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은 무죄.
이유
공소사실
피고인은 서울 강남구 B에 있는 ㈜C 대표로서 상시 근로자 10명을 사용하여 음악제작업을 경영한 사용자이다.
사용자는 근로자가 사망 또는 퇴직한 경우에는 그 지급 사유가 발생한 때부터 14일 이내에 임금, 보상금, 그 밖의 모든 금품을 지급하여야 한다. 다만 특별한 사정이 있을 경우에는 당사자 사이의 합의에 의하여 기일을 연장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위 사업장 소속으로 2021.6.1.부터 2022.2.20.까지 근로 한 D의 2021.12월 임금 6,250,000원, 2022.1월 임금 6,250,000원, 2022.2월 임금 4,464,285원 등 임금합계 16,964,285원을 당사자 사이의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판 단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 제42조 제1항 본문은 "임금은 통화로 직접 근로자에게 그 전액을 지급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여 이른바 임금 전액지급의 원칙을 선언함으로써 사용자가 일방적으로 임금을 공제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으므로, 사용자가 근로자에 대하여 가지는 채권을 가지고 일방적으로 근로자의 임금채권을 상계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금지된다. 다만, 사용자가 근로자의 동의를 얻어 근로자의 임금채권에 대하여 상계하는 경우에 그 동의가 근로자의 자유로운 의사에 터 잡아 이루어진 것이라고 인정할 만한 합리적인 이유가 객관적으로 존재하는 때에는 근로기준법 제42조 제1항 본문에 위반하지 아니한다.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재에 관하여 '다툴만한 근거'가 있는 것이라면 사용자가 그 임금 등을 지급하지 아니한 데에는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어서 사용자에게 근로기준법 제36조, 제109조 제1항 위반죄의 '고의'가 있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그리고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다툴만한 근거가 있는지 여부는 사용자의 지급거절 이유 및 그 지급의무의 근거, 그리고 사용자가 운영하는 회사의 조직과 규모, 사업 목적 등 제반 사항, 기타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한 다툼 당시의 제반 정황에 비추어 판단하여야 하고, 사후적으로 사용자의 민사상 지급책임이 인정된다고 하여 '곧바로' 사용자에 대한 근로기준법 제36조, 제109조 제1항 위반죄의 고의가 인정된다고 단정해서는 안 된다.
구체적 검토
기록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위와 같은 법리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이 근로자 D에게 임금을 직접 현금으로 지급하지는 않았으나, 피고인과 근로자 D 사이의 합의에 의하여 당해 임금이 상계된 것으로 보아야 하거나, 설령 상계에 이르지 못하였다 하더라도 피고인에게 고의가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그러므로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이 사건 공소사실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없이 증명되었다고 보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D은 2021. 8. 28. 피고인으로부터 1억 원을 차용하며, 1차 변제금 5,000만 원은 2021. 11. 30.에 지급하기로 약정하였다.
D이 위 약정기일에 1차 변제금을 지급하지 못하자, 피고인은 2021. 12.경부터 D에게 임금을 지급하지 않았고, D도 이에 대하여 별다른 이의를 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D은 2022. 2.경 퇴사하였고, 피고인과 D은 2022. 6.경 D이 2022. 10. 31.까지 1차 변제금 5,000만 원을 지급하지 않으면, D이 2022. 6.경까지 받은 임금 전액을 반납한다는 내용의 '차용금 지불각서 및 강제집행동의서'를 작성하였다.
위와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피고인과 D 사이에 1차 변제금 5,000만 원을 지급하지 못한 2021. 11. 30. 이후부터는 D의 급여를 차용금과 상계하는 내용의 묵시적인 합의가 있었거나, 피고인이 위와 같은 묵시적 합의가 있었다고 믿고 임금을 지급하지 않은 데에 상당한 이유가 있었다고 봄이 상당하다.
결 론
따라서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따라 무죄를 선고하고, 형법 제58조 제2항 단서에 따라 이 판결의 요지를 공시하지 않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현경훈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