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들의 피고에 대한 각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인정사실
E(이하 '망인'이라 한다)은 2001. 3. 1. 육군 소위(육사 F기, 특기 병과: 보병)로 임관하였고, 2017. 12. 1. 중령으로 진급한 후 2020. 11. 13.경부터 2021. 11. 8.까지 서울 용산구 소재 한미연합군사령부 G기획처(이하 '이 사건 기획처'라 한다)에서 H장교로 복무하다가 2021. 11. 9.부터 2022. 7. 1.까지 이 사건 기획처에서 I장교로 복무하였다.
망인은 이 사건 기획처에서 작전계획 J의 발전업무를 담당하면서 총괄하는 장교로서 각종 회의 준비, 지시사항 관리 등의 역할을 수행하였다.
피고는 1996. 3. 1. 육군 소위로 임관하였고, 2019. 11. 1. 대령으로 진급하였으며,2021. 12. 24. 이 사건 기획처장으로 보임되어 보직해임 되기 전인 2022. 10. 17.까지 망인의 상급자로서 위 처장으로 근무하였던 사람이다.
망인은 2022. 7. 1 06:40경 이 사건 기획처에 출근한 뒤, 07:20경 처장실에서 피고에게 당일 일정 등을 보고하였고, 당일 10:00경 피고가 주관하는 회의에 참석할 예정이었다.
망인은 2022. 7. 1. 08:20경부터 같은 날 10:19경 사이에 이 사건 기획처 건물 2층 여자화장실 내 좌변기 칸 출입구 상단 프레임에 전투화 끈을 이용하여 스스로 목을 매어 사망(이하 '이 사건 사망'이라 한다)하였다.
이 사건 사망 직후 이루어진 현장감식 중 망인의 사무실 책상에서 별지1 기재와 같은 유서 형식의 자필메모가 발견되었다.
육군 보통전공사상 심사위원회는 2023. 1. 30. '망인은 담당하고 있던 업무의 구조적인 문제와 직속 상관이었던 처장(피고)과의 관계적 어려움으로 인한 문제가 복합적으로 작용함으로써 극도의 압박감과 좌절감, 모멸감으로 사망한 것으로 판단되고, 이는 공무와 인과관계가 있다고 판단된다'는 이유로 순직III형으로 결정하였다.
국가보훈처는 2023. 5. 18.경 '망인이 군 복무 중 업무의 구조적인 문제, 업무 과중, 직속 상관의 폭언, 모멸감 등이 직접적인 원인이 되어 자해 사망한 것으로 판단되어 공무 수행 중 사망으로 인정한다'는 이유로 망인을 보훈보상대상자 지원에 관한 법률 제2조 제1항 제1호 소정의 재해사망군경으로, C를 같은 법 제3조 제1항 제1호 소정의 배우자로 결정하였다는 통지를 하였다.
피고는 2023. 5. 31. 제2지역군사법원에 직권남용가혹행위 등으로 기소되었으나 2024. 2. 29. 무죄판결(제2지역군사법원 2023고297호)을 선고받았고, 2024. 8. 21. 항소기각 판결(서울고등법원 2024노867호) 및 2024. 10. 29. 상고기각 결정(대법원 2024도13639호)으로 위 무죄판결이 확정되었다.
피고에 대한 징계권자인 소장 K는 2024. 4. 18. '위력행사 가혹행위 및 모욕의 점에 대하여 21 검찰대는 혐의없음(증거불충분)으로 처분하였고, 그 외 혐의사실인 직권남용 가혹행위 등에 대하여 제2지역군사법원에서 무죄판결이 선고되었으므로, 혐의사실에 대한 검토 결과 징계에 이를 정도의 비위사실을 확인할 수 없다'는 것을 근거로 피고에 대한 징계의결을 요구하지 않았다.
국방부 중앙 군인사소청심사위원회는 2024. 12. 20. 피고에 대한 2022. 10. 17.자보직해임처분을 취소하였다.
원고들은 망인의 자녀들이다.
망인의 배우자인 C는 수원지방법원 2024가단586684호로 피고를 상대로 손해배상(기) 청구의 소를 제기하였는데, 위 법원은 2025. 10. 28. C의 청구를 기각하는 판결(이하 '이 사건 선행판결'이라 한다)을 선고하였으며, C가 위 판결에 대하여 항소하여수원고등법원 2025나13531호로 항소심이 계속 중이다. [인정근거]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는 사실, 이 법원에 현저한 사실, 갑 제1 내지 5,15호증, 을 제1 내지 6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청구원인에 대한 판단 가. 원고들의 주장 1) 망인의 직속 상관이었던 피고는 상습적으로 망인을 모욕하였고, 망인은 지속적인 피고의 가혹행위를 견디다 못하여 극단적 선택을 하였다. 피고의 망인에 대한 가혹행위는 명령권, 훈계권의 범위를 벗어난 불법행위에 해당하고, 피고의 가혹행위와 망인의 사망 사이에는 상당인과관계가 존재하므로, 피고는 불법행위로 인하여 망인이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피고는 군인의 지위 및 복무에 관한 기본법 제36조 제3항에 따라 부하직원의 인격을 존중하고 배려하는 등의 필요하고 적절한 조치를 취하여야 함에도 불구하고 이를 무시한 채 자신의 성과 달성이라는 목적을 이루기 위하여 직무상 권한을 위법, 부당하게 행사하였으며, 직권을 남용하여 또는 위력을 행사하여 망인에게 가혹행위를 하였다.
피고는 2022. 1. 일자 불상경 피고의 사무실에서 망인으로부터 업무보고를 받던 중 큰 목소리로 질책하는 등 망인을 7회에 걸쳐 모욕하였다.
피고는 망인에 대하여 직무상 우월한 지위에 있으면서, 업무상 적정범위를 넘어 망인에게 정신적 고통을 가하는 직장 내 괴롭힘의 불법행위를 하였다.
피고는 직무상 우월적 지위를 이용하여 인격 모독적 질책, 차별적 취급, 부당한 업무지시 및 압박, 망인의 고충 토로나 개선 요청 묵살 등 업무상 적정범위를 넘는 행위로 인하여 망인의 정신적 고통 유발 및 근무환경 악화 등 직장 내 괴롭힘을 하였다.
이는 근로기준법 제76조의2를 위반한 명백한 직장 내 괴롭힘이자 망인의 인격권을 침해한 중대한 불법행위이다.
망인은 피고의 이러한 불법행위로 정상적인 인식능력이나 행위선택능력 등이 결여 또는 현저히 저하되어 합리적인 판단을 기대할 수 없는 정도의 상황에서 극단적인 선택을 시도하여 사망에 이른 것으로, 피고의 불법행위와 망인의 사망은 상당인과관계가 있다.
피고는 망인에 대한 가혹행위, 모욕행위 및 직장 내 괴롭힘으로 인하여 망인이 입은 재산상 손해 및 정신적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피고는 원고들에게 불법행위로 인한 일실수입 각 134,782,663원, 망인의 위자료상속액 각 28,571,428원, 원고들의 고유 위자료 각 5백만 원의 합계 각 168,354,091원과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각 지급할 의무가 있다.<각주1> 10) 군인연금법에 따른 급여가 공제되어야 한다면, 망인의 기대여명기간 동안 유족이 받을 금액에 한정되어야 하고, 위자료는 손익상계의 대상이 될 수 없으며, 원고들이 입은 총 손해액은 피고가 언급하는 보험금을 초과함이 명백하므로, 원고들이 보험금을 수령하였다는 사실만으로 피고의 배상책임이 감경될 여지는 전혀 없다.
망인은 사망 당시 대령 진급이 유력한 상황이었으므로, 적어도 대령까지 진급하 여 복무할 수 있었다고 봄이 상당하다.
이 사건 선행판결에는 피고의 행위와 망인의 사망 사이의 상당인과관계를 부인한 치명적인 오류가 있고, 망인의 사망을 극히 이례적인 경우로 치부한 잘못이 있다.
피고의 주장
피고는 망인에게 가혹행위를 하거나 모욕을 한 사실이 없다.
피고의 행위는 형사처벌 대상이 아님은 물론 인사나 징계 대상에 불과한 직장 내 괴롭힘 또는 갑질행위에 해당하지 않고, 민사적 책임의 대상이 되는 행위도 아니다.
피고의 일부 행위에 불법성이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망인의 극단적인 선택과 사이에 직접적인 인과관계가 존재한다고 볼 수 없다.
피고에게 손해배상의무가 발생한다고 하더라도, 망인이 순직으로 인정됨에 따라 유족이 수령하게 되는 군인연금법에 따른 유족연금 또는 일시금은 손해배상액에서 공제되어야 한다.
원고들이 이 사건 사망과 관련하여 보험금을 지급받았다면, 피고의 행위로 손해가 발생하였다고 하더라도 보험자는 지급 보험금액의 한도에서 피고에 대한 손해배상청구권을 대위행사하게 되므로, 그 부분 역시 공제되어야 한다.
망인은 사망 당시 중령으로 군인사법에 따라 연령 정년이 53세이므로, 그 이후 가동연한까지는 도시보통인부의 일용노임을 기준으로 손해액을 산정하여야 한다.
청구원인에 관한 판단
피고 행위의 위법성 여부에 관한 판단
직권남용·위력행사 가혹행위 주장에 관한 판단
관련 법리 민사소송에서 사실의 증명은 어떠한 의문의 여지도 허용하지 않는 자연과학적 증명은 아니지만, 사실의 확정에 필요한 증거조사의 결과를 참작하여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따라 사실주장이 진실하다는 점을 시인할 수 있는 고도의 개연성을 증명하는 것이고(민사소송법 제202조 참조), 법률상 추정과 같이 법률에 명문의 근거가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그 증명책임은 해당 요건사실을 주장하는 당사자가 부담하는 것이 원칙이다(대법원 2013. 5. 16. 선고 2012다202819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군형법 제62조에서 규정하는 '가혹행위'라 함은 사람으로서는 견디기 어려운 정신적·육체적 고통을 가하는 경우를 말하는데, 이 경우 가혹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행위자 및 그 피해자의 지위, 처한 상황, 그 행위의 목적, 그 행위에 이르게 된 경위와 결과 등 구체적 사정을 검토하여 판단하여야 하고, 나아가 그 행위가 교육 목적의 행위라고 하더라도 교육을 위해 필요한 행위로서 정당한 한도를 초과하였는지 여부를 함께 고려하여야 한다(대법원 2012. 11. 29. 선고 2010도1233 판결 등 참조). 군대조직의 특성상 엄격한 규율이 요구되고 일반사회와의 단절이 불가피하며 그 구성원은 자신과 국민의 생명과 신체를 지키기 위하여 일정 정도의 육체적, 정신적 고통을 감내해야 함은 당연하다. 그러나 감내해야 할 육체적, 정신적 고통은 합리적인 범위 내에 있어야 하고 인간의 존엄성에 반하는 비인간적, 비이성적인 고통은 허용될 수 없다. 위 대법원 판결은 인간의 존엄성에서 유래되는 인격권, 자기결정권을 침해하여 정신적 고통을 주는 군대 내 교육목적의 행위에 대하여 가혹행위라고 선언함으로써 상식이 통하는 군대문화를 실현하고자 하였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고, 그 판단기준도 제시하였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판단 위 법리에 비추어 보건대, 앞서 든 증거, 갑 제8 내지 14호증의 각 기재(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고려하면, 원고들이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의 행위가 사람으로서는 견디기 어려운 정신적·육체적 고통을 가하는 가혹행위에 해당한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망인이 업무와 관련한 피고의 질책에 대한 상당한 불안감과 자신의 업무에 대한 상당한 압박감을 가지고 있다는 취지의 메모를 남겼고, 망인이 업무를 수행하는 데 있어 상당한 업무상의 스트레스를 받고 있었던 사실, 망인이 하루에 4~5회 이상 수시로 피고에게 업무 관련 보고를 하였는데, 피고는 반박이나 반문하는 방식으로 업무를 지도한 사실, 망인이 피고에게 업무가 부담스럽다는 의견과 피고의 목소리가 큰 편이라서 다그치는 것 같다는 느낌을 직접 표현하였음에도 피고의 행동이나 업무에 별다른 변화가 없었던 사실은 인정된다.
또한 앞서 본 바와 같이 육군 보통전공사상 심사위원회가 망인의 사망이 공무와 인과관계가 있다는 이유로 순직III형[군인사법 시행령 제60조23 제1항 제1호 다목, 별표(순직자 분류기준표) 8, 기준번호 2-3-12, 직무수행 또는 교육훈련과 관련한 구타·폭언·가혹행위 또는 업무과중 등이 직접적인 원인이 되어 자해행위를 하여 사망한 사람]으로 결정하고, 국가보훈처가 망인의 사망을 공무 수행 중 사망으로 인정하였는바, 망인의 사망에 업무기인성은 인정된다고 할 것이다.
그러나 1 망인이 작성한 메모의 기재만으로는 피고의 질책의 정도가 명백하게 확인되지 아니하는 점, 2 망인은 2020. 11.경부터 이 사건 기획처에서 진행되던 작전계획 발전을 보조하는 업무를 하면서, 2021. 11.경부터는 새로운 작전계획을 총괄하는 업무를 하며 미군 측과 협의하고 상호 쟁점을 해결해나가는 동시에 피고 등 상급자에게 이를 보고하고 이들의 지침을 받아 다시 미군 측과 협의를 하는 일을 반복하는 역할을 맡았는데, 망인이 맡은 역할의 중요성을 고려할 때 그러한 과정에서 피고의 질책이 업무상 필요성이 결여된 것이라거나 그 양태가 사회통념상 상당하지 않다고 단정하기 어려운 점, 3 피고가 망인에게 잦은 지적과 지도를 한 사실은 인정되나, 그것과는 별개로 망인에게 어떠한 불이익을 주었다는 아무런 증거가 없고, 망인이 맡은 업무의 중요도를 고려하여 그 업무의 완성도를 높이려는 취지로 지적과 지도를 하였을 가능성도 있는 점, 4 당시 이 사건 기획처에서 피고 및 망인과 같은 부서에서 근무하던L 중령은, '어느 것이 지도이고 질책인지는 각자의 주관에 따라 다른데, 제가 보았을때 혼난 적도 있었고 지도를 받은 적도 있었다', '저도 피고가 지도를 하거나 질책을 할 때 힘들었으나 인격적인 모멸감 같은 기분이 드는 것은 아니었고, 지도를 받을 때 스스로 많이 부족하다는 느낌을 받았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는데, 이로 미루어 볼 때 피고의 언행이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의 입장에서 신체적·정신적 고통 또는 근무환경 악화를 초래할 만하였다고 보이지 않는 점, 5 망인과 피고가 2021. 12.경부터 2022. 1.경까지 나눈 텔레그램 메신저 대화에서 피고가 망인의 보고 내용에 대하여 "좋은 저녁 되라~", "굿밤", "오케이! 빨리 쉬어~^^", "다들 급하시네.. ᄏᄏ 그래도 마음엔 여유를!"이라고 답장하는 등, 피고가 특별히 망인에게 부당한 대우를 하였다고 볼 수 없는 점 등을 고려하면, 원고들 제출의 증거만으로는 피고의 행위가 민사상 불법행위에 이르는 가혹행위라고 인정하기 어렵다.
소결 따라서 원고들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직장 내 괴롭힘 주장에 관한 판단
관련 규정 등
군복무 관련 규정 군인은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일반 국민과 동일하게 헌법상 보장된 권리를 가진다[군인의 지위 및 복무에 관한 기본법(이하 '군인복무기본법'이라고만 한다) 제10조 제1항]. 군인은 직무를 수행할 때 상관의 직무상 명령에 복종하여야 하고(군인복무기본법 제25조), 군인은 어떠한 경우에도 구타, 폭언, 가혹행위 및 집단 따돌림 등 사적 제재를 하거나 직권을 남용하여서는 아니 된다(같은 법 제26조). 상관은 직무에 관하여 부하를 지휘·감독하여야 하고,(군인복무기본법 제36조 제2항), 상관은 부하의 인격을 존중하고 배려하여야 한다(같은 조 제3항). 군기는 군대의 기율이며 생명과 같다. 군기를 세우는 목적은 지휘체계를 확립하고 질서를 유지하며 일정한 방침에 일률적으로 따르게 하여 전투력을 보존·발휘하는 데 있다. 그러므로 군대는 항상 엄정한 군기를 세워야 한다. 군기를 세우는 으뜸은 법규와 명령에 대한 자발적인 준수와 복종이다. 따라서 군인은 정성을 다하여 상관에게 복종하고 법규와 명령을 지키는 습성을 길러야 한다(군인복무기본법 시행령 제2조 제1호). 군인은 법률에서 정하는 바에 따라 신분이 보장되며, 그 계급에 걸맞은 예우를 받는다(군인사법 제44조 제1항).
직장 내 괴롭힘 관련 규정과 해석<각주2> 사용자 또는 근로자는 직장에서의 지위 또는 관계 등의 우위를 이용하여 업무상 적정범위를 넘어 다른 근로자에게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주거나 근무환경을 악화시키는 행위(이하 "직장 내 괴롭힘"이라 한다)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근로기준법 제76조의2).
직장에서의 지위 또는 관계의 우위를 이용 직장 내 괴롭힘 행위자와 피해자의 관계가 대부분 직장 내에서 직접적인 직급, 직위가 행위자가 피해자에 비해 상위에 있는 '지위의 우위'에 있는 경우뿐만 아니라 직접 업무를 지도·감독하는 위치에 있지 않더라도 직급과 직위에 있어서는 우위에 있는 등 사실상 우월성을 가지는 있는 경우에도 지위 및 관계의 우위에 있다고 해석된다.
업무상 적정범위를 넘는 행위 업무상 적정범위를 넘는 행위는 1 신체적 괴롭힘(폭행, 상해 및 신체적으로 공격적·위협적 행동 등), 2 언어적 괴롭힘(명예훼손, 모욕, 협박, 굴욕적 언사, 비방, 비하 등), 3 대인관계 괴롭힘(따돌림, 고립 등), 4 업무적 괴롭힘(불필요 또는 불가능한 지시, 부당 또는 과도한 지시, 업무상 배제나 무시 등), 5 사적 영역 괴롭힘(사적 만남 요구, 사적인 일에 지나치게 간섭 등)의 유형이 있다. 언어적 형태의 직장 내 괴롭힘은 업무와 관련한 과한 질책에서부터 명예훼손, 협박에 이르는 언행까지 수위와 정도가 다양하게 나타난다. 또한 단순히 비하적, 모욕적인말로만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그 언행이 업무와 연관되어 일어나는 경우 업무 자체에 영향을 미치기도 하고, 직장 내 인간관계 속에서 이루어지는 경우 따돌림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언어적 괴롭힘은 가장 많이 나타나는 행위 유형이면서도 다른 유형의 괴롭힘 행위를 하는 수단으로 사용되는 경우도 많다는 특징이 있다. 언어적 괴롭힘은 모욕, 명예훼손, 협박과 같이 형사처벌 대상으로 해석될 수 있을 만한 위법한 행위도 나타나지만, 고성, 비난, 비하, 질책 등 사회적으로 용인될 만한 업무상 지적이나 질책과 구분하기 어렵거나 경계에 있는 경우도 많다. 관련 하급심 판결에서는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살펴보아, 피해자에게 한 폭언에 납득할 만한(합리적인) 이유가 없는지 여부, 여러 사람 앞에서 공개적인 형태로 이루어진 상황, 폭언 등이 반복·지속된 사정, 발언의 정도가 일상적인 지도·조언·충고의 수준을 넘었는지 여부 등을 검토하여 언행의 정도가 통상 업무관계에서 수용될 수 있는 것인지를 기준으로 직장 내 괴롭힘 해당 여부를 판단하고 있다.
신체적, 정신적 고통 또는 근로환경 악화 직장 내 괴롭힘을 원인으로 한 손해배상책임이 인정되기 위해서는 피해자와 비슷한 처지에 있는 보통 사람의 입장에서 보아 신체적, 정신적 고통 또는 근로환경 악화가 발생할 수 있는 행위가 있고, 그로 인하여 피해자에게 신체적, 정신적 고통 또는 근로환경 악화라는 실제 결과가 발생하였음이 인정되어야 한다.
직장 내 괴롭힘 예방·대응 매뉴얼(2023. 4.<각주3> 고용노동부 근로기준정책과 발행분) (가) 직장에서의 지위 또는 관계 등의 우위를 이용할 것 피해 근로자가 저항 또는 거절하기 어려울 개연성이 높은 상태가 인정되어야 하고, 행위가자 이러한 상태를 이용하여야 한다. 직장에서의 지위나 관계 등의 우위를 이용하여 행위를 한 것이 아니라면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하지 않는다. 지위, 관계 중 여러 요소가 복합적으로 우위성을 형성할 수도 있고, 명확히 구분되지 않을 수도 있다.
업무상 적정범위를 넘을 것 사용자가 모든 직장 내 인간관계의 갈등상황에 대하여 근로기준법에 따른 조치를 취해야 하는 것은 아니므로, 행위자가 피해자에 비해 우위성이 인정되더라도 문제된 행위가 업무관련성이 있는 상황에서 발생한 것일 필요가 있다. 다만, 여기에서 업무관련성은 포괄적인 업무관련성을 의미한다고 보아야 한다. 문제된 행위가 업무상 적정범위를 넘는 것으로 인정되기 위해서는 그 행위가 사회통념에 비추어 볼 때 업무상 필요성이 인정되지 않거나, 업무상 필요성은 인정되더라도그 행위 양태가 사회통념에 비추어 볼 때 상당하지 않다고 인정되어야 한다. 따라서 업무상 지시, 주의, 명령에 불만을 느끼는 경우라도 그 행위가 사회통념상 업무상 필요성이 있다고 인정될 경우에는 직장 내 괴롭힘으로 인정하기는 곤란하지만, 지시, 주의, 명령의 양태가 폭행이나 과도한 폭언을 수반하는 등 사회통념상 상당성을 결여하였다면, 업무상 적정범위를 넘었다고 볼 수 있으므로,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될 수 있고, 업무상 필요가 인정되더라도 사업장 내 동종유사업무를 수행하는 근로자에 비하여 합리적 이유가 없는 문제 행위라면 사회통념적으로 상당하지 않은 직장 내 괴롭힘으로 볼 수 있다. 업무상 적정범위 결여 관련 상황별 행위 예시는 별지2와 같다.
신체적, 정신적 고통을 주거나 근무환경을 악화시키는 행위일 것 근무환경 악화란 그 행위로 인하여 피해자가 능력을 발휘하는데 간과할 수 없을 정도의 지장이 발생하는 것을 의미하고, 행위자의 의도가 없었더라도 그 행위로 신체적, 정신적 고통을 받았거나 근무환경이 악화되었다면 인정할 수 있다.
관련 법리 사용자 또는 근로자는 직장 내 괴롭힘 즉, 직장에서의 지위 또는 관계 등의 우위를 이용하여 업무상 적정범위를 넘어 다른 근로자에게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주거나 근무환경을 악화시키는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 되고, 직장에서의 지위 또는 관계 등의 우위를 이용하여 업무상 적정범위를 넘어 다른 근로자에게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주거나 근무환경을 악화시켰다면, 이는 위법한 '직장 내 괴롭힘'으로서 피해 근로자에 대한 민사상 불법행위 원인이 된다(대법원 2021. 9. 16. 선고 2021다219529 판결 등 참조).'업무상 적정범위를 넘는 행위'는 그 행위가 사회통념에 비추어 볼 때 업무상 필요성이 인정되지 않거나, 업무상 필요성은 인정되더라도 그 행위 양태가 사회통념에 비추어 볼 때 상당하지 않다고 인정되는 행위를 의미한다. '신체적·정신적 고통'이나 '근무환경 악화'는 주관적인 것이 아니라 객관적인 것인바, 객관적으로 피해자와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의 입장에서 신체적·정신적 고통 또는 근무환경 악화가 발생할 수 있는 행위가 있고, 그로 인하여 피해자에게 신체적·정신적 고통 또는 근무환경의 악화라는 결과가 발생하였음이 인정되어야 한다. 직장 내 괴롭힘이 성립하기 위해서는 행위자에게 반드시 피해 근로자에 대한 괴롭힘의 동기나 의도가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나, 행위자와 피해 근로자의 관계, 행위가 행해진 장소와 상황, 행위에 대한 피해 근로자의 명시적·추정적 반응의 내용, 행위의 내용과 정도, 행위가 지속된 기간등 구체적인 사정을 참작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근로기준법상 의무의 주체는 통상 사용자인데, 직장 내 괴롭힘의 경우에는 근로자도그 금지의무의 주체가 된다. 근로자도 괴롭힘 금지의무의 주체가 되는 이유는 집단 내에서의 괴롭힘은 그 단체의 지배자나 그 지시를 받는 자뿐만 아니라 구성원의 일부나 다수에 의해 의도적, 자발적 또는 무의식적으로 이루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근로자들 사이에는 서로 계약관계가 없기 때문에 괴롭힘은 민사상으로는 계약책임이 아니라 주로 불법행위책임으로 구성된다.
판단
먼저 망인과 피고는 직장 내에서 직접적인 직급, 직위가 행위자인 피고가 망인에 비해 상위에 있는 지위의 우위에 있었음은 인정된다.
다음으로 피고의 망인에 대한 행위가 업무상 적정범위를 넘는 행위에 해당하는가에 관하여 보건대, 이 사건에서 문제가 되는 것은 앞서 본 행위 유형 중 2 언어적 괴롭힘과 5 업무적 괴롭힘이라고 할 것이다. 앞서 본 규정이나 법리 등에다가 피고가 망인에게 아래 인정사실에서 본 발언을 하게 된 경위(피고가 이 사건 기획처의 부서장으로 부임할 당시 한미 간의 분쟁으로 기존의 작전계획이 무효화되고, 한미연합사령부는 2023. 3.경까지 총 7단계에 걸쳐 한미연합작전계획을 수정하기로 계획하고 있었는바, 이러한 상황에서 부서장으로 부임한 피고로서는 작전계획 수립과 관련하여 상당한 업무 부담을 가지게 되었고, 기존 업무 체계를 변화시켜야 할 필요성을 느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한 발언이 여러 사람 앞에서 공개적인 형태로 이루어졌는지 여부(앞서 기재한 경위로 피고의 망인에 대한 발언이 여러 사람 앞에서 공개적인 형태로 이루어지기도 하였으나, 망인의 업무수행만을 특별히 강조하여 지적한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 위와 같은 발언이 반복·지속되었는지 여부, 그 발언의 정도가 일상적인 지도·조언·충고의 수준을 넘었다고 볼 것인지 여부(부서장인 피고가 부서원인 망인의 업무수행에 미흡한 부분이 있는 경우, 지도·감독을 하는 것은 일반적인 직무권한 범위 내에 속하는 사항임이 명백하다)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들 제출의 증거만으로는 피고의 행위가 고성, 비난, 비하, 질책 등 사회적으로 용인될 만한 업무상 지적이나 질책을 넘어서거나 군대라고 하는 직장 내에서의 업무관계에서 수용될 수 있는 정도나 범위를 넘어섬으로써 업무상 적정범위를 넘어선 것이라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나아가 망인이 2022. 5. 28.경 피고를 찾아가 업무를 조정해 달라고 요청하였으나, 피고가 망인의 업무를 전혀 조정하지 않은 행위에 관하여 보건대, 원고들도 이 사건 사망 당시 망인이 대령 진급을 앞두고 있었다는 점은 다투지 아니하고,<각주4> 원고들 제출 증거만으로는 피고가 망인에게 부여한 업무가 망인이 수행해야할 업무와 무관하다거나 이 사건 기획처 내 인력 사정을 무시한 채 망인에게만 과도하게 부여된 업무라고 인정하기에 부족하며,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소결 따라서 원고들의 이 부분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는다.
모욕 주장에 관한 판단
관련 법리 민법에는 어떠한 경우에 모욕으로 인한 불법행위가 성립하는지에 관하여 명시적인 규정이 없지만, 민법상 모욕 등을 형법상 모욕과 동일하게 보는 것이 법률용어의 일관성과 법체계의 통일성 관점에서 바람직하다(대법원 2018. 10. 30. 선고 2014다61654 전원합의체 판결의 취지 참조). 한편, 모욕이란 사실을 적시하지 아니하고 어떠한 표현이 사람의 사회적 평가를 저하할 만한 추상적 판단이나 경멸적 감정을 표현하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어떠한 표현이 상대방의 인격적 가치에 대한 사회적 평가를 저하할 만한 것이 아니라면 설령 그 표현이 다소 무례한 방법으로 표시되었다 하더라도 이를 두고 모욕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대법원 2018. 11. 29. 선고 2017도2661 판결 등 참조). 표현행위자가 타인에 대하여 비판적인 의견을 표명한 때에 그 표현행위의 형식과 내용 등이 모욕적이고 경멸적인 인신공격에 해당하여 그 인격권을 침해한 경우에는 의견표명으로서의 한계를 벗어난 것으로서 불법행위가 될 수 있고, 그러한 불법행위의 성립 여부를 판단할 때에는 해당 표현행위의 내용·형식뿐 아니라 표현행위가 행해진 정황도 함께 고려하여야 한다(대법원 2019. 6. 13. 선고 2014다220798 판결 참조).
판단 앞서 든 증거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피고가 망인에게 아래와 같은 내용의 발언을 한 사실은 인정된다.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보건대, 피고의 위 발언들 중 원고를 불쾌하게 할 수 있는 표현들이 일부 포함되어 있다고 할 수 있으나, 이는 피고가 부서장의 지위에서 망인의 업무를 지적하거나 업무 내용의 문제점을 개선하고자 하는 과정에서 다소 무례하거나 과격한 표현이 동반된 정도에 그친 것이고, 인격적 가치에 대한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킬 만한 모욕적 언사에 해당하여 의견표명의 한계를 벗어난 위법한 것으로서 망인의 인격권을 해하였다고 볼 수 없다.
소결 따라서 원고들의 이 부분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는다.
피고의 행위와 망인의 사망 사이의 상당인과관계 존부에 관한 판단
관련 법리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을 지우려면 위법한 행위와 원고가 입은 손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어야 하고, 상당인과관계의 유무는 결과 발생의 개연성, 위법행위의 태양 및 피침해이익의 성질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23.4. 27. 선고 2021다262905 판결 참조).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의 범위를 정할 때에는 불법행위와 손해 사이에 조건적 또는 자연적(사실적) 인과관계가 존재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이념적 또는 법률적 인과관계, 즉 상당인과관계가 있어야 하는데(대법원 2012. 1. 27. 선고 2010다81315 판결 참조), 이는 당사자가 처한 상황을 객관적으로 보아 이후의 손해가 예견 가능한 관계에 있음을 의미하는 것으로, 가해행위가 있더라도 피해자가 이를 이유로 스스로 자신의삶을 마감하는 방법을 선택하는 것이 극히 이례적인 경우에는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볼 수 없다(대법원 2011. 1. 27. 선고 2010다74416 판결 참조). 가해자의 불법행위로 인하여 피해자가 정신적·육체적 상처를 입고 그 충격으로 자살한 경우라고 할지라도 원칙적으로 그 자살행위는 가해자의 불법행위로 인하여 생기는 통상의 결과라고 볼 수는 없으므로, 가해자의 불법행위로 인한 망인의 육체적, 정신적 고통이 심한 것이어서 이로 인하여 망인이 자살할지도 모른다는 사정을 예견하였거나 예견할 수 있었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불법행위와 자살 사이에 상당한 인과관계가 있다고 인정하기는 어렵다.
판단
먼저 앞서 든 증거(갑 제3호증 등)에 의하면, 한미연합군사령부 업무 구조의 특수성<각주5> 및 직속상관인 피고와의 관계에서의 문제 등으로 인하여, 망인이 심리적인 압박감을 받거나 주눅이 든 모습을 보이기도 하였고, 2022.경부터 급격히 자신감이 결여되고 힘들어 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하였으며, 이 사건 사망 직전인 2022. 6. 10.경 육군사관학교 동기생 W에게 "힘들다. 죽고 싶다.", "처장(피고)과 너무 안 맞아서 힘들다."는 하소연을 한 바 있고, 2022. 6. 중순경 동료 X에게 "처장(피고)앞에 서면 머리가 정지된다. 이제 총괄을 더 이상 못하겠다.", "요즘은 우울감이 있는 것 같다. 죽고 싶은 생각이 든다."는 말을 한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위와 같은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앞서 든 증거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원고들이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가 앞서 본 행위로 인하여 망인이 자살할지도 모른다고 예견하였 거나 예견할 수 있었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따라서 피고의 행위와 망인의 자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인정할 수 없으므로, 이를 전제로 한 원고들의 각 손해배상청구는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통상 자살은 자신의 앞으로의 삶이 무의미해졌거나 불행이나 고통만이 기다리고 있다는 절망에 빠졌을 때 최후로 취하는 선택으로 이해되는데, 피고가 냉담한 말투와 행동으로 자신을 대하고, 피고로부터 엄격한 업무 지도와 질책을 당하였다고 하더라도 자신의 목숨을 버리는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것이 경험칙상 일반적인 행동이라고 볼 수 없다.
망인은 육군 장교로 총 21년 4개월 동안 근무하였는데, 그동안 망인이 정신건강의학과<각주6> 치료를 받는 등의 이력이 없었던바,<각주7> 망인의 사망 이전에 망인의 자살가능성을 인지할 대외적 징표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갑 제14호증은 국
이를 전제로 한 원고들의 각 손해배상청구는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통상 자살은 자신의 앞으로의 삶이 무의미해졌거나 불행이나 고통만이 기다리고 있다는 절망에 빠졌을 때 최후로 취하는 선택으로 이해되는데, 피고가 냉담한 말투와 행동으로 자신을 대하고, 피고로부터 엄격한 업무 지도와 질책을 당하였다고 하더라도 자신의 목숨을 버리는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것이 경험칙상 일반적인 행동이라고 볼 수 없다.
망인은 육군 장교로 총 21년 4개월 동안 근무하였는데, 그동안 망인이 정신건강의학과<각주6> 치료를 받는 등의 이력이 없었던바,<각주7> 망인의 사망 이전에 망인의 자살가능성을 인지할 대외적 징표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갑 제14호증은 국방부조사본부 수사단이 망인의 동료인 L 중령의 진술을 확보한 수사보고서인데, 위 기재에 의하면, L 중령이 이 사건 사망 전날인 2022. 6. 30. 13:20경 지작사를 방문하고 돌아가는 망인에게'다음 주에 뵙겠습니다'라고 하니, 망인이 '볼 수 있을까'라고 하여 다음 일정이 있냐고 물으니, 망인이 '아니다'라며 차량에 탑승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이러한 사실을 사후적으로 미루어 살펴보면, 망인이 이 사건 사망 전날에 이미 이 사건 사망과 같은 극단적 선택을 염두에 두었다고 해석할 여지도 있기는 하나, 일반적으로 위와 같은 대화만으로 망인이 극단적 선택을 염두에 두었거나 이를 암시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피고의 냉담한 말투와 행동, 엄격한 업무 지도와 질책으로 망인이 정신적 고통을 받았을 것으로 보이기는 하나, 그 정도가 객관적으로 중하다고 보기는 어렵다.
망인에 대한 피고의 태도 등으로 인하여 망인이 피고와의 관계에서 무력감, 모멸감을 느꼈을 것으로 보이나, 그 과정에서 피고가 직접적으로 욕설, 폭언 등을 행사한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망인은 2022.<각주8> 5. 18. 20:30경 피고에게 "처장님 오해 안 합니다. 늘 걱정하고 조금 더 알려주시려는 의도 잘 알고 있습니다. 총괄하는 임무를 수행하려니 너무 부담스럽고 또 잘하려는 임무를 수행하려니 너무 부담스럽고 또 잘하려는 마음만 앞서고현실은 마음 같지 않다 보니 조금은 포기한 것도 없잖아 있는 것 같습니다. 여러 가지일로 마음이 무겁고 지친 것은 사실이지만 처장님 존경하고 사랑합니다."라는 내용의 텔레그램 메시지를 보내고, 2022. 6. 9. 피고에게 "처장님 지난 심의에서 저랑 Y이를 위해 애쓰셨다고 전해 들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처장님과 함께하는 시간 동안 제 복무자세와 능력을 조금이라도 개선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라고 메시지를 보내는 등 피고에 대한 고마움의 감정을 표현하기도 하였다.
망인은 업무에 대한 압박감과 스트레스로 인하여 보직 변경을 건의한 바 있었던 것으로 보이나, 보직 변경을 건의 받았던 피고는 '진급이 얼마 남지 않은 육군 중령(망인을 지칭하는 것임)의 업무나 보직을 변경하는 것은 일반적이지 않다고 생각하여 격려만 하고 보직 변경을 승인하지 않았다'라고 진술한 바 있고, 실제 망인은 피고의 건의로 1순위 지휘 추천을 받았던 것으로 확인된다.
군인사법에 따른 순직 결정이나 보훈보상대상자 지원에 관한 법률에 따른 재해사망군경 결정은 업무상 사유에 의한 부상·질병·장해 또는 사망이 발생한 경우에 그 발생 경위를 불문하고 법이 정하는 보상이 이루어지도록 하는 사회보장으로서의 성격 을 가지고 있는 반면에, 과실책임주의에 따라 위법한 행위로 인한 손해의 전보를 목적으로 하는 민법상 손해배상은 위와 같은 결정들과는 법적 요건 및 사회적 기능을 달리하는 것인바, 육군 보통전공사상 심사위원회나 국가보훈처에서 망인의 사망을 공무 수행 중 사망으로 인정하였다는 사실만으로 망인의 사망과 업무와의 인과관계 인정을 넘어서 피고가 망인의 극단적 선택을 예견하였거나 예견할 수 있었다고 단정할 수 없다.
앞서 본 바에 의하면, 망인의 경우 국가유공자 등 예우 및 지원에 관한 법률 제4조 제1항 제5호의 요건에는 해당하지 아니하고, 보훈보상대상자 지원에 관한 법률 제2조 제1항 제1호에 정한 재해사망군경으로 결정되었는바, 망인의 경우 극단적 선택 당시의 객관적 상황이나 행위자의 주관적 인식 등을 모두 고려해 보아도 합리적이고이성적인 판단을 기대하기가 매우 어렵다고 할 정도는 아니어서 자해행위에 대한 회피 가능성을 부정할 정도는 아니라면, 자해행위를 감행한 데에 '불가피한 사유'가 있다고까지 할 것은 아니다(대법원 2013. 7. 11. 선고 2013두2402 판결 참조).
망인에 대한 심리부검<각주9> 감정결과 역시, 업무에서 비롯된 스트레스로 인하여 심리적 탄력성이 낮아진 상태에서 새로운 작전계획 작성과 피고와의 관계에서의 자존감의 저하와 무력감이 망인의 자살 원인이 되었다는 것으로, 피고의 행위와 망인의 자살 사이에 조건적, 자연적 인과관계의 인정을 넘어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할 수 있다는 취지로 보기는 어렵다.
소결 따라서 원고들의 이 부분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는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피고에 대한 각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모두 기각한다. 판사 송승용 [별지] 각주1) 원고들은 2025. 11. 25.자 준비서면에서 소극적 손해를 감축하고, 적극적 손해 중 장례비를 추가하는 취지의 주장을 하고 있으나, 이에 맞추어 청구취지를 변경하지는 않았다. 각주2) 직장 내 괴롭힘 판단기준에 대한 연구(M), 이 외에 이 법원은 근로기준법상 직장 내 괴롭힘 금지 규정의 적용대상(N), 인격권보호를 위한 직장 내 괴롭힘 예방교육의 과제(O), 직장 내 괴롭힘, 성희롱 업무 요건의 쟁점 및 개선방안(P), 현행 직장 내 괴롭힘 제도의 노동법적 쟁점과 입법정책적 과제(Q), 직장 내 괴롭힘의 법적 쟁점과 개선방안(R, S), 직장 내 괴롭힘의 법적 개념과 요건(T) 등을 참고하였다(저작권법 제23조 제1호의 취지에 따라 간이하게 논문명과 저자만 기재). 각주3) 아래 기재 부분은 이 사건 사망 당시와 비교하여 달라진 부분은 없는 것으로 보임¦ 각주4) 망인의 업무조정 요구가 업무경감 요구의 취지라면, 진급에서 유리하게 반영되지는 않을 것이다. 각주5) 한미연합군사령부는 의사결정권한을 가지고 있는사령관, 참모장 등의 정직위에는 미군 측이 보직되어 있고, 의사결정권한이 없는 부사령관, 부참모장 등의 부직위에는 한국군 측이 보직되어 있기 때문에 한국군 측에서는 미군 측이 먼저 결정을 하고 난 뒤에야 비로소 대응방안을 검토하는 방식의 업무를 진행할 수밖에 없고, 이로 인해 망인에게 잦은 야근과 주말 근무가 수반될 수밖에 없는 구조적 특성이 있다고 함 각주6) 전문의의 수련 및 자격 인정 등에 관한 규정(대통령령) 제3조(전문의의 전문과목) 참조 각주7) 진급을 앞두고 있던 망인이 부대 내·외부를 불문하고, 혹시나 진급심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될지도 모르는 정신건강의학과의 진료를 기피하였을 수도 있다. 각주8) 갑 제8호증의 13, 제12면에 '2021'로 기재되어 있으나 오기로 보임¦ 각주9) 자살행위 전후의 심리·행동변화 등을 바탕으로 자살원인을 분석하는 것(자살예방 및 생명존중문화 조성을 위한 법률 제11조의2 제1항)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