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 사실
귀금속 및 악세사리 판매업 등을 목적으로 하는 피고(2022. 12. 1. '주식회사 D'에서 그 상호가 현재와 같이 변경되었다. 이하 상호 변경 전후를 불문하고 '피고'라 한다)는 주식회사 E(이하 첫 기재 외에는 회사명에서 '주식회사'의 표기를 생략한다)를 인수하여 귀금속 제작 분야로 사업을 확장하고자 하였고 이에 피고가 속한 기업집단인 F그룹의 회장이자 F그룹의 지주회사인 주식회사 G의 최대주주인 H은 원고(일명 I)와 2022. 5. 4. 아래와 같은 내용의 합의(이하 '이 사건 합의'라 한다)를 하였다.
이 사건 합의에 따라 피고는 2022. 5. 31. 원고와 사이에 원고가 보유한 E 발행주식 총수의 100%인 20,504주를 4억 원(= 매수대금 3억 원 + 재고 평가 가액 1억 원)에 매수하기로 하는 주식 및 경영권 양수도계약(이하 '이 사건 양수도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다.
이후 원고는 2022. 6. 2. 피고와 아래와 같은 내용의 임원업무위임계약(이하 '이 사건 위임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고 같은 날 피고의 사내이사 및 공동대표이사로 취임하였다가 2022. 7. 4. 공동대표 규정이 폐지된 후 대표이사로 취임하였다.
원고와 피고가 2023. 1. 1. 이 사건 위임계약을 갱신하여 원고가 피고의 대표이사로 계속 근무하던 중 2023. 12. 20. F그룹의 지주회사이자 피고의 최대주주인 G의 대표이사 J은 원고에게 위 위임계약을 갱신하지 않을 것임을 알렸다. 원고는 G에 요청에 따라 2023. 12. 31.자로 피고의 사내이사 및 대표이사직에서 사임한다는 내용의 사임서를 제출하였으나 임원변경등기에 필요한 원고의 인감증명서 교부를 거절하고 2023. 12. 27. 피고에게 '피고의 의무위반으로 이 사건 양수도계약을 해지하며 위 계약이 해지될 경우 사임서에 인감증명서를 첨부하여 교부하겠다'는 취지의 내용증명을 보냈다.
이에 피고의 주주 G는 '이사 B 해임의 건' 등을 목적으로 하는 주주총회 소집허가를 신청하였고(서울중앙지방법원 2024비합30031) 2024. 4. 4. 주주총회 소집허가결정을 받았으며, 이에 따라 2024. 4. 11. 피고의 주주총회가 개최되어 원고를 피고의 사내 이사에서 해임하는 결의가 이루어졌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3, 4, 7, 8, 12, 24호증, 을 제1, 2, 4, 5, 10,16호증의 각 기재(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변론 전체의 취지
퇴직금 청구에 관한 판단
원고 주장의 요지
원고는 형식상 피고의 대표이사로 근무하였으나 사실상 피고가 속한 기업집단인 F그룹의 H 회장 혹은 그의 지시를 받는 피고 사내이사 J, K의 지휘·감독 아래 근로를 제공하고 일정한 보수를 받는 근로자에 불과하였다. 그러므로 피고는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에 따라 원고에게 퇴직금 22,351,389원[= 14,116,667원(= 1억 6,940만 원 ÷ 12개월, 원 미만 반올림, 이하 같다) × 19개월]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판단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 제2조 제1항 제1호에서 규정하는 근로자는 직업의 종류와 관계없이 임금을 목적으로 사업이나 사업장에 근로를 제공하는 사람을 말하며, 이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에 관계없이 실질적으로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3. 9. 26. 선고 2012다28813 판결 등 참조). 따라서 회사의 임원이라 하더라도, 그 업무의 성격상 회사로부터 위임받은 사무를 처리하는 것으로 보기에 부족하고 실제로는 업무집행권을 가지는 대표이사 등의 지휘·감독 아래 일정한 노무를 담당하면서 그 노무에 대한 대가로 일정한 보수를 지급받아 왔다면, 그 임원은 근로기준법에서 정한 근로자에 해당할 수 있다(대법원 2003. 9. 26. 선고 2002다64681 판결 참조). 그러나 회사의 임원이 담당하고 있는 업무 전체의 성격이나 그 업무수행의 실질이 위와 같은 정도로 사용자의 지휘·감독을 받으면서 일정한 근로를 제공하는 것에 그치지 아니하는 것이라면, 그 임원은 위임받은 사무를 처리하는 지위에 있다고 할 수 있으므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보기는 어렵다(대법원 2013. 9. 26. 선고 2012다28813 판결, 대법원 2017. 11. 9. 선고 2012다10959 판결 등 참조).
구체적 판단
갑 제4, 9, 11, 15 내지 21호증, 을 제1, 2, 3, 7, 8, 16, 17호증의 각 기재, 증인 L의 증언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아래와 같은 사정들을 위 법리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원고의 대표이사로서의 지위나 명칭이 형식적·명목적인 것에 불과하거나 원고가 근로자의 지위에서 피고의 지휘·감독 아래 근로를 제공하였음을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원고가 피고의 근로자임을 전제로 퇴직금의 지급을 구하는 이 부분 청구는 이유 없다.
F그룹은 본래 소프트웨어 사업을 기반으로 하는 기업집단으로 H은 귀금속의 판매 등을 목적으로 인수한 피고가 경영난에 처하자 이를 타개하고 귀금속 제작 분야 등으로 사업을 확장하기 위하여 원고가 설립·운영하던 E를 인수하는 한편 해당 분야의 전문가인 원고를 피고의 대표이사로 영입하였다. 원고는 피고에 입사한 후부터 피고의 공동대표이사 내지 대표이사로 등기되어 있었고 대·내외적으로 피고의 대표로 호칭되었다. 원고는 급여, 근로시간이나 휴가의 사용 등과 관련하여 일반 직원들에게 적용되는 인사규정 등 취업규칙의 규율을 받은 것으로 보이지 아니하고, 피고가 원고의 출·퇴근이나 근태 등을 관리·감독하였다고 볼 만한 자료도 없다. 원고는 이 사건 위임계약에 따라 월 1,400만 원이 넘는 고액의 보수를 지급받았고, 개인 사무실과 업무용 차량 등이 제공되었다.
원고는 F그룹의 H과 사이의 이 사건 합의에 따라 피고에 입사하였는데 위 합의에서 원고는 F그룹에서 귀금속 관련 사업을 맡기로 하였고 이를 전제로 피고에게 E 지분을 모두 매도하였다. 이 사건 위임계약에 의하면 피고는 원고에게 대표이사의 직책을 부여하고 원고는 피고의 최고 경영 책임자(Chief Executive Officer)로서 해당 조직의 제반 업무를 총괄하여 독자적으로 집행하고 관장하는 직무를 수행한다. 원고는 위 위임계약에도 불구하고 디자이너로서 피고의 근로자에 불과하였다고 주장하나, 원고는 대표이사로 취임한 이후 제품 제작, 브랜드 홍보 관련 계약, 쇼룸(브랜드 전시 및 체험 공간을 의미한다), 팝업스토어(백화점 등에서 짧은 기간 임시적으로 운영되는 상 점을 의미한다) 운영 등 피고의 통상적 업무를 최종결재권자로서 승인·집행하는 등 피고의 업무 전반에 관하여 상당한 정도의 권한과 책임을 부여받은 것으로 보이고, 정기적 또는 비정기적으로 개최되는 F그룹 계열사의 임원회의에 피고를 대표하여 참석하여 피고의 주요 경영사항의 결정에 관여하였다.
원고는 F그룹의 계열회사인 피고의 대표이사로서 지주사인 G의 경영 방침을 따르거나 F그룹 회장이자 G 최대주주인 H에게 관련 사무를 보고하고 그 승인을 받는 등 업무에 있어 일부 지휘·감독을 받는 관계에 있었다고 볼 여지는 있으나, 위임계약관계의 경우에도 위임인이 수임인에게 위임사무의 처리 방향을 제시하고 수임인이 위임사무의 처리 결과를 보고하는 체계는 얼마든지 가능할 뿐만 아니라, F그룹은 기업집단의 공동목표를 추구하기 위하여 필요한 범위 내에서 계열회사들에 대하여 경영 방침 등을 마련하고 업무 지시를 할 수 있다 할 것이므로, 원고가 피고의 대표이사로서의 업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F그룹이나 G 측의 관여가 일부 있었다는 사정만으로는 원고가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의 지휘·감독을 받는 근로자의 지위에 있었다고 단정할 수 없다.
성과급 청구에 관한 판단
원고 주장의 요지
이 사건 합의 당시 피고를 대표한 H은 원고에게 2억 원을 성과급으로 지급하기로 하였고, H의 지시를 받은 J이 2022. 12. 14. 위 성과급 중 1억 원은 성과와 관계없이 근무만으로 2023년 30%, 2024년 30%, 2025년 40%로 나누어 적립한 후 2026년 1월 급여로 한 번에 지급하겠다고 하였는데 피고가 일방적으로 원고를 해고하여 원고가 2023년 근무를 모두 마쳤음에도 2023년분 성과급에 해당하는 3,000만 원(= 1억 원 ×30%)을 지급받지 못하게 되었으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위 성과급 3,000만 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판단
갑 제2, 10호증, 을 제1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H과 원고가 향후 이익이 발생할 경우 원고에게 성공보수 개념으로 2억 원을 지급하는 내용의 이 사건 합의를 한 사실, 피고의 사내이사이자 피고 최대주주인 G의 대표이사였던 J이 2022. 12. 14. 원고에게 아래와 같은 내용의 이메일(이하 '이 사건 이메일'이라 한다)을 보낸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위 각 증거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이 사건 합의의 당사자는 원고와 피고가 아니라 원고와 H이고 H은 위 합의를 할 당시 피고의 대표이사나 사내이사 등의 지위에 있지 않았던 점, H은 피고가 속해있는 기업집단인 F그룹을 실질적으로 지배하는 회장의 지위에 있었던 것으로 보이고 이 사건 합의서 당사자 표기 중H 성명 옆에 'F 회장'이라고 병기되어 있으나, 피고나 F그룹의 직인 등의 날인 없이 H 개인의 서명만 되어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합의는 H이 개인의 지위에서 한 것으로서 원고는 피고에게 이 사건 합의서를 근거로 성과급의 지급을 구할 수 없다 할 것이다. 원고의 주장과 같이 피고 내지 H이 이 사건 합의를 구체화하기 위하여 J을 통해 원고에게 이 사건 이메일을 보냈다 하더라도 이는 원고에게 제시한 성과급 지급안에 불과하고 이에 따라 원고와 피고 사이에 성과급 지급에 관한 합의가 이루어졌다고 볼 수 없으며,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도 없다.
나아가 상법 제388조는 이사의 보수는 정관에 그 액을 정하지 아니한 때에는 주주총회의 결의로 이를 정한다고 규정하므로 정관에서 이사의 보수에 관하여 주주총회의 결의로 정한다고 규정한 경우 그 금액·지급방법·지급시기 등에 관한 주주총회의 결의가 있었음을 인정할 증거가 없는 한 이사는 보수청구권을 행사할 수 없다(대법원 2014. 5.29. 선고 2012다98720 판결, 대법원 2019. 7. 4. 선고 2017다17436 판결 등 참조). 이때'이사의 보수'에는 월급, 상여금 등 명칭을 불문하고 이사의 직무수행에 대한 보상으로 지급되는 대가가 모두 포함되고(대법원 2018. 5. 30. 선고 2015다51968 판결 등 참조), 회사가 성과급, 특별성과급 등의 명칭으로 경영성과에 따라 지급하는 금원이나 성과 달성을 위한 동기를 부여할 목적으로 지급하는 금원도 마찬가지이다(대법원 2020. 4. 9. 선고 2018다290436 판결 참조).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는 피고의 대표이사인 등기임원이었고, 을 제6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피고 정관 제41조 제1항에서 '이사의 보수는 주주총회의 결의로 정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원고가 이 사건 합의 내지 이 사건 이메일에 근거하여 피고에게 성과급의 지급을 구하기 위하여는 그 금액 등에 관한 주주총회결의가 있었어야 할 것인데 이러한 주주총회 결의가 있었다고 볼 만한 자료도 없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청구는 어느 모로 보나 이유 없다.
결론
원고의 청구는 모두 이유 없으므로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정회일(재판장) 박승균 이영주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