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지방법원판결

서울지방법원 1997. 1. 23. 선고 96가합54787 판결

판결요지

취업규칙 변경으로 인해 근로자 상호간의 유ㆍ불리가 충돌되는 경우 그와 같은 변경은 근로자에게 불리한 것으로 보아 회사가 전체 근로자 또는 근로자 과반수가 가입한 노동조합으로부터 동의를 못받았다면 근로기준법 제95조의 위반으로 무효라고 본다.

주문

1.

피고가 1994.12.31 원고 정×세에 대하여 한 1995.12.31 원고 이×복에 대하여 한 1996.6.30 원고 김×수에 대하여 한 각 정년퇴직처분은 무효임을 확인한다.

2.

소송비용은 피고의 부담으로 한다.

이유

1.

기초사실

아래 각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제1, 3, 4호증, 을제1호증, 같은 제6호증의 1 내지 3의 각 기재에 변론의 전취지를 더하면 이를 각 인정할 수 있고 반증 없다.

(1)

원고 정×세는 1975.4.30 같은 김×수는 1978.4.30 피고회사에(원래 상호는 소외 주식회사 한국○○○○○공사였으나 한국○○○○공사의 출자전환에 따라 1984.12.1 피고회사로 명칭이 변경되었다) 입사하여 번호부 조제과에서 근무하다가 1985.1.1경 위 소외 법인의 번호부 조제 업무 및 그 담당 직원이 피고회사로 이관, 승계됨에 따라 피고 회사로 소속이 변경되어 근무하여 왔다.

(2)

그런데 원고 정×세는 1936.7.12생이고, 같은 이×복은 1937.12.30생이며, 같은 김×수는 1938.6.3생으로 피고회사 취업규칙의 일부인 인사규정에서 직원의 정년을 58세로 정하고 있음에 따라, 원고 정×세는 1994.12.31 같은 이×복은 1995.12.31 같은 김×수는 1996.6.30 피고 회사로부터 각 정년퇴직 처분(이하, 이 사건 정년퇴직 처분이라 한다)을 당하였다.

(3)

한편 피고회사는 위와 같이 체성회의 번호제조부 조제업무부분을 승계한 1985.1.1 인사규정(이하, 구 인사규정이라 한다)을 제정하면서 제13조 제1항에서 직원의 정년은 만 55세로 한다. 다만, 체신부공무원 또는 한국○○○○공사 직원으로서 회사에 임용되는 것을 조건으로 하여 사직하고 임용된 자는 임용 당시의 공무원 또는 공사에서 인정되는 정년이 만 55세 이상인 경우에는 그 정년에 의한다고 규정하였고(당시 시행되던 국가공무원법에 의하면 일반직 공무원의 경우 5급 이상은 61세, 6급 이하는 55세가 정년으로 되어 있었다)로, 부칙 제2항에서는 이 규정시행 당시의 직원의 정년은 제13조 규정에 불구하고 종전 규정에 의한다고 규정하는 한편, 제3항에서는 재단법인 체성회에서 우선 임용되는 직원의 정년은 임용 당시 재단법인 체성회 취업규칙 규정에 의한다고 규정하였다.

(4)

그런데 위 1985.1.1 당시 시행되던 주식회사 한국○○○○○공사 취업규칙 제44조 제1항에서는 직원의 정년은 3급 이하는 55세, 2급 이상은 61세로 하고 제2항에서 정년은 호적상의 생년월일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었고, 재단법인 체성회 취업규칙 제50조 제1항에서는 직원의 정년은 일반직의 경우, 3급 이하는 55세, 2급 이상은 61세로 하고, 같은 제2항에서는 정년은 호적상의 생년월일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었다.

(5)

그 후, 피고회사는 1990.3.20 이사회의 승인을 받아 위 인사규정을 개정하였는바, 그 개정된 인사규정(이하, 현행 인사규정이라 한다) 제14조에서는 직원의 정년은 만 58세로 하되, 그 정년에 달한 날이 1월에서 6월 사이에 있는 경우에는 6.30일에, 7월에는 12월 사이에 있는 경우에는 12.31일에 각각 당연 퇴직한다. 다만, 체신부공무원 또는 한국○○○○공사 직원으로서 회사에 임용되는 것을 조건으로 하여 사직하고 임용된 자는 임용 당시의 공무원 또는 공사에서 인정되는 정년이 만 58세 이상인 경우에는 그 정년에 의한다고 규정하는 한편(1986.12.31 개정된 국가공무원법에 의하면 일반직 공무원의 경우 5급 이상은 61세, 6급 이하는 58세가 정년으로 되어 있었다), 위 구 인사규정 부칙 제2항 및 제3항은 각 삭제하였다.

(6)

원고들은 위 인사규정 개정 당시 모두 2급 이상 직급에 있었다.

2.

현행 인사규정 개정의 유효성 여부

가.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피고회사는 구 인사규정 부칙 제2항 제3항에 의하면, 원고들과 같이 1985.1.1 이전부터 피고회사에서 근무하다가 체성회로부터 소속이 변경되어 피고 회사에 근무하게 된 2급 이상의 일반직 직원에 대하여는 위 소외 공사나 체성회 취업규칙상 보장되던 정년인 61세 정년이 적용되고 있었음에 반하여, 현행 인사 규정에서는 제14조에 전직원의 정년을 58세로 정하면서 위와 같은 구 인사규정의 부칙 규정들을 삭제함으로써 결과적으로 3급 이하의 직원에 대하여는 정년을 55세에서 58세로 연장하였으나, 원고들과 같이 61세의 정년을 적용받던 2급 이상의 근로자들에 대하여는 정년을 58세로 단축시켜 규정함으로써 종전 취업규칙에 비하여 3급 이하 직원들에게 유리하고 2급 이상 직원들에게는 불리하게 취업규칙을 변경하였다 할 것이고, 이와 같이 취업규칙의 변경으로 인하여 근로자 상호간의 유·불리가 충돌되는 경우에 그와 같은 변경은 근로자에게 불리한 것으로 보아야 하므로, 피고회사가 위와 같이 인사규정을 개정하면서 구 인사규정 부칙 제2항 및 제3항을 삭제한 것은 전체 근로자 또는 근로자 과반수가 가입한 노동조합으로부터 동의를 받았다는 사정이 없는 한 근로기준법 제95조에 반하여 무효라 할 것이다.

나.

피고의 주장에 대한 판단

(1)

그런데 피고회사는 피고회사 노동조합의 대표들과 1989.11.23부터 1990.1.15까지 노사협의회를 열어 당시까지 시행되고 있던 정년 55세를 58세로 인상하고, 부칙 제2항 및 제3항을 폐지하기로 합의하였고, 이에 따라 현행 인사규정 제14조를 두고, 종전 부칙 제2항 및 제3항을 삭제한 것이므로, 위와 같은 현행 인사규정은 근로자 과반수가 가입한 노동조합의 동의를 받고 개정된 것으로서 유효하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갑제2호증, 을제2 내지 4호증의 각 기재와 증인 김×일, 이×열의 각 증언에 변론의 전취지를 더하면, 피고회사는 1989년경 내, 외근직으로 이분화되어 있던 취업규칙을 단일화하기로 하여 개정안을 마련하고, 1989.11.23부터 1990.1.15까지 피고회사 노동조합과 사이에 노사협의회를 개최하여 개정안에 대한 합의를 하고 이에 대한 협정서(을제3호증)를 작성하고 같은 해 3.20일 위와 같이 인사규정을 개정하였는바, 위 협정서에는 구 인사규정 제13조 제1항에서 정한 직원의 정년 만 55세를 만 58세로 연장하는 것에 대하여는 아무런 언급이 없었던 사실 및 한편, 피고회사에서는 위 인사규정 개정 당시 1985.1.1 이전부터 근무하던 직원 및 체성회에서 근무하다가 피고회사로 이관된 직원들 중 2급 이상의 직원이 원고들을 포함하여 6명, 3급 이하 직원들이 약 135명이 있었던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반증 없는 바,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피고회사 노동조합이 위 협정서를 작성함으로써 현행 인사규정 제14조의 개정에 대하여는 명시적으로 동의한 것으로 볼 것이고, 이에 따라 종전 소외 공사나 체성회에서 근무하던 직원들 중 대다수인 135명 정도는 정년이 55세에서 58세로 연장되어 유리하게 되는 것은 사실이지만 위 부칙 제2항 및 제3항의 규정은 원고들과 같은 2급 이상의 직원들에게는 61세의 정년을 보장받을 수 있는 근거가 되는 중요한 조항으로서 이를 삭제하게 되면 그 정년이 58세로 감축되는 것인데도 위 협정서에는 부칙의 폐지에 대하여는 전혀 언급이 없었고, 한편 위 인사규정 제14조에서는 체신공무원이나 한국전기통신공사 직원으로서 임용된 직원들에 대하여는 종전 규정을 그대로 적용하기로 한 점 등 그 형평성에 비추어 볼 때, 피고회사 노동조합이 위 협정을 체결한 사실만으로는 위와 같이 직원의 정년을 연장하도록 하는 현행 인사규정 제14조에 동의하면서 위 구 인사규정 부칙 제2항 및 제3항의 폐지를 그 전제로 하였다거나 위 부칙 조항들의 폐지에 대하여 묵시적으로 동의한 것이라고 볼 수도 없다 할 것이고, 증인 이×열의 증언만으로는 피고회사가 위 부칙 조항의 삭제에 대하여 근로자들 또는 노동조합으로부터 동의를 받았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며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피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2)

피고는 또한 원고들을 위 인사규정 개정 당시 각기 실무 중견책임자로 재직하며 동 개정 내용을 잘 알고 있었음에도 아무런 이의를 제기하지 아니하고, 그 시행 이후에도 기관장으로서 결재하여 시행하여 왔으므로 위 개정에 동의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고 주장하는 바, 을제5호증, 같은 제6호증의 1 내지 3의 각 기재와 증인 이×열의 증언에 의하면, 피고회사가 1990년 위 인사규정을 개정할 당시 원고 정×세는 서울지사영업5과장, 같은 이×복은 전주지사장, 같은 김×수는 제주지사장 직무대리로 각 재직하였고, 그 중 같은 김×수는 제주지사장 직무대리로서 개정규정 및 개정요령 발령통보서에 결재한 사실이 인정되지만, 위 인정사실만으로는 원고들이 위와 같은 인사규정 개정에 동의한 것으로 보기에는 부족하고, 달리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위 주장 역시 이유 없다.

다.

따라서 피고회사가 구 인사규정 부칙 조항에 의하면 61세의 정년을 보장받던 원고들에 대하여 58세의 정년을 적용하도록 인사규정을 변경한 것은 근로기준법 제95조에 반하여 무효라 할 것이므로, 피고회사가 위 구 인사규정 부칙 조항이 적용되어 아직 정년에 달하지 않는 원고들에 대하여 무효인 현행 인사규정에 터잡아 한 이 사건 정년퇴직 조치는 무효라 할 것이다.

3.

결 론

그렇다면, 피고가 원고들에 대하여 한 이 사건 정년퇴직 처분의 각 무효에 대하여 다투고 있는 이 사건에 있어서 그 무효확인을 구하는 원고들의 이 사건 청구는 모두 확인의 이익이 있어 이를 인용하고, 소송비용의 부담에 관하여 민사소송법 제89조를 적용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