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방법원판결

서울중앙지방법원 2025. 4. 8. 선고 2024가단5447809 판결

주문

1.

피고의 원고에 대한 서울중앙지방법원 2024. 5. 21.자 2024차전149764 지급명령에 기한 강제집행을 불허한다.

2.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1.

기초 사실

가.

원고의 설립과 ‘C마트 대치점’의 개업

1)

피고는 ‘C마트 서초점’을 운영하면서 알게 된 D과, 2018. 10. 26. 다음과 같은 내용의 ‘비지니스 파트너 계약’(이하 ‘이 사건 파트너계약’이라고 한다)을 체결하였다.

2)

원고는 2019. 8. 8. 슈퍼마켓업 등을 영업목적으로 하여 설립되었는데, 그 대표이사로 피고의 배우자인 F이, 사내이사로 D이 등재되었으며, 원고의 발행 주식 중 67%는 D이 실질적 대표자인 주식회사 G(변경 후 상호 ‘주식회사 H’)이, 나머지 33%는 F이 보유하였다.

3)

원고가 2019. 8. 8. 유한회사 I로부터 서울 강남구 J에 있는 건물의 지하 3, 4층 중 약 292평 부분을 보증금 2억 2,000만 원, 월차임 1,500만 원, 기간 2019. 8. 22.부터 2022. 8. 21.까지로 정하여 임차하였으며, 피고가 2019. 8. 22.경부터 그곳에서 ‘C마트 대치점’(이하 ‘이 사건 마트’라 한다)이라는 상호로 슈퍼마켓을 운영하였다.

나.

원고의 경영과 배당의 실행

1)

D은 원고가 설립된 2019. 8.경 무렵 원고에 설립 자금을 지급하였고, 피고는 이 사건 마트 운영을 담당하였다. 원고는 개업 이후 2020. 11.경까지 D과 F의 계좌로 매월 500만 원(단, F 계좌로 지급된 돈은 세전 급여 500만 원을 기준으로 산정한 세후금액)을 지급하였고, D과 피고는 위 각 금원을 ‘급여’ 또는 ‘배당금’으로 지칭하였다.

2)

원고에 충분한 영업이익이 발생한 2020. 11.경까지는 피고와 D이 모두 고정적인 ‘급여’ 내지 ‘배당금’을 지급받았으나(단, 그 지급일자는 일정치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그 후 영업이익이 떨어지자 피고는 D에게 배당금을 적게 가져가라고 말하였다. D은 2020. 12. 10. 피고와 K에게 ‘만약에 이번 달에 적자가 나면 내 월급과 피고의 월급은 나가지 않는다. 대표가 책임경영 하겠다는 의미이다. 단 K과장님(K) 급여는 무조건 나감’이라고 발언하기도 하였다. 원고가 F의 계좌로 ‘급여’ 명목으로 입금한 돈은 2020. 8.경부터 2020. 12.경까지는 매월 4,360,850원이었으나, 2021. 1.경 2,177,950원, 2021. 2.경 2,277,420원으로 감소하였다.

다.

분쟁의 발생과 이 사건 지급명령

1)

이 사건 마트의 운영이 어려워지고 채무가 누적되자, D은 자신의 투자 원금과 수익금을 먼저 회수하기 위하여 2020. 12.경 피고의 경영을 문제 삼아 “너를 믿을 수 없으니 투명하게 하자. 회계와 자금 관리를 내가 할 테니 원고의 법인 인감도장, 법인 OTP카드 등 필요한 서류와 자료를 달라. 안정화되면 모두 돌려주겠다.”라고 말하여 원고의 자금 관리와 집행을 담당하게 되었다.

2)

원고는 2021. 2. 7. 원고의 유일한 사업이던 이 사건 마트의 영업권을 양도하는 계약을 체결하고, 2021. 3. 31. 폐업신고를 마쳤다.

3)

D은 위 1)항과 같이 원고의 OTP를 보관하던 중, 원고의 계좌로 이 사건 마트 등의 영업 양도 대금 등이 입금되자 2021. 2. 8.부터 2021. 3. 6.까지 총 10회에 걸쳐 원고의 계좌에 보유 중이던 합계 6억 4,100만 원을 D, D의 배우자 또는 D이 운영하는 법인 등의 계좌로 이체함으로써 횡령(이하 ‘이 사건 횡령’이라 한다)하였다. 이를 알게 된 피고는 D을 형사 고소하였고, D에 대한 유죄 판결(을 제10호증)이 2024. 2.경 확정되었다.

4)

피고는 ‘2019. 8. 22.부터 원고에게 근로를 제공하였으나 이 사건 횡령 이후인 2021. 2.경부터 현재까지 원고로부터 임금을 지급받지 못하였다’라고 주장하면서 원고의 상대로 미지급임금 180,000,000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의 지급을 구하는 서울중앙지방법원 2024차전149764 지급명령(갑 제13호증, 이하 ‘이 사건 지급명령’이라 한다)을 신청하였고, 2024. 5. 21.자 지급명령 정본이 원고의 대표자이면서 피고의 배우자인 F에게 송달되어 2024. 6. 8. 이 사건 지급명령이 확정되었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3, 9, 10, 13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을 제4, 9, 10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청구원인에 관한 판단

가.

회사의 임원이 담당하고 있는 업무 전체의 성격이나 업무수행의 실질이 사용자의 지휘·감독을 받으면서 일정한 근로를 제공하는 것에 그치지 아니하는 것이라면, 그 임원은 위임받은 사무를 처리하는 지위에 있다고 할 수 있으므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보기는 어렵다(대법원 2017. 11. 9. 선고 2012다10959 판결 등 참조). 이 사건 지급명령에 표시된 청구권은, 피고가 원고의 근로자임을 전제로 한 “임금채권”이므로, 이 사건의 쟁점은 피고가 이 사건 지급명령에서 주장한 임금채권의 성부이다.

나.

이에 관하여 피고는, D이 원고의 신한은행, 기업은행 계좌를 사용하는데 필요한 OTP를 피고 측으로부터 건네받아 보관한 이후로 피고는 원고와 종속적인 관계에서 원고에게 근로를 제공한 근로자의 지위에 있었다고 주장하므로 살피건대, 갑 제14~16호증, 을 제1, 9, 10호증(각 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에 따르면 다음의 각 사실은 인정할 수 있다.

1)

D은 2020. 11.경 이후 카카오톡 또는 전화로 원고의 영업이나 매출현황 등을 피고 등으로부터 보고받고 원고의 영업 방식에 대한 구체적인 제안을 하였다.

2)

D은 2020. 11. 23. 카카오톡 단체대화방을 개설하여 피고와 이 사건 마트의 회계 담당 직원 K이 참여하도록 한 다음 직원 급여, 납품업체에 지급할 물품대금 등을 비롯하여 원고의 비용 지출을 관리·감독하고, 예상 이익액과 손실액을 계산해서 공유하였다.

3)

D은 2020. 12. 16.부터는 원고 계좌의 OTP를 직접 보관하면서 D의 승낙이 있는 경우에만 자금이 지출되도록 하는 등 원고의 자금을 직접 관리하고 집행하였다.

다.

그러나 한편, 제1항 인정 사실과 [인정 근거]에서 든 증거들 및 을 제7, 8호증의 각 기재와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 사실과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위 나.항 기재 사실만으로는 D이 원고의 신한은행, 기업은행 계좌를 사용하는데 필요한 OTP를 피고 측으로부터 건네받아 보관한 이후로 피고가 원고와 종속적인 관계에서 원고에게 근로를 제공한 근로자의 지위로 전환되었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오히려 D과 피고 사이에 체결된 계약의 내용, 원고 및 이 사건 마트의 설립 경위와 전후 사정, D의 원고에서의 지위 등을 종합하여 볼 때 피고는 원고의 OTP를 D에게 교부한 이후에도 여전히 원고를 공동으로 경영하는 지위에 있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므로, 피고가 원고의 근로자임을 전제로 한 “임금채권”은 성립하지 않는다.

1)

피고는 이 사건 파트너계약서에 따라 D과 마트 사업에 관한 동업관계를 약정하였고, 그와 같은 동업관계를 전제로 이 사건 마트를 설립ㆍ운영하기 위해 원고를 설립한 다음, 원고를 공동으로 경영하는 지위에 있었다.

2)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D은 원고의 설립 자금을 지급하고, 피고는 마트 운영을 위한 영업 노하우와 노동력을 투입하는 형태로 상호 출자가 이루어졌고, 그 대가로 2020. 11.경까지는 D과 F의 계좌로 매월 500만 원(단, F 계좌로 지급된 돈은 세전 급여 500만 원을 기준으로 산정한 세후 금액)이 지급되었으며, D과 피고는 위 각 금원을 ‘급여’ 또는 ‘배당금’으로 지칭하였다.

3)

이러한 사정 및 임금은 직접 근로자에게 그 전액을 지급하여야 하는 반면(근로기준법 제43조) 이 사건에서 근로자라고 주장하는 피고가 아닌, 명의상 대표이사이자 주주인 F의 계좌로 금전지급이 이루어진 점 등을 종합하여 볼 때, 매월 지급된 500만 원의 성격은 이익배당금이라고 볼 수 있는데, 영업이익이 떨어진 2020. 12.경부터는 배당할 이익금이 감소하거나 존재하지 않았다. D은 2020. 12. 10. 피고와 K에게 ‘만약에 이번 달에 적자가 나면 내 월급과 피고의 월급은 나가지 않는다. 대표가 책임경영 하겠다는 의미이다. 단 K과장님(K) 급여는 무조건 나감’이라고 발언하기도 하였으며, 실제로 F의 계좌로 이체된 금액도 불규칙한 형태로 감소하였다.

4)

D이 원고의 신한은행, 기업은행 계좌를 사용하는데 필요한 OTP를 피고 측으로부터 건네받아 보관할 당시 피고와 D 사이에 동업관계의 청산 또는 동업재산의 정산 등이 함께 이루어졌다는 사정은 보이지 않고, 원고의 등기부상 대표자는 F으로 여전히 유지되었으며, 피고는 종속적인 근로를 제공하는 것에 그치지 아니하고 원고 및 이 사건 마트의 운영과 영업양도 등을 계속 담당하였다. 이에 비추어볼 때 당사자들은 OTP 교부 당시 원고의 원활한 운영과 영업이익의 회복을 도모하기 위해 D의 경영 참여를 확대하는 조치를 취하였던 것으로 보일 뿐이다.

5)

피고는 2021. 2. 15. F으로 하여금 기업은행 OTP의 사용을 정지시키도록 하고, D에 대한 원고 명의의 형사고소를 진행하는 등 OTP 교부 이후에도 원고의 경영에 깊이 개입하였다. 이 사건 횡령에 따른 관련 형사사건(을 제9, 10호증)이나 D이 피고 등을 상대로 대여금을 청구하였던 관련 민사사건(을 제7, 8호증)에서도, 피고와 D 사이의 동업관계가 계속되었음을 전제로 판단이 이루어졌다.

6)

원고는 2021. 2. 7. 원고의 유일한 사업이던 이 사건 마트의 영업권을 양도하고, 2021. 3. 31. 폐업신고를 마쳤으므로, 만일 피고를 사용자의 지휘·감독을 받으면서 일정한 근로를 제공하는 것에 그치는 단순한 근로자에 불과하다고 본다면 원고의 폐업신고 이후에도 피고의 임금청구권이 계속 발생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라.

한편 피고는, 피고 주장의 임금채권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원고는 피고에게 원고의 소송 수행에 관한 보수를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주장하나,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이 사건 지급명령에 표시된 청구권은 피고가 원고의 근로자임을 전제로 한 “임금채권”이므로, 위와 같은 보수 지급 청구권의 존부는 이 사건의 쟁점이라고 보기 어렵다. 그뿐 아니라 피고의 원고에서의 지위와 역할, F의 계좌로 매월 지급되었던 돈의 성격이나 영업 이익 감소 이후의 사정 등 앞서 살펴본 여러 사정들을 종합하여 볼 때, 원고가 개업 이후 2020. 11.경까지 F의 계좌로 매월 500만 원(단, 세전 급여 500만 원을 기준으로 산정한 세후 금액)을 지급하였고, D과 피고가 이를 ‘급여’ 또는 ‘배당금’으로 지칭하였다는 사실만으로는 피고 주장과 같은 내용의 보수 지급 약정 및 이에 관한 주주총회 결의의 존재도 인정하기 어려우므로 위 주장은 이유 없다.

3.

결론

따라서 나머지 주장에 관하여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피고의 원고에 대한 이 사건 지급명령에 기한 강제집행은 불허함이 타당하므로,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어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승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