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는 원고에게 119,854,561원 및 이에 대하여 2025. 7. 16.부터 2026. 5. 15.까지는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 중 50%는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기초사실
원고의 배우자인 망 C(이하 '망인'이라 한다)은 1996. 3. 11. D 주식회사(이하 '이 사건 회사'라 한다)에 입사하여 2021. 7. 19. 퇴직할 때까지 도장공으로 근무하였다.
망인은 2021. 7. 5. 손 굳음, 거동 장애, 피부 착색 등의 증상으로 E병원에 내원하여 진행성 전신경화증 진단을 받고 같은 달 20.경까지 여러 차례 입원 및 외래치료를 받았으나 같은 달 31. 사망하였다. 망인의 사망진단서에는 망인의 직접사인은 '심근경색을 동반한 심부전(추정),' 위 직접사인의 원인은 '진행성 전신경화증,' 사망의 종류는 '병사'라고 각 기재되어 있다.
피고는 이 사건 회사와 사이에 근로자재해보장책임보험계약(이하 '이 사건 보험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한 보험회사이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1, 3, 5호증, 을8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원고의 주장
이 사건 회사는 망인과의 근로계약에 따라 망인이 근무하는 과정에서 그 생명이나 건강을 해치는 일이 없도록 필요한 조치를 다하여야 할 안전배려의무를 부담함에도 이를 소홀히하여 망인으로 하여금 장기간 시너 등 유해물질에 노출되게 하고 그 결과 업무상 질병에 걸려 사망에 이르게 하였다. 이에 따라 이 사건 회사는 위와 같은 근로계약상 채무불이행 또는 불법행위로 인하여 망인 및 원고가 입은 손해를 배상할 의무가 있고, 망인의 위 손해배상청구권을 상속한 원고는 이 사건 회사의 근로자재해보장책임을 인수한 피고에 대하여 상법 제724조 제2항에 기하여 직접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망인이 지출한 기왕치료비 1,169,316원, 망인의 일실수입27,014,687원, 일실퇴직금 45,227,339원, 일실노령연금 125,963,735원, 망인 및 원고의 위자료 110,000,000원(망인의 위자료 100,000,000원, 원고 고유의 위자료 10,000,000원) 합계 309,375,077원 중 피고의 이 사건 보험계약상 한도액인 300,000,000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채무불이행을 원인으로 한 손해배상청구권에 기한 직접청구에 대한 판단
손해배상책임의 발생
사용자는 근로계약에 수반되는 신의칙상의 부수적 의무로서 피용자가 노무를 제공하는 과정에서 생명, 신체, 건강을 해치는 일이 없도록 물적 환경을 정비하는 등 필요한 조치를 강구하여야 할 보호의무 또는 안전배려의무를 부담하고, 이러한 보호의무를 위반함으로써 피용자가 손해를 입은 경우 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대법원 1999.2. 23. 선고 97다12082 판결 등 참조).
위 기초사실 및, 앞서 든 증거들, 갑2 내지 4호증, 을4 내지 7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들, 즉 ① 망인은 만 30세 때부터 25년이 넘는 기간 동안 이 사건 회사에서 일 8시간씩 터치업 도장공으로 근무한 점, ② 망인이 근무 당시 사용한 도료에는 그 용제로 '시너'(thinner)가 사용되었는데, 시너에는 인체에 유해한 다양한 유기용제가 함유되어 있는 점, ③ 근로복지공단의 의뢰에 따라 직업환경연구원이 실시한 역학조사에 따르면, 망인의 사망원인인 전신경화증의 직업적 원인으로는 결정형 유리규산, 다양한 유기용제, 농약 등이 거론되고 있고, 비록 그 정확한 병태생리가 완전하게 밝혀지지는 않고 있지만 유기용제의 노출과 전신경화증 간의 연관성을 분석한 연구들에서 전반적으로 유기용제의 노출과 전신경화증 간의 관련성이 보고되고 있는 점, ④ 이러한 사정들을 고려하여 직업환경연구원의 업무상질병심의위원회는 망인이 이 사건 회사에서 도장 작업을 하는 과정에서 각종 유기용제에 장기간 노출된 끝에 전신경화증이 발병하였다는 이유로 망인의 사망 원인을 업무상 질병이라고 판단한 점, ⑤ 한편 이 사건 회사는 망인을 비롯한 도장 작업 근로자들에게 두건, 방독마스크, 팔토시 등 보호장구를 제공하였다고 인정되기는 하나, 위 회사는 이를 창고에 비치해 두고 근로자들이 자율적으로 수령해가는 방식으로 제공하였다고 보일 뿐이고 실질적으로 근로자들이 도장 작업 시 위와 같은 보호장구를 착용하게끔 하는 데 필요한 지시나 감독을 취하였다고 인정할 만한 자료가 없는 점, ⑥ 또한, 비록 망인이 근무한 이 사건 회사 F의 도장공장에는 공조기, 배출기, 에어쿨러, ELF FAN 등의 장치가 설치되어 있다고 보이기는 하지만, 위와 같은 장치들의 설치사실만으로 이 사건 회사가 장시간 도장 작업 중 발생하는 유해물질을 충분히 배출할 수 있는 작업 환경을 제공한 것이라고 단정하기 어려운 점, ⑦ 나아가 이 사건 회사가 2018년도부터 연 2회 정기 안전보건교육을 실시한 사실은 인정되나, 2018년도 전에는 망인이 입사한 1996년도부터 20년 이상 지나도록 그와 같은 안전교육이 이루어졌음을 확인할 만한 자료가 없고, 위 안전보건 교육 중 유해물질과 관련된 'MSDS'(물질안전보건자료) 교육은 매회 교육시간인 30분 동안 이루어진 여러 교육 내용 중 하나로 실시된 것에 불과하여 그 실효성을 확인하기 어려울 뿐 아니라, 망인이 주로 사용한 도료의 용제인 시너와 관련하여서는 2018. 9. 그 취급 시 유의사항, 응급조치 요령 등에 대한 교육이 1회 이루어졌다고 보이는 것 외에 달리 관련 교육내용을 찾아볼 수 없어, 이 사건 회사의 위 안전보건교육의 실시 사실만으로 망인에게 그 작업용 도료로 인한 위험성, 인체 손상 예방방법 등에 대한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안전교육 및 지시 · 감독이 이루어졌다고 단정하기 어려운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회사는 망인이 근무함에 있어 물적 환경 정비 등 필요한 조치를 충분히 취함 없이 망인으로 하여금 지속적으로 유해물질에 노출되도록 방치함으로써 망인에 대한 안전배려의무를 위반하였고, 이러한 이 사건 회사의 근로계약상 채무불이행으로 인하여 망인은 업무상 질병이 발생하여 더 이상 근무할 수 없게 된 후 결국 사망에 이르렀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이 사건 회사의 망인에 대한 손해배상책임을 인수한 피고는 망인의 이 사건 회사에 대한 손해배상채권을 상속한 원고에게 상법 제724조 제2항에 따라 이 사건 보험계약상 보험금액인 300,000,000원의 한도 내에서 직접 이 사건 회사의 채무불이행으로 인하여 망인이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다만, 원고가 이 사건 회사와 사이에 어떠한 계약관계에 있음을 인정할 만한 아무런 증거가 없는 이상, 그러한 계약관계를 전제로 하는 이 사건 회사의 원고 본인에 대한 채무불이행을 원인으로 한 손해배상책임의 성립은 인정되지 않는다.
이에 대하여 피고는, 망인은 2021. 7.경 전신경화증 진단을 받고 의사로부터 관상동맥조영술, 심도자술 등을 권유받았음에도 스스로 이를 거부하여 결국 심근경색을 동반한 심부전으로 사망에 이른 것이므로 이 사건 회사는 망인의 사망에 대하여 귀책사유가 없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살피건대, 갑4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망인이 2021. 7.경 E병원에서 치료받을 당시 심도자술을 권유받고 이를 거절한 사실은 인정되나, 위 인정사실 및 을1, 2호증의 각 기재를 비롯한 피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망인이 위와 같은 검사를 거부하지만 않았더라면 사망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인정하기에 부족하므로, 뒤에서 보는 바와 같이 이를 피고의 책임을 제한하는 사유로 참작하는 것은 별론으로 하고, 피고의 위 귀책사유 부존재 항변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피고의 소멸시효항변에 대한 판단
피고는, 원고는 망인이 사망한 2021. 7. 31.로부터 3년이 지나 이 사건 소를 제기하였으므로 원고의 피고에 대한 보험금청구권은 상법 제662조에 따라 소멸시효가 완성되었다고 항변한다.
살피건대, 상법 제724조 제2항에 의하여 피해자가 보험자에게 가지는 직접청구권의 법적 성질은 보험자가 피보험자의 피해자에 대한 손해배상채무를 병존적으로 인수한 것으로서 피해자가 보험자에 대하여 가지는 손해배상청구권이고 피보험자의 보험자에 대한 보험금청구권의 변형 내지 이에 준하는 권리가 아닌바(대법원 2000. 6. 9. 선고 98다54397 판결 등 참조), 피해자의 직접청구권에 대하여는 상법 제662조에 의한 보험금청구권의 소멸시효기간이 아니라 민법에 의한 손해배상청구권의 소멸시효기간이 적용된다. 이에 따라 이 사건에서 원고의 피고에 대한 직접청구권의 소멸시효기간은 이 사건 회사의 피고에 대한 보험금청구권이 아닌, 상법 제724조 제2항에 따라 피고가 병존적으로 인수한 채무인 이 사건 회사의 망인에 대한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채무의 소멸시효기간에 의하여 정하여 진다고 할 것이고, 그 소멸시효기간은 10년이라고 봄이 타당하다<1>. 그렇다면 이 사건 소는 2025. 7. 9. 제기되어 피고 주장의 소멸시효
기산일인 2021. 7. 31.로부터 10년이 경과하지 않았음이 역수상 명백하므로, 피고의 소멸시효항변은 이유 없다.
손해배상책임의 범위
계산의 편의상 기간은 월 단위로 계산함을 원칙으로 하되, 마지막 월 미만 및 원 미만은 버린다. 손해액은 별도로 설시하는 것 이외에는 망인이 사망한 2021. 7. 31. 당시의 현가로 산정하며, 그 계산은 월 5/12푼의 비율에 의한 중간이자를 공제하는 단리할인법(호프만식 계산법)에 따른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이 법원에 현저한 사실, 앞서 든 증거들, 갑6 내지 10호증, 을2, 3, 9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기왕치료비
인정금액 : 1,169,316원
판단 근거 : 갑6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망인이 ① 2021. 7. 6.부터 같은 달 14.까지 및 ② 2021. 7. 31. 각 지출한 치료비(급여 부분 중 본인부담금 및 비급여 부분)의 합계액은 1,169,316원(= ① 본인부담금 662,296원 + ① 비급여 204,960원 + ② 본인부담금 121,780원 + ② 비급여 180,280원)인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일실근로소득
생년월일 및 성별 : G생, 남성
사고 발생일(사망일) : 2021. 7. 31.(당시 연령 55세 7개월 30일)
기대여명 및 여명 종료일 : 27.82년, 2049. 5. 19.<2>
소득 및 가동연한 : 도장공의 시중노임(월 가동일수 20일), 만 65세까지<3>
불법행위로 인하여 사망하거나 신체상의 장해를 입은 사람이 장래 얻을 수 있는 수입의 상실액은 원칙적으로 그 불법행위로 인하여 손해가 발생할 당시에 그 피해자가 종사하고 있었던 직업의 소득을 기준으로 하여 산정하여야 하고, 피해자가 사고 당시 일정한 직업상 소득이 없는 사람이라면 그 수입상실액은 보통사람이면 누구나 종사하여 얻을 수 있는 일반노동임금을 기준으로 하되, 특정한 기능이나 자격 또는 경력을 가지고 있어서 장차 그에 대응한 소득을 얻을 수 있는 상당한 개연성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그 통계소득을 기준으로 산정할 수 있는 것이며(대법원 2001. 8. 21. 선고 2001다32472 판결 참조), 피해자가 사고 직전에 퇴직하여 사고 당시에는 일시적으로 수입이 없지만 장래 계속하여 종전과 유사한 직종에 종사할 것이 기대되는 경우에는 피해자의 사고 당시의 여러 가지 사정을 종합하여 사고 직전의 피해자의 실제소득 또는 통계자료에 의한 추정소득 등을 기준으로 가장 합리적이고 개연성이 있는 기대수입을 산정하면 되고(대법원 1992. 12. 22. 선고 92다34650 판결 등 참조), 이는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사망의 경우에도 마찬가지라고 할 것이다.
앞서 본 바와 같이 망인은 그 사망일보다 며칠 이른 2021. 7. 19. 이 사건 회사에서 퇴직하여 사망 당시에는 수입이 없었기는 하나,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망인이 위 일자에 퇴직한 것은 이 사건 회사의 안전배려의무 위반으로 초래된 질병으로 인하여 더 이상 근무가 어렵게 되었기 때문인바, 그와 같은 업무상 질병의 발병만 없었더라면 망인은 25년이 넘는 장기간 동안 이동 없이 지속적으로 근무해 온 이 사건 회사에서 퇴직하지 않았으리라고 봄이 합리적이고, 설령 망인이 어느 시점에 이직을 선택
하였더라도 도장공으로서의 기능과 경력을 바탕으로 이 사건 회사에서와 유사한 직종에 종사하며 종전의 급여 수준을 유지하였을 개연성이 인정된다. 특별히 망인이 이 사건 회사의 채무불이행이 없었더라도 위 퇴직일 무렵에 자진하여 위 회사 또는 도장공직종 전반에서 퇴직하였을 것이라고 인정할 만한 사정을 찾아볼 수 없다. 따라서 망인의 사망 전 퇴직 사실과 관계없이 도장공의 시중노임을 기준으로 망인의 소득을 계산함이 상당하다(이러한 점에서 보통인부임금을 기준으로 망인의 일실수입액을 산정하여야 한다는 피고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생계비 공제 : 수입의 1/3
구체적 계산 : 별지 일실수입액 계산표 기재와 같이 합계 311,026,184원이다.
산업재해보상보험법상 유족급여 공제<4> : 원고가 망인의 사망 이후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유족급여(유족보상일시금) 277,737,317원을 지급받은 사실에 대하여는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는바,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80조 제2항<5>에 따라 이를 망인의 일실수입 손해액에서 공제한다.
인정금액 : 33,288,867원(= 311,026,184원 - 277,737,317원) 중 원고가 구하는 바에 따라 27,014,687원
일실퇴직금
입사일 : 1996. 3. 11.
예정 정년퇴직일 : 원고가 구하는 바에 따라 2025. 12. 1.<6>
평균임금: 213,644.09원
예정 정년퇴직일까지의 계속근로기간 : 29.745년(= 10,857일<7> ÷ 365일, 소수점 넷째 자리 이하 버림. 아래 '실제 퇴직일까지의 계속근로기간'에서도 동일)
사고일(실제 퇴직일)까지의 계속근로기간 : 25.372년(= 9,261일<8> ÷ 365일)[일반적으로는 정년까지 근무를 하지 못하게 되는 사유가 발생한 날(사고일, 사망일등)을 기준으로 취직일부터 그 일자까지의 계속근로기간을 산정한 다음 이를 취직일부터 정년까지의 계속근로기간에서 빼는 방식으로 손해 발생 기간을 산정하나, 이 사건에서는 회사의 채무불이행이 없었다면 망인은 업무상 질병이 발생하지 않아 조기퇴직 없이 정년까지 정상적으로 근무할 수 있었을 것임에도 회사의 채무불이행으로 인하여 조기퇴직하게 되어 퇴직금 일부를 상실하고 퇴직 직후에 사망까지 하게 된 것이므로, 이 부분 일실퇴직금 산정을 위한 계속근로기간 산정에 있어서는 망인의 사망일이 아닌 퇴직일을 이 사건 회사의 채무불이행으로 인하여 발생한 '사고일'로 봄이 타당하다.)
인정금액 : 0원
원고는 망인이 정년까지 근무하였을 경우 수령하였을 총 예상퇴직금의 현가156,910,799원에서 망인이 이미 수령한 기근속 퇴직금 111,683,460원을 뺀 45,227,339원을 망인의 일실퇴직금으로 구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정년이 보장되어 있는 급여소득자가 재직 중 불법행위로 인하여
사망함으로써 입은 퇴직금 손해는 사망하지 않았더라면 지급받을 수 있는 정년까지의 총 근속기간에 대한 퇴직금 전액의 사고 당시 현가에서 사망으로 인하여 지급받게 된 그 때까지의 근속기간에 해당하는 퇴직금 등을 공제하는 방법으로 산정하여야 하고(대법원 2013. 10. 24. 선고 2012다52731 판결 등 참조), 이는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사망의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보아야 한다.
이에 대하여 피고는 망인은 그 사망 이전에 자발적으로 퇴직하면서 퇴직금을 지급받았으므로 그 퇴직일 이후부터 정년까지 계속 근무할 수 있음을 전제로 한 원고의 일실퇴직금 주장은 이유 없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망인이 2021. 7. 19. 퇴직을 하게 된 것은 이 사건 회사의 채무불이행으로 인하여 발생한 망인의 업무상 질병으로 인한 것이라 할 것이므로, 그와 같이 이 사건 회사의 채무불이행으로 인하여 망인의 가동능력이 상실되어 조기에 퇴직하게 된 이상 그 퇴직 당시 퇴직금은 위 회사의 채무불이행으로 인하여 단축되게 된 근로기간을 기초로 하여 산정되었음이 명백하다. 따라서 이 사건 회사는 망인이 위 업무상 질병의 발병이 없었다면 정년까지 정상적으로 근무하여받았을 퇴직금과 실제 퇴직 당시에 수령한 퇴직금의 차액 상당액을 배상하여야 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이 사건에서 망인이 정년까지 근무하였을 경우 받게 되었을 총 예상퇴직금은 190,645,303원(= 평균임금 213,644.09원 × 30일 × 29.745년)이고, 이를 망인의 퇴직일 당시 현가로 환산하면 156,439,751원[= 190,645,303원 ÷ {1 + 0.05 × (29.745년 -25.372년)}]이다. 그런데 을9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망인에 대하여 2011. 11. 30.경 중간정산 퇴직금으로 59,337,690원이 지급되고 2021. 7. 30. 위 중간정산 퇴직일 다음날인 2011. 12. 1.부터의 기근속 퇴직금으로 118,275,230원이 지급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바,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이 사건 회사는 망인에 대하여 총 177,612,920원(=59,337,690원 + 118,275,230원)의 퇴직금을 지급하였고, 이는 망인의 위 총 예상퇴직금 156,439,751원을 초과함이 계산상 명백하다. 따라서 망인의 총 예상퇴직금 액수가 그 기근속 퇴직금 액수보다 클 것을 전제로 하는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일실노령연금
망인의 일실노령연금 상당 손해액 : 갑7, 8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망인은 1988년 1월에 국민연금에 가입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망인이 2030. 1.부터 국민연금공단으로부터 매월 1,841,150원을 노령연금으로 수령할 예정이었던 사실에 대하여서는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는바,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망인은 가입기간이 10년 이상인 국민연금 가입자로서 그 노령연금 수급개시일, 즉 망인이 만 64세가 된 날(2029.12. 1.)이 속하는 달의 다음 달인 2030. 1.부터 그 수급권 소멸일(즉 망인의 기대여명종료일인 2049. 5. 19.)이 속하는 달인 2049. 5.까지 매월 적어도 위와 같은 액수의 노령연금을 수령하였을 것이 예상된다<9>. 따라서 이를 망인의 일실손해액에 반영하되 망인의 가동기한 경과 후인 2030. 12. 1.부터의 일실노령연금에서 그 1/3을 생계비로 공제하면(원래 사망자의 일실수입을 산정함에 있어서 가동기간 경과 후 여명에 이르기까지의 생계비는 이를 공제할 성질의 것은 아니지만 가동기간이 경과한 후에 있어서도 일정한 급여가 있는 경우라면 가동기간이 경과한 후의 생계비는 그 급여에서 충당된다고 보는 것이 상당하다. 대법원 1991. 8. 13. 선고 91다8890 판결, 대법원 1993. 4. 27. 선고 92다18795 판결 등 참조), 망인이 지급받을 수 있었던 일실노령연금은 총
157,384,877원[= {1,841,150원 × 7.6087(91.7592<10> - 84.1505<11>)} + {1,841,150원 ×116.8097(208.5689<12> - 91.7592<13>) × 2/3(생활비 공제)}]이다.
원고의 국민연금법상 유족연금 공제(공제 후 과실상계) :
국민연금법상의 노령연금과 유족연금은 모두 수급권자의 생활안정과 복지향상을 도모하기 위한 동일한 목적과 성격을 지닌 급부로서, 노령연금 수급권자가 타인의 불법행위로 사망함에 따라 그 유족이 망인의 일실노령연금 상당 손해배상채권을 상속하는 한편 국민연금공단으로부터 유족연금을 지급받게 되었다면, 그 유족은 같은 목적의 급부를 이중으로 받게 되므로, 유족에게 지급할 손해배상액을 산정할 때에는 그 유족연금액을 당해 유족연금 수급권자가 상속한 일실노령연금 상당 손해배상채권에서 공제함이 형평의 이념에 맞고(대법원 2014. 11. 27. 선고 2011다57401 판결 등 참조), 이는 노령연금 수급권자가 타인의 채무불이행으로 사망한 경우에도 마찬가지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망인의 사망으로 인하여 망인이 일실노령연금152,715,291원 상당의 손해를 입은 반면 망인의 배우자인 원고는 망인의 사망일 다음달부터 유족연금을 수령할 수 있는 지위를 취득하였는바, 그 유족연금 중 망인의 기대여명 종료일까지의 기간에 대한 부분은 망인의 노령연금을 대체하는 의미를 가진다고 할 것이므로, 원고가 망인의 기대여명 종료일까지 받았거나 받게 될 유족연금을 원고가 상속한 망인의 일실노령연금 상당 손해액에서 공제함이 상당하다(대법원 2021. 1.28. 선고 2019재다3828 판결 및 그 원심판결인 서울중앙지방법원 2018. 9. 18. 선고
2017나72609 판결 참조). 그 구체적인 공제액을 살피건대, 갑9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원고는 2021. 8. 25.부터 2024. 4. 25.까지 국민연금공단으로부터 총 30,649,770원의 유족연금을 지급받은 사실, 2024년 4월분 기준 원고의 월 연금액은 252,600원인 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바,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원고가 기수령한 유족연금 30,649,770원은 원고가 상속한 망인의 일실노령연금 손해액에서 공제되어야 하고, 나아가 원고는 망인의 기대여명 종료일인 2049. 5. 19.까지 적어도 위 252,600원와 같은 액수의 유족연금을 수령할 것이라고 봄이 타당하므로 그와 같은 원고의 장래 유족연금 중 망인의 사망일 당시의 현가로 계산한 금액인 44,889,394원[= 252,600원 × 177.7094(= 208.5689<14> -30.8595<15>)]도 공제되어야 할 것이다. 따라서 망인의 일실노령연금 손해액에서 공제되어야 할 원고의 유족연금액은 총 75,539,164원(= 기수령 유족연금 30,649,770원 + 예상 유족연금 44,889,394원)이다.
이에 대하여 피고는 원고의 유족연금 공제액은 월 1,010,410원의 1/2에 해당하는 월 505,205원을 기준으로 하여 망인이 아닌 원고의 기대여명 종료일까지 산정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나, 2024. 4. 기준 원고의 연금액이 월 252,600원인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으며, 나아가 앞서 본 바와 같이 일실노령연금액에서 유족연금액을 공제하는 취지가 동일한 목적과 내용의 급부가 이중으로 지급되는 것을 막는 데 있는 이상, 사망한 사람의 일실노령연금액에서 공제하여야 하는 유족연금액의 범위는 사망한 사람의 기대여명기간이 끝날 때까지 그 유족이 받을 금액에 한정되고, 그 후 유족이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사망과 관계없이 받을 수 있는 유족연금액은 이에 포함되지 아니하므로
(대법원 2007. 12. 13. 선고 2007다54481 판결 참조), 피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망인의 미납 연금보험료 공제 : 망인이 노령연금을 수급하기 위하여서는 만 60세가 되는 2025. 12. 1. 전까지 연금보험료를 납부하였어야 할 것이다. 그런데 갑8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망인은 2021. 7.까지만 연금보험료를 납부한 사실 및 그 최종 납부 당시 망인의 연금보험료 액수는 월 471,600원이었던 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바,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망인은 이 사건 회사의 채무불이행으로 인하여 퇴직하거나 사망하지 않았더라면 그 최종 연금보험료 납부 다음 달인 2021. 8.부터 60세가 되는 날 직전 달인 2025. 11.까지 적어도 위 액수와 같은 금액의 연금보험료를 납부하였으리라 볼 수 있다. 그러므로 망인의 일실노령연금 상당 손해액에서 망인이 위 잔존 연금보험료 납부기간(2021. 8.부터 2025. 11.까지)인 52개월 동안 추가적으로 납부하였을 연금보험료 상당액 총 24,523,200원(= 월 471,600원 × 52월)을 공제한다.
최종 인정금액 : 57,322,513원(= 망인의 일실노령연금 상당 손해액 157,384,877원 - 원고의 기지급 및 장래 유족연금 75,539,164원 - 망인의 미납 연금보험료24,523,200원)
책임의 제한
피고의 책임 : 70%
참작사유 : 앞서 든 각 증거에 의하면, 망인과 같은 근무장소에서 근무하는 도장작업 근로자들 중에 전신경화증으로 사망하였다는 다른 사례가 없다고 보이는 점, 이에 따라 망인의 전신경화증 발병이 일정 정도 망인의 체질적 소인에 기인한 것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점, 나아가 망인은 사망 직전인 2021. 7.중순경 심도자술 (cardiac catheterization)의 시행이 필요하다는 의사의 소견에도 불구하고 이를 거절함으로써 스스로 그 사인인 심근경색, 심부전 등의 병세를 악화시키거나 그 치료 기회를 놓치게 하였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점 등 참작
위자료
인정금액 : 망인 60,000,000원
참작사유 : 망인의 질병 발생 및 사망의 경위, 망인이 그 질병의 발병 시기로부터 사망 시까지 겪었으리라고 보이는 고통의 정도(망인은 2021. 7. 5. 병원내원 전 7개월가량 전부터 '손이 굳고 피부가 침착되고 걸음걸이가 변하고 온몸에 통증이 심하고 수면 중 치아가 빠지는' 등의 이상 증상으로 고통을 호소하였음), 이 사건 회사의 과실의 정도, 망인의 나이와 과실의 정도 등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제반 사정 참작
소결론
그렇다면, 피고는 상법 제724조 제2항에 의하여 원고에게 이 사건 회사의 채무불이행으로 인하여 망인이 입은 재산상 손해 59,854,561원[= {적극적 손해 1,169,316원 + 소극적 손해 84,337,200원(= 일실수입액 27,014,687원 + 일실노령연금액 57,322,513원)} × 70%], 정신적 손해 60,000,000원 합계 119,854,561원 및 이에 대하여 이 사건 소장 부본 송달일 다음날인 2025. 7. 16.부터 피고가 그 이행의무의 존부나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상당한 이 판결선고일인 2026. 5. 15.까지는 민법이 정한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원고는 2024. 3. 4.부터 지연손해금의 지급을 구하나, 원고의 피고에 대한 손해배상청구권은 기한의 정함이 없는 채권으로서 이행청구일 다음날부터 피고의 지체책임이 발생하는데, 갑11호증의 기재만으로는 원고가 위 2024. 3. 4.의 전날 또는 그 이전에 피고에 대하여 이행청구를 하였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원고가 이 사건 소장 부본 송달일 전에 피고에 대하여 이행청구를 하였다고 인정할 만한 자료도 없으므로, 원고의 지연손해금에 관한 주장 중 이를 초과하는 부분은 이유 없다).
나아가 원고의 피고에 대한 채무불이행을 원인으로 한 손해배상청구권에 기한 직접청구를 인정하는 이상, 원고의 불법행위를 원인으로 한 손해배상청구권에 기한 직접청구에 대하여서는 뒤에서 보는 바와 같이 원고 본인의 위자료 청구에 관한 부분을 제외하고는 별도로 판단하지 않는다.
불법행위를 원인으로 한 손해배상청구권에 기한 직접청구에 대한 판단(원고 본인의 정신적 손해배상청구 부분)
망인이 이 사건 회사에서 1996년도부터 근무해 오던 중 2021. 7. 전신경화증으로 사망한 사실, 망인의 사망은 업무상 질병으로 인한 사망이라고 판단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 그런데 불법행위에서 고의 · 과실에 기한 가해행위의 존재에 관한 증명책임은 이를 주장하는 자에게 있는바(대법원 2010. 3. 25. 선고 2009다92272 판결 등 참조),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이 사건 회사가 고의 또는 과실에 기한 가해행위로써 망인의 전신경화증 발병을 초래하였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따라서 이 사건 회사의 불법행위책임이 성립함을 전제로 하는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나머지 점에 대하여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다.
결론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한다.
판사 강수정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