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처분의 경위
원고는 2003. 9. 2. B 주식회사(다음부터는 '이 사건 회사'라고 한다)에 입사하여 택시운전기사로 근무하던 중, 2004. 6. 13. 22:50경 식당에서 식사를 하고 나오다가 쓰러져 병원으로 후송된 후 '좌측 내경동맥 경색증'(다음부터는 '이 사건 상병'이라고 한다) 진단을 받고, 2004. 7. 21. 피고에게 요양을 신청하였다.
이에 대하여 피고는, 원고가 2004. 2. 1. 이후에는 사납금 이외의 영업수입을 전액 본인의 수입으로 하고, 회사의 출퇴근시간, 복무규정, 인사규정 등을 적용받지 않는 등 사용자의 지휘감독을 받지 않고 자주적으로 업무를 수행하였으므로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2004. 8. 6. 원고에 대하여 위 요양신청을 불승인(다음부터는 '이 사건 처분'이라고 한다)하였다.
[인정 근거] 갑1호증, 을1호증, 을2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
원고의 주장
원고는 이 사건 회사에 입사하여 월급제로 근무를 하다가, 2004. 2. 1.부터 일체의 기본급 없이 하루에 90,000원을 입금하면 나머지 운행수입은 모두 원고가 가지는 도급제 형식으로 근무형태를 변경하였다. 그러나 위와 같은 근무형태는 택시업계에서 관행적으로 이루어지는 변형된 근로형태로서, 원고는 여전히 이 사건 회사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근로를 제공하였으므로 근로자에 해당한다.
원고는 하루에 16시간 가량을 운전업무에 종사하여 피로가 누적되었으며, 2004. 5.경부터는 손님까지 줄어들어 심한 스트레스를 받게 되었다. 이러한 업무상 과로 및 스트레스로 인하여 기존질환인 고혈압과 당뇨병이 자연적인 경과 이상으로 급격하게 악화되어 이 사건 상병이 발병하였으므로 이 사건 상병은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
인정사실
원고의 근무형태
원고는 1983년경부터 2002. 4.경까지 택시운전을 하다가 2003. 9. 2. 이 사건 회사에 택시기사로 입사하였는데, 입사 당시 회사와 체결한 근로계약서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운행기록장치(타코메타)의 기록에 의한 운송수입금과 운행으로 인하여 발생한 모든 수입금을 회사가 전액입금관리하고 월 급여 정산제를 실시한다. (제1조)
1일 2교대 근무에 주·야 격주 근무를 한다. 근로시간은 1일 7시간 20분(주 44시간, 월 220시간)을 기본근로시간으로 한다. 1일 배차시간(출고시간에서 입고시간까지)은 10시간을 넘지 못한다. 회사의 승인 없이 기본근로시간을 초과 또는 단축할 수 없다. 고장수리시간이 기본근로시간의 50%를 초과할 경우에만 시간 비율로 임금의무를 차감한다. (제3조)
월 근로일수는 26일 만근으로 한다. (제4조)
운전자는 주간·야간 근무시 각 '88,000원 + 가스대금' 이상을 전액 입금하여야 한다. (제5조)
운전자의 월 임금 지급방법은 각 승무 당일의 입금 실적에 따라 일일정산한 '정액급여 + 성과급 + 제 수당 + 퇴직금'을 월말 마감하여 다음 달 10일에 일괄 지급한다. (제6조)
회사는 임금에서 급여와 관련된 제세공과금, 의료보험·국민연금·고용보험 중 근로자 부담분 등을 공제할 수 있다. (제7조)
운전자는 운송수입금을 임의사용(유용)해서는 안 되고, 정당한 사유 없이 근로시간 중 1시간 이상 빈차 운행 및 대기 등을 하여서는 안 되며, 부당요금징수·메타기 파손·승객으로부터의 민원 발생 등이 발생한 경우에는 1차 경고하고 재차 발생시에는 취업규칙에 따라 징계한다. (제9조)
월 운송수입금 기준액을 초과하여 입금한 운송수입금은 성과급과 추가입금분에 대한 퇴직급여로 정산하여 급여일에 지급한다. (제10조)
이 사건 회사는 택시기사가 부족하자 그 소속 택시기사들 중 일부에 대하여는 1일 2교대 근무가 아니라 1인의 택시기사가 1대의 택시를 전담하여 운행하도록 하는 이른바 '1인 1차제'를 실시하였을 뿐만 아니라 택시기사가 매일 일정한 액수의 사납금을 납부하기만 하면 근무시간에 따로 제한을 받지 않고 자유롭게 택시를 운행하도록 하는 이른바 '도급제'를 실시하기도 하였다. 이에 따라 이 사건 회사의 택시기사들은 월급제와 도급제를 선택할 수 있었고, 월급제를 선택하는 경우에도 다시 1일 2교대제와 1인 1차제를 선택할 수 있었다. 이 사건 회사의 택시기사들 중 86명은 월급제로 근무하였고, 3명은 도급제로 근무하였다.
이 사건 회사의 택시기사들은 일요일을 제외하고 매일 정해진 금액을 사납금으로 납부하면 나머지 운송수입금은 모두 택시기사들이 가져갈 수 있었는바, 회사에 나부해야 할 사납금의 액수는 1일 2교대제로 근무하는 택시기사들은 매일 90,000원(주간 근무자) 내지 95,000원(야간 근무자), 1인 1차제로 근무하는 택시기사들은 매일 129,000원, 도급제로 근무하는 택시기사들은 매일 90,000원이다. 다만 월급제로 근무하는 택시기사들은 이 사건 회사로부터 보수를 지급받았으나, 도급제로 근무하는 택시기사들은 별도로 보수를 지급받지 않았다. 1일 2교대제로 근무하는 택시기사들은 교대를 위하여 매일 교대시간에는 이 사건 회사로 들어와야 하나, 1인 1차제로 근무하는 택시기사들은 회사로 들어오는 시간을 자유롭게 정할 수 있으며, 도급제로 근무하는 택시기사들은 사납금 납부의무 이외에는 근무시간 등에 관하여 아무런 제한을 받지 않았다.
택시에는 모두 운행기록에 관한 사항을 기록하는 타코메타가 부착되어 있었기 때문에 이 사건 회사에서는 택시기사들의 근무시간이나 운행시간 등에 관하여 모두 확인할 수 있었다. 그러나 1일 2교대제로 근무하는 택시기사라 하더라도 사납금만 제대로 납부하면 그 택시의 운행시간 등에 관하여 이 사건 회사로부터 특별한 통제를 받지는 않았다.
원고는 이 사건 회사에 입사한 후 위에서 본 근로계약서의 내용과 달리 1인 1차제 근무를 하다가 2004. 1. 31. 이 사건 회사를 퇴직하는 형식에 의하여 도급제 근무로 그 근무형태를 변경하였다. 원고는 2004. 2. 1. 이전에는 건강보험은 직장가입자로, 국민연금은 사업장가입자로 되어 있었고, 노동조합에도 가입되어 있었으며, 이 사건 회사로부터 매월 보수를 지급받았으나, 2004. 2. 1.부터는 건강보험과 국민연금은 모두 지역가입자로 되었고, 노동조합에서도 탈퇴하였으며, 이 사건 회사로부터 보수를 지급받지 않았다. 그러나 원고는 2004. 2. 1. 이후에도 여전히 원고가 제3자를 고용하여 원고 대신 택시를 운행하게 할 수는 없었다.
원고의 근무내역
원고는 출근시간이 정해진 바는 없으나 보통 사납금을 납부하기 위하여 08:00 ~ 09:00경 이 사건 회사로 출근하였고, 출근일 역시 정하여져 있지는 않으나 한 달에 26번 정도 출근하였다.
원고의 사납금 이외의 운행수입은 2004. 3.과 2004. 4.경에는 150 ~ 160만 원 가량 되었으나, 2005. 5.경에는 130만 원 가량으로 줄어들었다.
이 사건 상병의 발병 경위 및 평소의 건강상태
원고는 2004. 6. 13. 09:00경부터 16:00경까지 택시운전을 한 후, 집에서 쉬다가 21:50경 다시 택시운전을 하던 중 친구를 만나 식당에서 식사를 하였다. 그 후 원고는 22:50경 식당에서 나오다가 우측 상지와 하지에 마비 증세를 보이면서 쓰러져 안산시 단원구 C에 있는 D병원으로 후송되어 혈전 용해제와 항응고제 투여 등의 치료를 받았다.
원고는 이 사건 상병이 발병하기 4년 전부터 당뇨약을 복용하였고, 2003. 10.경에는 병원에서 고혈압 진단을 받기도 하였다.
원고는 하루에 담배를 2갑 가량 피어 왔다.
이 사건 상병에 관한 의학적 소견
이 사건 상병은 좌측 내경(內頸)동맥의 협착증으로 인하여 혈액 순환장애가 발생하여 해당 부위의 뇌에 산소와 영양분 등이 공급되지 않아 뇌가 손상되는 것을 말한다.
이 사건 상병의 위험요인으로는 고혈압, 심장질환, 동맥경화, 당뇨병, 일과성 허혈성 발작, 비만, 흡연, 스트레스 등이 있다.
D병원 의사 E 및 D병원장에 대한 사실조회결과
원고에게 이 사건 상병의 원인이 될 수 있는 당뇨, 심장질환(의증), 흡연 등의 기존 질환이 있으나, 격무에 의한 과로와 스트레스도 이 사건 상병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업무상 과로나 스트레스가 직접적으로 이 사건 상병을 유발하지는 않으나, 과로나 스트레스가 혈압을 상승시키고, 색전을 유발하며, 혈관을 수축시켜 기존의 질환을 악화시켜 이 사건 상병을 유발할 수 있다.
[인정 근거] 갑1호증 내지 갑6호증, 을1호증 내지 을11호증의 1, 2의 각 기재, 증인 F의 증언, 이 법원의 D병원장에 대한 사실조회결과, 변론 전체의 취지
판단
원고가 산업재해보상보험법상의 근로자인지 여부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은 같은 법상의 보험급여를 받을 수 있는 근로자에 대하여 근로기준법에 의한 근로자를 말한다고 규정(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4조 제2호)하는 외에 다른 규정을 두고 있지 않으므로 보험급여대상자인 근로자는 근로기준법에 의한 근로자에 해당하는지의 여부에 의하여 결정된다(대법원 1999. 2. 24. 선고 98두2201 판결 참조).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그 계약의 형식이 민법상의 고용계약인지 또는 도급계약인지에 관계없이 그 실질에 있어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 근로자가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업무의 내용이 사용자에 의하여 정하여지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수행과정에 있어서도 사용자로부터 구체적·개별적인 지휘·감독을 받는지 여부, 사용자에 의하여 근무시간과 근무장소가 지정되고 이에 구속을 받는지 여부, 근로자 스스로가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케 하는 등 업무의 대체성 유무,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의 소유관계,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이 있는지 여부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져 있는지 여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제공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의 전속성의 유무와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 등 다른 법령에 의하여 근로자로서의 지위를 인정받는지 여부, 양 당사자의 경제 사회적 조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특히 종전에는 단순한 근로자에 불과하였다가 어떠한 계기로 하나의 사업주체로서의 외관을 갖추고 종전의 사용자와 근로계약이 아닌 다른 형태의 계약을 맺는 방법으로 종전과 동일 내지 유사한 내용의 근로를 제공하게 된 경우에는,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 스스로 종전의 근로관계를 단절하고 퇴직한 것인지 아니면 그 의사에 반하여 강제적・형식적으로 퇴직하게 되었는지 여부, 사업계획·손익계산·위험부담 등의 주체로서 사업운영에 독자성을 가지게 되었는지 여부, 작업수행과정 등에 있어서 종전의 사용자의 개입 내지 간섭의 정도, 보수지급방식과 보수액이 종전과 어떻게 달라졌으며 같은 종류의 일을 하는 종전의 사용자 소속 근로자에 비하여는 어떠한 차이가 있는지 여부 등도 아울러 참작하여야 한다(대법원 1995. 6. 30. 선고 94도2122 판결 등 참조).
위 법리를 바탕으로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① 원고가 이 사건 상병의 발병 당시 도급제로 근무하면서 이 사건 회사로부터 택시운행업무의 수행과정에 있어서 구체적·개별적으로 지휘·감독을 받지 않았으나, 월급제(1인 1차제)로 근무할 당시에도 사납금만 납부하면 택시운행업무의 수행에 있어서 특별히 이 사건 회사로부터 지휘·감독을 받지는 않았던 점, ② 원고가 이 사건 회사로부터 직접적으로 보수를 지급받지는 않았으나, 사납금을 제외하고는 나머지 운송수입금은 모두 원고가 가져갈 수 있으므로 사납금을 제외한 나머지 운송수입금이 사실상 보수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는 점, ③ 월급제(1인 1차제)로 근무할 당시와 도급제로 근무할 당시를 비교하면 보수를 받지 않는 대신 회사에 매일 납부해야 할 사납금의 액수가 129,000원에서 90,000원으로 감소된 것 이외에는 근무형태에 있어서 실질적으로 별다른 차이가 없는 점 ④ 월급제로 근무하거나 도급제로 근무하거나 모두 원고가 제3자를 고용하여 택시를 대신 운행하게 할 수는 없었던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원고는 도급제로 근무형태를 변경한 이후에도 여전히 이 사건 회사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근로를 제공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다.
따라서 원고는 이 사건 상병 발병 당시 산업재해보상보험법상의 근로자라 할 것이다.
이 사건 상병이 업무상 재해에 해당하는지 여부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원고가 택시운전기사로 근무하면서 어느 정도 업무상 과로를 하고 스트레스를 받았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원고가 1983년경부터 이 사건 상병이 발병한 2004. 6.경까지 거의 20년 동안 택시운전을 해 왔기 때문에 그 업무에 적응을 했을 것으로 보이는 점, 원고가 택시 운행을 하면서 근무시간·휴식시간 등을 스스로 결정하는 등 업무내용을 적절히 조절할 수 있었던 점, 이 사건 상병의 위험인자로는 고혈압, 당뇨, 흡연 등이 있는데 원고는 고혈압이 있었고 당뇨약을 복용하면서도 지속적으로 흡연을 해 온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의 기존 질환이 자연적 경과로 악화되어 이 사건 상병이 발병하였다고 봄이 상당하고, 갑3호증 내지 갑5호증, 을3호증의 각 기재, 증인 F의 증언, 이 법원의 D병원장에 대한 사실조회결과만으로 원고가 업무상 과로나 스트레스로 인하여 이 사건 상병이 발병하였거나 기존 질환이 자연적 경과 이상으로 악화되어 이 사건 상병이 발병하였다고 보기는 어려우므로 이 사건 상병이 업무상 재해에 해당된다고 볼 수 없다.
소결론
따라서 원고의 요양승인 신청을 불승인한 이 사건 처분은 적법하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박정수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