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방법원판결

서울중앙지방법원 2026. 7. 21. 선고 2024가단5182874 판결

주문

1.

피고는 원고로부터 별지 목록 기재 의료기기를 인도받음과 동시에 원고에게168,508,531원을 지급하라.

2.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3.

소송비용 중 2/3는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4.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1.

인정사실

가.

원고는 C 의원(이하 '이 사건 의원'이라 한다)의 원장이자 통증치료를 하는 의사이고, 피고는 원고의 형으로 원고에게 고용되어 2013. 1.경부터 이 사건 의원에서 근무하다가 2015. 3. 31. 퇴직한 피부과를 전공한 의사이다.

나.

원고와 피고는 2013. 4. 1. 근무합의서를 작성하였는데 이 사건과 관련된 주요내용은 다음과 같다(이하 '이 사건 근무합의서'라고 하고, 이에 따라 체결된 계약을 '이 사건 근로계약'이라고 한다).

다.

원고와 피고는 2014. 6. 3. 아래와 같은 내용의 합의서를 작성하였다(이하 '이 사건 합의서'라고 한다).

라.

피고는 2015. 2. 28. '원고의 병원에서 2015. 4. 1. 사직한다.'라는 내용의 사직서를 작성하여 이를 원고에게 제출한 다음 2015. 3. 31. 이 사건 의원에서 퇴직하였다.

[인정근거 : 일부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10, 12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합의서 제1조에 의한 청구에 관한 판단

가.

당사자들의 주장

(1)

원고의 주장

(가)

피고는 이 사건 근무합의서 제5조 제1항 후단을 위반하여 원고가 허락하지 않는 외부인을 출입시킨 다음, 위 외부인들이 병원의 업무를 방해하게 허용하거나, 위 외부인들의 진료비를 감면하여 주는 등의 행위를 하여 이 사건 의원에 손해를 입혔다. (나)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이 사건 근무합의서 제5조 제5항 제1호(이하 '이 사건 위약금 조항'이라고 한다)에 따라 감봉 상당액 및 위약금 50,000,000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고, 이에 원고와 피고는 이 사건 합의서 제1조를 작성하여 위 위약금 및 추가적인 손해배상으로 기지급된 급여의 일부를 감액한 다음 그 감액 상당액을 반환하기로 약정하였다.

(다)

그렇다면, 피고는 원고에게 이 사건 합의서 제1조에 의하여 약정한 바에 따라 위약금 50,000,000원, 감봉 소급액 21,600,000원(1,800,000원 × 12개월) 합계71,600,000원과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2)

피고의 주장

(가)

원고가 무단으로 출입하였다고 주장하는 외부인들은 모두 피고가 이 사건 의원에서 근무하기 전부터 출입하던 사람들이고, 원고는 사전에 피고에게 위 외부인들의 출입을 허락하지 않는다는 말을 한 적이 없다. 따라서 피고는 이 사건 근무합의서 제5조 제1항을 위반한 바가 없다.

(나)

만약, 위 근무합의서 제5조 제1항은 개인의 자유를 제한하는 것으로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위반하여 민법 제103조에 의하여 무효이다.

(다)

또한, 이 사건 위약금 조항 중 '위약금 5천만원' 부분은 근로계약의 불이행에 대한 위약금 또는 손해배상액을 예정한 것으로 강행규정인 근로기준법 제20조에 위반하여 무효이고, 이에 기초하여 작성된 이 사건 합의서 제1조의 '위약금' 부분도 무효이다.

(라)

이 사건 합의서 제1조의 '감봉 소급액' 부분은 징계절차와 사유를 거치지 않고 내려진 감봉처분으로 무효이며, 과거에 소급하여 내려지는 근로자에 대한 감봉 징계이므로 무효이다.

나.

이 사건 합의서 제1조에 의하여 약정금을 청구할 수 있는지 여부

(1)

청구원인에 관한 판단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피고는 원고에게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처분문서인 이 사건 합의서 제1조에서 약정한 바에 따라 약정금 71,600,000원(위약금 50,000,000원 + 감봉 소급액 21,600,000원)과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2)

피고의 무효 항변에 관한 판단

(가)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 제20조는 "사용자는 근로계약 불이행에 대한 위약금 또는 손해배상액을 예정하는 계약을 체결하지 못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근로자가 근로계약을 불이행한 경우, 반대급부인 임금을 지급받지 못한 것에서 더 나아가 위약금이나 손해배상금을 지급하여야 한다면, 근로자로서는 비록 불리한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다고 하더라도 근로계약의 구속에서 쉽사리 벗어날 수 없다. 위 규정은 그와 같은 위약금이나 손해배상액 예정의 약정을 금지함으로써, 근로자가 퇴직의 자유를 제한받아 부당하게 근로의 계속을 강요당하는 것을 방지하고, 근로자의 직장선택의 자유를 보장하며, 불리한 근로계약을 해지할 수 있도록 보호하려 함에 취지가 있다. 임금의 반환을 약정한 부분은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근로의 대가로 지급한 임금을 채무불이행을 이유로 반환하기로 하는 약정으로, 실질적으로 위약금 또는 손해배상을 예정하는 계약에 해당하여 근로기준법 제20조에 위반되어 무효이다(대법원 2004. 4. 28. 선고 2001다53875 판결 참조).

(나)

이 사건 위약금 조항의 효력

앞서 본 기초사실에 의하면, 이 사건 근무합의서 제5조 제1항은 피고가 업무를 수행함에 있어 사용자인 원고에 대하여 준수하여야 할 사항을 정한 것으로 근로계약의 일부를 이루고 있고, 이 사건 위약금 조항의 '위약금 5천만원' 부분은 피고가 위 준수사항을 위반한 경우, 즉 근로계약상 의무를 불이행한 경우 사용자인 원고에게 어떠한 손해가 어느 정도 발생하였는지를 묻지 않고 곧바로 일정 금액을 배상하도록 하는 약정이므로, 강행규정인 근로기준법 제20조에 위반되어 무효이다.

(다)

이 사건 합의서 제1조의 효력

앞서 본 인정사실을 위 관련 법리에 비추어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이 사건 합의서 제1조는 이 사건 근무합의서 제5조 제1항 위반을 전제로 작성된 점, ② '위약금 5천만원' 부분은 이 사건 위약금 조항에 따라 산정된 것으로 무효인 조항을 반복한 것에 불과한 점, ③ '감봉 소급액 이천백육십만원' 부분은 그 실질이 위약금에 더하여 추가적인 손해배상을 약정한 것으로 피고에게 마땅히 지급되어야 할 임금을 반환하는 취지의 약정인 점 등을 종합하면, 이 사건 합의서 제1조는 무효인 이 사건 위약금 조항과 불가분적으로 결부되어 있어, 그 효력을 인정할 경우 강행규정인 근로기준법 제20조의 취지를 몰각하는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 따라서 이 사건 합의서 제1조는 반사회질서의 법률행위로 민법 제103조에 의하여 무효라고 할 것이므로, 피고의위 항변은 이유 있다.

(라)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약정금 청구는 이유 없다.

다.

피고가 이 사건 근무합의서 제5조 제1항을 위반하였는지 여부

(1)

다음으로, 원고의 주장에는, 피고의 이 사건 근무합의서 제5조 제1항 위반에 따른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취지가 포함되어 있으므로 이에 관하여 본다.

(2)

살피건대, 앞서 본 기초사실을 위 관련 법리에 비추어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이 사건 근무합의서 제5조 제1항의 '허용하지 않는'의 의미에 원고와 피고 사이에 이견이 있어 그 내용을 합리적으로 해석할 필요가 있는 점, ② 의료기관은 그 영업시간 내에는 불특정 다수인의 출입이 허용된 장소인 점, ③ 위 조항은 근로자인 피고의 근로계약상 의무에 관한 규정인 점 등을 종합하면, 이 사건 근무합의서 제5조 제1항의 '허용하지 않는'의 의미는 '원고가 사전에 피고에게 출입을 허용하지 않는다고 명시한'으로 제한적으로 해석하는 것이 상당하다.

(3)

그러나, 갑 제2, 7호증의 각 기재만으로는 원고가 사전에 피고에게 원고가 주장하는 특정 외부인들의 출입을 금지한다고 명시하였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피고가 이 사건 근무합의서 제5조 제1항을 위반하였음을 전제로 한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3.

이 사건 합의서 제2조에 의한 청구에 관한 판단

가.

당사자들의 주장

(1)

원고의 주장

(가)

피고는 원고와의 사전 협의 없이 10일 이상의 휴가를 무단으로 사용하였고, 무단 결근 및 무단 조퇴를 하였는바, 이는 이 사건 근무합의서 제7조 제6항에서 정한 '불성실한 진료'에 해당하고, 이로 인하여 이 사건 의원은 경영상 손해를 입었다.

(나)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위 제7조 제6항이 준용하는 이 사건 위약금 조항에 따라 감봉 상당액 및 위약금 50,000,000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고, 이에 원고와 피고는 이 사건 합의서 제2조를 작성하여 위 위약금 및 추가적인 손해배상으로 기지급된 인센티브를 반환하기로 약정하였다.

(다)

그렇다면, 피고는 원고에게 이 사건 합의서 제2조에 의하여 약정한 바에 따라 위약금 50,000,000원, 인센티브 회수금 55,600,000원 합계 105,600,000원과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2)

피고의 주장

(가)

피고는 이 사건 의원 근무 시 불성실한 진료로 경영상 손해를 발생시킨 사실이 없다.

(나)

원고는 피고에게 인센티브를 지급한 사실이 없기 때문에, 피고는 위 금원을 반환할 의사 없이 이 사건 합의서에 서명하였을 뿐이다.

(다)

이 사건 합의서 제2조 중 '인센티브 회수금' 부분은 실질적으로 감봉에 해당하여 근로기준법상 징계절차와 사유를 거치지 않고 내려진 감봉처분이고, 과거에 소급하여 내려지는 근로자에 대한 감봉 징계이므로, 그 자체로 무효이다.

(라)

이 사건 합의서 제2조 중 '위약금' 부분은 근로기준법 제20조를 위반하여 무효인 이 사건 위약금 조항을 근거로 한 것이어서, 강행규정 위반으로 무효이다.

나.

이 사건 합의서 제2조에 의하여 약정금을 청구할 수 있는지 여부

(1)

청구원인에 관한 판단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피고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원고에게 처분문서인 이 사건 합의서 제2조에 의하여 약정한 바에 따라 약정금 105,600,000원(위약금 50,000,000원 + 인센티브 회수금 55,600,000원)과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2)

피고의 무효 항변에 관한 판단

살피건대, 앞서 본 기초사실을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이 사건 합의서 제2조 중 '위약금' 부분은 이 사건 근무합의서 제7조 제6항이 준용하는 무효인 이 사건 위약금 조항을 근거로 작성된 점, ② '인센티브 회수금' 부분도 그 실질은 추가적인 손해배상 합의로 무효인 이 사건 위약금 조항에 결부되어 피고에게 마땅히 지급되었어야 할 임금을 반환하는 취지의 약정인 점 등을 종합하면, 이 사건 합의서 제2조도 앞서 본 위 합의서 제1조와 마찬가지의 이유에서 반사회질서의 법률행위로 민법 제103조에 의하여 무효이므로, 피고의 위 항변은 이유 있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약정금 청구는 이유 없다.

다.

피고의 근로계약상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책임 인정 여부

(1)

원고의 주장에는 피고의 불성실한 진료 등 업무태만으로 인한 실제 손해액의 배상을 구하는 취지도 포함되어 있다고 보이므로, 이에 관하여 본다.

(2)

살피건대, 앞서 든 증거, 갑 제5, 8, 9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더라도, 피고의 구체적인 무단 결근 및 조퇴의 행위를 특정할 수 없어 원고의 손해발생사실과 구체적인 손해액을 인정하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원고의 이 부분 손해배상청구는 이유 없다.

4.

이 사건 합의서 제3조 관련 청구에 관한 판단

가.

당사자들의 주장

(1)

원고의 주장

(가)

원고와 피고는, 이 사건 근무합의서 제7조 제1항 내지 제4항(이하 '이 사건 급여 조항'이라고 한다)에 의하여 피고의 급여를 퇴직금을 포함하여 연 144,000,000원 {12,000,000원(기본급 11,076,923원 + 퇴직금 923,077원) × 12개월}으로 하기로 합의하였고, 이에 따라 원고는 2013. 4.부터 2014. 3.까지 피고에게 월 12,000,000원을 지급하였다.

(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는 이미 지급한 1년간의 퇴직금의 효력을 부인하였고, 이에 원고와 피고는 이 사건 합의서 제3조에 의하여 기지급 된 퇴직금 11,076,924원(퇴직금 923,077원 × 12개월)을 반환하기로 합의하였다.

(다)

그렇다면, 피고는 원고에게 이 사건 합의서 제3조에 의한 약정금 11,076,924원과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고, 가사 위 합의서 제3조가 무효라고 하더라도 위 퇴직금 상당액과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부당이득으로 반환할 의무가 있다.

(2)

피고의 주장

(가)

원고는 이 사건 근로계약이 존속하는 기간 동안 피고에게 매월 9,480,000원을 지급하였을 뿐 퇴직금을 포함하여 지급한 사실이 없다.

(나)

퇴직금을 포함하여 지급하기로 한 이 사건 급여 조항은 퇴직금청구권을 사전에 포기하게 하는 조항으로 강행법규인 근로기준법 제34조에 위반하여 무효이고, 이에 기초한 이 사건 합의서 제3조도 무효이다.

나.

관련 법리

사용자와 근로자가 매월 지급하는 월급이나 매일 지급하는 일당과 함께 퇴직금으로 일정한 금원을 미리 지급하기로 약정(이하 '퇴직금 분할 약정'이라 한다)하였다면, 그 약정은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8조 제2항 전문에서 정한 퇴직금 중간정산으로 인정되는 경우가 아닌 한 최종 퇴직 시 발생하는 퇴직금청구권을 근로자가 사전에 포기하는 것으로서, 강행법규인 같은 법 제8조에 위배되어 무효이다. 한편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실질적으로 지급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정작 퇴직금 지급의 효력이 인정되지 아니할 뿐만 아니라 임금 지급의 효력도 인정되지 않는다면, 근로자는 수령한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부당이득으로 사용자에게 반환하여야 한다고 보는 것이 공평의 견지에서 합당하다. 다만 퇴직금 제도를 강행법규로 규정한 입법 취지를 고려할 때, 위와 같은 법리는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실질적인 퇴직금 분할 약정이 존재함을 전제로 하여 비로소 적용할 수 있다. 따라서 사용자와 근로자가 체결한 해당 약정이 그 실질은 임금을 정한 것에 불과함에도 사용자가 퇴직금 지급을 면탈하기 위하여 퇴직금 분할 약정의 형식만을 취한 것인 경우에는 위와 같은 법리를 적용할 수 없다. 즉,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월급이나 일당 등에 퇴직금을 포함하고 퇴직 시 별도의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합의가 존재할 뿐만 아니라, 임금과 구별되는 퇴직금 명목 금원의 액수가 특정되고, 위 퇴직금 명목 금원을 제외한 임금 액수 등을 고려할 때 퇴직금 분할 약정을 포함하는 근로계약 내용이 종전 근로계약이나 근로기준법 등에 비추어 근로자에게 불이익하지 아니하여야 하는 등 사용자와 근로자가 임금과 구별하여 추가로 퇴직금 명목으로 일정한 금원을 실질적으로 지급할 것을 약정한 경우에 한하여 위와 같은 법리가 적용된다(대법원 2012. 12. 13. 선고 2012다77006 판결).

다.

이 사건 합의서 제3조에 의한 약정금 청구에 관한 판단

(1)

청구원인에 관한 판단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피고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원고에게 처분문서인 이 사건 합의서 제3조에 의하여 약정한 바에 따라 약정금 11,076,924원(퇴직금 923,077원× 12개월)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2)

피고의 무효 항변에 관한 판단

앞서 본 인정사실을 위 관련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이 사건 급여 조항은 원고가 피고에게 매월 지급하는 급여에 퇴직금을 포함하여 지급하기로 하는 '퇴직금 분할 약정'으로,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8조 제2항 전문에서 정한 퇴직금 중간정산 사유를 요건으로 하고 있지 아니하므로, 이는 최종 퇴직 시 발생하는 퇴직금청구권을 피고가 사전에 포기하게 하는 것으로서 강행법규인 같은 법 제8조에 위배되어 무효이고, 이 사건 합의서 제3조는 무효인 위 급여 조항이 유효임을 전제로 한 합의에 불과하여, 마찬가지로 강행법규에 위배되어 무효이므로, 피고의 위 무효 항변은 이유 있다.

(3)

소결론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약정금 청구는 이유 없다.

라.

부당이득반환청구에 관한 판단

살피건대, 앞서 든 증거, 갑 제4호증의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이 사건 급여 조항은 기본급여와 퇴직금을 특정할 수 있을 만한 명시적인 기재가 없는 점, ② 이 사건 합의서 제3조는 피고가 원고에게 퇴직금 미지급을 주장한 이후에야 비로소 작성된 것으로, 이를 근거로 퇴직금 금원 액수를 특정할 수 없는 점, ③ 급여명세서(갑 제4호증)는 원고가 작성한 것으로 구체적인 퇴직금 산정 기준은 표시되어 있지 않으며, 달리 원고가 피고에게 퇴직금을 특정하여 기재한 급여명세서를 교부한 사정은 보이지 않는 점, ④ 이 사건 근무합의서에 퇴직금을 별도로 지급하지 아니하기로 하는 합의는 존재하지 않는 점 등을 종합하면, 이 사건 급여 조항은 그 실질이 임금을 정한 것임에도 원고가 퇴직금 지급을 면하기 위하여 퇴직금 분할 약정의 형식을 취한 것에 불과하다고 볼 것이므로,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원고와 피고 사이에 실질적인 퇴직금 분할 약정이 존재한다는 점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원고의 이 부분 청구는 이유 없다.

5.

이 사건 합의서 제4조에 의한 청구에 관한 판단

가.

당사자들의 주장

(1)

원고의 주장

(가)

원고와 피고는, 피고가 이 사건 의원에서 퇴사시 원고가 원할 경우 그 동안 원고가 피고를 위해 구입했던 각종 의료기기를 200,000,000원에 인수하기로 합의한 다음 이 사건 합의서 제4조를 작성하였고, 원고는 피고가 사직의 의사를 밝힌 이후인 2015. 3. 27. 피고에게 위 합의에 의한 매매대금을 지급할 것을 구하는 취지가 기재된최고장을 교부하였다.

(나)

따라서 원고와 피고 사이에 별지 목록 기재 각 의료기기(이하 '이 사건 의료기기'라고 한다)에 관하여 매매계약이 성립되었으므로(이하 '이 사건 매매계약'이라고 한다), 피고는 원고로부터 이 사건 의료기기를 인도받음과 동시에 원고에게 매매대금으로 200,000,000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2)

피고의 주장

(가)

이 사건 합의서 제4조는 피고가 퇴사시 사용자인 원고가 사용하던 의료기기를 고가에 인수하게 하는 매매예약 약정으로, 위 조항은 그 실질이 근로계약 불이행을 원인으로 한 위약금에 불과하여 근로기준법 제20조 또는 민법 제103조에 위반하여 무효이다.

(나)

피고는 원고로부터 최고장을 교부받고 원고에게 이 사건 의료기기를100,000,000원에 인수할 것을 제안하였으나, 원고는 이에 응하지 아니하고 위 의료기기를 계속 사용하였으므로, 이 사건 합의서 제4조에 의한 매매계약은 원고와 피고 사이의 명시적 또는 묵시적 합의로 실효되었다.

나.

청구원인에 관한 판단

앞서 본 인정사실에 의하면, 이 사건 합의서 제4조는 피고의 퇴사를 조건으로 한 매매의 일방예약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고, 갑 제12호증의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원고가 2015. 3. 27. 피고에게 매매예약 완결의 의사표시를 한 사실이 인정되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피고는 원고로부터 이 사건 의료기기를 인도받음과 동시에 원고에게 위 의료기기의 매매대금 200,000,000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다.

피고의 항변에 관한 판단

(1)

무효 항변에 관한 판단

살피건대, 앞서 든 증거, 갑 제12호증, 제15 내지 17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면, 피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이 사건 합의서 제4조가 근로기준법 제20조 또는 민법 제103조에 위반하여 무효라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피고의 위 항변은 이유 없다.

(가)

이 사건 합의서 제4조는 그 문언상 피고의 퇴사를 조건으로 한 매매의 일방예약에 해당하고, 피고가 근로계약상 정해진 근로기간 약정을 위반할 경우 원고에게 위약금이나 손해배상으로서 일정 금액을 지급하기로 하는 내용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나)

원고와 피고는 2013. 1.경부터 이 사건 의원을 공동으로 운영하다가 피고의 월 수입을 보전하기 위하여 고용관계로 전환하기로 하고, 이 사건 근로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보이며, 위 근로계약 체결 이후에도 피부과 원장으로 근무를 계속하여 왔으며, 이 사건 의료기기는 피부과 진료를 위한 장비이고, 이 사건 합의서 제4조에는 '피고를 위해 구입했던'으로 목적물의 범위가 특정되어 있다. 이러한 점에 비추어 보면, 위 의료기기 구매를 위하여 투자한 비용은 본래 피고가 지출했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다)

이 사건 합의서 제4조는 어떠한 의무근로기간을 설정하고 있지 않고, 피고는 자발적으로 퇴사 의사를 밝힌 후 대금의 절충안에 관한 고려를 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위 합의서 제4조로 인하여 피고의 계속 근로가 부당하게 강제되었다고 보기도 어렵다.

(2)

합의해제 항변

(가)

계약의 합의해제는 명시적으로뿐만 아니라 당사자 쌍방의 묵시적인 합의에 의하여도 할 수 있으나, 묵시적인 합의해제를 한 것으로 인정하려면 매매계약이 체결되어 그 대금의 일부가 지급된 상태에서 당사자 쌍방이 장기간에 걸쳐 잔대금을 지급하지 아니하거나 소유권이전등기절차를 이행하지 아니함으로써 이를 방치한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당사자 쌍방에게 계약을 실현할 의사가 없거나 계약을 포기할 의사가 있다고 볼 수 있을 정도에 이르렀다고 할 수 있어야 하고, 당사자 쌍방이 계약을 실현할 의사가 있었는지 여부는 계약이 체결된 후의 여러 가지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1996. 6. 25. 선고 95다12682, 12699 판결).

(나)

살피건대, 앞서 든 증거 및 갑 제15호증의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원고는 피고의 퇴사 직전에 피고에게 이 사건 의료기기의 매매대금 지급을 구하는 최고장을 교부한 점, ② 피고의 새로운 인수 제안은 이 사건 매매계약의 매매대금을 변경하는 새로운 청약에 해당하는데 피고가 이를 거절한 것에는 합리적인 이유가 있는 점, ③ 원고가 이 사건 의료기기를 사용한 것으로 볼 만한 증거가 없는 점 등을 종합하면, 피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원고에게 이 사건 매매계약을 실현할 의사가 없거나 계약을 포기할 의사가 있었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피고의 위 항변은 이유 없다.

6.

이 사건 합의서 제5조에 의한 청구에 관한 판단

가.

당사자들의 주장

(1)

원고의 주장

(가)

원고와 피고는, 피고가 이 사건 의원 퇴사시 위 의원에서 함께 근무한 직원을 퇴사 후 3년간 영입하지 않기로 하고 이를 위반할 경우 원고에게 100,000,000원을 배상하기로 합의한 다음, 이 사건 합의서 제5조를 작성하였다.

(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는 이 사건 의원에서 퇴사할 즈음하여 위 의원에서 함께 근무한 소외 J를 소외 K가 운영하는 L피부과의원(이하 'L의원'이라고 한다)에 취업하게 한 다음, 약 4개월 후에 위 L의원에 공동사업자로 합류하였다.

(다)

그렇다면, 피고는 원고에게 이 사건 합의서 제5조에서 정한 위약금 100,000,000원과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2)

피고의 주장

(가)

J는 L의원의 당시 사업자인 K에게 채용되었을 뿐, 피고에게 채용된 것이 아니다.

(나)

J는 원고로부터 부당한 대우를 받아 자발적으로 이 사건 의원에서 퇴사하였을 뿐, 피고의 유인에 의하여 이 사건 의원에서 퇴사하고 L의원에 취업한 것이 아니다. (다) 직원을 고용하지 못하게 하는 것은 개인의 직업선택의 자유를 심히 제한하는 결과를 초래하므로, 이 사건 합의서 제5조는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반하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 조항으로 민법 제103조에 위반하여 무효이다.

(라)

위 합의서 제5조의 위약금은 손해배상의 예정으로 그 예정액이 부당하게 과다하므로 감액되어야 한다.

나.

청구원인에 관한 판단

(1)

원고와 피고가 이 사건 합의서 제5조에 따른 합의를 한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고, 앞서 든 증거, 갑 제17 내지 19호증, 을 제4호증, 제5호증의 1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① 소외 J가 2015. 4.경 이 사건 의원에서 퇴사한 다음 2015. 5.경부터 L의원에 취업한 사실, ② 피고가 2015. 9.경 L의원의 공동사업자로 등록된 사실, ③ 피고가 2015. 2. 10. L의원의 직원관리 및 수익배분 방안에 관하여 계획을 세운 사실 ④ 피고가 2015. 4. 이전에 J의 L의원 근무 시기에 관하여 계획을 세운 사실이 인정되기는 한다.

(2)

그러나 앞서 든 증거, 을 제5호증의 1, 제6호증의 각 기재, 이 법원의 국민건강공단에 대한 사실조회결과,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이 사건 합의서 제5조는 근로자인 피고의 퇴사 후 영업의 자유를 제한하므로 '영입'의 의미를 '피고가 사용자로서 채용하는 경우'로 제한적으로 해석할 필요가 있는 점, ② 피고가 J에게 이직을 권유하였다는 사정은 보이지 않는 점, ③ J는 K와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K로부터 급여를 받은 것으로 보이는 점, ④ 피고는 2015. 9. 1.에 비로소 L의원에서 근무한 것으로 보이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위 인정사실만으로는 피고가 J를 영입하였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이를 전제로 한 원고의 이 부분 청구는 이유 없다.

7.

피고의 상계 항변에 관한 판단

가.

당사자들의 주장

(1)

피고의 주장

(가)

이 사건 급여 조항에 의하면, 피고의 급여는 세후 12,000,000원이므로, 피고가 원고에게 이 사건 근로계약 기간 동안 지급할 급여는 합계 312,000,000원(12,000,000원 × 26개월)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고는 피고에게 합계 250,609,469원만을 지급하였다.

(나)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 대한 미지급 급여 채권 61,390,531원(312,000,000원 - 250,609,469원)을 자동채권으로 하여 원고의 피고에 대한 채권과 서로 대등액의 범위에서 상계한다.

(2)

원고의 주장

피고의 급여는 퇴직금, 소득세, 4대 보험료 등을 포함하여 12,000,000원으로 정한 것이어서 기본 급여는 월 9,450,530원에 불과하고, 원고는 피고에게 위 소득세 등을 공제한 금액을 전액 지급하였으므로, 피고의 원고에 대한 미지급급여 채권은 존재하지 않는다.

나.

자동채권의 발생 및 범위

(1)

피고의 급여 범위

(가)

이 사건 급여 조항은 그 실질이 임금을 정한 것임에도 원고가 퇴직금 지급을 면탈하기 위하여 퇴직금 분할 약정의 형식만을 취한 것에 불과하다는 점은 앞서 본 바와 같으므로, 위 급여 조항에서 정한 월 12,000,000원에 퇴직금은 포함되지 않은 것 으로 보아야 한다.

(나)

한편, 소득세 4대 보험료 등이 포함되어 있는지에 관하여 보건대, 앞서 든 증거,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이 사건 급여 조항에서 피고에게 부과된 국민연금, 의료보험, 고용보험, 소득세 등의 비용은 원고가 부담하기로 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므로, 임금채권에 관한 위 조항을 엄격하게 해석하여, 위 급여 조항에서 정한 월 12,000,000원에 소득세 등은 포함되지 않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

(다)

따라서 피고의 급여 채권은 세후 월 12,000,000원이다.

(2)

피고의 급여 채권

(가)

갑 제2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피고가 2014. 5.까지 월 12,000,000원을 지급받았음을 내용으로 하는 이 사건 합의서를 작성하여 원고에게 교부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므로, 2014. 5. 이전의 미지급급여는 인정하지 아니한다.

(나)

앞서 든 증거, 을 제1호증의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아래와 같은 미지급 급여 채권의 발생 및 그 변제기가 인정된다.

다.

상계

(1)

자동채권인 피고의 원고에 대한 급여 채권은 각 그 변제기에, 수동채권인 원고의 피고에 대한 매매대금 채권은 피고의 퇴직이라는 조건이 성취된 2015. 3. 31. 각 이행기가 도래하였으므로, 위 각 채권은 2015. 3. 31. 상계적상에 있었다.

(2)

한편, 위 각 채권을 대등액의 범위에서 상계한다는 의사표시가 기재된 피고의2024. 7. 8.자 준비서면이 원고에게 2024. 7. 9. 송달되었음은 기록상 분명하다.

(3)

그렇다면, 피고의 상계의 의사표시로써 원고의 매매대금 채권 중 31,491,469원은 위 상계적상일에 소급하여 피고의 위 미지급 급여 채권의 지연손해금 총 548,999원, 원금 총 30,942,470원 합계 31,491,469원과 대등액의 범위에서 순차로 소멸하였는바, 구체적인 계산 내역은 다음과 같다.

<1><2><3><4><5><6><7><8><9><10>

라.

소결론

따라서, 피고의 상계 항변은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으므로, 피고는 원고로부터 이 사건 의료기기를 인도받음과 동시에 원고에게 상계 후 남은 매매대금 채권168,08,531원(매매대금 200,000,000원 - 상계액 31,491,469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8.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지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