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항소와 이 법원에서 확장한 청구 및 피고의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
항소제기 이후의 소송비용은 각자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피고는 건축 및 토목공사업 등을 목적으로 설립된 회사로, 'C 건설사업 제8공구 건설공사'(이하 '이 사건 공사'라 한다)를 시공하는 회사이고, 원고는 태국 국적자로 비전문취업(E-9) 체류자격을 가지고 피고로부터 이 사건 공사 중 터널 및 구조물공사를 하도급받은 D 주식회사(이하 'D'이라 한다)와 사이에 2020. 3. 24.부터 2023. 3. 23.까지를 근로계약 기간으로 한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이다.
원고는 2020. 5. 16. 이 사건 공사 현장에서 철제 구조물을 조립하던 중, 망치를 내려치는 과정에서 쇳조각이 튀어 원고의 왼쪽 눈에 파편이 들어가는 사고가 발생하였다(이하 '이 사건 사고'라 한다).
원고는 이 사건 사고로 '안와 내조직의 탈출 또는 손실을 동반한 눈의 열상 및 파열'의 상해를 입었다.
원고는 이 사건 사고로 인하여 근로복지공단에서 제8급 제1호 장해판정을 받았으며,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2020. 5. 16.부터 2020. 11. 21.까지의 휴업급여15,955,950원와 요양급여 7,723,970원, 장해급여 59,912,470원(합계 83,592,390원이다)을 지급받았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3, 10호증, 을 제1, 6 내지 8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당사자 주장
원고의 주장
도급인인 피고는 관계수급인 근로자인 원고가 피고 업장에서 작업을 하는 경우에 산업재해를 예방하기 위하여 안전 및 보건 시설의 설치 등 필요한 안전조치 및 보건조치를 하여야 할 의무가 있음에도(산업안전보건법 제63조), 보안경 및 보호구를 지급하고 작업의 위험성을 설명하는 등의 예방 조치의무를 다하지 않았고 이로 인하여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하였으므로, 원고가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피고의 주장
사업주인 도급인의 의무로서 산업재해를 예방하기 위한 안전조치에는 보호구 착용의 지시 등 관계수급인 근로자의 작업 행동에 관한 직접적인 조치는 제외되므로(산업안전보건법 제63조 단서), 이 사건의 경우 보호구인 보안경 미착용으로 인한 사고이므로 도급인인 피고의 의무 위반이 인정되지 않는다. 또한 D이 원고에게 보안경 등의 보호장구를 지급하였음에도 원고가 이를 착용하지 않은 채 작업을 한 것이므로 안전조치위반에 해당하지 않는다.
청구원인에 관한 판단
손해배상책임의 발생
산업안전보건법 제63조는 도급인은 관계수급인 근로자가 도급인의 사업장에서 작업을 하는 경우에 자신의 근로자와 관계수급인 근로자의 산업재해를 예방하기 위하여 안전 및 보건 시설의 설치 등 필요한 안전조치 및 보건조치를 하여야 하고, 다만 보호구 착용의 지시 등 관계수급인 근로자의 작업 행동에 관한 직접적인 조치는 제외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산업안전보건법 제64조 제1항은 도급인에게 도급인과 수급인을 구성원으로 하는 안전 및 보건에 관한 협의체의 구성 및 운영, 작업장 순회 점검, 관계수급인이 근로자에게 하는 안전보건교육의 실시 확인 조치를 이행하여야 하며 도급인은 관계수급인 근로자가 도급인의 사업장에서 작업을 하는 경우 관계수급인 등의 작업시기·내용, 안전조치 및 보건조치 등을 확인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피고는 이 사건 공사에 대하여 D에 이를 하도급하였고, 원고는 관계수급인의 근로자로서 피고의 사업장에서 작업을 하였으므로 피고에게 산업재해를 예방하기 위하여 안전조치 및 보건조치를 할 의무가 있고, 이에 대하여 원고의 작업행동에 대한 직접적인 조치가 제외된다고 보더라도 여전히 작업장 순회 점검, 안전보건교육의 실시확인 의무 및 안전조치 및 보건조치에 대한 확인 의무를 부담한다.
살피건대, 안전보호구 지급대장에 보안경 7개가 지급되었다는 기재가 있으나,앞서 든 증거들, 을 제2 내지 5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의 사정들, ① 안전보호구 지급대장(을 제2호증) 중 '보안경' 부분은 한국인 직원 E 이름에 해당하는 란에 숫자 7이 기재되어 있을 뿐이고, 원고를 비롯한 외국인 노동자의 이름에 해당하는 란은 모두 공란으로 남아있는 점, ② 위 외국인 근로자들이 안전모, 안전화, 안전장화, 조끼, 각반에 대하여는 개별항목에 각 서명하여 이를 지급받은 사실을 확인한 점, ③ 위 안전보호구 지급대장 및 이 사건 사고일 작성된 안전보건 교육 실시 보고서에 첨부된 사진 및 근로자 서명란을 보면 당일 이 사건 공사에 참여한 근로자는 7명을 훨씬 웃도는 인원인 점 등을 종합해 보면, 보안경이 원고에게 지급되었다고 보기 어렵다.
그렇다면 D이 원고에게 보안경을 교부하였다고 보기 어렵고(보안경을 착용하고 작업에 임하도록 관리·감독하였다고 보이지도 않는다), 피고는 원고에게 직접적으로 보호구 착용을 지시할 의무가 없다고 하더라도 보호구 지급 및 착용 안내 등의 안전조치가 이루어지고 있는지를 확인하였어야 함에도 이러한 의무를 다하였다고 인정하기 어렵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 대하여 이 사건 사고로 인한 피고의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손해배상의 범위
계산의 편의상 기간은 월 단위로 계산함을 원칙으로 하되, 월 미만 및 원 미만은 버린다. 손해액의 사고 당시의 현가 계산은 월 5/12푼의 비율에 의한 중간이자를 공제하는 단리할인법에 따른다.
일실수입
인적사항
F생 남자, 사고 당시 25세 3개월 9일, 국적 태국
소득 및 가동 연한
피해자의 일실수입은 원칙적으로 사고 당시의 사정을 기준으로 산정하여야 하고, 일시적으로 국내에 체류한 후 장래 출국할 것이 예정되어 있는 외국인의 일실이익을 산정함에 있어서는 예상되는 국내에서의 취업가능기간 내지 체류가능기간 동안의 일실이익은 국내에서의 수입(실제 얻고 있던 수입 또는 통계소득)을 기초로 하며, 그 이후에는 외국인이 출국할 것으로 상정되는 국가(대개는 모국)에서 얻을 수 있는 수입을 기초로 하여 일실이익을 산정하여야 할 것이고, 국내에서의 취업가능기간은 입국목적과 경위, 사고 시점에서의 본인의 의사, 체류자격의 유무 및 내용, 체류기간, 체류기간 연장의 실적 내지 개연성, 취업의 현황 등의 사실적 내지 규범적 제 요소를 고려하여 인정함이 상당하다(대법원 1998. 9. 18. 선고 98다25825 판결 등 참조).
원고는 태국 국적으로 이 사건 사고 당시 비전문취업비자(E-9)로 입국한 상태였으므로, 비자기간 만료 후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태국으로 귀국하여야 하는 점, 2020. 3.경 입국하여 2020. 3. 24.부터 2023. 3. 23.까지 피고 회사에 근무할 것이 예정되어 있던 점 등을 고려하여, 위 근로계약상 기한인 2023. 3. 23.까지는 도시지역 보통인부의 일용노임 상당의 소득을 기초로<1>, 그 다음날부터 귀국 후 태국에서의 가동 연한 종료일로써 원고가 60세<2>가 되는 2055. 2. 6.까지는 원고가 구하는 태국 고졸 생산직 근로자의 월 평균 임금액 628,280원<3>을 기초로 일실수입을 산정하기로 한다(가동일수 월 20일, 대법원 2024. 4. 25. 선고 2020다2713650 판결 참조).
원고는 한국에 입국한 후 현실적으로 많은 외국인들이 체류기간을 넘어 체류
하면서 상당 기간 소득활동을 하고 있으며,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원고는 외국인근로자의 고용 등에 관한 법률 제18조의4(재입국 취업제한의 특례)에 따라 취업활동 기간이 종료한 후 재입국하여 2년 미만의 범위에서 취업활동 기간을 연장받을 수 있으므로, 2025. 3. 27.까지는 국내에서 소득을 얻을 수 있었다고 보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을 제7, 8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비추어 보면 원고의 근로계약기간은 2020. 3. 24.부터 2023. 3. 23.까지의 36개월인데 비하여 이 사건 공사의 공사기간은 2022. 12. 19.을 준공예정일로 하고 있었던 점 등을 알 수 있어,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원고가 위 재입국 취업제한의 특례에 해당하는 요건에 해당하여 취업활동 기간을 연장받을 수 있었을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후유장해 및 노동능력상실률
좌안 시효율 0%로 인한 노동능력상실률 24%, 영구장해
제1심법원의 G병원장에 대한 신체감정촉탁결과에 따르면, 감정의는 좌안의 시효율 0%에 해당하는 시각의 장해에 대하여 1963년판 맥브라이드 장해기준표에 따라24%의 전신장해율이 있다고 판정하면서, 여기에 원고가 철제 구조물 작업을 하는 자이므로 직업계수 4를 적용하여 노동능력상실률이 36%라고 감정하였다.
그러나 시각장해에 대한 1963년판 맥브라이드표는 1948년판과 달리 시각장애를 별도로 다루면서 H의 평가기준을 인용하고 있다. H의 평가기준에는 직업계수가 없으므로, 1963년판 맥브라이드표에 따라 산정한 노동능력상실률을 다시 1948년판 맥브라이드표 직업계수를 적용하는 방식으로 혼용하여서는 안 된다(대법원 1990. 4. 13. 선고 89다카982 판결, 대법원 1997. 5. 30. 선고 97다4784 판결 등 참조). 따라서 1963년판 맥브라이드표를 적용하면서 직업보정을 한 위 감정결과는 이를 그대로 받아들일수 없고, 원고가 다른 직업에 비교해 특별히 눈과 관련된 장애가 큰 의미가 있는 직업에 종사하고 있었다고 인정할 만한 증거도 없으므로, 전신노동능력상실률인 24%를 원고의 장해에 따른 상실률로 봄이 타당하다.
기간별 노동능력상실률
2020. 5. 16.부터 2020. 5. 21.까지 : 노동능력상실률 100%
2020. 5. 22.부터 2055. 2. 6.까지 : 노동능력상실률 24%
원고가 구하는 기간의 일실수입<4> : 49,909,864원[휴업급여 지급기간을 포함한 전체 일실수입 계산은 아래 표와 같다(아래 계산표 순번 1행의 기간일실수입538,021원은 노임단가 138,989원 × 입원기간 6일 × 노동능력상실률 100% × 20/31의 방식으로 계산함)].
공제
산업재해보상보험법에 따라 보험급여를 받은 재해근로자 또는 수급권자가 가해자를 상대로 손해배상청구를 할 때 그 손해 발생에 재해근로자의 과실이 경합된 경우 재해근로자가 청구할 수 있는 손해배상액을 산정함에 있어서는 재해근로자의 전체 손해액에서 먼저 근로복지공단의 보험급여 전액을 공제한 다음 과실상계(공제 후 과실상
계 방식)하여야 한다(대법원 2022. 3. 24. 선고 2021다241618 판결 참조). 손해배상은 손해의 전보를 목적으로 하는 것이므로 피해자로 하여금 근로기준법이나 산업재해보상보험법에 따라 휴업급여나 장해급여 등을 이미 지급받은 경우에 그 급여액을 일실수입의 배상액에서 공제하는 것은 그 손해의 성질이 동일하여 상호보완적 관계에 있는 것 사이에서만 가능하다. 따라서 피해자가 수령한 휴업급여금이나 장해급여금이 법원에서 인정된 소극적 손해액을 초과하더라도 그 초과부분을 기간과 성질을 달리하는 손해배상액에서 공제할 것은 아니며, 휴업급여는 휴업기간 중의 일실수입에 대응하는 것이므로 그것이 지급된 휴업기간 중의 일실수입 상당의 손해액에서만 공제되어야 할 것이다(대법원 1995. 4. 25. 선고 93다61703 판결 등 참조).
휴업급여 지급기간 이후의 원고의 일실수입손해는 49,909,864원인데, 원고가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장해급여로 이를 초과하는 59,912,470원을 지급받았음은 앞서 본 바와 같으므로, 휴업급여 지급기간 이후의 일실수입 역시 남는 것이 없다.
위자료 : 3,000,000원
이 사건 사고의 경위, 원고의 나이 및 과실 정도, 원고의 피해의 정도 등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제반 사정을 참작하여 위자료 3,000,000원을 인정한다.
소결론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위자료 3,0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이 사건 사고일인 2020. 5. 16.부터 피고가 그 이행의무의 존재 여부나 범위에 관하여 항쟁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인정되는 제1심판결 선고일인 2025. 3. 20.까지는 민법이 정한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결론
원고의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하여야 한다.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하여 정당하므로, 원고의 항소와 이 법원에서 확장한 청구 및 피고의 항소는 모두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해덕진(재판장) 김동현 김연화
각주1) 을 제7호증의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이 사건 사고 당시 원고의 월 평균급여가 도시지역 보통인부의 일용노임에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보이는바, 직장에 종사하는 자가 자기 직장에서 얻고 있던 수입보다 일반노동임금이 많은 경우에는 일반노동에 종사하리라는 개연성이 농후하다고 할 것이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변론종결 당시의 일반노동임금이 노동능력상실 당시의 현실로 얻은 수입보다 다액일 때에는 그 노동임금을 선택하여 이를 기준으로 하여 일실수입을 산정하여야 한다(대법원 1995. 2. 28. 선고 94다31334 판결 참조). 따라서 도시지역 보통인부 일용노임 상당의 소득을 기초로 일실수입을 산정하기로 한다.
각주2) 태국의 경우, 공무원과 공공기관은 60세, 민간 부분의 경우는 55-60세가 정년으로 보인다(갑 제13호증 등 참조).
각주3) 피고는 태국에서의 소득을 월 628,280원으로 하는 것에 대하여 다툼이 없다(25. 6. 24. 항소이유에 대한 답변서 제2쪽)
각주4) 이 사건의 경우 휴업급여 지급기간 중의 일실수입에서 휴업급여을 공제하면 남는 금액이 없게 된다. 원고는 휴업급여 지급기간(2020. 11. 22.) 이후의 일실수입만 구하고 있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