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중앙노동위원회가 2008. 3. 5. 원고와 피고보조참가인 사이의 2007부해961호 부당해고구제 재심신청사건에 관하여 한 재심판정을 취소한다.
소송비용 중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은 피고보조참가인이,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이유
재심판정의 경위
피고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 회사'라고 한다)은 상시 근로자 24,800명을 고용하여 금융업을 영위하는 회사이고, 원고는 1991. 12. 27. 참가인 회사에 입사하여 경영연구실 과장으로 근무하던 중, 2007. 5. 31. 참가인 회사로부터 당연면직 처분(이하 '이 사건 면직처분'이라고 한다)을 받은 사람이다.
원고는 2007. 8. 31.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2007부해1207호로 이 사건 면직처분이 부당해고라고 주장하면서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하였고,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2007. 10. 24. 원고의 위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받아들여 "이 사건 면직처분은 이를 부당해고로 인정한다. 참가인 회사는 원고를 이 판정서를 송달받은 날로부터 30일 이내에 원직에 복직시키고, 부당해고기간 동안 정상적으로 근무하였다면 받을 수 있었던 임금상당액을 지급하라"는 내용의 구제명령을 하였다(이하 '이 사건 초심판정'이라고 한다).
참가인 회사는 2007. 11. 30. 위 구제명령에 대하여 중앙노동위원회에 2007부해961호로 재심신청을 하였고, 중앙노동위원회는 2008. 3. 5. 참가인 회사의 위 재심신청을 받아들여 "이 사건 초심판정을 취소한다. 이 사건 면직처분은 정당하므로 원고의 위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기각한다"는 내용의 결정을 하였다(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고 한다).
청구취지
주문과 같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호증, 갑 제2호증의 각 기재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원고의 주장
참가인 회사는 "원고가 간통죄로 징역 6월에 집행유예 1년의 확정판결을 받았다"는 이유로 인사규정 제49조 제1항 제3호에 따라 원고에 대하여 이 사건 면직처분을 하였으나, 위 인사규정상 "형사상의 범죄로 금고 이상의 유죄판결이 확정되었을 때"의 의미는 "형사상 범죄로 구속되어 있는 근로자가 현실적인 근로제공이 불가능한 신체의 구속상태가 해소되지 않는 실형판결을 받은 경우"로 제한적으로 해석되어야 하므로, 불구속 상태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원고에게는 위 인사규정이 적용되지 않는다.
참가인 회사는 원고에 대하여 이 사건 면직처분을 하는 과정에서 징계절차를 전혀 거치지 않았다.
간통죄는 원고가 참가인 회사에서 수행하는 업무와 아무런 관계가 없는 사생활의 영역에서 범한 것인 점, 원고의 위와 같은 비위행위로 인하여 참가인 회사의 명예와 신용이 훼손된 바 없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간통죄로 징역 6월에 집행유예 1년의 확정판결을 받았다는 것만으로는 사회통념상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로 원고에게 책임 있는 사유가 발생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이와 결론을 달리 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여 취소되어야 한다.
인정사실
원고는 2006. 5. 10. 서울북부지방법원(2006고단598호)에서 "2005. 3. 23.부터 같은 해 6. 17.까지 사이에 11회에 걸쳐 C과 간통하였다"는 범죄사실로 징역 6월에 집행유예 1년의 유죄판결을 선고받았고, 위 판결은 2007. 4. 12. 그대로 확정되었다.
참가인 회사는 2006. 10. 27. D노동조합과 사이에 2006년도 공동단체협약을 체결한 후, 2006. 12. 14. D노동조합 B 지부와 사이에 2006년도 임금단체협약을 체결하면서 "인사규정 제49조 제1항 제3호의 당연면직 사항 중 형사상 범죄로 집행유예의 판결을 받은 직원으로서 중과실이 아니며 정상참작이 필요하다고 특별히 인정되는 경우에는 동 제2항과 인사운영지침 제45조에서 정한 인사위원회의 의결사항으로 운영할 수 있다"는 내용에 합의하였다.
참가인 회사는 2007. 5. 31. 인사규정 제49조 제1항 제3호에 따라 면직일자를 2007. 4. 12.로 하여 원고에 대한 이 사건 면직처분을 하였다.
참가인 회사의 관련 규정은 다음과 같다.
[인사규정]
제49조 (당연면직)
당연면직은 직원이 다음 각 호의 1에 해당하는 경우에 면직함을 말한다.
당행의 임원으로 선임되었을 때
사망하였을 때
형사상의 범죄로 금고 이상의 유죄판결이 확정되었을 때(선고유예 제외). 다만, 교통사고로 인한 형사상의 범죄로 집행유예 이하의 판결을 받았을 때 및 업무수행 중 자가운전에 따른 교통사고(교통사고처리특례법 제3조 제2항 단서 조항 해당 교통사고 제외)로 형을 받았을 때에는 그러하지 아니한다.
금치산, 한정치산 또는 파산선고를 받았을 때
수습기간 중 채용상의 결격사유가 발생하였을 때
연속하여 7일 이상 또는 최근 2년을 통산하여 15일 이상 무단결근하였을 때
신체의 장애 또는 정신질환으로 인하여 계속 근무가 불가능하다고 인정되었을 때
휴직기간 만료 후 복직명령 또는 기간연장의 허가가 없을 때
휴직 중 불미한 소행이 있거나 근무의사가 없는 것으로 인정될 때
은행의 허가 없이 다른 직업에 종사하거나 영리법인의 임·직원으로 취임한 사실이 발견되었을 때
변상관련 규정에 의한 변상의무자가 소정기간 내에 변상의무를 이행하지 않을 때
제1항 제6호 내지 제11호에 정한 사유로 직원을 면직하고자 할 때에는 인사위원회의 의결을 거쳐야 한다.
제50조 (징계면직)
징계면직은 징계에 의하여 면직함을 말한다.
[복무운영지침]
제39조 (징계종류 및 사유)
징계의 종류 및 사유는 다음 각 호와 같다.
면직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로 위법·부당행위를 행하여 은행 또는 거래고객에게 중대한 손실을 초래하거나 질서를 크게 문란시킨 경우
횡령, 배임, 절도, 업무와 관련한 금품수수 등 범죄행위를 한 경우
변칙적·비정상적인 업무처리로 자금세탁행위에 관여하여 신용질서를 크게 문란시킨 경우
고의 또는 중과실로 금융감독원장이 금융관련법규에 의하여 요구하는 보고서 또는 자료를 허위로 제출함으로써 감독과 검사업무 수행을 크게 제해한 경우
고의 또는 중과실로 직무상의 감독의무를 태만히 하여 은행의 건전한 운영을 크게 저해하거나 금융질서를 크게 문란시킨 경우
사고의 유형에 불구하고 동 사고로 사회에 중대한 물의를 일으킨 경우
정직
감봉
견책
[2006년도 공동단체협약]
제46조(해고의 제한)
사용자는 다음 각 호의 1에 해당하는 경우 이외에는 종업원을 해고하지 못한다.
형사상의 범죄로 금고 이상 유죄의 확정판결을 받았을 때(선고유예 제외). 다만, 조합원이 정당한 조합활동으로 인하여 집행유예 이하의 처분을 받은 자, 교통사고로 인한 형사상 범죄인 경우로서 집행유예 이하의 처분을 받은 자 및 업무수행 중 자가운전에 따른 교통사고(교통사고처리특례법 제3조 제2항 단서 조항 해당 교통사고 제외)로 형을 받은 자는 제외한다.
금치산 또는 한정치산 선고를 받았을 때
파산선고를 받았을 때
업무상 중대한 고의, 과실 또는 복무규정 위배로 인하여 인사위원회의 결의에 의할 때
본 협약 제47조(인원정리)에 의하여 조합과 합의된 자
기타 사용자와 조합 간에 따로 정함이 있는 경우
제48조 (인사소명권)
사용자는 조합원을 면직, 정직, 감봉, 견책, 기타 징계하고자 할 때에는 인사위원회의 결의를 거쳐야 함은 물론 인사위원회 개최 7일 전까지(단, 긴급을 요하는 경우는 예외) 징계사유 및 개최일시·장소를 서면으로 당사자 및 조합에 통보하여야 한다.
본인 또는 조합의 요구가 있을 때에는 사용자는 일정한 기간을 정하여 서면 또는 구두로 소명할 기회를 준다.
징계를 받은 자는 2주 이내에 재심을 요청할 수 있다.
갑 제3 내지 5호증, 을 제2 내지 5호증, 을 제7호증의 각 기재, 증인 E의 증언, 변론 전체의 취지
판단
이 사건 면직처분의 사유인 "형사상의 범죄로 금고 이상의 유죄판결이 확정되었을 때"의 의미
참가인 회사의 인사규정 제49조 제1항 제3호는 "형사상의 범죄로 금고 이상의 유죄판결이 확정되었을 때"를 당연면직 사유로 규정하면서, 예외적으로 선고유예의 경우와 교통사고 범죄로 인한 집행유예의 경우 및 업무수행 중의 자가운전에 따른 교통사고 범죄로 인한 유죄판결의 경우만을 제외하고 있으므로, 위 규정이 정하고 있는 당연면직 사유인 "금고 이상의 유죄판결이 확정되었을 때"는 위 단서가 정하고 있는 선고유예 판결과 교통사고 범죄로 인한 집행유예 판결 및 업무수행 중의 자가운전에 따른 교통사고 범죄로 인한 유죄판결이 확정된 경우만을 제외하고, 구속 여부와 관계 없이 실형 판결 뿐만 아니라 집행유예 판결도 포함된 나머지 금고 이상의 유죄판결이 확정된 경우를 모두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함이 타당하다.
따라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참가인 회사가 원고에 대하여 이 사건 면직처분을 함에 있어 징계절차를 거쳐야 하는지 여부
인사규정이 징계사유와는 별도로 면직사유가 있는 경우에 직원을 직권으로 면직시킬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고, 징계를 파면, 해임, 정직, 감봉 및 견책으로 나누어 규정하고 있을 뿐 면직을 징계처분의 하나로 규정하고 있지 아니하며, 단체협약은 면직절차에 관하여는 아무런 규정을 두고 있지 아니한 채 단지 징계절차에 관하여만 규정하고 있는 경우, 단체협약에 규정한 징계에 직권면직이 포함되어 있다고 할 수 없고, 인사규정에 의한 직권면직의 경우에 단체협약에 규정한 징계에 관한 절차를 거쳐야 한다고 할 수 없다(대법원 1996. 11. 26. 선고 95누17571 판결 등 참조).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갑 제3호증, 갑 제4호증, 을 제4호증, 을 제7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참가인 회사의 인사규정 제49조는 형사상의 범죄로 금고 이상의 유죄판결이 확정되었을 때 직원이 인사위원회의 의결을 거칠 필요 없이 당연면직되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고, 인사규정 제50조는 제49조 제1항 각 호의 당연면직 사유와는 별도로 징계에 의하여 면직되는 징계면직을 규정하고 있으며, 참가인 회사의 복무운영지침 제39조는 징계의 종류를 징계면직, 정직, 감봉, 견책으로 나누어 규정하고 있을 뿐 당연면직을 징계의 하나로 규정하고 있지 않은 점, ② 2006. 10. 27. 체결된 2006년도 공동단체협약 제48조는 당연면직의 절차에 관하여는 아무런 규정을 두고 있지 않은 채 단지 징계의 절차에 관하여만 규정하고 있는 점, ③ 참가인 회사가 2006. 12. 14. D노동조합 B 지부와 사이에 2006년도 임금단체협약을 체결하면서 "인사규정 제49조 제1항 제3호의 당연면직 사항 중 형사상범죄로 집행유예의 판결을 받은 직원으로서 중과실이 아니며 정상참작이 필요하다고 특별히 인정되는 경우에만 인사위원회의 의결사항으로 운영할 수 있다"는 내용의 합의를 한 바 있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에 대한 이 사건 면직처분이 참가인 회사의 일방적 의사표시에 의하여 근로관계를 종료시키는 점에서 징계면직과 동일한 사정을 고려하더라도, 위 단체협약에 규정한 징계에 당연면직이 포함되어 있다고 할 수 없으므로, 참가인 회사가 원고에 대하여 이 사건 면직처분을 함에 있어 위 단체협약에 규정한 징계에 관한 절차를 거쳐야 한다고 할 수 없다.
따라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이 사건 면직처분에 정당한 이유가 존재하는지 여부
사용자가 어떤 사유의 발생을 당연퇴직 사유로 규정하고 그 절차를 통상의 해고나 징계해고와 달리한 경우에 그 당연퇴직 사유가 근로자의 사망이나 정년, 근로계약기간의 만료 등 근로관계의 자동소멸 사유에 해당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이에 따른 당연퇴직 처분은 근로기준법(2007. 4. 11. 법률 제837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30조의 제한을 받는 해고라 할 것이므로, 당연퇴직 처분이 유효하려면 같은 조 제1항의 정당한 이유가 있어야 한다(대법원 1998. 4. 24. 선고 97다58750 판결 등 참조).
또한 사용자가 근로자에 대하여 징계권을 행사할 수 있는 것은 사업활동을 원활하게 수행하는데 필요한 범위 내에서 규율과 질서를 유지하기 위한 데에 그 근거가 있으므로, 근로자의 사생활에서의 비행은 사업활동에 직접 관련이 있거나 기업의 사회적 평가를 훼손할 염려가 있는 것에 한하여 정당한 징계사유가 될 수 있다 할 것이고, 기업의 사회적 평가를 훼손할 염려가 있다고 하기 위하여는 반드시 구체적인 업무저해의 결과나 거래상의 불이익이 발생하여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당해 행위의 성질과 정상, 기업의 목적과 경영방침, 사업의 종류와 규모 및 그 근로자의 기업에 있어서의 지위와 담당 업무 등 제반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그 비위행위가 기업의 사회적 평가에 미친 악영향이 상당히 중대하다고 객관적으로 평가될 수 있어야 한다(대법원 2001. 12. 14. 선고 2000두3689 판결 등 참조).
위 각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앞서 거시한 각 증거에다가 을 제1호증, 을 제8호증의 1 내지 9의 각 기재와 변론 전체의 취지를 보태어 살펴볼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원고의 간통행위는 원고가 참가인 회사에서 수행하는 업무와 아무런 관계가 없는 사생활 영역에서 범한 비행으로서 참가인 회사의 경영질서나 사업활동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은 점, ② 원고가 불구속 상태로 참가인 회사에서 정상적으로 근무하면서 간통죄의 수사와 재판을 받았기 때문에 업무 수행에 어떠한 장해를 초래한 바 없고, 원고의 위와 같은 비위행위가 참가인 회사의 명예와 신용 등 사회적 평가에 별다른 악영향을 미친 바도 없는 점(원고에 대한 유죄판결이 대법원에서 확정된 후 각종 언론매체에 보도되기는 하였으나, 이는 이혼한 배우자를 이혼 전의 간통행위로 고소할 수 있다는 대법원의 판결내용 때문에 보도된 것이었고, 원고의 직업이나 범행 내용이 문제가 되어 보도된 것은 아니었으며, 보도 당시 원고의 성명이나 직업은 모두 익명으로 처리되었다), ③ 원고가 참가인 회사에 입사하여 15년이 넘는 기간 동안 성실히 근무하여 왔고, 2006. 3. 20. 참가인 회사로부터 은행장 표창을 받은 바도 있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가 간통죄로 징역 6월에 집행유예 1년의 확정판결을 받았다는 사유만으로는 사회통념상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로 원고에게 책임 있는 사유가 발생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참가인 회사의 원고에 대한 이 사건 면직처분에는 정당한 이유가 존재한다고 할 수 없다.
따라서 이를 지적하는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있다.
소결
결국 참가인 회사의 원고에 대한 이 사건 면직처분은 부당해고에 해당하므로, 이와 결론을 달리 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있어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경구(재판장) 이진석 정욱도
사건정보
서울행정법원
판결
사건
2008구합13897
판결선고
2008. 11. 28.
서울행정법원
제4부
판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