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결요지
근로자와 사용자가 근로계약을 체결하면서 기간을 정한 근로계약서를 작성한 경우라 하더라도 그 계약서의 내용과 근로계약이 이루어지게 된 동기 및 경위, 기간을 정한 목적과 당사자의 진정한 의사, 동종의 근로계약 체결방식에 관한 관행 그리고 근로자 보호법규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그 기간의 정함이 단지 형식에 불과하다는 사정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계약서의 문언에도 불구하고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맺었다고 볼 것이나, 위와 같은 사정이 인정되지 않는 경우에는 처분문서인 근로계약서의 문언에 따라 근로자와 사용자 사이에는 기간의 정함이 있는 근로계약이 맺어진 것이라고 봄이 원칙이다.
비록 원고가 참가인과 사이에 3회에 걸쳐 채용계약을 갱신하여 약 4년 동안 계속하여 근무해 온 점 등을 감안하더라도 원고와 참가인 사이의 채용계약상 기간의 정함이 단지 형식에 불과하다고 볼 수 없으므로, 원고와 참가인 사이에는 기간의 정함이 있는 채용계약이 맺어진 것으로 봄이 상당하다.
임용의 근거가 된 법령 등의 규정이나 계약 등에서 임용권자에게 임용기간이 만료된 근로자를 재임용할 의무를 지우거나 재임용 절차 및 요건 등에 관한 근거 규정을 두고 있어서 근로자에게 소정의 절차에 따라 재임용될 수 있으리라는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사용자가 그 절차에 위반하여 부당하게 근로자를 재임용에서 제외하는 것은 실질적으로 부당해고와 동일시할 수 있는 것이다.
원고가 비록 기간을 정하여 채용되었다고 하더라도 근무실적평가에 의하여 일정한 점수 이상의 근무성적을 거두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소정의 절차에 따라 재계약되리라는 정당한 기대권이 있었다고 할 것이고, 계약해지사유가 존재하지 아니함에도 불구하고, 근무실적평가를 하지도 아니한 채 계약갱신을 거절한 이 사건 계약해지는 사실상 해고에 해당하는 것으로서 부당하다고 할 것이다.
* 서울행정법원 제◇○○○○○○○○○ 판결
* 사 건 : 2010구합17007 부당해고구제재심판정취소
* 원 고 : 안□■
* 피 고 : 중앙노동위원회 위원장
* 변론종결 : 2010.08.26.
* 판결선고 : 2010.09.09.
주문
중앙노동위원회가 2010.3.10. 원고와 피고보조참가인 사이의 2010부해34 부당해고 구제 재심신청 사건에 관하여 한 재심판정을 취소한다.
소송비용 중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은 피고보조참가인이,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이유
재심판정의 경위<생략>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원고의 주장
원고가 비록 계약직 직원으로 채용되기는 하였으나, 참가인과 사이의 채용계약이 3회에 걸쳐 갱신되어 약 4년 동안 근무해 온 점, 참가인 공사의 전문직 직원 운♤☆☆(이하 ‘운♤☆☆’이라고 한다)에는 계약이 자동으로 연장된다고 명시되어 있는 점, 참가인은 경영간부회의에서 전문직 직원의 고용안정을 위해 2년 초과 근무시 역량평가절차를 거쳐 ‘무기전문직’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논의한 점, 참가인이 운♤☆☆이나 채용계약서에 명시된 평가절차를 준수하지 아니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근로계약기간이 사실상 형식에 불과한 것으로 볼 수 있고, 설령 그렇지 않다고 하더라도 원고에게는 정당한 계약갱신의 기대권이 있다고 할 수 있는데, 운♤☆☆에서 정한 계약해지사유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참가인이 근무성적평가 등 공정하고 합리적인 기준과 절차를 거치지 아니한 채 원고와의 계약갱신을 거절한 이 사건 계약해지는 실질적으로 부당해고에 해당한다.
관계법령 등
별지 관계법령 등 기재와 같다.<생략>
인정사실
참가인은 2005.7.25. 노무관리 담당 계약직 3급 등 계약직 직원(2006.12.29. 그 명칭이 ‘전문직 직원’으로 변경되었다)을 채용하기 위한 모집공고를 했는데, 위 모집공고에는 임용(계약)기간을 3년(자회사 평가부장은 2년)으로 하고 1년 단위로 계약을 체결하되 근무실적평가에 따라 계약을 연장하거나 해지한다고 기재되어 있다(을 2호증 참조).
원고는 위 계약직 직원 공개채용 절차에 응시하여 2005.9.29. 참가인과 사이에 계약기간을 1년(2005.9.29. ~ 2006.9.28.)으로 하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다음 참가인 공사의 서울본부(내지는 서울지사) 인사노무팀에서 노무업무(교육), 노무관련 법리해석, 소송관련 일체 업무를 담당하였고(갑 17호증의 1 참조), 그 후 2008.9.29.까지 3회에 걸쳐 참가인과 사이에 1년 단위로 채용계약을 갱신하였다. 각 채용계약서(갑 3호증의 1내지 4) 제7조에는 “참가인은 담당업무 및 성과목표를 기준으로 하여 원고의 근무실적을 매년 정기평가하고 계약만료시에는 최종평가를 실시한다.”라고 기재되어 있고, 제8조에는 “규정(운♤☆☆) 제10조제2항 각 호의 1에 해당하는 사유가 있을 때에 채용계약을 해지한다.”라고 기재되어 있다.
2008.10.경 정부가 발표한 ‘공공기관 선진화 추진계획안(3차)’에는 참가인의 경영효율화 방안으로 외부위탁, 구조조정 등을 통한 비용절감 및 신사업 개발 등을 통해 수익증대를 도모하여 영업수지 적자를 2010년까지 50% 수준으로 축소, 2012년까지 흑자로 전환, 2010년까지 동 경영개선목표가 달성되지 않을 경우 민영화 추진을 검토한다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정부는 2008.12.22. 69개 공공기관에 대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경영효율화 방안을 마련하여 ‘제4차 공공기관 선진화 추진계획’을 발표하였는데, 위 추진계획에는 참가인의 소규모 역사관리 무인화, 매표자동화 등에 따른 인력절감으로 정원 32,092명 대비 5,115명(감축률 15.9%)을 감축하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참가인은 2009.4.23. 이사회를 개최하여 위 제4차 공공기관 선진화 추진계획에 따른 인력효율화 인원(2008년부터 2012년까지 5,115명) 중 이미 감축한 인원 610명을 제외한 4,505명을 일반직 3 내지 6급 정원에서 감축하여 조정하기로 의결하고, 2009.5.1. 본사팀장 전체회의에서 전문직 3급 이하 29명에 대하여 계약기간 만료시 계약을 종료하는 내용의 전문직 직원 운영 방안을 마련하였다.
참가인은 2009.9.28. 원고와의 계약기간이 종료하자 계약기간 만료를 이유로 이 사건 계약해지를 하였고, 그 후 2009.11.13. 서울본부에서 노무를 담당할 전문직 3급을 채용하고자 모집공고를 하였으며, 서울본부 역시 2009.12.9. 같은 취지로 인사노무팀 직원을 공개 모집하는 공고를 하였다(갑 9호증의 1, 2, 을 5호증의 1, 2 참조). 원고가 담당하던 노무관리 업무는 현재 참가인 공사의 일반직 직원이 담당하고 있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1 내지 9, 13 내지 17호증, 을 1 내지 6호증(각 가지 번호 포함)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판단
원고와 참가인 사이에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관계가 형성되었는지 여부
근로자와 사용자가 근로계약을 체결하면서 기간을 정한 근로계약서를 작성한 경우라 하더라도 그 계약서의 내용과 근로계약이 이루어지게 된 동기 및 경위, 기간을 정한 목적과 당사자의 진정한 의사, 동종의 근로계약 체결방식에 관한 관행 그리고 근로자 보호법규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그 기간의 정함이 단지 형식에 불과하다는 사정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계약서의 문언에도 불구하고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맺었다고 볼 것이나, 위와 같은 사정이 인정되지 않는 경우에는 처분문서인 근로계약서의 문언에 따라 근로자와 사용자 사이에는 기간의 정함이 있는 근로계약이 맺어진 것이라고 봄이 원칙이다(대법원 2007.7.12. 선고 2005두2247 판결 참조).
앞서 든 증거에 의하여 인정되는 최초의 모집공고, 원고와 참가인 사이의 각 채용계약서 및 운♤☆☆의 각 내용, 채용 및 계약갱신 경위 등에 비추어 볼 때, 비록 원고가 참가인과 사이에 3회에 걸쳐 채용계약을 갱신하여 약 4년 동안 계속하여 근무해 온 점 등을 감안하더라도 원고와 참가인 사이의 채용계약상 기간의 정함이 단지 형식에 불과하다고 볼 수 없으므로, 원고와 참가인 사이에는 기간의 정함이 있는 채용계약이 맺어진 것으로 봄이 상당하다. 따라서 원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이 사건 계약해지가 실질적으로 부당해고에 해당하는지 여부
임용의 근거가 된 법령 등의 규정이나 계약 등에서 임용권자에게 임용기간이 만료된 근로자를 재임용할 의무를 지우거나 재임용 절차 및 요건 등에 관한 근거 규정을 두고 있어서 근로자에게 소정의 절차에 따라 재임용될 수 있으리라는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사용자가 그 절차에 위반하여 부당하게 근로자를 재임용에서 제외하는 것은 실질적으로 부당해고와 동일시할 수 있는 것이다(대법원 2005.7.8. 선고 2002두8640 판결 참조).
위 인정사실 및 앞서 든 증거에 의하여 인정되는 아래와 같은 사정을 종합하면, 원고가 비록 기간을 정하여 채용되었다고 하더라도 근무실적평가에 의하여 일정한 점수 이상의 근무성적을 거두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소정의 절차에 따라 재계약되리라는 정당한 기대권이 있었다고 할 것이고, 구 운♤☆☆(2009.5.29. 제2009-15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이 사건 운♤☆☆’이라고 한다) 제10조제2항 각 호에서 규정하는 계약해지사유가 존재하지 아니함에도 불구하고, 원고에 대한 근무실적평가를 하지도 아니한 채 계약갱신을 거절한 이 사건 계약해지는 사실상 해고에 해당하는 것으로서 부당하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원고의 위 주장은 이유 있다.
참가인의 2005.7.25.자 모집공고에는 계약직(내지 전문직) 직원에 대하여 근무실적평가에 따라 계약을 연장 또는 해지한다고 명시되어 있고, 원고와 참가인 사이의 각 채용계약서에도 원고의 근무실적을 매년 정기평가하고 계약만료시에는 최종평가를 실시하며, 운♤☆☆ 제10조제2항 각 호의 1에 해당하는 사유가 있을 때에 채용계약을 해지하는 것으로 기재되어 있다.
원고가 최초로 채용될 당시에 적용되던 구 운♤☆☆(2006.12.29. 제2006-195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0조제1항에는 계약기간이 만료된 때 채용계약이 당연 해지되는 것으로 규정되어 있었으나, 참가인은 2006.12.29. 전문직 직원의 신분안정을 위하여 계약기간의 제한을 폐지하는 것 등을 주요골자로 하여 위 구 운♤☆☆을 개정하면서 위 제10조제1항의 당연해지 규정을 삭제하고, 이 사건 운♤☆☆ 제7조제1항에서 “전문직 직원의 채용기간은 당해 직무 또는 사업의 수행에 필요한 기간으로 하되 1년 단위로 계약을 체결한다. 다만, 그 기간이 1년 이상 장기간으로 일정한 기간을 정하기 곤란한 경우에는 최초 계약기간이 종료된 후 재계약시 계약서 내용의 계약기간에 단서를 달아 특별한 사유(제10조제2항의 각 호를 말한다)가 없는 한 계약기간이 1년 단위로 계속 연장된 것으로 간주함을 명시한다.”라고 규정하였다.
또한, 이 사건 운♤☆☆ 제17조는 “채용된 전문직 직원의 근무상황과 업무수행 실적은 계약 후 매 1년마다 정기 평가하되, 계약의 연장 및 해지, 연봉액의 조정, 기타 계약내용을 변경하고자 할 때에는 수시 평가하여 이를 반영할 수 있다.”라고 규정하고 있고, 아울러 위 운♤☆☆ 제18조, 제19조는 그 평가방법 등에 관하여 규정하고 있으며, 위 운♤☆☆ 제20조에 근거한 [별표 2]는 근무실적평정 결과 최종평정 점이 75점 이상일 경우 계약이 연장되도록 규정하고 있다.
한편, 이 사건 운♤☆☆이 2009.5.29. 개정되면서 채용기간 자동갱신과 관련된 규정이 삭제되고 기간만료로 채용계약이 당연 종료되는 내용의 규정이 신설되었으며, 운♤☆☆(2009.5.29. 제2009-15호로 개정된 것, 이하 ‘개정 운♤☆☆’이라고 한다) 제14조제1항 단서에서 계약종료가 예상되는 경우에는 평가를 실시하지 아니하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개정 운♤☆☆의 부칙 제2항은 2009.5.1. 이후에 채용계약(신규 또는 계약의 갱신)을 하는 전문직 직원에 대하여 개정 운♤☆☆을 적용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그 문언의 해석상 이 사건 계약해지와 관련하여서는 개정 운♤☆☆이 아니라 최후의 채용계약이 체결될 당시의 운♤☆☆인 이 사건 운♤☆☆을 적용하여야 할 것이다.
그렇다면, 참가인으로서는 이 사건 계약해지에 앞서 이 사건 운♤☆☆ 제17조 등에 의하여 근무실적평가를 하였어야 할 터인데, 참가인은 원고에 대한 근무실적평가를 실시하지 아니한 채 이 사건 계약해지를 하였다.
또한, 참가인이 이 사건 계약해지 이후 서울본부의 노무관리 담당 직원을 공개채용하고자 모집공고를 하였던 점, 기존에 원고가 수행하던 업무를 참가인 공사의 일반직 직원이 수행하고 있는 점, 기타 원고가 수행하던 노무관리 업무의 내용 등에 비추어 볼 때, 위 업무는 참가인 공사로서 계속적으로 수행할 필요성이 있는 업무로서 참가인의 주장대로 이 사건 운♤☆☆ 제10조제2항제3호에서 규정하는 계약해지사유인 ‘계약업무가 종료되거나 계속할 필요성이 소멸한 때’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고, 달리 위 운♤☆☆ 제10조제2항 각 호에서 정하는 계약해지사유가 존재한다고 볼 만한 자료가 없다.
또한, 참가인이 경영상 어려움으로 인하여 정부에 의한 공공기관 선진화 추진계획에 따라 인원감축을 한 것이라고 하더라도, 앞서 본 바와 같은 근무실적평가를 전혀 거치지 아니한 채 이루어진 이 사건 계약해지에 사회통념상 상당하다고 인정할 만한 합리적인 이유가 존재한다고 보기 어렵고, 근로기준법 제24조에서 규정하는 경영상 이유에 의한 해고의 제한 법리에 따른 각 요건 중 해고회피의 노력, 해고대상자 선별의 합리성·공정성 및 사전협의 절차 요건을 충족하였다고 볼 만한 자료도 없다.
참가인은 기간제 및 단시간 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하 ‘♥◈◈◈’이라고 한다)이 시행된 2007.7.1. 이후부터는 갱신 기대권에 관한 위 대법원 2002두8640 판례의 법리가 유지될 수 없어서 참가인으로서는 ♥◈◈◈ 제4조제1항에 따라 2년의 기간 범위 내에서 갱신 기대권이나 갱신거절에 대한 합리적 이유의 존부와는 관계없이 원고와 같은 기간제 근로자와의 계약갱신을 자유롭게 거절을 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기간제 근로자 등에 대한 불합리한 차별을 시정하고 기간제 근로자 등의 근로조건 보호를 강화하고자 제정된 ♥◈◈◈의 입법취지(제1조 참조) 및 각 규정의 내용 등에 비추어 볼 때, ♥◈◈◈ 제4조제1항을 참가인의 주장처럼 사용자로 하여금 계약갱신에 관한 정당한 기대권을 갖는 기간제 근로자의 경우에도 2년의 기간 범위 내에서 자유롭게 계약갱신을 거절할 수 있도록 하는 근거규정으로 새길 수는 없다.
소결론
따라서 이 사건 계약해지는 부당하다고 할 것이므로, 이와 결론을 달리 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재판장 판사 장상균
판사 민달기
판사 김종범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