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방법원판결

서울중앙지방법원 2025. 12. 18. 선고 2025노466 판결

직업안정법위반

주문

검사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공소사실은 영업범으로서 J-1 비자발급과 연계된 미국 소재 회사에 대한 취업 알선에 관한 것이므로, 범죄 일시, 장소, 방법이 특정되어 있어 피고인의 방어권 행사에 지장을 줄 정도라고 볼 수 없음에도, 공소기각의 판결을 선고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오인및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 나아가 원심은 공소사실이 특정되었다고 보더라도 구직자와 구인자의 근로계약관계나 피고인 A의 근로계약 알선에 대한 고의가 인정된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였는데, 이는 근로계약의 성립이나 유료직업소개사업에 관한 사실을 오인하거나 직업안정법의 유료직업소개사업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것이다.

2.

판단

가.

공소사실(원심 공판기일에서 변경된 것)

피고인 A은 피고인 B 주식회사의 한국대표, 피고인 B 주식회사는 미국 국무부로부터 J-1비자 발급을 대행 받은 한국법인이다.

1)

피고인 A

누구든지 국외 유료직업소개사업을 하려는 사람은 고용노동부장관에게 등록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B 주식회사의 한국대표로, 2022. 2.경 미국 캘리포니아주 LA에 있는 의류회사 'C'(이하 '이 사건 회사'라고 한다)로부터 구인신청을 받아 구직자를 탐색한 후 D를 모집하여, D가 2022. 6.부터 2023. 6.까지 이 사건 회사에서 근무하는 내용으로 이 사건 회사와 D 간에 고용계약이 성립되도록 알선한 것을 비롯하여, 2021. 1.부터 2022. 2.까지 서울 강남구 E에서 국내사업장 홈페이지를 개설하고 국외 취업 희망자를 상대로 구인, 구직의 신청을 받고 구직자를 모집하여 구인자와 구직자 간에 고용계약이 성립되도록 알선하는 방법으로 고용노동부장관에게 등록하지 않고 국외 유료직업소개사업을 하였다.

2)

피고인 B 주식회사

피고인은 위 1)항과 같은 일시, 장소에서 대표인 A이 피고인 회사의 업무에 관하여 위와 같은 위반 행위를 했다.

나.

원심의 판단 요지

1)

원심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이 사건 공소사실이 특정되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고 공소기각의 판결을 선고하였다.

직업안정법 제47조 제1호 위반죄는 '등록하지 않고 유료직업소개사업을 한 경우' 성립하는 범죄이고, 직업안정법상 "직업소개"란 '구인 또는 구직 신청을 받아 구직자 또는 구인자를 탐색하거나 구직자를 모집하여 구인자와 구직자 사이에 고용계약이 성립되도록 알선하는 것'을 뜻하며(제2조의2 제2호), 여기서 말하는 "고용계약"은 근로기준법에서 말하는 "근로계약"과 같은 뜻이다(대법원 2001. 4. 13. 선고 2000도4901 판결 참조). 그런데 공소사실에는 범죄의 시기와 종기, 대표적 범행의 구인자와 구직자의 인적사항만 나와 있을 뿐이고, 전체 범행 횟수, 피고인이 알선했다는 구인자와 구직자의 인적사항, 피고인이 알선하여 구인자와 구직자 사이에 성립됐다는 고용계약(근로계약)의 대략적인 내용[특히 피고인은 '구인자와 구직자 사이에 고용계약(근로계약)이 성립되도록 알선하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으므로, "피고인이 알선하여 성립됐다는 고용계약(근로계약)의 대략적인 내용"은 피고인이 방어권을 행사하는 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이 사건 범행을 통해 피고인이 얻은 수익 등이 나와 있지 않으므로, 피고인으로서는 이 사건 공소사실에 대한 방어권을 행사하는 데 지장을 겪을 수밖에 없다.

2)

나아가 원심은 공소사실이 특정되었다고 볼 경우의 가정적 판단으로, 제출된 증거들만으로는 구인자와 구직자 사이에 근로기준법상 근로계약관계에 있다거나 피고인 A에게 근로계약을 알선한다는 고의가 있었음을 인정하기 부족하다고 판단하였다.

다.

이 법원의 판단

공소기각의 재판이 법률에 위반됨을 이유로 원심판결을 파기하는 때에는 필요적으로 사건을 원심법원에 환송하여야 하므로(형사소송법 제366조), 원심의 공소기각의 판결에 대하여 본다.

변경 전 공소사실의 요지는 '피고인 A은 2021. 1.경부터 2022. 2.경까지 국내사업장 홈페이지를 개설하고 국외 취업 희망자 상대로 구인, 구직의 신청을 받고 구인자와 구직자 사이에 고용계약이 성립되도록 알선하는 방법으로 무등록 유료직업소개사업을 하였다'고 되어 있다. 이러한 변경 전 공소사실의 내용은, 범행의 개괄적 전체기간만 명시되고 주로 직업안정법 제2조의2 "직업소개"의 추상적 정의 규정 등만이 그대로 기재되었으므로 공소사실이 특정되었다고 보기 어렵다.

한편 앞서 본 변경된 공소사실은 변경 전 공소사실의 내용에 구인자 및 구직자(D와 이 사건 회사)의 인적사항 1개가 추가되었을 뿐이다. 변경된 공소사실에 전체 범행의 개괄적 시기와 종기, 대표적 범행의 구인자와 구직자가 기재되었고, 이 사건 범행이 영업범으로 기소된 점에 비추어, 이중기소나 시효저촉의 위험이 없음은 검사의 주장과 같다. 그런데 피고인들은 수사 당시부터 피고인 B 주식회사가 J-1 인턴/트레이니 프로그램에 참여하고자 하는 지원자들에게 미국 내 호스트(인턴/트레이니 프로그램을 수행하는 회사 등)를 소개해 주었을 뿐 직업안정법이 금지한 유료직업소개사업을 한 것은 아니고 그러한 고의도 없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피고인 A이 D와이 사건 회사 사이의 고용계약이 성립되도록 알선한 것을 비롯하여, 2021. 1.부터 2022. 2.까지 유료직업소개사업을 하였다'는 내용의 변경된 공소사실은, 지나치게 추상적이어서 피고인들의 범죄성립에 관한 구체적 행위사실을 알기 어렵고 이로써 피고인들의 방어권행사에도 지장을 초래한다. 직업안정법상 무료직업소사업과 유료직업소개사업이 구분되고, 국내 유료직업소개사업과 국외 유료직업사업도 명백히 구분된다(제2조의2, 제19조). 따라서 국외 유료직업소개사업에 관한 공소를 제기하려면 그 직업소개로 인한 수수료, 회비 등의 대가관계는 반드시 적시되어야 할 것으로 보이고, 그것이 계속적 업무관계에 따른 직업소개사업으로서 이루어졌다는 점도 드러나야 함이 마땅하다. 피고인들이 J-1비자 발급 대행과 관련한 업무를 하였다고 주장하고 있는 상황에서 단순히 국내사업장 홈페이지를 개설하였다는 공소사실의 기재는 국외 유료직업소개사업의 구체적인 범행방법이 기재된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

이와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공소사실이 특정되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본 원심의 판단은 수긍이 가고, 거기에 검사가 주장하는 바와 같은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의 위법은 없다. 검사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검사는 2025. 12. 15. 공소장변경을 위해 이 법원에 변론재개신청을 하였다. 살피건대, 원심은 종결된 변론을 재개하여 검사의 공소장변경신청을 허가하고 위 변경된 공소사실의 불특정을 이유로 공소기각의 판결을 하였다. 항소심으로서는 공소기각의 재판이 법률에 위반됨을 이유로 원심판결을 파기하는 때에는 필요적으로 사건을 원심법원에 환송하여야 함은 앞에서 본 바와 같다. 실체 판단을 할 수 없는 이 사건에 있어 항소심이 공소사실 특정을 위한 검사의 공소장변경신청을 허가한 다음 다시 공소사실이 특정되었다는 이유로 사건을 환송하는 것은 적법절차에 어긋난다고 할 것이므로 이 사건 변론을 재개하지 아니한다).

3.

결론

그렇다면 검사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의하여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조정래(재판장) 진현지 안희길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