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당사자의 지위
피고는 변호사 직무에 속하는 업무를 수행하기 위하여 설립된 법무법인<1>이다.
원고는 2007. 2.부터 피고 회사에 입사하여 2021년 말경 퇴직한 자이다.
원고의 입사
원고는 2004년경 제46회 사법시험에 합격한 후 2005. 3.경 사법연수원(C)에 입소하였다.
원고는 2006. 1.부터 2006. 6.까지 피고 회사에서 변호사 시보를 하였다.
원고는 2007. 2. 2. 피고 회사에 입사하였고, 2007. 2. 6. 피고의 구성원 변호사가 되었다.
원고의 퇴사과정
피고 회사 등기부 등본에는 원고가 2021. 12. 16. 자신의 출자금 1,000,000원을 D에게 양도함과 동시에 퇴사하였다는 내용이 기재되어 있다.
E협회 변호사등록증명에는 원고가 피고 회사 소속 변호사에서 탈퇴하고 2021. 12. 24. 개인 법률사무소를 개설한 것으로 기재되어 있다.
원고는 2021. 12. 31. 건강보험 직장가입자(피고 회사) 지위를 상실하였다.
노동청 진정
피고는 2024. 6. 28. 원고에게, 원고가 피고 회사의 근로자였다는 전제에서 원고의 퇴직금 지급 청구를 거절하는 내용증명을 발송하였고, 그 무렵 원고에게 도달하였다.
원고는 2024. 8. 21. 서울지방고용노동청에 피고의 퇴직금 체불을 진정하였
으나, 서울지방고용노동청은 2024. 12. 9. 원고를 근로를 제공하는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 보기 어렵다는 이유에서 위 진정사건을 행정종결(법적용제외) 처리하였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15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을 제1, 7, 8호증의 각 기재, E협회장에 대한 문서제출명령결과, 변론 전체의 취지
당사자의 주장
원고 주장의 요지
원고는 피고 회사의 소속변호사로서 선배 변호사의 구체적인 지시에 따라 배정받은 업무를 수행하는 등 종속적인 지위에서 근로를 제공하였으므로 근로자에 해당하며, 피고 회사의 구성원으로 지분을 양수하거나 양도한 사실도 없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퇴직금 233,149,294원[= 1일 평균임금 520,868.48원× 30일 × (재직 일자 5446일 / 365일)]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 주장의 요지
원고는 피고 회사의 구성원으로 등기되어 있었으며, 피고 회사의 구성원 변호사는 사건 수임 등 고객 관계, 업무수행 및 관리업무에 있어 다른 구성원 변호사의 지휘 · 감독 없이 독자적으로 업무를 처리하는 지위에 있었으므로, 이러한 사정을 모두 인지하고 있던 원고를 근로자로 볼 수 없다.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제10조에 따라 퇴직금을 받을 권리의 소멸시효는 3년이고, 원고는 2021. 12. 16. 퇴사하였으며, 이 사건 소는 그로부터 3년이 지난 2024. 12. 31. 제기되었으므로, 원고의 퇴직금 채권은 소멸시효가 완성되었다.
판단
원고의 근로자성에 관하여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그 계약이 민법상의 고용계약이든 또는 도급계약이든 그 계약의 형식에 관계없이 그 실질에 있어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고, 여기서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업무의 내용이 사용자에 의하여 정하여지고 취업규칙·복무규정·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수행 과정에 있어서도 사용자로부터 구체적이고 직접적인 지휘·감독을 받는지 여부, 사용자에 의하여 근무 시간과 근무 장소가 지정되고 이에 구속을 받는지 여부, 근로자 스스로가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케 하는 등 업무의 대체성 유무, 비품·원자재·작업도구 등의 소유관계, 보수가 근로 자체의 대상적(對償的) 성격을 갖고 있는지 여부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져 있는지 여부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제공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의 전속성의 유무와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 등 다른 법령에 의하여 근로자로서의 지위를 인정받는지 여부, 양 당사자의 경제·사회적 조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8. 10. 23. 선고 2007다7973 판결 등 참조).
법무법인에 근무하는 변호사의 근로자 해당 여부도 변호사법에 규정된 변호사의 추상적 지위나 구성원 등기 여부 등의 형식만을 따질 것이 아니라 위와 같은 기준을 종합적 · 실질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2. 12. 13. 선고 2012다77006 판결 참조).
구체적 판단
위 법리에 비추어 살피건대, 위 기초사실 및 갑 제1, 12, 13, 14호증, 을 제5,6, 10, 21, 22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에 따라 인정할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정 및 사실들을 종합하여 볼 때, 원고가 피고에 대하여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근로를 제공하는 근로자의 지위에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
원고의 구성원 변호사로서의 지위
법무법인의 변호사는 크게 파트너(Partner) 변호사와 어소시에이트(Associate) 변호사로 구분할 수 있고, 파트너 변호사는 회의를 통하여 법무법인의 운영에 관여하고 법인의 수익을 분배받을 수 있으며, 어소시에이트 변호사는 법인의 운영에 관여하지 않고 법인의 수익을 분배받는 대신 약정된 급여와 퇴직금을 지급받는 것이 통상적인 모습이다.
피고 회사 홈페이지 출력물(갑 제13호증)에 따르면, 피고는 소속 변호사를 고문변호사 · 대표변호사 · 파트너 변호사 · 변호사 · 외국 변호사로 구분하여 소개하고 있고, 원고는 변호사로 소개되어 있다. 그러나 ① 원고는 입사 무렵인 2007.2. 6. D으로부터 출자금 1,000,000원을 양수하고, 퇴사 무렵인 2021. 12. 16. D에게 자신의 출자금 1,000,000원을 양도하였다는 점(갑 제1호증), ② 원고가 개인 사건을 진행하며, 기본급 외에 업무수당 명목으로 24~35%의 수익을 추가로 지급받은 점(갑 제12호증) 등을 고려할 때, 원고를 어소시에이트 변호사로 볼 수는 없다.
원고는 2007. 2.경 피고 회사에 입사할 때 구성원 변호사등록을 위한 서류인 '구성원 가입원'를 작성하였고, 원고가 직접 발급받은 인감증명서를 첨부하였다(을 제10호증).
피고는 회사의 운영 방향 논의를 위한 협의체로 워크샵 회의를 두고 있다(을 제6호증). 2013. 1. 11.경 피고의 워크샵 회의 안건은 퇴직금 지급 방법이었고, 신입 변호사 채용 시 구성원동의서 형식을 마련하자는 결론도 도출하였다. 그리고 해당 워크샵 회의록에 원고는 '불참'이라고 기재되어 있는바, 일반 변호사 직급인 자신이 경영에 관여할 권한이나 기회가 없었다는 원고의 주장과 배치된다.
원고는 피고 경영진이 업무수당 지급률 변경(수임료의 50%에서 20%~35%로 감액)을 결정한 후 자신에게 사후 통보하였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해당 기간 원고가 별다른 이의 없이 감액된 지급률로 계산된 업무수당을 수령해왔으므로, 구성원으로서 회사 상황 악화에 따른 지급률 감액에 묵시적으로 동의한 것으로 봄이 타당하다.
원고가 피고로부터 구체적인 업무지시를 받았는지 여부
피고는 파트너 변호사가 신입 변호사를 1대1로 지도하고 가르치는 변호사 양성시스템을 갖추고 있다(갑 제14호증). 하지만, 원고가 시간이 어느 정도 지났을 무렵부터는 회사사건 이외의 개인사건도 처리하고 있었다는 점(갑 제12호증)을 고려하면, 교육이 끝난 시점부터는 원고가 자신의 전문지식과 판단을 기초로 자신의 책임 하에 사건을 처리한 것으로 봄이 타당하다.
원고는 최초 입사 당시 월 500만 원의 기본급을 받기 시작하여, 퇴사할 무렵인 2021년경에는 월 900만 원의 기본보수를 받았다. 이와 별도로 원고가처리하는 개인사건을 통하여 수령한 배당금은 2011년부터 2021년까지 809,908,000원으로 연 약 73,000,000원 상당에 이르는바, 위와 같은 개인사건의 경우 피고로부터 지휘, 감독을 받지 아니하고 독자적으로 업무를 수행한 것으로 보인다.
원고는 경영진이 2014. 4.경 자신을 군산으로 파견 보내었으나, 군산 파견업무의 보수 대부분이 피고에 귀속되었으므로 자신이 피고의 지시를 받아 업무를 수행하는 지위에 있었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하지만, ① 피고는 신입 변호사에게 세 가지 전공을 정할 것을 권하고, 그 분야에 대한 교육을 지속하는 방식의 변호사 양성시스템을 갖추고 있는 점(갑 제14호증), ② 원고는 전문분야를 식품 분야로 선택하여 특화한 것으로 보이는 점[2025. 5. 30.자 준비서면 10면], ③ 피고는 원고가 식품 관련 사건인 군산 파견업무의 최적임자라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이는 점, ④ 원고가 군산파견업무를 수행할 때 피고로부터 사건 처리 방향에 대한 구체적인 지시를 받았다는 증거는 없는 점 등을 고려하면, 피고가 원고에게 군산 파견을 지시했다는 사정만으로 원고가 피고에게 종속되어 지시를 받아 업무를 수행하는 지위에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
결국, 원고를 사용자의 지시, 감독하에 업무를 처리하는 근로자라고 평가할 수는 없다.
원고의 근무 장소 · 시간
피고 회사 취업규칙(을 제5호증) 제2조 제1항은 '이 규칙은 회사의 사업장에 근무하는 모든 근로자에게 적용한다'라고, 제3조는 '이 규칙에서 "근로자"라 함은 단시간근로자를 제외한 무기계약근로자와 기간제근로자를 의미한다'라고, 제21조 제3항은 '1일의 근로시간은 8시간으로 하되, 제22조의 휴게시간을 제외하고 09:00부터 18:00시까지로 한다'라고, 제26조 제1항은 '1년간 8할 이상 출근한 근로자에게는 15일의 유급휴가를 준다. 다만, 1년간 80퍼센트 미만 출근한 근로자에게도 개근한 1월에 대하여 1일의 유급휴가를 준다.'라고 각 정하고 있다. 그러나, 피고가 원고를 포함한 변호사들의 출근 · 퇴근 시간을 관리하였다는 사실을 인정할 증거는 없고, 회사 내 단체 대화방(갑 제8호증)에서 변호사의 휴가를 공지하는 것은 다른 변호사나 직원이 업무에 참조할 수 있도록 공지한 것에 불과할 뿐, 피고가 원고의 휴가를 체계적으로 관리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따라서 원고는 피고 회사의 취업규칙이 적용되는 근로자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봄이 타당하다.
원고는 입사 이후 퇴사할 때까지 피고 회사의 사무실에서 계속 근무하였고, 원고만을 보조하는 사무직원들이 전속적으로 사용하는 사무실이 없었으며, 피고가 원고에게 근무공간에 대한 사용료 내지 임차료 부담을 요구한 적도 없었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① 변호사 업무 특성상 근무 장소가 법원 · 검찰청 · 경찰서 · 고객들의 회사 또는 사무실에 한정될 수밖에 없으므로, 근무 장소가 법무법인 변호사의 근로자성 판단의 주된 요소가 될 수는 없다는 점, ② 원고가 개인사건 업무수당으로 받는 금액(24~35% 또는 50%) 외의 부분은 피고에 귀속되는데, 이는 원고가 개인사건을 수행하더라도 피고 회사의 장소 · 직원을 사용하게 된다는 점을 고려하여, 원고와 피고가 회사 운영에 필요한 공과금 · 직원 급여 · 비품 등 각종 비용 명목으로 충당하는 것에 합의한 결과로 볼 수 있는 점 등을 고려하면, 원고가 근무 장소에 대한 임차료 내지비용을 부담하였다고 볼 여지도 있다.
결국, 원고는 일반 근로자와 같은 정도로 근무 시간과 근무 장소에 관한 구속을 받았다고 볼 수 없다.
소결론
원고가 피고의 지위, 감독을 받은 근로자였음을 전제로 하는 퇴직금 주장은 이유 없다.
소멸시효의 완성 여부
설령, 원고가 근로자로서 퇴직금 채권을 취득하였다고 하더라도 위 인정사실 및 앞서 본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아래에서 인정되는 여러 사정들을 살펴보면, 원고는 이 사건 소제기일인 2024. 12. 31.부터 3년 이전에 퇴직한 것으로 봄이 타당하므로, 원고의 퇴직금 채권을 3년의 소멸시효가 완성되었다.
피고 회사 법인등기부에 원고의 퇴사일은 2021. 12. 16.로 되어 있는 점, 원고가 E협회에 소속회사 탈퇴신고를 한 날은 2021. 12. 24.인바, 소속변호사 탈퇴신고에 어느 정도 시간이 소요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실제 원고의 소속변호사 탈퇴신고접수일은 2021. 12. 24. 이전일 것으로 보이는 점, 원고가 2021. 12. 26. 진행된 G언론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을 피고 회사 '출신'임을 밝힌 점 등을 종합하면, 원고가 2021. 12. 24. 이전에 피고에게 퇴직의 의사를 표시한 것은 분명해 보인다.
원고의 건강보험 직장가입자 지위 상실일은 2021. 12. 31.이고, 피고는 원고에게 2021. 12. 31.까지의 임금을 모두 지급하였다. 하지만 위와 같은 조치들은 피고가약 15년 넘게 근속한 원고에 대한 감사의 의미 내지 임금 지급 업무 등의 편의를 위한 것으로 보인다.
원고가 2021. 12. 16. 이후에도 피고의 사무실 방향으로 향하는 남산3호터널을 지나간 기록이 있으나(갑 제21, 22호증), 해당 장소를 경유했다는 사실만으로 원고가 2021. 12. 16. 이후에도 출근하여 업무를 한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
원고가 2021. 12. 16. 이후에도 피고 회사 직원들로 추정되는 사람들에게 서류 제출을 지시하였고(갑 제7호증), 2021. 12. 31. 원고의 의뢰인으로 보이는 사람들에게 사건 결과를 설명하며, 자신이 이번 달(2021년 12월)을 마지막으로 피고 회사에서 퇴사하게 되었다는 취지로 이야기한 사실(갑 제26 내지 30호증)이 인정된다. 하지만, 위와 같은 행위는 원고가 피고에게 퇴직의 의사를 표시한 이후에 한 것이고, 피고의 지휘, 감독 하에 업무를 수행한 것으로 볼 증거가 없으므로 근로자로서 업무를 수행한 것으로 보기 어렵다.
결론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판사 임대호
각주1) D 변호사가 1980년경 설립하여 운영한 F합동법률사무소에서 2002. 3. 6. 법무법인으로 전환되었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