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방법원판결

서울중앙지방법원 2025. 9. 19. 선고 2024가단5468028 판결

주문

1.

원고(반소피고)의 본소청구와 피고(반소원고)의 반소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2.

소송비용 중 본소로 인한 부분은 원고(반소피고)가, 반소로 인한 부분은 피고(반소원고)가 각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본소와 반소를 함께 본다.

가.

당사자의 지위

원고와 피고는 대한민국 한의사 면허가 있는 사람들로서 의료법 제28조에 의하여 설립된 사단법인 C(이하 'D협회'라고 한다)의 회원이고, D협회의 임원들이다. 원고는 2024. 6. 보험이사로 임명된 후 2024. 7. 보험부회장으로 임명된 반상근이사이고, 피고는 2024. 4. 22. 보험이사로 임명된 상근이사이다.

나.

분쟁의 발생 경위

1)

D협회 차원에서 대응하고 있던 천수근(한약재) 관련 문제가 2024. 8. 16. 언론에 보도 되었고, 이와 관련하여 원고는 피고에게 천수근 관련 기존 진행내용을 보고할 것을 요청하였다.

2)

이와 관련하여 피고는 2024. 8. 16. D협회 임원들이 있는 카카오톡 단체대화창 올렸던 글을 삭제하였고, 그 후 원고와 피고 사이에 아래 대화 내용과 같이 분쟁이 발생하였다.

다.

피고의 원고에 대한 신고

1)

피고는 2024. 9. 19. D협회의 회장(F) 및 감사 2인(G, H)에게 아래와 같은 내용으로 원고를 신고하였다(이하 '이 사건 신고'라고 하고, 아래 각 항 기재 내용을 '제0항행위'라고 특정 한다).

2)

D협회는 2024. 9. 19.에 제 1차 진상조사위원회를, 2024. 10. 8.에 제 2차 진상조사위를, 2024. 10. 16.에 제 3차 진상조사위를 각 개최한 다음 2024. 11. 1. 이 사건 신고에 기재된 각 항의 행위가 직장 내 괴롭힘이 아니라는 판단을 내렸다.

라.

피고의 해임

D협회는 2024. 4. 26. 정기이사회에서 피고에 대한 '이사 해임의 건'을 가결(재적 45명 중 찬성 32명)하여 피고를 해임하였다.

마.

피고의 D협회 대표에 대한 진정

1)

피고는 2024. 10. 14. 서울지방고용청 서울남부지청에 D협회 대표 F을 근로기준법 제76조의2(직장 내 괴롭힘 금지) 위반으로 신고하였다.

2)

서울지방고용청 서울남부지청은 2025. 2. 21. 피고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는 이유로 행정종결(법 적용 제외) 처분을 내렸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4, 6, 14호증, 을 제2, 4, 5, 34호증의 각 기재및 변론 전체의 취지

2.

반소 청구에 대한 판단

가.

피고의 주장

원고는 이 사건 신고와 같이 피고에게 직장 내 괴롭힘 행위를 하였다(이하 '1차 가해행위'라고 한다). 또한 원고는 피고가 D협회에 이 사건 신고를 한 후에는 피고에 대한 보복조치로서 위협적 추궁, 퇴근 시간 이후 장시간 독대, 위법한 회의 녹음 및 제출 강요, 차별적인 불출석 사유서 요구 등 행위를 하였고, 다른 한의사들을 통해 여론을 형성하여 피고를 압박하는 등 2차 가해행위를 하였다.

위와 같은 원고의 행위로 인하여 피고는 정상적인 생활이 불가능할 정도로 정신적 손해를 입게 되었고, 이는 피고에 대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 지위 인정여부와 무관하게민법 제750조의 불법행위에 해당하므로, 원고는 피고에게 피고의 정신적 손해에 대한 위자료 합계 50,000,000원(= 1차 가해행위 25,000,000원 + 2차 가해행위 25,000,000원)을 배상할 의무가 있다.

나.

판단

1)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 제76조의2는 "사용자 또는 근로자는 직장에서의 지위 또는 관계 등의 우위를 이용하여 업무상 적정범위를 넘어 다른 근로자에게 신체적 · 정신적 고통을 주거나 근무환경을 악화시키는 행위(이하 '직장 내 괴롭힘'이라 한다)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규정하고 있고, 이러한 위법한 직장 내 괴롭힘이 있는 경우 이는 피해 근로자에 대한 민사상 불법행위책임의 원인이 된다(대법원 2021. 11. 25. 선고 2020다270503 판결 참조). 위 규정은 직장 내에서의 괴롭힘으로 동료를 사망에 이르게 하는 사고가 발생하는 등 직장 내 괴롭힘으로 인한 문제가 심각해지고, 직장 내 괴롭힘은 근로자의 정신적 · 신체적 건강에 악영향을 끼칠 뿐만 아니라 기업에도 막대한 비용부담을 초래하게 되므로 이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인식하에 2019. 1. 15. 신설(2019. 7. 16. 시행)된 조항이다(개정 이유 참조). 직장 내에서의 어떠한 행위가 이에 해당하여 민사상 불법행위책임의 원인이 될 수 있는지는 이러한 취지와 규정의 내용을 염두에 두고 관련 업무의 내용, 행위가 이루어진 장소와 시간, 행위의 내용과 정도 및 그 지속성 유무, 행위자와 상대방의 관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해야 한다.

불법행위에 있어서 고의 · 과실에 기한 가해행위의 존재 및 그 행위와 손해발생과의 인과관계에 관한 증명책임은 이를 주장하는 자에게 있다(대법원 2001. 9. 28. 선고 2001다38692 판결 등 참조).

2)

구체적 판단

앞서 든 증거들, 갑 제10, 15호증, 을 제8, 13 내지 24호증의 각 기재와 영상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원고가 피고에게 1, 2차 가해행위를 하였고, 그로 인하여 피고에게 손해가 발생하여 불법행위책임이 성립한다는 사실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피고의 반소 청구는 이유 없다.

가)

제1항 행위: 원고가 피고에게 당일 업무보고 및 업무일지 작성을 하라고 지시한 사실은 인정되나, 이는 원고가 원·피고를 포함한 모든 한의사(다만, 정 수석 및 지방에 있는 박 이사 제외)를 대상으로 단체대화창에서 언급한 점, D협회 차원에서 대응하고 있던 여러 현안들에 대한 언론보도 및 국정감사에 대응하기 위한 목적으로 이루어진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고려할 때 피고에게 불리한 처우를 하거나 괴롭혔다고 인정하기 어렵다.

나)

제2항 행위: 피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2024. 8. 16. 오후 6시부터 오후 8시30분까지 원고가 피고를 원고 사무실에 감금하였다는 사실을 인정하기 어렵다.

다)

제3항 행위: 원고가 2024. 9. 13. 피고에게 이사회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한 것을 요구한 사실은 인정되나, 피고가 2024. 8. 16. 카카오톡 단체대화창에서 글을 삭제하여 분쟁이 발생한 후 2024. 9. 4. 자 중앙이사회에 불참하자 2024. 9. 21. 이사회에 참여하라는 취지로 제출을 요구한 것으로 보이는 점, 불출석사유서 미제출 시 이에 따른 불이익 경고 조치 등은 없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에게 불리한 처우를 하거나 괴롭혔다고 인정하기 어렵다.

라)

제4항 행위: 원고가 추석기간 중 카카오톡 단체대화창에 업무지시 사항을 올린 사실은 인정되나, 이는 위 가)항 기재와 같이 원·피고를 포함한 전체 임원을 상대로 이루어진 점, D협회 임원들은 카카오톡 단체대화창에서 업무시간 또는 주말을 불문하고 항시 여러 대화를 나누어 온 점, 원고가 "오늘 말씀드린 내용은 다음 주 목요일부터 바로 실행해주시기 바랍니다."라고 말하여 연휴 중 업무수행을 지시한 것으로는 보이지 아니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업무 외 시간에 피고로 하여금 업무를 강요하였다고는 인정하기 어렵다.

마)

피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원고가 피고에게 위협적 추궁, 위법한 회의 녹음및 제출 강요 등 2차 가해행위를 하였다는 사실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3.

본소 청구에 관한 판단

가.

원고의 주장

피고는 피고가 담당하였던 D협회 내 업무와 관련하여 곤란한 처지에 놓이게 되자 이를 타개하기 위한 부당한 목적으로 원고를 D 협회에 신고하였다. 또한 피고는 그 후2024. 10. 10.경 한의사 카카오톡 단체대화창 등에 원고가 피고에 대한 개인정보 유출행위를 하였다는 등의 허위사실을 유포하였다. 위와 같은 피고 무고 또는 명예훼손 행위는 민법 제750조의 불법행위에 해당하므로 피고는 원고의 정신적 손해에 대한 위자료 50,000,000원을 배상할 의무가 있다.

나.

판단

1)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 법 제76조의3 제6항은 '사용자는 직장 내 괴롭힘 발생 사실을 신고한 근로자 및 피해근로자 등에게 해고나 그 밖의 불리한 처우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규 규정하고 있는바, 위 규정은 근로자의 진정 등이 위법하게 판단되는 기준으로 고려할 수 있다. 또한 진정 등에 대하여 쉽게 민사상 불법행위책임을 인정하는 경우 실질적으로 진정 등을 하지 못하게 하는 수단이나 보복의 방법으로 악용될 수 있고, 특히 근로자와 사용자, 하급 직원과 상급 직원 등의 관계에서는 지위나 권한 등의 차이가 있어 더욱 심리적 압박이 클 수 있으므로, 근로자의 신고로 인한 불법행위책임의 성립에는 신중을 기함이 타당하다.

피고소인이 고소인이 고소한 피의사실로 수사의 대상이 되어 무혐의처분을 받았거나 그 피의사실로 기소되어 무죄의 확정판결을 받았다고 하더라도 그 고소가 권리의 남용이라고 인정될 수 있는 정도의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에 의한 것이 아닌 이상, 고소인의 행위가 불법행위라고 단정할 수 없다(대법원 2009. 2. 12. 선고 2008다72691 판결 참조).

2)

구체적 검토

위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앞서 든 증거들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D협회 임원들이 있는 카카오톡 단체대화창에서 원고와 피고 사이에 2024. 8. 16. 글 삭제 등으로 분쟁이 발생한 후 원고가 당일 업무보고 및 업무일지 등 업무 지시사항 준수를 요구하였는바, 비록 원고가 원·피고를 포함한 모든 보험팀 임원을 대상으로 한 것이라고 말을 하였으나 피고와의 분쟁을 계기로 업무 지시사항이 바뀐 것이라는 사실은 카카오톡 단체대화창의 다른 임원들도 알고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② 원고는 다른 임원들에게는 요구하지 아니한 불출석사유서 제출을 피고에게만 요구하였던 점, ③ 추석연휴 중에 카카오톡 단체대화창에 업무 지시사항 등을 계속하여 지시한 점, ④ 피고가 한의사들로 구성된 카카오톡 단체 대화창(갑 제9호증)에서 말한 내용은 피고의 이사회 불참에 관한 피고의 사정 또는 피고의 추측에 의존한 의견에 관한 것들이므로 위와 같은 대화내용만으로 원고의 명예가 훼손되었다고 인정하기 어려운 점 기타 원고의 피고와 관계, 피고의 이 사건 신고 경위, 이후 사건의 진행 경과 및 신고자에 대한 불이익한 처분을 금지하고 있는 근로기준법 제76조의3 제6항의 취지 등을 보태어 보면,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의 이 사건 신고가 권리의 남용이라고 인정될 수 있는 정도의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에 기한 것이라거나 위법한 것이라는 사실 또는 피고가 허위사실을 적시하여 원고의 명예를 훼손하였다는 사실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원고의 본소 청구는 이유 없다[한편, 불법행위에 있어 고의·과실에 기한 가해행위의 존재 및 그로 인한 손해발생에 관한 입증책임은 이를 주장하는 자에게 있으므로(대법원 2002. 2. 26. 선고 2001다73879 판결 등 참조),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을 청구하기 위해서는 고의 또는 과실에 의한 가해행위와 위법성, 손해의 발생, 가해행위와 손해 사이의 인과관계를 모두 주장하는 사람에게 입증책임이 있으며, 그 손해액의 범위에 관한 입증책임 또한 원칙적으로 피해자인 원고에게 있는바(대법원 1994. 3. 11. 선고 93다57100 판결 등 참조). 원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설령 손해배상책임의 존재가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원고의 손해가 피고의 이 사건 신고로 인하여 발생하였다는 사실 또는 원고의 손해액을 모두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는 점을 미리 밝혀 둔다].

4.

결론

원고의 본소청구와 피고의 반소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모두 기각한다.

판사 조정민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