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정보
노조가 전임자로 요청한 조합원 지위가 인정되지 않는 책임급 직위자를 전보발령한 것은 부당노동행위에 해당되지 않는다 -한국전력기술 주식회사 사건(서울행법 2000.10.12 선고, 2000구18574 부당해고및부당노동행위구제재심판정취소)
[요지] 원고가 1996.5월부터 이 사건 전보발령 당시까지 3년 남짓 기간 동안 해외 파견근무를 하였거나 조합원 지위가 인정되지 않는 책임급 직위자로 근무해 왔기 때문에 이렇다 할 조합활동을 하지 않았던 점, 이 사건 전보발령은 노동조합의 노조전임자 발령 요청이 있은지 불과 이틀만에 내려지기는 하였지만, 이는 노조측에서 조합원 자격이 없는 자를 노조전임자로 발령해 달라는 무리한 요구를 한 것에 지나지 않는 데다가 참가인 회사가 그와 같은 요청이 있기 전 이미 원고에 대한 인사방침을 확정한 상태였던 점을 감안하면, 이 사건 전보명령이 노동조합의 요청과 근접한 시기에 이루어졌다는 것만으로 참가인 회사의 부당노동행위의사를 추인하기 어렵다.
사건/2000.10.12 선고, 서울행법 제12부 2000구18574 부당해고및부당노동행위구제재심판정취소
원고/김종구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시민종합법률사무소 담당변호사 김도형
피고/중앙노동위원회 위원장 소송수행자 남옥임
피고보조참가인/한국전력기술 주식회사 대표이사 박상기, 소송대리인 변호사 윤용호
변론종결/2000.9.7
[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모두 원고의 부담으로 한다.
[청구취지]
중앙노동위원회가 2000.6.2 원고와 피고보조참가인 한국전력기술 주식회사(이하 `참가인 회사'라 한다) 사이의 2000부해27호, 2000부노12호 부당해고및부당노동행위구제재심신청 사건에 관하여 한 재심판정을 취소한다
노조가 전임자로 요청한 조합원 지위가 인정되지 않는 책임급 직위자를 전보발령한 것은 부당노동행위에 해당되지 않는다 -한국전력기술 주식회사 사건(서울행법 2000.10.12 선고, 2000구18574 부당해고및부당노동행위구제재심판정취소)
[이유]
재심판정의 경위
원고는 1981.4.17 참가인 회사에 입사하여 아래에서 개략적으로 보는 바와 같이 여러 보직을 거치며 근무하여 왔고, 세차례에 걸쳐 원고 조합의 조합장으로 활동한 바 있다.
원고는 1999.2.1 학업을 이유로 휴직(휴직기간 : 1999.1.28∼2000.1.27)하였다가 휴직기간 중인 같은 해 2.26 복직 신청을 하였고, 이에 대하여 참가인 회사는 같은 해 4.1 원고를 복직 신청시로 소급하여 기획조정처 소속 연봉제 추진반 책임급 팀장 대우로 전보하는 내용의 인사발령을 하였다(이하 `이 사건 전보명령'이라 한다).
참가인 회사는 원고가 이 사건 전보명령에 불응하여 위 연봉제 추진반으로 부임을 거부하는 등 직무상 의무를 위반하고 무단결근을 하였다는 이유로 같은 해 6.10 원고에 대하여 이 사건 징계면직처분을 하였다.
원고는 이 사건 징계면직처분이 부당해고 및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면서 같은 해 9.8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하였는 바, 같은 위원회는 같은 해 12.29 부당해고구제 신청 부분에 대하여는 이 사건 전보명령이 단체협약에 위반하여 내려진 것이므로 그에 터잡아 이루어진 이 사건 징계면직 또한 부당해고라는 이유로 원고의 구제신청을 받아들였으나, 부당노동행위구제 신청 부분에 대하여는 부당노동행위가 인정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원고의 신청을 기각하는 결정을 하였다.
이에 원고는 부당노동행위 구제신청 부분에 대하여, 참가인 회사는 부당해고 구제신청부분에 대하여 각 불복하여 2000.1.11 중앙노동위원회에 각 재심신청을 하였는 바, 중앙노동위원회는 같은 해 6.2 이 사건 징계면직이 부당해고 및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참가인 회사의 주장을 받아들여 부당해고 구제신청 부분에 대한 위 서울지
방노동위원회의 결정을 취소하는 한편 원고의 부당노동행위 구제신청 부분에 대하여는 재심신청을 기각하는 내용의 이 사건 재심판정을 하였다.
[증거] 갑1의 1, 2(을39), 갑2의 1, 2(을1의 2), 을11, 14, 15, 을16의 1, 2, 을17, 18, 변론의 전취지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이 사건의 쟁점
근로자에 대한 전보명령은 원칙적으로 인사권자인 사용자의 권한에 속하므로 업무상 필요한 범위 안에서는 사용자에게 상당한 재량을 인정하여야 하고, 이러한 인사명령이 근로기준법 제30조 제1항에 위반하거나 권리남용, 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 제81조 소정의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하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무효라 할 수 없다 할 것인 바, 전보명령이 무효가 아니라면 근로자로서는 이에 따라야 할 의무가 있으며 유효한 전보명령에 불응하여 부임을 거부하는 것은 잘못이라 할 것이므로, 단체협약 또는 취업규칙 등의 규정에 따라 전보명령에 불응하여 장기간 계속 무단결근한 근로자를 징계하는 것은 적법하다 할 것이고, 반면 전보명령이 정당하지 못한 것일 경우에는 근로자로서도 이에 응할 의무가 없다 할 것이어서 이러한 인사명령에 따르지 않았다하여 이를 해고 등 징계의 사유로 삼을 수 없다(대
법원 1991.7.12 선고 91다12752 판결, 1993.2.23 선고 92누11121 판결,1994.5.10 선고 93다47677 판결, 1995.5.9 선고 93다51236 판결, 1995.8.11 선고 95다10778 판결 등 참조).
결국 이 사건 징계면직처분이 적법한 것인지 여부는 이 사건 전보명령의 유·무효 여하에 따라 달라진다 할 것이므로, 이하에서는 먼저 이에 관하여 살펴보기로 한다.
원고의 주장
아래 (가) 내지 (마)항과 같은 이유로 이 사건 전보명령은 무효이므로 원고가 이에 따르지 아니하였다 하여 직무상 의무를 게을리 하였다거나 무단결근을 하였다고 볼 수 없으니, 이를 징계사유로 삼아 이루어진 이 사건 징계면직 처분은 위법하다.
원고는 기술직으로 입사한 이래 장기간 동일한 업무에 종사함으로써 근로계약상 수행하여야 할 근로의 종류나 내용이 기술 분야로 특정되었다 할 것인데 원고를 그와 전혀 무관한 연봉제 추진반으로 전보시키면서도 원고에게 동의를 구하지 않았다.
전보명령 당시 연봉제 추진받은 소관 업무가 거의 완료된 상태였기 때문에 추가로 인력을 충원시킬 필요가 없었던 데다가 굳이 원고를 선택하여 그러한 업무를 담당케 할 만한 합리적 이유도 찾기 어려운 점, 원고가 노사간의 이해가 첨예하게 대립되고 있는 연봉제 관련 업무를 담당하게 됨으로 말미암아 입게 되는 생활상 또는 노동조합 활동상의 불이익이 매우 큰 점에 비추어 볼 때 이 사건 전보명령은 근로기준법 제30조 제1항에 위반하여 내려진 정당한 이유없는 처분이다.
참가인 회사는 참가인 회사 노동조합으로부터 원고를 노사협력국장으로 임명하였으니 노조전임자로 발령해 달라는 요청을 받았음에도 이를 무시하고 노조원의 지위가 당연상실되는 직급인 책임급으로 전보명령을 하였는 바, 이는 단체협약 및 종전의 관행에 반하는 것이다.
단체협약 제17조 제2항은 노조집행부의 인사에 대하여는 사전에 노조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음에도 참가인 회사는 이러한 절차를 거치지 아니하고 이 사건 전보명령을 하였다.
참가인 회사는 1999.3.29 노동조합으로부터 원고를 노조전임자로 발령해 달라는 요청을 받게 되자 불과 이틀만인 같은 해 4.1 전격적으로 이 사건 전보명령을 함으로써 원고로 하여금 조합원 지위 자체를 잃게 하는 등 제반 사정에 비추어 볼 때 이 사건 전보명령은 노동조합을 위축시키고 원고의 노조전임자로서의 활동을 막기 위하여 행하여진 것으로서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
이 사건 징계면직처분은 원고가 노조전임자로서 근로조건 유지·개선을 위하여 적극적으로 노동조합 활동을 해오자 이를 혐오한 나머지 위와 같은 징계사유를 표면적인 구실로 삼아 이루어진 것인데다가 노동조합의 운영에 지배개입한 행위로서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
인정사실
이 사건 전보명령에 이르기까지의 경과
원고의 복직 신청 및 인사명령의 지연
참가인 회사는 원고가 휴직기간으로 예정된 1999.2.26 돌연 복직 신청을 하는 바람에 정기인사와 무관하게 원고 1인에 대해서만 인사발령을 해야 하는 인력운영상의 어려움에 처하게 되었는데, 원고를 휴직 전과 마찬가지로 책임급 직위자로 발령한다는 기본적 입장을 갖고는 있었으나 휴직 전 근무부서인 300MW 1GCC 기본설계기술 및 설계체제 개발용역사업부가 당시 참여인원을 점진적으로 줄여나가고 있었던 터라 원고를 다른 어떤 부
서로 배치할 것인지 고심하게 되었고, 그 결과 원고에 대한 인사명령은 다소 지연되기에 이르렀다.
이에 참가인 회사는 우선 원고의 생계를 보전한다는 차원에서 형식적으로 원고를 행정지원처에 소속된 근로자로 처리하여 이 사건 전보명령이 있기 전까지 계속 급여를 지급하였다.
연봉제 추진반의 업무 현황 및 인력 충원의 필요성
참가인 회사는 1998.10월 연봉제 도입에 관한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같은 해 11월 종전의 성과급 추진반을 연봉제 추진반으로 개편한 다음 위 제도를 1999년도부터는 분야책임자 및 팀장 이상급 직원에게, 2001년 이후에는 전 직원에게 확대·적용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제도 시행을 위한 설문조사·조직정비 및 직무분석·직원의 근무성과 평가시스템
개발·임금체계 정비·관련 법규 및 사규 검토·직원 설명회 개최 등 전반적인 준비 작업에 착수하기 시작하였다.
이에 따라 연봉제 추진반은 1998.11월 전직원을 상대로 설문조사를 실시하는 한편 제도 도입의 1단계로서 1999.3월 수석급 직원을 대상으로 한 `수석급 연봉제 운영지침(안)'을 마련하였으나, 노동조합의 반대(임금제도의 변경으로 인하여 근로조건이 저하되며, 개개 근로자에 대한 능력평가의 공정성이 담보되지 않는다는 등의 이유를 내세웠다)에 부딪혀 수차에 걸친 협의에도 불구하고 합의점을 찾지 못하였던 데다가 일반 직원을 대상으로 한 연봉제 시행안을 마련하는 작업 또한 그다지 진척을 보이지 않았다.
참가인 회사는 위와 같은 이유로 연봉제 추진반의 업무량이 늘어난 편이어서 당시 소속인원 반장 1인, 반원 2인 외에 추가로 인력을 배치할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하고, 1999.4.1 원고를 연봉제 추진반 책임급 팀장 대우로 발령하는 이 사건 전보명령을 하였다.
이 사건 전보명령의 구체적인 인사기준 등
참가인 회사가 이 사건 전보명령을 함에 있어 고려한 인사기준은 구체적으로 다음과 같다.
<원고는 6년 이상 노동조합장으로 재임하였고 2년간 해외파견근무를 하였기 때문에 실제로 기술직 업무에 종사한 기간은 그리 길지 않을 뿐만 아니라, 1998.2월 한국방송통신대 법학과를 졸업하였고 1995.1월 사내(社內)대학원 석사대우과정에서 경영학을 전공, 수료하였기 때문에 사무직 분야의 업무를 무리없이 수행할 수 있다고 판단하였다.
원고가 노동조합장으로 재임하던 1990.1월경 노사간의 협의하에 현행 단일 호봉제도가 실시된 바 있었기 때문에 원고가 그와 유사한 연봉제 업무를 맡게 되더라도 별 무리가 없다고 여겼다.
연봉제 도입 과정에서 노동조합과 의견을 절충하고 조합측의 협력을 이끌어낼 필요가 있었으므로 조합 내에서 영향력이 있는 원고로 하여금 연봉제 업무를 담당케 하는 것이 적합하다고 생각하였다.
노동조합으로부터의 노조전임자 발령 요청 및 전보명령의 시기 등
참가인 회사는 위와 같은 나름의 인사기준 외에도 1999.3월 중순경 연봉제 추진반장 권상봉에게 의견을 물은 결과 그로부터 원고를 연봉제 추진반에서 근무토록 하면 특히 노동조합과 협의를 거치는 과정에서 상당한 도움이 될 것이라는 답변을 듣게 되자, 그 무렵 내부적으로는 원고를 연봉제 추진반으로 발령하되, 원고에게 휴직 전과 동일한 책임자
급 직위를 부여할 것을 결정하였다.
그러던 중 참가인 회사는 같은 달 29일 노동조합으로부터 원고가 노사협력국장으로 지명되었으니 단체협약 제14조에 따라 원고를 노조전임자로 발령해 달라는 요청을 받았으나, 이를 수용하지 않고 원고에 대한 인사와 관련하여 이미 내부적으로 정해진 방침에 따라 이틀 후인 같은 해 4.1 이 사건 전보명령을 하였다.
단체협약
제14조【노조전임자 및 보조직원】
회사는 노조에서 지명하는 6명을 노조 업무에 전임케 하며, 업무보조를 위하여 여직원 2명을 파견 근무토록 지원한다.
원고의 조합활동
원고는 1996.5.9부터 1998.5.31까지 장기간 해외 파견근무를 하였고, 귀국 후 같은 해 6.1부터 같은 해 11.2까지는 수화력사업단 복합관련 용역사업 배관분야 배관재 소분야, 같은 달 3일부터 1999.1.27까지는 300MW 1GCC 기본설계기술 및 설계체제 개발용역사업 배관분야의 각 책임급 직위자로 승진하여 근무함으로써 이미 1998.6.1 이래 조합원 지위를 상실한 상태
였으므로 이 사건 전보명령 당시 이렇다 할 조합활동을 하고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이 사건 전보명령 후의 경과-징계혐의사실의 발생
원고는 1999.3.29 노사협력국장으로 지명된 즉시 노동조합에서 노조전임자로서 근무하기 시작하였으며, 참가인 회사로부터 이 사건 전보명령을 받은 후에도 이는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하기 때문에 따를 수 없다면서 기획조정처 소속 연봉제 추진반 책임급팀장 대우직으로 부임을 거부하고 노동조합 사무실로 출근하면서 노사협력국장의 업무를 계속 수행하였다.
이 사건 징계면직처분
참가인 회사는 위 징계혐의사실과 같은 사유를 들어 원고가 취업규칙 제8조 제1항, 제20조, 제56조 제1호 규정을 위반하였다는 이유로 같은 해 5.25 원고를 징계절차에 회부하였고, 같은 해 6.8 열린 인사위원회에서 원고의 서면의견서를 검토한 후 의결을 거쳐 같은 달 10일 이 사건 징계면직처분을 하였다.
취업규칙
제8조【성실의무】
직원은 회사의 제규정을 성실히 지키며 상사의 직무상의 명령지시에 따라 부여된 직무를 완수하여야 한다.
제20조【출근 및 퇴근】
직원은 시업시각 전에 출근하여 출근부에 자신이 서명 또는 날인하고 종업시각 이후에 퇴근하여야 한다.
제56조【징계】
직원으로서 법령 또는 사규를 위반하여 다음 각호의 1에 해당하였을 경우에는 관련 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이를 징계한다.
직무상 의무를 위반하였거나 또는 직무에 태만하였을 경우
제57조【징계의 종류】
징계처분은 다음 5종으로 한다.
면직 : 그 직에서 즉시 해임한다.
원고의 징계전력
원고는 참가인 회사로부터 1995.12.28 징계면직처분을 받았다가 재심 단계에서 1996.2.15 경고처분으로 감경된 바 있으며, 그 외 1999.1.7 견책의 징계처분을 받은 전력이 있다.
[증거] 다툼없는 사실, 갑3, 갑6의 1, 2, 3, 갑7의 1, 2, 3, 갑8의 1, 2, 갑9, 10, 11, 갑12의 1 내지 10, 갑13의 1, 2, 3, 을3의 1, 2, 3, 을 4, 6, 을7의 1 내지 8, 을8의 1 내지 4, 을9의 1, 2, 3, 을 11, 14, 15, 을16의 1, 2, 을17, 18, 을 19의 1, 2, 을20의 1, 2, 을21, 을23의 1, 2, 8,
을24, 25, 26, 을27, 을32의 1 내지 8, 을33, 36, 40, 42 변론의 전취지
판 단
이 사건 전보명령의 유효성 여부
원고의 개별적 동의를 요하는지 여부
사용자의 전보명령이 근로계약상 근로의 종류와 내용 또는 근무장소 등을 특정하여 이루어진 약정의 범위를 벗어난 이러한 근로조건을 변경하는 것이라면 근로계약상 근거가 없는 것이므로, 별도로 근로자가 이에 대하여 동의하지 않는 이상 구속력이 있는 유효한 인사명령이라 할 수 없다(대법원 1991.1.21 선고 91누5204 판결, 1992.5.22 선고 91다 22100판결 등 참조).
그러나 이 사건의 경우, 원고가 당초 특수한 기술이나 전문적 자격을 소지하고 있는 것을 전제로 참가인 회사에 입사한 것이 아니고, 입사 후의 경력에 비추어 보더라도 근로계약상 근로의 종류나 내용이 특정되었다고 보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아래 (나)항에서 보는 바와 같이 이 사건 전보명령이 업무상 필요성에 따라 이루어진 것으로 인정되는 이
상 전보명령을 함에 있어 반드시 원고의 개별적 동의를 필요로 한다고 할 수 없다.
`정당한 이유없는 처분'에 해당하는지 여부
사용자는 근로자에 대하여 정당한 이유없이 전직·전보 등의 불이익 처분을 할 수 없다(근로기준법 제30조 제1항). 따라서 사용자의 전보명령이 업무상 필요없이 이루어졌거나 업무상 필요가 있더라도 근로자에게 통상 예측할 수 없는 중대한 불이익을 초래하는 것이라면 정당한 이유가 없는 처분으로서 무효라 할 것이다.
이때 전보명령이 정당한 인사권의 범위 내에 속하는지의 여부는 인원 배치를 변경할 필요성이 있는지, 어떠한 근로자를 대상으로 할 것인지에 관한 선정기준에 합리성을 인정할 수 있는지, 근로자가 전직에 따라 입게 될 불이익이 통상 예측할 수 있으며 감수할 만한 정도의 것인지, 위와 같은 업무상 필요성과 근로자의 불이익을 비교·교량하여 본 결과는 어떠한지, 노동조합 또는 근로자 본인과의 협의 등 전보명령을 하는 과정에서 신의칙상 요구되는 절차를 거쳤는지 여부 등 제반 사정을 감안하여 결정하여야 한다.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① 이 사건 전보명령이 있을 무렵 참가인 회사는 연봉제 추진반의 인력을 충원할 업무상 필요가 있었던 점, ② 참가인 회사가 원고의 업무수행능력·근무경력·휴직 전 직위·조합에의 영향력 등을 참작하여 원고를 연봉제 추진반으로 전보시킨 데 나름의 합리성을 인정할 수 있는 점, ③ 원고가 이 사건 전보명령으로 인하여 사회통념상 통상의 전보에 따르는 정도를 현저히 넘어 이를 감당하는 것이 부당하다고 볼 수 있을 정도의 불이익을 입게 되리라고 여겨지지 않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볼 때 이 사건 전보명령이 `정당한 이유없는 처분'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다.
단체협약 및 종전의 관행에 반하는 것인지 여부
참가인 회사는 단체협약 제14조에 의거하여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원고 조합이 요청하는 사람을 노조전임자로 발령해야 할 것이나, 이 사건의 경우 원고는 휴직 전에 이미 책임자급 직위자로 승진하여 근무한 바 있어 조합원 자격을 상실한 상태였던 데다가 그에 상응하는 직위로 복직될 것이 쉽게 예상되었으므로, 오히려 노동조합측에서 조합원 자격이 없는 자를 노조전임자로 발령해 달라는 무리한 요구를 한 것에 지나지 않아 참가인 회사가 그에 따르지 아니하였다 하더라도 단체협약이나 종전의 노사관행에 어긋나는 이례적인 행위를 한 것이라 볼 수 없다.
원고는, 참가인 회사가 복직 신청 후 원고를 인력활용교육에 배치하여 급여를 지급하였던 점을 들어 원고가 노사협력국장으로 임명될 당시에는 책임기술원으로서 조합원 자격을 보유하고 있었다고 다투나, 이는 앞서 인정한 바와 같이 참가인 회사가 원고의 생계를 보전하려는 차원에서 행한 형식적인 조치에 불과할 뿐 이로써 원고를 인력활용교육 소속 책임기술원으로 복직시키는 내용의 인사명령을 한 것이라 볼 수
없고, 휴직 기간 동안에는 복직명령이 내려지지 않는 한 휴직 전과 동일한 직위를 보유하고 있다고 봄이 상당하므로 위와 같은 급여 지급 여하에 따라 조합원으로서의 지위 보유 여부가 결정되는 것도 아니다.
노동조합의 동의를 거치지 않은 절차상 하자가 있는지 여부
단체협약 제17조 제2항은 `노조 집행부의 인사에 대하여는 노조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나, 참가인 회사의 노조전임자 발령이 없는 상황에서 원고가 노조집행부를 구성한다고 볼 수는 없으므로 참가인 회사가 이 사건 전보명령을 함에 있어 노동조합의 사전 동의를 받아야 할 필요는 없다 할 것이다.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
사용자는 근로자가 노동조합가입이나 활동 등 노동조합 업무를 위한 정당한 행위를 한 것을 이유로 그 근로자에게 불이익처분을 할 수 없다(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 제81조 제1호). 따라서 사용자의 전보명령이 이러한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면 이는 무효이다.
이때 전보명령이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전보명령의 시기, 사용자와 노동조합과의 관계, 동종의 사례에 있어서 조합원과 비조합원에 대한 제재의 불균형이 있는지, 종래의 관행에 부합하는지, 기타 부당노동행위 의사의 존재를 추정할 수 있는 사정이 있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① 원고는 1996.5.9부터 이 사건 전보명령 당시까지 3년 남짓 기간 동안 해외 파견근무를 하였거나 조합원 지위가 인정되지 않는 책임급 직위자로 근무해 왔기 때문에 이렇다 할 조합활동을 하지 않았던 점, ② 이 사건 전보명령은 노동조합의 노조전임자 발령 요청이 있은지 불과 이틀만에 내려지기는 하였지만, 이는 노동조합측에서 조합원 자격이 없는 자를 노조전임자로 발령해 달라는 무리한 요구를 한 것에 지나지 않는 데다가 참가인 회사가 그와 같은 요청이 있기 전에 이미 원고에 대한 인사방침을 내부적으로 확정한 상태였던 점을 감안하면, 이 사건 전보명령이 노동조합의 요청과 근접한 시기에 이루어졌다는 것만으로 참가인 회사의 부당노동행위의사를 추인하기는 어려운 점, ③ 위에서 인정한 바와 같이 이 사건 전보명령은 참가인 회사의 업무상 필요에 따라 근로자
의 경력과 능력 및 연고지 등을 참작하여 합리적 기준에 의하여 행하여진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참가인 회사가 원고의 노동조합활동을 혐오한 나머지 이를 방해하기 위하여 이 사건 전보명령을 하게 된 것이라 볼 수 없고, 따라서 이 사건 전보명령은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
소결론
따라서 이 사건 전보명령은 정당한 인사명령이라 할 것이다.
이 사건 징계면직처분이 부당해고에 해당하는지 여부
위에서 인정한 바와 같이 원고가 정당한 전보명령에 불응하여 연봉제 추진반으로 부임을 거부하고 장기간 출근하지 아니한 것은 취업규칙 제8조 제1항, 제20조를 위반한 행위로서 취업규칙 제56조 제1호 소정의 징계사유에 해당한다 할 것이다.
나아가 위와 같은 비위행위의 고의성 여부 및 정도, 다른 근로자에게 미치는 영향, 원고의 징계전력 등 제반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에게는 사회통념상 참가인 회사 사이의 근로계약관계를 지속하는 것이 현저히 불합리하다고 보여질 정도의 중대한 귀책사유가 있다 할 것이므로, 이 사건 징계면직처분이 원고에게 지나치게 가혹하여 징계재량권을 남용한 것이라고 보기도 어렵다.
이 사건 징계면직처분이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참가인 회사가 원고를 징계면직함에 있어 표면적으로 내세우는 징계사유와는 달리 실질적으로는 원고의 노동조합 활동을 혐오하여 징계한 것으로 보여지지 않는 데다가, 이 사건 징계면직 처분은 원고의 중대한 비위사실을 이유로 한 정당한 징계권의 행사에 해당하므로 이를 부당노동행위라고 볼 수 없다.
또한 참가인 회사가 노동조합활동을 방해할 목적으로 이 사건 징계면직처분을 함으로써 노동조합의 운영에 부당하게 지배개입하였음을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으므로 이 점을 들어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고 보기도 어렵다.
결 론
그렇다면 이 사건 재심판정을 적법하다 할 것이므로, 그 취소를 구하는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어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영태(재판장), 김성수, 김민기 ♧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