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주위적 청구 및 예비적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당사자들 주장의 요지
원고의 주장
원고는 1982. 7. 29. C 주식회사와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1982. 9. 3.부터 1983. 7. 7.까지 사우디아라비아 D에서 목수로서 근로를 제공하였다. 따라서 C 주식회사와 합병한 피고는 원고에게, 주위적으로는 미지급 임금을 지급하여야 하고, 예비적으로는 위임금을 지급하지 아니한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를 배상하여야 한다.
피고의 주장
원고가 주장하는 임금채권에 대해 알지 못하고, 손해배상채권은 존재하지 않는다. 설령 그렇지 않다고 하더라도, 위 임금채권 또는 손해배상채권은 모두 시효로 소멸되었다.
판단
관련 법리
임금의 지급을 구하는 근로자는 근로계약의 체결사실과 임금액에 대한 입증책임이 있다.
구 근로기준법(1981. 4. 8. 법률 제3422호로 개정되고, 1986. 12. 31. 법률 제3927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41조에 의하면, 임금 채권은 3년간 행사하지 아니하면 시효로 소멸하고, 민법 제766조 제1항 및 제2항에 의하면,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채권은 피해자나 그 법정대리인이 그 손해 및 가해자를 안 날로부터 3년간 또는 불법행위를 한 날로부터 10년간 이를 행사하지 아니하면 시효로 인하여 소멸한다. 또한, 소멸시효는 객관적으로 권리가 발생하여 그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때로부터 진행하고 그 권리를 행사할 수 없는 동안만은 진행하지 않는바, '권리를 행사할 수 없는' 경우라 함은 그 권리행사에 법률상의 장애사유, 예컨대 기간의 미도래나 조건 불성취 등이 있는 경우를 말하는 것이고, 사실상 권리의 존재나 권리행사 가능성을 알지 못하였고 알지 못함에 과실이 없다고 하여도 이러한 사유는 법률상 장애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대법원1992. 3. 31. 선고 91다32053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구체적 판단
주위적 청구 및 예비적 청구에 대하여 함께 살펴보건대, 갑 제1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원고가 C 주식회사의 근로자로 일정 기간 근무한 사실은 인정할 수 있으나, 원고가 지급받기로 한 구체적인 시급의 액수를 확인할 수 없는바, 원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원고가 C 주식회사로부터 지급받지 못한 임금액이 합계 120,769,829원이라는 점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이를 전제로 한 임금청구 및 손해배상청구는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모두 이유 없다. 또한 원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의 임금체불로 인하여 원고에게 당뇨병, 시력 손상 등이 발병하였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위 발병에 대하여 피고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는 취지의 원고의 주장 역시 이유 없다.
나아가 설령 피고가 원고에게 지급하지 않은 임금액이 120,769,829원인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고 가정하더라도, 원고의 임금채권 중 가장 늦은 이행기는 적어도1983. 7.경 도래하였고, 그로부터 약 43년이 경과한 시점인 2026. 3. 27. 이 사건 소가 제기된 사실은 역수상 및 기록상 명백하므로, 원고의 임금채권 및 불법행위로 기한 손해배상채권은 모두 시효로 소멸하였다.
이에 대하여 원고는 '① 피고 내지 C 주식회사가 원고에게 임금 지급 통보를 하지 아니하였으므로 소멸시효가 진행되지 않았다. ② 원고는 C 주식회사의 소재를 알지 못하였고, 피고가 원고에게 임금 수령 가능성 및 방법에 대해서 통보하지 않았던바, 위와 같은 사실상의 장애로 인하여 원고는 임금채권을 행사할 수 없었다. ③ 피고의 임금 미지급은 근로기준법을 위반한 불법행위이고 그 위법상태가 현재까지 지속되었으므로 소멸시효가 진행되지 않았다. ④ 불법행위에 기한 손해배상채권의 소멸시효 기산점은 원고가 피고와 C 주식회사의 합병 사실을 알게 된 시점으로 보아야 하므로 소멸시효는 완성되지 아니하였다. ⑤ 이와 같은 사정을 고려할 때, 피고가 소멸시효의 항변을 하는 것은 권리남용 또는 신의칙에 반하는 행위이다.'라는 취지로 주장한다. 살피건대, 원고가 주장하는 사정 및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원고가 피고에게 임금채권 또는 손해배상채권을 행사하는데 법률상 장애사유가 존재하는 등의 사유로 그 소멸시효가 중단되었다거나 피고가 소멸시효를 주장하는 것이 권리남용 또는 신의칙 위반이라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무엇보다 원고가 수기로 작성한 소장 2쪽 기재에 의하면, 원고는 약 5년 전 C 주식회사가 B로 합병되었다는 이야기를 듣고 본사앞에서 체불임금을 달라고 시위를 했다는 것으로, 불법행위에 기한 손해배상채권의 소멸시효 기산점에 대한 원고의 주장에 따르더라도 원고가 피고와 C 주식회사의 합병사실을 안 때로부터 이미 3년이 경과한 시점에 이 사건 소를 제기하였음이 역수상 명백하다). 따라서 원고의 주장은 어느 모로 보나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주위적 청구 및 예비적 청구는 모두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강인형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