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결요지
국내에 사업장을 둔 E전기는 F인터내셔널과 사이에 체결한 이라크 전후 복구사업 수행에 관한 계약을 체결하면서, E전기가 공사에 필요한 장비와 인원을 공급하고, 공정관리 등 공사를 수행하며, 공사의 품질 및 안전을 관리하도록 약정하였고, 이에 따라 망인들을 고용하여 이라크의 송전로 복구공사에 종사하도록 하였으나, 한편, E전기의 국내 사업의 목적이 무엇인지 불분명하여 송전로 공사 등 이라크 현지에서의 공사가 E전기의 국내 사업의 연장이라고 볼 수 있는지 여부가 불분명할 뿐 아니라, 망인들은 해외로 파견되기 이전부터 E전기에 속한 근로자들이 아니라 위 공사 수행만을 목적으로 E전기와 근로계약을 맺었고, E전기와 F인터내셔널 사이의 위 계약에 따르면, 양사는 이라크 전후 복구 사업을 수행하기 위하여 사업 특성에 맞는 최적의 인원을 선발하여 별도로 조직을 구성하고, 그 인원 동원과 관리 등의 총괄 권한을 F인터내셔널이 갖는다고 약정한 사정이 있어, 앞서 본 사정만으로 ‘망인들이 단순히 근로의 장소가 국외에 있는 것에 불과할 뿐, 실질적으로는 E전기의 국내 사업에 소속하여 당해 사업의 사용자의 지휘에 따라 근무하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보기 부족하다.
* 사 건 / 2005.4.7 서울행정법원 제14부 2004구합38287, 유족보상및장의비부지급처분취소
주문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처분의 경위
소외 C, D는 서울 구로구 구로동에 주된 사무소를 둔 소외 주식회사 E전기(이하, ‘E전기’라고만 한다)의 전기공사 기술자로 입사하여 이라크 전후 복구사업으로 시행되는 바그다드, 바디셔 등지의 송전탑, 송전로 설치공사에 종사하고 있던 중, 2003.11.30.10:00경 티크리트 인근 고속도로인 사마르공로에서 테러로 보이는 총격을 당하여 각 사망하였다.
망 C의 처인 원고 A과 망 D의 처인 원고 B은 피고에게, 망인들의 사망이 업무상 재해에 해당함을 주장하면서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소정의 유족보상 및 장의비의 지급을 각 청구하였는데, 이에 대하여 피고는 2004.9.24.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은 속지주의 원칙에 따라 국내에서 행하는 사업을 적용대상으로 하고, 근로자가 해외 근무 중 재해를 당한 경우 국내 사업장에 소속되어 국내 사업장의 직접적인 지배관리 아래 있다고 볼 수 있는 해외출장근로자를 보호대상으로 하고 있는데, 망인들의 경우 해외 파견된 근로자들로서 그들의 업무를 해외 출장 중의 업무로 볼 수 없고, 해외파견 근로자가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을 적용받기 위하여는 위 법 제105조의2 규정에 따라 보험가입신청과 이에 대한 피고의 승인이 있어야 하는데, (망인들의 경우 위 신청이나 승인이 없었을 뿐만 아니라) 망인들이 파견되어 종사하던 공사가 기간의 정함이 있는 사업으로서 위 법 제105조의2 제3항, 같은 법 시행규칙 제90조의2 제2항 제1호의 요건을 결하여 위 승인 대상이 될 수 없으므로, 위 법의 적용 대상에 해당하지 아니한다’는 취지의 이유를 들어 원고들의 위 신청을 각 거부하였다(이하, 이 사건 각 처분이라 한다). 그리고 피고는 원고 A에 대한 위 거부처분의 사유로서 그밖에 위 원고가 사업주로부터 유족보상금을 대체 지급받았다는 점도 들었다.
[사실인정의 근거: 갑1, 2, 4, 5, 8호증, 갑6호증의 1, 2의 각 기재 및 변론의 전취지]
이 사건 각 처분의 적법 여부
원고들의 주장
원고들은, 망인들이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105조의 2 소정의 ‘해외파견자’가 아닌 ‘해외출장자’이므로 같은 조에서 정한 해외파견자에 대한 별도의 보험가입이 없더라도 당연히 위 법에 따른 보험급여 수급권이 있다고 주장한다. 아울러 원고 A은 이 사건 사고 후 망 C의 유족으로서 E전기로부터 받은 돈은 위로금 명목의 것으로서 유족보상금 명목으로 받은 것이 아니라고 주장한다.
관계 법령 (생 략)
사실인정
E전기는 2003.10.7. 소외 주식회사 F인터내셔널(이하, F인터내셔널이라고만 한다)과 사이에 이라크 전후 복구 사업 수행에 관하여, F인터내셔널이 주 계약자가 되고, E전기가 하도급자가 되어 아래 기재와 같이 각 역할을 분담하여 위 복구사업을 시행하여 이로부터 얻는 수익을 균등 분배하기로 약정하였다.
F인터내셔널의 역할: ① 미군 또는 관련 업체로부터 복구사업의 수주, ② 미군, 이라크정부, 기타 관련 업체와의 업무 협조, ③ 복구사업 운영관리, ④ 공사비 청구, 수령 및 지급에 관한 제반 업무, ⑤ 보안관리
E전기의 역할: ① 공사에 필요한 장비와 인원 공급, ② 발주자의 시방에 따른 공사 수행, ③ 품질 및 공사장 안전관리(자체 동원인력), ④ 공정관리, ⑤ 기타 공사 수행에 관련된 기술적 사항
E전기와 F인터내셔널은 위 계약 당시, “각 사는 복구사업의 특성에 맞는 최적의 인원을 선발하여 조직을 구성하되, 인원 동원 및 관리 등에 관한 모든 총괄 권한은 프로젝트 매니저가 갖도록 한다”고 약정하였고, 위 프로젝트 매니저는 F인터내셔널의 대표이사 G를 지칭하는 것이다.
E전기는 위 계약 체결 후 2003.11.28. 망인들과 사이에 망인들이 3개월 한시적으로 이라크 전후 복구사업 중 송전선 복구공사에 참여하기로 한 근로계약을 체결하였고, 망인들은 같은 날 3개월 후의 귀국을 예정하고 이라크로 출국하였다.
[사실인정의 근거: 을1호증의 기재 및 주식회사 E전기에 대한 사실조회 결과]
판 단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5조는, “이 법은 근로자를 사용하는 모든 사업 또는 사업장(이하, ×사업×이라 한다)에 적용한다. 다만, 위험률, 규모 및 장소 등을 고려하여 대통령령이 정하는 사업에 대하여는 그러하지 아니하다.”라고만 규정하고 있을 뿐이지 국외에서 행하여지는 사업을 포함하는지에 관하여 별다른 규정을 두고 있지 아니하나, 산업재해보상보험은 노동부장관이 관장하고 같은 법에서 정하여진 일정한 요건에 해당하면 사업주가 당연히 보험에 가입되며 보험료가 일률적으로 정하여지고 또 강제적인 방법으로 보험료를 징수할 수 있는 공공보험이라는 점과 같은 법 제105조에서 국외의 사업에 대하여 이른바 해외근재보험의 특례를 정하고 있고 같은 법 제105조의2가 신설되어 해외파견자에 대하여 근로복지공단에 보험가입신청을 하여 승인을 얻은 경우에 비로소 같은 법을 적용할 수 있도록 한 취지에 비추어 보면, 같은 법 제5조에서 말하는 사업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국내에서 행하여지는 것만을 의미한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대법원 2000.10.24. 선고 98두18503 판결 참조).
그리고 사용자가 대한민국 밖의 지역의 사업에 근로시키기 위하여 파견하는 ‘해외파견자’에 관하여 산재보험법의 적용을 받기 위해서는 산재보험법 제105조의2 제1항에 따라 근로복지공단에 보험가입신청을 하여 그 승인을 얻어야 하고, 이를 위하여 노동부장관은 해외파견자의 보험급여의 기초가 되는 임금액을 그 사업에 사용되는 동일직종 근로자의 임금액 및 그 밖의 사정을 고려하여 따로 정하며(같은 조 제2항), 해외파견자의 재해율 및 재해보상에 소요되는 금액 등을 고려하여 산재보험요율을 정한다(같은 조 제4항, 고용보험및산업재해보상보험의보험료징수등에관한법률 제47조 제1항).
다만, 국내에서 행하여지는 사업의 사업주와의 사이에 산업재해보상보험관계가 성립한 근로자가 국외에 파견되어 근무하게 되었다고 하더라도 그 근무의 실태를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보았을 때 단순히 근로의 장소가 국외에 있는 것에 불과하고 실질적으로는 국내의 사업에 소속하여 당해 사업의 사용자의 지휘에 따라 근무하는 경우라면 국내 사업의 사업주와의 사이에 성립한 산업재해보상보험관계가 여전히 유지되므로 산재보험법의 적용을 받는다고 볼 수 있다(위 대법원 98두18503 판결 참조).
위에서 인정한 바와 같이, 국내에 사업장을 둔 E전기는 F인터내셔널과 사이에 체결한 이라크 전후 복구사업 수행에 관한 계약을 체결하면서, E전기가 공사에 필요한 장비와 인원을 공급하고, 공정관리 등 공사를 수행하며, 공사의 품질 및 안전을 관리하도록 약정하였고, 이에 따라 망인들을 고용하여 이라크의 송전로 복구공사에 종사하도록 하였으나, 한편, E전기의 국내 사업의 목적이 무엇인지 불분명하여 송전로 공사 등 이라크 현지에서의 공사가 E전기의 국내 사업의 연장이라고 볼 수 있는지 여부가 불분명할 뿐 아니라, 망인들은 해외로 파견되기 이전부터 E전기에 속한 근로자들이 아니라 위 공사 수행만을 목적으로 E전기와 근로계약을 맺었고, E전기와 F인터내셔널 사이의 위 계약에 따르면, 양사는 이라크 전후 복구 사업을 수행하기 위하여 사업 특성에 맞는 최적의 인원을 선발하여 별도로 조직을 구성하고, 그 인원 동원과 관리 등의 총괄 권한을 F인터내셔널이 갖는다고 약정한 사정이 있어, 앞서 본 사정만으로 ‘망인들이 단순히 근로의 장소가 국외에 있는 것에 불과할 뿐, 실질적으로는 E전기의 국내 사업에 소속하여 당해 사업의 사용자의 지휘에 따라 근무하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보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망인들이 이라크의 송전로 공사로 인하여 입은 재해는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의 적용 범위에 속하지 아니하므로, 이러한 취지에서 피고가 이 사건 각 처분에 이른 것은 적법하다.
결 론
그렇다면, 이 사건 각 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원고들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모두 기각한다.
재판장 판사 신동승, 판사 김정중, 마옥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