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인정사실
피고는 버스운송사업에 관한 정부 시책에 호응하여 운송사업의 건전한 발전과 공동이익을 추구하며 명랑한 교통환경을 조성하여 국민복지 향상에 기여함을 목적으로 하는 비영리 공익법인이고, 전국 16개 시도지부에 C공제조합을 두어 운영하고 있다.
원고는 1999. 4. 26. 피고에 입사하여 울산지부에서 계속 근무하다 2024. 3. 31. 직급1급(울산지부 부지부장)으로 정년퇴직하였다. 피고의 근로자 직급은 6등급으로 나뉘어져 있다.
피고는 2007년경 취업규칙을 변경하여 다음과 같은 내용의 임금피크제를 도입및 시행하였다.
2급 이하 직원의 정년을 만 55세에서 58세로 연장하고, 1급 직원의 정년은 기존과 동일하게 만 60세로 유지한다.
1급 직원의 기본급은 정년 직전 2년간 1년차 10%, 2년차 20%를 감액하고, 2급 이하 직원의 기본급은 정년 직전 3년간 1년차 10%, 2년차 20%, 3년차 30%를 감액한다.
피고는 2016. 4. 22. 취업규칙의 임금피크제 내용을 다음과 같이 변경한 후, 이를 2016. 1. 1. 자로 소급적용하였다(이하 '2016년 임금피크제 변경').
1급과 2급 이하 직원들의 정년을 모두 만 60세로 동일하게 한다.
1급과 2급 이하 직원들에게 달리 적용되었던 임금 감액비율 및 감액 기간을 통일하여, 1년차 25%, 2년차 30%로 한다.
감액대상 급여를 '기본급'에서 '통상임금 전체'로 하고, 임금피크제 기간 모든 직원들의 호봉승급 및 임금상승을 동결한다. 임금피크제 적용기간 팀장급(2급) 이상 직원들의 경우 기존과 달리 보직이 주어지지 않고, '담당'으로 강등되며, 보직수당 역시 지급하지 않는다(이하 '간부보직 제한규정').
명예퇴직신청자들에게 재취업준비 연수기간을 3개월 범위 내에서 유급으로 부여 한다. 한시적 특별 명예퇴직을 실시하여 현행 명예퇴직 적용률보다 상향하여 적용한다.
피고는 2020년 말경 취업규칙의 임금피크제의 내용을 다음과 같이 변경하여 2021. 1. 1.부터 적용하였다(이하 '2021년 임금피크제 변경').
2016년 임금피크제 변경시 신설한 간부보직 제한규정을 삭제하여 임금피크제 적 용기간 중에도 팀장급(2급) 이상 직원들의 보직을 부여(유지)하기로 한다.
재취업준비 연수기간을 정년퇴직자는 1년, 명예퇴직자는 6개월 범위 내에서 유급으로 부여한다.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6~10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
원고의 주장
2021년 임금피크제 변경으로 근로자들에게 불이익이 큰데도 근로자들의 동의를 거치지 않은 절차적 하자가 있으므로 무효이다. 피고가 위와 같이 임금피크제를 도입하고 그 내용을 변경한 것은, '고용상 연령차별금지 및 고령자고용촉진에 관한 법률'(이하'고령자고용법') 제4조의4 제1항의 강행규정을 위반하여 원고를 합리적인 이유 없이 연령을 이유로 차별한 것으로 무효이다.
피고는 원고에게, 임금피크제 도입 및 각 변경이 없었더라면 원고가 정당하게 받았을 급여, 상여금, 퇴직금, 퇴직공로금과 실제 지급받은 금액의 차액을 지급하여야 한다.
판단
2021년 임금피크제 변경에 절차적 하자가 있는지
원고는, 2016년 임금피크제 변경으로 신설된 간부보직 제한규정을 삭제하여 간부보직을 유지하도록 한 것이 원고를 포함한 근로자들에게 불이익함을 전제로 근로자들의 동의절차를 거쳤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을 17, 18, 21~24, 26, 29, 38, 39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 사정들을 종합하면, 간부보직 제한규정 삭제가 근로자들에게 불이익하다고 보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며, 설령 불이익하더라도 피고가 과반수 노동조합의 동의를 받았으므로, 이와 다른 전제의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원고의 주장은 '간부보직 제한규정'이 원래 근로자들에게 유리한 규정이었음을 전제로 하나, 다음과 같은 이유로 위 규정이 근로자들에게 유리한 규정이라고 볼 수 없다.
피고의 직제규정에 의하면, 지부의 지부장은 1급 직원, 부지부장은 1급 직원 중 공제업무에 관한 능력과 경륜을 갖춘 자, 부장은 1급 또는 2급 직원, 팀장은 2급 직원으로 보하게 된다(제10조 제2항). 위 보직들이 '팀장급 이상의 간부 직원'에 해당하고, 그 이하의 팀원들은 팀별 사무분장에 따라 실무를 담당하게 되며, '담당'은 팀원급 보직으로서 직접 현장에서 사고 피해자를 만나는 등 실무를 수행하는 보직으로 보인다. 간부보직 제한규정으로 인해 간부는 '담당'으로 강등되는데, 통상적으로 '간부급'의 관리자 보직에서 관리자의 지시를 따르는 실무자로의 보직 변경은 대상자에게 불이익하다고 볼 수 있다.
간부보직 유지시 직책수당(월 40~50만 원), 업무추진 법인카드(년 1,200만 원~1,320만 원), 업무용차량 등을 제공받고, 직원 통솔 및 업무조정권한 등을 갖는 등 업무에 있어서 상당한 재량권을 갖는다. 보직을 부여받지 않으면 관리자 업무를 면제받고 관리책임에서 자유로워진다는 측면이 있으나 관리자의 업무량과 관리책임의 중한 정도가 월등하게 높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이상, 객관적으로 보직 유지시 행사하는 직무권한의 범위 및 받게 되는 금전적인 이익과 비교해 보면 경험칙 상 보직을 부여받는 것이 유리하다고 봄이 타당하다.
다음과 같은 내용을 보더라도 간부보직 제한규정을 삭제하는 것이 근로자들에게 불리한 것이 아니었음을 뒷받침한다.
2021년 간부보직 제한규정 삭제를 협의하는 과정에서 노동조합은 피고에게 '차기 승진대상자의 반발 무마 및 조직 내 갈등을 해소하기 위하여 재취업준비 연수기간을 1년으로 확대운영, 장기근속자인 3급 직원의 승진도 연쇄적으로 지연되어 내부반발이 예상되므로 이를 진정시키기 위해 팀장급인 2급 직원을 확대하는 것'을 요구하였다.그 논의과정에서 정작 위 규정을 적용받아 보직을 부여받게 될 간부들의 불이익에 대한 논의는 전혀 없었는데, 이는 간부보직 부여로 인한 불이익이 전혀 없거나 보상조치가 필요한 정도가 아니고, 오히려 이익이 되는 조치라는 공통의 인식이 있었기 때문이었다고 볼 여지가 있다.
피고와 노동조합은 간부보직 제한규정의 삭제를 합의하여 처리하였는데, 이는 2015. 12. 31. 노사간에 체결한 임금체계개편 잠정합의서의 변경사항에 해당하기 때문이었지, 이를 2급 이상 간부들에 대하여 불이익한 사항으로 보고 취업규칙 불이익변경에 대한 동의로써 그 절차를 진행한 것은 아니었다. 한편 간부보직 제한규정이 포함된 2016년 임금피크제 변경과정에서는 근로자들의 투표를 통한 동의절차를 명시적으로 거쳤던 것과도 명백하게 대조된다.
원고는, 지부장이 전권을 가지고 있어 부지부장인 원고는 보직 변경, 명예퇴직신청, 재취업 연수 등을 자유롭게 할 수 없었고 업무가 과중하였으며, 실질적인 책임만전적으로 부담하는 상황이었으므로, 보직을 부여받는 것이 훨씬 불이익하였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위 주장사실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설령 위 사실이 모두 인정되더라도 이는 간부보직 제한규정 삭제 그 자체로 발생한 문제라기 보다는 원고가 소속된 지부가 운영되는 과정에서 지부장과 사이에 권한행사를 두고 발생한 문제라고 보이므로, 위 주장은 어느모로 보나 이유 없다.
임금피크제 도입 및 각 변경이 고령자고용법에 위반되는지
관련법리
연령을 이유로 한 차별을 금지하고 있는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4 제1항에서 말하는 '합리적인 이유가 없는' 경우란 연령에 따라 근로자를 다르게 처우할 필요성이 인정되지 아니하거나 달리 처우하는 경우에도 그 방법 · 정도 등이 적정하지 아니한 경우를 말한다. 사업주가 근로자의 정년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임금을 정년 전까지 일정 기간 삭감하는 형태의 이른바 '임금피크제'를 시행하는 경우 연령을 이유로 한 차별에 합리적인 이유가 없어 그 조치가 무효인지 여부는 임금피크제 도입 목적의 타당성, 대상근로자들이 입는 불이익의 정도, 임금 삭감에 대한 대상 조치의 도입 여부 및 그 적정성, 임금피크제로 감액된 재원이 임금피크제 도입의 본래 목적을 위하여 사용되었는지등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22. 5. 26. 선고 2017다292343 판결 참조).
위 대법원 2017다292343 판결의 법리는 이른바 '정년유지형 임금피크제' 사안에 관한 법리이나, '정년연장형 임금피크제' 사안에 관하여도 하나의 참고기준이 될 수 있다.
2007년 도입한 임금피크제
구 고령자고용촉진법(2008. 3. 21. 법률 제8962호, 고용상 연령차별금지 및 고령자고용촉진에 관한 법률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일부개정) 제4조의2 (고령자 등 고용차별 금지)는 '사업주는 근로자의 모집, 채용 또는 해고를 함에 있어 정당한 사유 없이 고령자 또는 준고령자임을 이유로 차별하여서는 아니된다.'고 되어 있었다. 이후 2008. 3. 21. 법명이 변경되면서 구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4<2>가 신설되었고, 부칙 제1조에 따르면 '제4조의4 제1항 제2호부터 제5호까지의 개정규정은 2010년 1월 1일부터 시행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위 법 규정에 따르면 피고가 최초로 임금피크제를 도입한 2007년 당시에는 구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4 제1항 제2호가 적용되지 않으므로, 이와 다른 전제의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2016년 변경된 임금피크제
갑 3호증, 을 17, 18, 26, 31, 34, 35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 사정들을 종합하면, 위 임금피크제가 합리적인 이유 없이 연령을 이유로 근로자를 차별하는 것이라고 볼 수 없다(2007년 임금피크제가 유효임을 전제로,2016년 임금피크제 변경이 유효한지 측면에서 보더라도 유효하고, 설령 2007년 임금피크제가 무효이고 2016년 임금피크제를 새로 도입된 제도로 보더라도 마찬가지이다.).
위 임금피크제는 이미 고령자고용법에 따라 60세 정년이 보장된 1급 근로자들(전체 인원 중 약 6~7% 비율)을 제외하고 나머지 약 90% 이상의 근로자들의 정년을 다시 연장하면서 정년 도래 2년 전부터 임금의 일부를 삭감하기로 하는 것으로 근로자들 대부분의 정년연장이 수반되므로 이는 이른바 '정년연장형 임금피크제'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위 임금피크제가 정년유지형 임금피크제에 해당한다는 원고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피고는 2016. 1. 1.부터 고령자고용법을 적용받게 됨에 따라 정년 연장에 따른 재정적 부담 증가가 예상되었고, 그 무렵 통상임금 확대에 따라 그 재정적 부담의 폭이 커졌으나 매년 적자가 계속되고 있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위 임금피크제는 장기고용에 따른 인건비 부담을 완화하면서 재직 고령근로자의 고용유지 및 안정을 도모하는 것을 주된 목적으로 하여, 부수적으로 기존 인력에 대한 구조조정, 청년 일자리 창출등의 효과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시행한 것이므로 변경(또는 도입) 목적의 타당성이 인정되고(이는 고령자고용법 제19조의2 제1항<3>에서 정한 '임금체계 개편 등 필요한 조치'의 일환으로 볼 수도 있을 것이다), 피고는 위 임금피크제를 통하여 절감한 예산으로 연장된 정년기간까지 고령자의 고용유지 및 신규고용 창출 등에 사용하였다.
위 임금피크제는 고령자고용법 개정에 따른 정년 연장의 합리적인 시행을 위해 도입된 조치로 정년 연장과 유기적 연관성을 가지므로, 비록 근로자들의 정년 연장이 법률 개정에 따른 당연한 결과로 기대되었다고 하더라도, 근로자들에게 유리한 정년 연장의 측면은 전혀 고려하지 않은 채 임금 감액만을 이유로 위 임금피크제가 근로자들에게 일방적으로 불이익하다고 평가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
위 임금피크제로 인하여 원고에게 불이익이 있는지는 그 변경 당시를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한다. 당시 원고는 2급 직원이었으므로 정년이 2년 연장되어 기존 정년인 만58세까지의 근무로 인한 임금이 삭감되지 않으면서도 그 이후 근로의 제공 및 임금 수령의 기회가 생겼으므로, 위 임금피크제 전보다 '임금 총액' 측면에서 더 많은 이익을 얻게 된 측면이 있다(나중에 원고가 1급 직원이 되었더라도 이미 위 임금피크제로 받게 된 이익이 소급하여 소멸한다고 볼 수도 없다.).
위와 같은 내용에다 아래와 같이 임금 삭감으로 인한 불이익을 완화하기 위한 대상조치까지 있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원고가 받은 불이익의 정도가 합리성을 상실할 정도로 크다고 보기는 어렵다.
피고는 위 임금피크제와 함께 그 적용 대상자들을 위하여 재취업연수 제도를 마련하였는데, 이에 의하면 위 임금피크제 대상 근로자는 명예퇴직(정년퇴직일) 전 3개월간 근로를 제공하지 않으면서도 급여 대부분을 지급받을 수 있다. 재취업연수 제도는 위 임금피크제로 인한 임금 삭감에 대한 대상 조치에 해당하고, 이로 인해 근로자의 근로시간 및 업무량 감소를 일부 수반한다고 볼 수 있다.
설령 업무량이나 업무강도 등에 관한 확연한 저감조치가 없었더라도, 이 사건과 같이 정년 연장에 연계하여 연장된 기간에 한하여 임금피크제가 실시되는 경우 정년 연장 자체가 임금 삭감에 대응하는 가장 중요한 보상인 점도 고려하여야 한다.
2021년 변경된 임금피크제
원고는, 간부보직 제한규정을 삭제하여 간부보직을 유지하도록 한 것이 원고를 포함한 근로자들에게 불이익하므로, 이는 나이를 이유로 한 차별에 해당한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2021년 변경된 임금피크제가 근로자들에게 불이익하다고 보기 어렵다는 점은 위 가.항에서 본 바와 같으므로, 이와 다른 전제의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결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나나
각주1) 원고는 예비적 청구로 '피고는 원고에게 41,959,799원 및 이에 대하여 2024. 4. 1.부터 이 사건 청구취지 및 청구원인변경신청서 부본 송달일까지는 연 5%, 그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에 의한 금원을 지급하라.'고 청구하고 있다. 그러나 주위적 청구는 2007년 임금피크제 도입, 2016년 임금피크제 개정, 2021년 임금피크제 개정이 모두 무효임을 원인으로 하는 것인데, 예비적 청구는 2016년 임금피크제 개정, 2021년 임금피크제 개정이 무효임을 원인으로 한 것으로 이는 주위적 청구를 단순히 양적 · 질적으로 감축한 청구에 불과하여 소송상 예비적 청구라 할 수 없다.
각주2) 제4조의4 (모집 · 채용 등에서의 연령차별 금지)
사업주는 다음 각 호의 분야에서 합리적인 이유 없이 연령을 이유로 근로자 또는 근로자가 되려는사람을 차별하여서는 아니 된다.
각주3) 1. 모집 · 채용
각주4) 2. 임금, 임금 외의 금품 지급 및 복리후생
각주5) 3. 교육·훈련
각주6) 4. 배치 · 전보 ·승진
각주7) 5. 퇴직 · 해고
제1항을 적용할 때 합리적인 이유 없이 연령 외의 기준을 적용하여 특정 연령집단에 특히 불리한 결과를 초래하는 경우에는 연령차별로 본다.
각주8) 고령자고용법 제19조의2 (정년연장에 따른 임금체계 개편 등 )
제19조제1항에 따라 정년을 연장하는 사업 또는 사업장의 사업주와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없는 경우에는 근로자의 과반수를 대표하는 자를 말한다)은 그 사업 또는 사업장의 여건에 따라 임금체계 개편 등 필요한 조치를 하여야 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