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정보
근로계약 갱신 기대권이 인정되더라도, 근로계약시마다 제출한 서약서를 위반했다면 이로 인한 갱신 거절은 정당하다 ( 2009.06.18, 서울행법 2008구합41670: )
[요 지]
근로자와 사용자가 기간을 정한 근로계약서를 작성한 경우라도, 원고에게는 서약서 기타 계약 위반과 같은 특별한 문제가 없는 한 근로계약이 갱신될 것이라는 합리적이고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됨에도, 시설 관리 및 하자 보수 등과 관련한 아파트 주민들의 민원 사항에 대하여 불친절하고 고압적으로 응대하여 많은 주민의 불만을 야기하였고, 급기야 이 사건 근로계약 해지 이전인 2007.9.경 이미 해임 투표가 진행되기도 하였던 사실 등 참가인이 원고에 대하여 근로계약의 갱신을 거절한 것은 정당하다.
* 사 건 / 2009.6.18. 선고, 서울행법 제12부 2008구합41670 부당해고 구제 재심 판정 취소
* 원 고 / 윤○○
* 피 고 / 중앙노동위원회위원장
* 보조 참가인 / ○○○○아파트 입대회의
* 변론 종결 / 2009.5.7.
[주 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 비용은 보조 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모두 원고가 부담한다.
[청구취지]
중앙노동위원회가 2008.9.29.(소장 기재 2008.10.9.는 오기로 보인다) 원고와 피고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이라고 한다) 사이의 2008부해567 부당해고 구제 재심 신청 사건에 관하여 한 재심 판정을 취소한다.
[이 유]
처분의 경위
원고는 2004.4.1. 참가인이 관리하는 ○○시 ○○구 ○○○동 소재 ○○○○ 아파트의 관리소장으로 입사하여 근무하던 중, 2007.12.20. 참가인으로부터 원고가 불친절하고 부녀회와 마찰을 일으키는 등의 문제가 있다는 이유로 근로계약서 상의 계약 기간 만료일인 2008.3.31.자로 원고와의 근로계약을 종료시키겠다는 통보를 받았다(이하 ‘이 사건 근로계약 해지’라고 한다).
원고는 위 통지로써 근로계약을 종료시키는 것은 부당해고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며 2008.4. 30. 경기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 신청을 하였으나 경기지방노동위원회는 2008.6.24. 참가인 사업장은 상시 근로자가 5인 미만이므로 근로기준법상 부당해고 구제 신청 적용 대상 사업장이 아니라는 이유로 원고의 구제 신청을 각하하는 판정을 하였고 원고가 이에 불복하여 재심을 신청하였는데 중앙노동위원회는 참가인 사업장은 상시 근로자가 5인이므로 근로기준법상 해고 제한 및 부당해고 구제 신청의 적용 대상 사업장에는 해당하나 이 사건 근로계약 해지는 부당해고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하여 2008.9.29. 원고의 구제 신청을 기각하는 판정을 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2, 3호증, 을 1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
원고의 주장
원고는 피고와 사이에 계약 기간 1년의 근로계약을 체결한 이래 3회에 걸쳐 근로 계약이 갱신되어 왔는데, 참가인의 취업규칙 제53조에 근로계약 기간이 만료되어 계약 갱신이 되지 아니하였을 때 퇴직하게 되는 것은 촉탁 직원에 한한다고 명시되어 있는 반면 원고는 촉탁 직원이 아님에 비추어 볼 때 원고는 실제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에 해당한다. 따라서 참가인이 계약 기간의 만료를 이유로 원고를 퇴사시킨 것은 근로기준법 제23조의 제한을 받는 해고에 해당하는데, 불친절과 부녀회와의 마찰이라는 해고의 사유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으므로 해고가 부당하다.
설령 기간의 정함이 있는 근로자로 본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근로계약 해지 당시 근로계약에 대한 갱신 기대권이 인정되는 상태이었는데, 정당한 갱신 거절의 사유가 없었다.
인정사실
참가인이 관리하는 ○○○○아파트는 3개의 동으로 이루어진 총 244세대의 비교적 소규모 아파트이다.
원고는 2004.4.1. 최초로 참가인과 사이에 근로계약을 체결함에 있어서 근로계약 기간을 1년으로 정하였고, 이후 3회에 걸쳐 매년 4.1. 근로계약서를 새로 작성하여 왔다. 아울러 원고는 근로계약 체결시마다 서약서를 제출하였고 그 서약서의 제2항은 “재직 중 무단 결근·무단 이탈 또는 불친절로 인하여 아파트에 불이익을 주는 일체의 행위는 하지 않는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참가인은 원고가 주민들에게 불친절하고 아파트 부녀회와 마찰을 빚는다는 등의 민원이 제기되자 2007.9.경 세대별로 방문하여 관리소장 해임 건에 대한 찬반 투표를 진행하였고, 2007.9.7. 원고의 참석하에 임시회의를 열고 해임에 찬성하는 의견이 178표에 달하였다는 투표 결과(총 투표 가구 201, 찬성 178, 반대 13, 기타 10)를 원고에게 통보하며 사직을 권고하였으나 원고는 방문 투표로 인하여 투표 결과에 정당성이 없고 소명 자료가 정확하게 회람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권고 사직에 불응하였다.
원고가 권고사직에 불응하자 참가인은 추가로 회의를 진행한 다음 2007.9.8. ‘관리소장 해임에 관한 경과 보고 건’이라는 문건을 게시하여 주민들에게 그 회의 결과를 알렸는데 그 내용에 따르면 권고사직에 대하여 원고가 “임기 기간이 6개월 정도 남았고 주민들에게 오해를 해소하고 명예롭게 마치고자 한다”라고 답변하였고, 회의의 결론은 “장시간에 걸친 회의 결과 법적 대응으로 인한 소모적인 논쟁과 금전적인 부담 외에 아파트 이미지 실추 등을 고려할 때 임기 기간이 6개월 정도 남았고 윤소장도 오해를 풀고 남은 임기 기간 동안 주민들에게 성실하게 봉사하겠다고 하므로 주민 여러분의 정확한 의견을 수렴하여 진퇴 문제를 결정하기로 하였다”라는 것이었다.
참가인은 2007.12.20. 주민 요구(불친절·부녀회 마찰)와 새로운 변화를 위해 부득이 2008.3. 31.자로 근로계약이 종료됨을 예고한다며 원고에게 내용 증명으로 통지하였다.
취업규칙 중 근로계약 기간과 관련된 주요 부분은 다음과 같다.
제11조 (근로계약)
직원으로 채용된 자는근로계약서에 서명·날인하여 근로계약을 체결해야 한다. 근로계약 기간은 12개월 이내로 체결함을 원칙으로 한다.
1항) 재임용 : 입주자대표회의는 업무효율성을감안하여 당해 근로자에 대해재임용이필요하다고 판단하는 경우, 입주자대표회의 특별결의로 재임용할 수 있다.
2항) 근로계약 체결 : 근로자는 최초 임용시 또는 재임용시 근로계약을 체결한다. 근로계약은 입주자대표회의와 근로자 상호간에 체결하며, 근로계약서는 2부를 작성하여 각각 보관한다.
3항) 담당 직무는 다음과 같이 정한다.
⑴ 관리소장 : 주택관리사보 이상의 자격을 소지한 자로서 입대의와 협력하여 책임감있고 성실하게 아파트 관리업무를 수행하는 자.
⑵ 시설반장 : 관리소장의 관리하에 아파트 각종 시설물 관리의 책임을 지는 자.
⑶ 경리 : 관리소장의 관리하에 아파트 재정 기록 관리의 책임을 지는 자.
⑷ 경비 : 관리소장의 관리하에 아파트 방범 관리의 책임을 지는 자.
⑸ 미화 : 관리소장의 관리하에 아파트 미화 관리의 책임을 지는 자.
제53조(퇴직)
관리소는 직원이 다음 사유에 해당할 때는 퇴직시킬 수 있다.
퇴직을 원할 때 2) 사망하였을 때 3) 근로계약 기간이 만료되어 계약 갱신이 되지 아니하였을 때(촉탁 직원에 한함) 4) 정년연령이 되었을 때
제54조(정년 연령)
직원의 정년연령은 만60세로 하되 해당 월 말일까지로 한다. 단, 특히 필요하다고 인정한 자에 대하여는 노사합의에 의하여 연장(촉탁 근로자) 할 수 있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4호증, 을 1, 2, 4 내지 8호증(각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판 단
사실상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이 체결된 것인지 여부
근로자와 사용자가 근로계약을 체결하면서 기간을 정한 근로계약서를 작성한 경우라 하더라도 그계약서의 내용과 근로계약이 이루어지게 된 동기 및 경위, 기간을 정한 목적과 당사자의 진정한 의사, 동종의 근로계약 체결 방식에 관한 관행 그리고 근로자보호법규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그 기간의 정함이 단지 형식에 불과하다는 사정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계약서의 문언에도 불구하고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맺었다고 볼 것이나, 위와 같은 사정이 인정되지 않는 경우에는 처분 문서인 근로계약서의 문언에 따라 근로자와 사용자 사이에는 기간의 정함이 있는 근로계약이 맺어진 것이라고 봄이 원칙이다(대법원 2007.7.12. 선고, 2005두2247 판결 등 참조).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① 참가인이 관리하는 ○○○○아파트는 비교적 소규모 아파트인 점 ② 원고와 참가인 사이에 체결된 최초의 계약으로부터 마지막 계약인 2007.4.1.자 이 사건 근로계약에 이르기까지 일관하여 계약 기간을 1년으로 명시하여 규정하고 있는 점 ③ 취업규칙상 관리소장뿐만 아니라 모든 직원이 최장 12개월의 계약직 근로자로 되어 있고, 재임용과 관련하여 입주자대표회의가 업무 효율성을 감안하여 당해 근로자에 대하여 필요하다고 판단하는 경우 입주자대표회의의 특별 결의로 재임용할 수 있다고 규정하는 점(제11조) ④ 실제 1년 단위로 새로운 계약서를 작성하였고 아울러 서약서도 매번 받아온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근로계약에서 정한 계약 기간이 단지 형식에 불과하다고 볼 수는 없으므로, 이 사건 근로계약은 기간의 정함이 있는 근로계약에 해당한다. 따라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원고는 취업규칙 제53조 제3항이 퇴사유로서 “근로계약 기간이 만료되어 계약 갱신이 되지 아니하였을 때(촉탁 직원에 한함)”라고 규정하고 있음을 들어 촉탁 직원이 아닌 원고의 경우에는 제54조가 정하는 정년이 보장되는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나 제11조, 제54조 등근로계약의 기간과 관련된 다른 취업규칙의 조항들과 함께 살펴볼 때 위 조항의 취지는 기껏해야 “60세의 정년이 도과하였으나 연장 근로하기로 약정한 직원(이 취업규칙상의 촉탁 직원 내지 촉탁 근로자)에 대한 근로계약상의 계약 기간 만큼은 그 기간 만료로 계약 관계가 획일적으로 종결되는 존속기간이지 갱신에 의하여 연장이 허용되지 않는다”라는 취지(따라서 갱신의 기대권이 부여되지 않는다는 취지) 정도로 해석될 수 있을 뿐이다. 원고의 주장과 같은 반대 해석을 하게 되면 만 60세가 되지 아니한 직원은 모두 계약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가 되는 셈인데, 그렇게 본다면 아파트의 규모 등에 비추어 모든 직원을 계약직으로 채용하려는 취업규칙 관련 조항들의 기본 취지에 배치되는 결과가 되고 만다.
원고에게 갱신의 기대권이 인정되는지 여부 및 그 갱신 거절에 합리적인 이유가 있는지 여부
다만, 원고가 기간의 정함이 있는 근로자라 하더라도 취업규칙 제53조 제3항이 퇴직 사유로서 ‘근로계약 기간이 만료되어 계약 갱신이 되지 아니하였을 때(촉탁 직원에 한함)’라고 규정하고 있어 취업규칙이 규정하는 촉탁직원과 비촉탁 직원은 계약 갱신에 관한 한 그 취급을 달리한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는 점, 원고와 피고 참가인 사이의 근로계약이 3회에 걸쳐 반복 갱신되어 온 점 등을 종합하면, 이 사건 근로계약상의 계약 기간은 그 만료로써 계약 관계가 획일적으로 종결되는 존속 기간이 아니라 갱신에 의하여 연장이 허용되는 갱신 기간에 해당하고, 참가인에게는 서약서 기타 계약 위반과 같은 특별한 문제가 없는 한 근로계약이 갱신될 것이라는 합리적이고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된다고 봄이 상당하다. 이러한 경우 갱신을 거절함에 있어서는 해고 제한의 법리가 유추 적용되어 정당한 이유라는 해고 제한의 기준보다는 완화된 기준이기는 하지만 사회 통념상 상당하다고 인정되는 합리적인 이유가 있어야 할 것이다.
나아가 그 갱신 거절에 합리적인 이유가 있는지 여부에 대하여 살피건대 을 4, 8호증(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보태어 보면 원고는 시설 관리 및 하자 보수 등과 관련한 아파트 주민들의 민원 사항에 대하여 불친절하고 고압적으로 응대하여 많은 주민의 불만을 야기하였고, 급기야 이 사건 근로계약 해지 이전인 2007.9.경 이미 해임 투표가 진행되기도 하였던 사실, 그리고 원고가 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 신청을 한 이후 참가인이 실시한 주민 여론 조사에서도 총 224세대 중 약 210세대의 주민들이 갱신 거절에 찬성하고 있는 사실이 인정된다. 그렇다면 참가인이 원고에 대하여 근로계약의 갱신을 거절한 것은 사회 통념상 상당하다고 인정되는 합리적 이유가 있다고 할 것입니다.
결 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장상균(재판장), 이동욱, 정혜은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