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이 법원이 2025카정30741 강제집행정지 신청사건에 관하여 2025. 7. 8. 한 강제집행정지결정을 취소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제2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기초사실
원고는 섬유원단 및 섬유 소매업을 영위하는 법인이고 피고는 2022. 10. 5. 원고에게 고용되어 2024. 6. 19.까지 디자인 업무 등에 종사한 근로자이다.
피고는 원고를 상대로 '최종 1개월 분 임금 1,733,333원<1>(= 2,800,000원 × 19일/30일) 및 퇴직금 3,604,007원 합계 5,337,340원 및 이에 대한 퇴직일로부터 14일이 지난 다음날인 2024. 7. 4.부터 다 갚는 날까지 근로기준법이 정한 연 20%의 비율로 계
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는 소송을 제기(이 법원 2025가소311685)하였고, 위 법원은 2025. 5. 28. 같은 취지의 이행권고결정(이하 '이 사건 이행권고결정'이라 한다)을 내렸으며, 원고는 이를 송달받고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아 그대로 확정되었다.
피고는 당시 원고의 대표자인 C를 근로기준법 및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 혐의로 고소를 하여, 2025. 5. 9. "피고인(C)은 피고에게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2024년 6월 임금 1,733,333원 및 퇴직금 3,604,007원을 지급하지 않아 위 각 법률을 위반하였다."는 내용의 벌금 150만 원의 약식명령(서울중앙지방법원 2025고약3697, 이하 '이 사건 약식명령'이라 한다)이 발령되었고, 이는 2025. 5. 23. 확정되었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3, 12, 13호증(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피고의 본안전 항변에 관한 판단
피고는, 원고가 이 사건 이행권고결정이 확정되기 전의 사유를 이유로 청구이의의 소를 제기하는 것은 기판력에 저촉되어 부적법하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살피건대, 소액사건심판법 제5조의7 제1항은 이행권고결정에 관하여 피고가 일정한 기간 내 이의신청을 하지 아니하거나 이의신청에 대한 각하결정이 확정된 때 또는 이의신청이 취하된 때에는 그 이행권고결정은 확정판결과 같은 효력을 가진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확정판결에 대한 청구이의 이유를 변론이 종결된 뒤(변론 없이 한 판결의 경우에는 판결이 선고된 뒤)에 생긴 것으로 한정하고 있는 민사집행법 제44조 제2항과는 달리, 소액사건심판법 제5조의8 제3항은 이행권고결정에 대한 청구에 관한 이 의의 주장에 관하여는 위 민사집행법 규정에 의한 제한을 받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확정된 이행권고결정에 관하여는 그 결정 전에 생긴 사유도 청구에 관한 이 의의 소에서 주장할 수 있다. 이에 비추어 보면 위 소액사건심판법 규정들의 취지는 확정된 이행권고결정에 확정판결이 가지는 효력 중 기판력을 제외한 나머지 효력인 집행력 및 법률요건적 효력 등의 부수적 효력을 인정하는 것이고, 기판력까지 인정하는 것은 아니다(대법원 2009. 5. 14. 선고 2006다34190 판결 등 참조).
따라서 피고의 본안전 항변은 이유 없다.
본안에 관한 판단
원고 주장의 요지
피고는 원고에서 근무하는 동안 외근을 자주 하는 디자인팀에 소속되어 있었다. 원고는 피고가 포함된 2023. 4. 17.자 회의시 외근시 업무 보고를 할 것을 강조하였고, 피고가 포함된 업무용 카카오톡 단체방에서 2023. 7. 3. "여러분들 워크시트에스케줄 일정 제발 빠지지 않게 부탁드리고 외근 잦은 디자인팀은 언제나 걱정되니 꼭 보고하셔야 됩니다"고 말하였는데 이에 대해 피고가 "네"라고 답변하였다. 이러한 원고의 지시에도 불구하고 피고는 불규칙적인 보고를 하다가 2024. 1. 17. 이후부터 퇴사시까지는 카카오톡 단체방에 외근 업무 보고를 이행하지 않았고, 구글 워크시트 또한 2024. 1. 5.을 마지막으로 더 이상 작성하지 않았다. 피고는 업무를 열심히 한 날에는 내용을 자세히 공유하였는데, 외근일 동안 업무 협의나 보고가 전혀 없었던 것은 피고가 해당 일에 원고의 업무를 수행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원고가 피고에게 외근 보고를 지시한 날 이후인 2023. 4. 18.부터 피고의 퇴사 전 달인 2024. 5. 31.까지 외근일 중 업무 보고가 전혀 없었던 날을 기준으로 피고의 결근일을 산정하면 별지 표1 '결근일'란 기재와 같고, 결근일을 기준으로 산정한 피고의 임금 합계는 '반환금 총액'란 기재와 같이 25,322,445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는 원고로부터 위 기간 동안 임금 전부를 수령해갔으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부당이득으로 25,322,445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한편 이 사건 이행권고결정 금액 중 1,733,333원은 2024년 6월분(피고가 퇴사한 19일까지) 임금인데, 피고는 19일 중 10일은 외근 중 아무런 업무 보고를 하지 아니하여 결근하였으므로, 별지 표2 기재와 같이 원고는 672,000원의 임금만 지급할 의무가 있다.
① 주위적으로, 원고는 위 부당이득반환 채권을 자동채권으로, 피고의 퇴직금 채권 3,604,007원 중 1/2인 1,802,003원을 초과하는 부분에 해당하는 금액을 수동채권으로 하여 상계를 한다. 그 결과 이 사건 이행권고결정에 따른 강제집행은 미지급 임금 672,000원과 퇴직금의 1/2인 1,802,003원을 합한 2,474,003원 및 이에 지연손해금을 초과하는 부분에 한하여 불허되어야 하고, 피고는 원고에게 위 부당이득반한 채권중 상계 후 남는 23,520,442원(= 25,322,445원 - 1,802,003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② 위 상계가 허용되지 않는 경우 예비적으로, 이 사건 이행권고결정에 따른 강제집행은 미지급 임금 672,000원과 퇴직금 3,604,007원을 합한 4,276,007원 및 이에 지연손해금을 초과하는 부분에 한하여 불허되어야 하고, 피고는 원고에게 위 부당이득금 25,322,445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판단
부당이득 청구 부분과 관련하여
당사자 일방이 자신의 의사에 따라 일정한 급부를 한 다음 급부가 법률상 원인 없음을 이유로 반환을 청구하는 이른바 급부부당이득의 경우에는 법률상 원인이 없다는 점에 대한 증명책임은 부당이득반환을 주장하는 사람에게 있다(대법원 2018. 1. 24. 선고 2017다37324 판결 등 참조).
원고는 '피고가 외근을 하면서 보고를 하지 않은 날'을 기준으로 피고의 결근일을 산정하였으나, 피고가 보고를 하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는 피고가 외근을 전혀 하지 않았다는 점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설령 원고 주장대로 피고가 결근하였다고 하더라도, 원고와 피고가 일당이 아니라 월급으로 급여를 수수하기로 약정한 이상 피고의 결근이 징계나 해고 사유에 해당할 수 있을지언정 피고의 결근일수 만큼 피고가 급여를 법률상 원인 없이 받은 것이라고 볼 수 없다. 또한 이 사건과 같이 근무기간 중 무단 결근에 대하여 사용자가 근로자에 대하여 징계 등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아니하였음에도 근로자가 퇴직한 이후에 비로소 근무기간 중 결근일수에 대하여 부당이득반환청구를 하도록 허용하게 되면, 근로자는 퇴직 후에도 근무기간 중에 자신이 모든 기간에 실제로 근무를 하였음을 소명하여야 하는 부담을 안게 되는 것이어서 근로자에게 상당히 가혹한 점을 고려할 때, 원고가 퇴직한 피고를 상대로 근무기간 중 무단결근 일수에 상응하는 부당이득의 반환을 구하는 것을 허용할 수는 없다.
따라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의 부당이득반환 청구 부분은 받아들이 지 않는다.
청구이의 부분<2>과 관련하여
민사재판에 있어서는 형사재판의 사실인정에 구속을 받는 것은 아니라고 하더라도 동일한 사실관계에 관하여 이미 확정된 형사판결이 유죄로 인정한 사실은
유력한 증거 자료가 되므로 민사재판에서 제출된 다른 증거들에 비추어 형사재판의 사실 판단을 채용하기 어렵다고 인정되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와 반대되는 사실은 인정할 수 없고, 이는 확정된 형사재판이 약식명령인 경우에도 마찬가지이다(대법원1997. 9. 30. 선고 97다24276 판결 등 참조).
임금은 통화로 직접 근로자에게 그 전액을 지급하여야 한다. 다만, 법령 또는 단체협약에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경우에는 임금의 일부를 공제하거나 통화 이외의 것으로 지급할 수 있다(근로기준법 제43조 제1항).
돌이켜 이 사건을 보건대, 이 사건 약식명령에서 원고가 피고에게 미지급한 2024년 6월분 임금이 1,733,333원이라는 사실이 인정되어 확정된 점은 앞서 본 바와 같은 바, 피고가 보고를 하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는 피고가 외근을 전혀 하지 않았다는 점을 인정하기에 부족한 점, 결근일에 해당하는 금액을 감액 지급할 수 있다는 단체협약의 규정이 확인되지 않는 점 등을 고려할 때,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위 형사재판에서 인정된 사실과 다른 사실을 인정할 만 한 특별한 사정을 인정하기에 부족하다. 따라서 이와 다른 전제에 서 있는 원고의 이 부분 청구도 받아들이지 않는다.
결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송승환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