계약종료 30일 전에 일방이 계약연장에 대한 의사를 통지하여 상대방이 이에 동의하였을 경우 연장이 된다‘는 취지로 규정하고 있다(제4조). 그런데 당사자들이 계약종료 30일 전에 상대방에게 계약연장의 의사를 통지하였다고 볼만한 증거는 확인되지 않는바, 명시적으로 이 사건 계약상 규정한 절차에 의해 갱신되지 않는 것은 분명하다.

②

원고는 위임계약에도 민법 제662조가 적용될 수 있는 것처럼 주장하나, 고용계약에 관한 민법 제662조가 위임계약인 이 사건 계약에 적용된다고 볼만한 근거가 없다.

③

원고는 위와 같은 계약기간이 지난 이후에도 21일간(2023. 4. 1.부터 2023. 4. 20.까지 20일 및 2023. 4. 27. 1일) 이 사건 계약에 따른 업무를 수행한 것으로 보이는데,<5> 단순히 위 기간 동안 업무를 수행하였다는 사정 등만으로 이전과 동일하게 계약을 갱신하기로 묵시적으로 합의하였다고 보기는 어렵고, 임원인사규정 제5조는 비등기임원이 재선임 되지 않으면 자동해임된다고 정하고 있다.

④

앞서 본 것처럼 피고는 2023. 5. 9.부터 2023. 5. 25. 원고에게 ’이 사건 계약은 2023. 3. 31.부로 종료되었고, 이후 업무수행부분에 관하여 별도의 용역계약을 체결하여 용역비를 지급하겠다‘는 취지로 이메일 또는 내용증명 우편을 보냈다.

다.

피고의 일부 보수지급의무

원고는 이 사건 계약이 위임계약임을 전제로도 여전히 계약이 유효하다는 주장을 하는바, 원고의 금전 청구에는 위와 같은 위임계약에 따른 보수 청구가 포함되어 있다고 보인다(다만 그 청구취지를 볼 때 지연손해금에 관한 청구는 하지 않는 것으로 본다).

앞서 본 것과 같이 당사자 사이에 원고가 후임자를 선임하기 위한 기간 동안 업무를 수행하기로 하는 묵시적 합의가 있었다고 인정할 수 있다. 다만, 보수의 범위에 관하여 보건대, 원고가 피고의 2023. 5. 23.자 내용증명 우편에 첨부된 용역계약에서 날인한 사실이 확인되지 않는 등 그 보수에 관하여는 명확한 합의가 없는바, 이러한 경우 이 사건 계약상 종료일인 2024. 3. 31. 이후 원고가 업무를 수행한 부분에 있어서는 피고가 원고에게 이 사건 계약과 동일한 보수로 지급하기로 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원고가 업무를 수행한 21일 분에 해당하는 보수 5,833,333원(= 이 사건 계약상 연봉의 12분의 1에 해당하는 8,333,334원 × 21일 ÷ 30일, 원 단위 미만 버림)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5.

결론

원고의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정현석(재판장) 안성민 장용

각주1) 민법 제662조(묵시의 갱신) ① 고용기간이 만료한 후 노무자가 계속하여 그 노무를 제공하는 경우에 사용자가 상당한 기간내에 이의를 하지 아니한 때에는 전고용과 동일한 조건으로 다시 고용한 것으로 본다. 그러나 당사자는 제660조의 규정에 의하여 해지의 통고를 할 수 있다

각주2) 다만, 원고가 이에 따른 청구취지를 별도로 정리하지 않았는바, 최대한 선해하여 고려하도록 한다.

각주3) 이러한 원고 주장에 따르면, 이 사건 계약은 2023. 3. 31. 1차로 갱신되었고, 2024. 3. 31. 2차로 갱신되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2025. 3. 31. 종료되게 된다.

각주4) C-Level 직무란 CEO(Chief Executive Officer, 최고경영책임자), COO(Chief Operating Officer, 최고운영책임자), CFO(Chief Financial Officer, 최고재무책임자)와 같이 총괄책임자(Chief)에 해당하는 직무를 일컫는다.

각주5) 피고가 2023. 5. 25.자 내용증명 우편에 첨부한 용역계약서상 용역기간도 일자의 차이가 있을 뿐 총 21일이라는 점은 같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