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결요지
자동차운송사업을 영위하는 사업체에 있어서 사용자가 운전사에 대하여 행하는 배차행위 또는 배차지시는 통상적인 업무수행명령에 속한다 할 것이므로, 근로자인 운전사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러한 사용자의 배차지시에 따라야 할 것이고, 이를 거부하는 것은 근로계약에 따른 근로자의 본질적이고 기본적인 의무인 근로제공의무를 이행하지 않는 것으로서 이는 채무불이행이 될 뿐 아니라 일반적으로 징계사유가 된다 할 것이며, 원고의 취업규칙 및 상벌위원회 운영규정 또한 ‘정당한 사유 없이 배차지시 및 배차된 차량에 승무를 거부하였을 경우’를 징계(해고)사유로 규정하고 있다. 다만 위와 같은 배차지시 위반에 따른 징계가 적법하기 위해서는 당해 배차지시가 정당한 것이어야 할 것이다.
원고가 다른 근로자들에 대하여는 단체협약 등에 따른 근무시간 준수를 요구하지 않으면서 유독 참가인에 대하여만 이 사건 배차지시를 한 것은 그 시기에 비추어 참가인의 고발에 따른 보복적 차원에서 이루어진 것으로 보일 뿐 이 사안과는 무관하여 다른 합리적 이유를 찾기 어려운 점 등 여러 사정에 비추어 볼 때, 다른 2인 1차제 근로자들에 대하여는 근무시간을 초과하여 1일 12시간까지 임의로 차량을 사용하여 추가 운행수입을 얻도록 허용하면서 원고에 대하여만 근무시간을 단체협약상의 1일 8시간 20분으로 엄격히 통제하여 이 사건 배차지시를 한 것은 부당한 차별대우라 할 것이어서 그 정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 따라서 부당한 이 사건 배차지시 위반을 징계사유로 한 이 사건 징계 또한 부당징계라 할 것이다.
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모두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재심판정의 경위
원고는 상시근로자 100여 명을 고용하여 택시운송사업을 영위하는 회사이고, 피고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이라 한다)은 2003.7.11. 원고회사에 입사하여 택시기사로 근무하던 중 2008.4.10. 원고로부터 ‘단체협약 및 임금협정 부정, 배차지시 위반, 무단 승무 거부’ 등을 이유로 승무중지 15일의 징계처분(이하 ‘이 사건 징계’라 한다)을 받은 사람이다.
원고는 2008.4.15. 부산지방노동위원회에 이 사건 징계가 부당하다며 부당징계 구제신청을 하였고, 부산지방노동위원회는 2008.6.11. 참가인의 구제신청을 받아들여 원고로 하여금 참가인을 원직에 복직시키고 참가인이 정상적으로 근로하였다면 받을 수 있었던 임금상당액을 지급하라는 내용의 구제명령을 발하였다.
이에 불복하여 원고는 2008.7.10. 중앙노동위원회에 2008부해○○○호로 초심판정의 취소를 구하는 재심신청을 하였는데, 중앙노동위원회는 2008.9.18.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하였다.
[인정근거] 갑3 내지 6, 10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가. 당사자의 주장
원고는, 참가인에 대하여 한 배차지시 및 근무시간 준수 요구는 단체협약 및 임금협정에 따른 것이고, 그간 2인 1차제로 운행하는 근로자들에 대하여 단체협약에서 정한근무시간을 넘어선 초과운행에 따른 수입을 묵인해 왔다고 하더라도, 이는 원고의 묵인에 따른 반사적 이익에 불과한 것이지 근로자의 권리에 속하는 것이 아니며, 참가인의 경우 단체협약 위반을 이유로 원고를 고소한 전력이 있어 추가 고소를 예방하기 위한 자구책으로 단체협약 등에 정해진 대로 배차지시를 할 수밖에 없는 사정이 있었으므로 이 사건 징계는 적법하다고 주장한다.
이에 대하여 참가인은, 이 사건 징계의 발단은 참가인이 원고의 대표이사를 고소한 것에 대한 보복 차원에서 이루어진 것이고, 그간 2인 1차제의 경우 1일 12시간씩 근무해 온 노사관행이 있었음에도 단체협약에 따른 1일 8시간 20분(휴게시간 포함, 이하 같다)의 근무지시는 관행적인 1일 12시간의 근무시간을 단축하게 하는 것으로서 소득의 감소를 초래하여 감봉적 성격의 징계에 해당하므로 부당하며, 원고회사 내 다른 근로자들과 달리 참가인에 대하여만 단체협약상 근무시간을 준수하도록 지시하는 것은 형평에 반하는 부당한 업무명령이므로, 이를 따르지 않는다는 이유로 나온 이 사건 징계는 부당하다.
관계 법령<생 략>
인정사실
참가인은 2007.2.9. 교통사고를 일으켰으나 경찰에 사고발생 신고를 하지 않고 전국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 공제조합 부산지부에 자부담금 10만원을 납부하는 것으로 처리하였는데, 자부담금 10만원은 원고가 먼저 납부한 후 참가인의 2007.2.분 임금에서 공제되었다.
참가인은 2008.3.18. 단체협약 제51조에 의하여 위 자부담금을 참가인에게 부담시킬 수 없음에도 이를 임금에서 공제한 것은 단체협약 위반이라며 원고의 대표이사인 ○○○를 부산지방노동청에 고소하였다(○○○는 그 후 부산지방검찰청으로부터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다).
그간 원고는 소속 근로자들이 단체협약 제26조제2호에서 정한 근무시간을 초과하여 2인 1차제의 경우 1일 12시간까지 임의로 차량을 사용하여 추가 운행수입을 얻는 것을 묵인해 왔는데, 원고는 위 고발 다음날인 2008.3.19. 참가인에게 단체협약 제26조제2호 및 임금협정 제5조제3항 단서에서 정한 대로 1일 8시간 20분 근무원칙과 승무시간(오전반 06:00, 오후반 16:00)을 엄격하게 준수할 것을 지시(이하 ‘이 사건 배차지시’라 한다)하였고, 2008.3.21. 단체협약 및 임금협정을 준수한다는 내용의 서약서를 제출할 것을 요구하였다.
그러나 참가인은 다른 근로자들에 대하여는 1일 12시간 근무를 허용하고 있음에도 자신에 대하여만 승무시간 등을 엄격하게 통제하는 것은 부당하다며 이 사건 배차지시 및 정해진 시간에의 승무를 거부하였고, 참가인의 계속된 단체협약과 임금협정의 준수 서약서 제출 요구와 정시 출근 지시를 따르지 않았다.
원고는 2008.4.10. 상벌위원회를 개최하여 위원 6명 중 4명의 찬성으로 참가인에게 ‘단체협약 및 임금협정 부정, 배차지시 위반, 무단 승무 거부’ 등을 이유로(배차지시에 관한 단체협약 및 임금협정의 준수에 관한 서약서 제출을 거부함으로써 그 관계규정을 부정하였다는 것이고, 배차지시에 따른 승무를 무단 거부하였다는 것이어서, 이하 ‘배차지시 위반’이라 함은 위 징계사유를 모두 포함하는 의미로 사용한다) 승무중지 15일의 징계처분(이하 ‘이 사건 징계’라 한다)을 내렸다.
원고는 참가인과의 다툼을 전후하여 회사 내 공고를 통해 다른 근로자들에 대하여도 단체협약 및 임금협정에 따른 근무원칙과 근무시간을 준수하도록 당부하였으나, 실제 원고의 경우와 같이 엄격하게 승무시간을 통제하거나 배차지시 위반 등을 이유로 징계한 바는 없다.
[인정근거] 갑1, 2, 4 내지 7호증, 갑13호증의 1, 2, 갑 14호증, 을1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판단
자동차운송사업을 영위하는 사업체에 있어서 사용자가 운전사에 대하여 행하는 배차행위 또는 배차지시는 통상적인 업무수행명령에 속한다 할 것이므로, 근로자인 운전사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러한 사용자의 배차지시에 따라야 할 것이고, 이를 거부하는 것은 근로계약에 따른 근로자의 본질적이고 기본적인 의무인 근로제공의무를 이행하지 않는 것으로서 이는 채무불이행이 될 뿐 아니라 일반적으로 징계사유가 된다 할 것이며(대법원 2000.6.23. 선고 98다54960 판결), 원고의 취업규칙 제19조제13호 및 상벌위원회 운영규정 제5조제10호 또한 ‘정당한 사유 없이 배차지시 및 배차된 차량에 승무를 거부하였을 경우’를 징계(해고)사유로 규정하고 있다. 다만 위와 같은 배차지시 위반에 따른 징계가 적법하기 위해서는 당해 배차지시가 정당한 것이어야 할 것이다.
이 사건 배차지시가 정당한 것인지 살피건대, 근로기준법 제50조는 휴게시간을 제외하고 1주간의 근로시간은 40시간, 1일의 근로시간은 8시간을 각 초과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고, 단체협약 제26조제1호는 2인 1차제의 경우 근로시간을 1일 7시간 20분(기본 6시간 40분에 연장근로 40분 포함, 휴게시간 불포함)으로, 임금협정 제5조제3항 단서는 2인 1차제의 영업시간을 06:00부터 익일 02:00까지로 각 규정하고 있음을 알 수 있으나, 한편 임금협정 제8조제4항 나호는 “임금산정기준표에 명시된 연장 및 야간근로 외의 시간은 근로자의 임의사용시간으로 간주하며 연장 및 야간근로 수당을 청구할 수 없다”고 규정하여 근로자가 단체협약상의 근로시간을 초과하여 배차된 차량을 임의 사용하는 것을 상정하고 있음에 비추어 보면, 단체협약상의 근무시간은 운송수입금 전액관리제 및 완전월급제의 시행에 따라 정액급여의 산정을 위한 일응의 기준으로 보이고, 근로자들로 하여금 1일 배차시간을 초과하여 근무하는 것을 절대적으로 금지하는 취지라고 볼 것은 아닌 점, 원고도 그간 근로자들이 근무시간을 초과하여 1일 12시간까지 임의로 차량을 사용하여 추가 수입을 얻는 것을 묵인해 왔고 이를 문제 삼아 징계에 나아간 바 없는 점, 원고가 다른 근로자들에 대하여는 단체협약 등에 따른 근무시간 준수를 요구하지 않으면서 유독 참가인에 대하여만 이 사건 배차지시를 한 것은 그 시기에 비추어 참가인의 고발에 따른 보복적 차원에서 이루어진 것으로 보일 뿐 이 사안과는 무관하여 다른 합리적 이유를 찾기 어려운 점 등 여러 사정에 비추어 볼 때, 다른 2인 1차제 근로자들에 대하여는 근무시간을 초과하여 1일 12시간까지 임의로 차량을 사용하여 추가 운행수입을 얻도록 허용하면서 원고에 대하여만 근무시간을 단체협약상의 1일 8시간 20분으로 엄격히 통제하여 이 사건 배차지시를 한 것은 부당한 차별대우라 할 것이어서 그 정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
따라서 부당한 이 사건 배차지시 위반을 징계사유로 한 이 사건 징계 또한 부당징계라 할 것이고, 이를 지적하여 나온 이 사건 재심판정은 적법하므로, 결국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한다.
재판장 판사 ○○○, 판사 ○○○, 판사 ○○○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