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방법원판결

서울중앙지방법원 2025. 8. 21. 선고 2025나5204 판결

주문

1.

원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2.

항소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이 법원의 심판범위

원고는 제1심에서 피고에게 미지급 연차수당 572,820원, 미지급 연장근로수당 8,750원, 근거 없는 징계처분에 의한 감봉액 78,700원 합계 660,270원(= 572,820원 + 8,750원 + 78,700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의 지급을 구하였으나, 제1심은 원고의 청구를 모두 기각하는 판결을 선고하였고, 원고는 제1심판결 중 근거 없는 징계처분에 의한 감봉액 78,700원의 지급을 구하는 부분에 관하여 일부항소를 제기하였다. 따라서 이 법원의 심판범위는 제1심 중 근거 없는 징계처분에 의한 감봉액 지급청구 부분에 한정된다.

2.

기초사실

가.

피고는 법학전문대학원 제도 및 운영에 관한 학술연구 사업 등을 영위하는 사단법인이다. 원고는 2018. 3. 12. 입사하여 피고의 연구위원으로 근무하였다.

나.

피고는 원고가 단기 기간제 근로자에 대한 부적절한 성적 언어와 행동을 한 사례가 있었음을 확인하고, 2020. 8. 12. 징계위원회를 개최하여 "6월 9일부터 2~3일에 걸쳐 '러닝머신에서 뛰기만 해서 살을 뺀게 아니라 운동으로 만든 몸인 것 같아요'라든가, 본인의 여성 외모비하 평가 경함을 구체적으로 전달하거나, 'N'oublie pas det'aime'라고 피해자 가슴에 적힌 불어를 구체적으로 번역하여 들려주는 등 피해자에게 구체적으로 불쾌감을 느끼게 하는 발언을 지속함으로써 협의회의 명예와 위신을 손상시킴"이라는 사유로 원고에 대하여 감봉 1개월의 징계처분을 의결하고, 2020. 8. 20. 원고에게 통지하였다(이하 '이 사건 징계처분'이라 한다).

다.

이 사건 징계처분과 관련된 피고의 징계절차 및 양정 등에 관한 규정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제7호증, 을 제1 내지 제3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

3.

원고의 주장

원고는 이 사건 징계처분의 근거가 된 징계사유가 부당하고, 이 사건 징계처분은 징계양정이 적정하지 않으며, 피고의 취업규칙에는 감봉은 보수규정이 정하는 바에 따라 감액하도록 규정되어 있는데 보수규정 관련 규정이 미비하므로 감봉처분을 할 수 없으므로 이 사건 징계처분은 위법하여 무효이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감봉액 78,700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4.

판단

가.

징계사유 존부에 관한 판단

1)

관련 법리

'성희롱'이란 업무, 고용, 그 밖의 관계에서 국가기관·지방자치단체, 각급 학교,공직유관단체 등 공공단체의 종사자, 직장의 사업주·상급자 또는 근로자가 ① 지위를 이용하거나 업무 등과 관련하여 성적 언동 또는 성적 요구 등으로 상대방에게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하는 행위, ② 상대방이 성적 언동 또는 요구 등에 따르지 아니한다는 이유로 불이익을 주거나 그에 따르는 것을 조건으로 이익 공여의 의사표시를 하는 행위를 하는 것을 말한다[양성평등기본법 제3조 제2호,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 제2조 제2호, 국가인권위원회법 제2조 제3호 (라)목 등 참조]. 여기에서 '성적 언동'이란 남녀 간의 육체적 관계 또는 남성이나 여성의 신체적 특징과 관련된 육체적, 언어적, 시각적 행위로서, 사회공동체의 건전한 상식과 관행에 비추어볼 때 객관적으로 상대방과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으로 하여금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할 수 있는 행위를 뜻한다. 성희롱이 성립하기 위해서 행위자에게 반드시 성적 동기나 의도가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당사자의 관계, 행위가 행해진 장소와 상황, 행위에 대한 상대방의 명시적 또는 추정적인 반응의 내용, 행위의 내용과 정도, 행위가 일회적 또는 단기간의 것인지 아니면 계속적인 것인지 등 구체적인 사정을 참작하여 볼 때 성적 언동 등으로 상대방이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꼈다고 인정되어야 한다(대법원 2021. 9. 16. 선고 2021다219529 판결 등 참조).2) 판단

가)

앞서 본 증거들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원고가 다음과 같은 언행을 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①

원고는 2020. 6. 9. 점심시간에 단기 기간제 근로자에게 "운동을 이것저것좋아하시죠?"라고 물었고, 위 근로자가 그렇다고 답하자 원고는 "남자 아니라 여자한테 이런 단어를 써도 되는지 모르겠는데, 몸집이 좋으시네요. 러닝머신에서 뛰기만 해서살을 뺀게 아니라 운동으로 만든 몸인 것 같아요"라고 말하였다. 위 근로자가 몸집이라는 단어가 의미하는 것이 무엇이냐고 묻자, 원고는 "사실은 다른 단어를 써야 하는데 그 단어를 쓰면 성희롱으로 여겨질까봐 몸집이라는 단어를 대신 썼어요"라고 답하였다.

②

원고는 2020. 6. 10. 퇴근 직전 단기 기간제 근로자가 입은 티셔츠의 가슴 부분에 적힌 "N'oublie pas de t'aimer"라는 프랑스어 문구를 읽고 구체적으로 번역하여 들려주었다. 그리고 다른 기간제 근로자에게 자신의 해석이 맞지 않냐고 물어 가슴 부분의 문구에 관한 대화를 이어나갔다.

③

원고는 2020. 6. 10. ~ 12.경 과거 참석한 모임에서 만난 여성이 단기 기간제 근로자의 출신 고교의 교사라고 생각하여, 위 근로자에게 특정 연예인을 닮은 교사가 있지 않냐고 물었고, 위 근로자가 왜 묻느냐고 물어보자 그와 관련하여 과거 모임에서 다른 사람이 그 교사에 대하여 하였던 욕설이 섞인 외모 평가 발언을 그대로 전달하였다.

나)

앞서 본 인정 사실, 앞서 본 증거들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서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원고의 2020. 6. 9.부터 2020. 6. 12.경까지의 언동은 여성의 신체적 특징과 관련된 언어적 행위로서 객관적으로 단기 기간제 근로자와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에게 성적 수치심 또는 혐오감을 느끼게 할 수 있는 성희롱에 해당한다고 봄이 상당하다.

①

피고가 원고를 징계하였을 당시 "피해자에게 구체적으로 불쾌감을 느끼게 하는 발언을 '지속'함으로써 협의회의 명예와 위신을 손상시킴"을 이유로 징계한바, 원고가 한 발언들을 각각의 독립적인 징계사유로 본 것이 아니라 하나의 징계사유로 판단한 것으로 보이고, 원고의 언동이 며칠 사이에 연속적으로 일어난 것으로 시간상으로 매우 밀접하며, 어떤 행위가 성적 언동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하나의 행위만을 분리하여 판단할 것이 아니라 계속적인 것인지 등 구체적 사정을 참작하여 종합적으로 판단하여야 하는 점을 고려하면 원고의 언동들이 성희롱에 해당하는지는 독립적으로 판단할 것이 아니라 종합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

②

원고가 2020. 6. 9.자 점심시간에 단기 기간제 근로자에게 운동과 관련하여 물으면서 몸집이 좋다고 말한 것은 원고가 뒤이어 설명한 내용을 고려하면, 단기 기간제 근로자의 몸매를 구체적으로 평가한 것이라고 보인다. 원고가 작성한 경위서에서도 원고의 발언으로 위 근로자가 충분히 몸매라는 단어를 바로 연상하였을 것이라고 인정하고 있다. 별다른 친분관계도 없고, 성별도 다르며, 나이 차이가 20살가량 나는 직장상사의 관계에서 단지 '칭찬의 의미'의 의미로 몸매를 칭찬하는 발언을 한 것이 사회공동체의 건전한 상식과 관행에 비추어 당연히 허용될 만한 일이라고 볼 수 없다.

③

원고가 그다음 날인 2020. 6. 10. 위 근로자가 입은 티셔츠의 가슴 부분에 적힌 문구를 구체적으로 번역하여 들려주며 이와 관련된 대화를 이어나갔는데, 위 근로자는 전날 원고로부터 자신의 몸과 관련된 평가 발언을 들었기에 원고가 자신의 가슴 부위를 관찰하였다고 생각하여 수치심을 느낀 것으로 보인다.

④

위 근로자는 2020. 6. 10. ~ 12.경에 원고로부터 과거의 모임에서 나왔다는 다른 여성에 대한 욕설 섞인 외모 평가 발언을 듣고 2020. 6. 9.자, 2020. 6. 10.자 원고의 언동들이 연상되어 불쾌함을 느낀 것으로 보인다(이와 같은 불쾌함은 과거에 원고가 해당 발언을 하였다고 오해하여 그런 것이 아니라, 욕설 섞인 평가 발언 그대로를 들었기 때문일 것이다). 원고도 2020. 6. 18.자 사과문에서 다른 여성에 대한 평가성 발언을 전달한 것이 2020. 6. 9.자 발언을 떠올리게 하여 불쾌감이 가중되었을 것이라고 서술하였다.

⑤

위 근로자는 2020. 6. 18. 원고에게 피고의 다른 연구위원을 통해 원고의위 세 가지 언동들을 지적하며 불쾌하였다고 전하였다. 이에 원고는 처음에는 구두로 '상대방이 불쾌하였다면 사과하긴 하겠다'고 사과하였는데, 위 근로자가 원고는 마음을 공감하지 못하고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고 하자, 이후 원고는 사과문을 통하여 원고의 위 3가지 언동을 언급하며 사과하였다.

⑥

원고는 피고가 '본인의 여성 외모비하 평가 경험을 구체적으로 전달하였다'라고 징계사유를 오기재하였으므로 이 사건 징계처분이 부당하다고 지적하나, 원고의 징계사유는 '피해자에게 구체적으로 불쾌감을 느끼는 발언을 지속함으로써 협의회의 명예와 위신을 손상시킨 점'이고 '본인의 여성 외모비하 평가 경험을 구체적으로 전달하였다'는 기재는 원고가 2020. 6. 10. ~ 6. 12.자에 단기 기간제 근로자에게 발언한 내용을 지칭하는 것으로 피해자에게 구체적으로 불쾌감을 느끼게 하는 발언을 지속하였다는 것의 예시를 보여준 것에 불과하다.

다)

따라서 원고의 위와 같은 언동들은 피고 회사의 운영 및 관리규정 제38조 제1항 제2호의 '직무의 내외를 불문하고 본 협의회의 명예와 위신을 손상시키는 행위를 한 때'에 해당하여 이 사건 징계처분의 징계사유가 될 수 있다.

나.

징계양정의 적정에 관한 판단

1)

관련 법리

근로자에게 징계사유가 있어 징계처분을 하는 경우 어떠한 처분을 할 것인가는 원칙적으로 징계권자의 재량에 맡겨져 있는 것이므로, 그 징계처분이 위법하다고 하기 위하여서는 징계권자가 재량권을 행사하여 한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징계권자에게 맡겨진 재량권을 남용한 것이라고 인정되는 경우에 한하고, 그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은 처분이라고 하려면 구체적인 사례에 따라 직무의 특성, 징계의 사유가 된 비위사실의 내용과 성질 및 징계에 의하여 달성하려는 목적과 그에 수반되는 제반 사정을 참작하여 객관적으로 명백히 부당하다고 인정되는 경우라야 한다(대법원 2007. 12. 28. 선고 2006다33999 판결 등 참조).

2)

판단

앞서 본 사실관계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① 원고는 자신의 지휘 · 감독을 받는 기간제 단기 근로자를 상대로 부적절한 성희롱 발언을 한 점, ② 이에 위 근로자가 공식적으로 원고의 성희롱 발언에 대해서 문제를 제기한 점, ③ 피고 사단법인 내에서 성희롱 발언 등 부적절한 언행을 근절하고 남녀의 평등한 대우와 인격적 존중을 받는 문화를 만들려는 공익이 그로 인하여 원고가 입게 되는 불이익에 비하여 결코 작다고 볼 수 없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가 주장하는 사정들(B 직원 징계절차 등에 관한 규정 제6조 제2항 포함)을 모두 감안하더라도 이 사건 징계처분인 감봉 1개월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징계권자에게 맡겨진 재량권을 남용한 것이라고 볼 수 없다.

다.

감액할 금액에 관한 규정이 없어 이 사건 징계처분이 무효인지 여부

앞서 본 증거들과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피고의 운영 및 관리규정 제39조 제3항에는 '감봉은 1월 이상 3월 이하의 기간을 정하여 처분하며 그 기간 중 신분유지및 직무에 종사할 수 있으나 보수규정이 정하는 바에 따라 보수를 감하여 지급한다.'고 규정되어 있고, 피고 내부에 이와 관련한 보수규정이 존재하지 않는 사실이 인정되기 는 한다.

그러나 앞서 본 인정 사실, 앞서 본 증거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들, ① 피고의 운영 및 관리규정 제38조 제3항에 징계로 감봉할 수 있음이 규정되어 있어서 피고 직원들은 감봉의 징계를 받을 수 있음을 예상할 수 있는 점, ② 근로기준법 제95조는 '취업규칙에서 근로자에 대하여 감급의 제재를 정할 경우에 그 감액은 1회 금액이 평균임금의 1일분의 2분의 1을, 총액이 1임금지급기의 임금 총액의 10분의 1을 초과하지 못한다'고 규정하여 그 상한선을 명확하게 정하고 있는바, 피고의 취업규칙에서 구체적으로 감봉 액수가 정해져 있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감봉이 근로기준법상 상한 내에서 이루어질 것이 충분히 예측 가능한 점, ③ 피고가 실제로 한 감봉조치는 감봉 1개월 78,700원으로 이는 평균임금의 1일분인 157,414원의2분의 1인 78,707원을 초과하지 않아 근로기준법 제95조에 위반되지 않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가 감봉 1개월에 대한 감봉액으로 78,700원으로 정한 것이 무효라고 볼 수 없다.

5.

결론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하여야 한다.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하여 정당하므로 원고의 항소는 이유 없어 기각한다.

판사 고충정(재판장) 지상목 박평균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