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결요지
참가인들은 이 사건 노조의 평조합원들로서 이 사건 해고처분의 직접적인 사유가 된 이 사건 파업에 관한 의사결정이나 그 수행 과정에서 주도적 위치에 있었던 것으로 보이지 않고, 단지 지도부에서 결정된 방침 및 지시에 따라 이 사건 파업에 가담한 것으로 관여 정도가 크다고 할 수 없는 점, 원고 회사가 이 사건 파업에 가담한 기간을 고려하여 정한 징계양정 기준에서 A/S 부문 근로자에 대해서는 ‘무단결근 및 업무지시 불이행을 고려하여 가중처벌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그 의미가 A/S 부문 근로자로서 이 사건 파업에 참여한 근로자에 대해서는 감경사유를 전혀 반영하지 않겠다는 취지로 보이지는 않는 점, 참가인들이 인사위원회에서 진술한 내용은 ‘이 사건 파업에 참가한 것을 후회하고 빨리 근무하고 싶다’는 것으로, 이 사건 파업에 참여한 것을 반성하는 취지로 볼 수 있는 점 등을 종합하면, 이 사건 파업 가담 정도가 비교적 가벼운 참가인들에 대하여까지 가장 무거운 해고처분을 한 것은 징계양정이 너무 가혹하여 징계재량권을 일탈·남용한 위법이 있다.
* 서울행정법원 제4부 판결
* 사 건 : 2010구합39557 부당해고구제재심판정취소
* 원 고 : 회생회사 ◯◯ 주식회사의 소송수계인 ◯◯ 주식회사
* 피 고 : 중앙노동위원회위원장
* 변론종결 : 2011.07.01.
* 판결선고 : 2011.08.26.
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모두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재심판정의 경위<생략>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원고의 주장
참가인들은 고객과의 최접점인 A/S 센터에서 회사의 경영정상화를 위하여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해야 할 최소한의 의무마저도 저버린 채 77일간 불법파업에 참가하여 원고 회사의 수차례에 걸친 업무복귀 명령을 거부하고 46일 동안 무단결근함으로써 원고 회사에 막대한 재산상 손실을 초래하고 대외적 명예를 크게 훼손하였는바, 원고 회사는 단체협약 및 제반규정에 따라 참가인들에 대하여 정당하게 해고처분을 한 것으로서, 이 사건 해고처분은 그 징계사유, 징계양정에 있어 모두 정당하므로, 이에 반하는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다.
관련 규정
별지 기재와 같다(갑 제10, 11, 12호증). <생략>
인정사실
원고 회사는 2008년 유가급등과 경제위기에 따른 판매감소, 연구개발투자부진에 따른 경쟁력 약화 등으로 심각한 재정난 상태에 빠져 2009.1.9. 서울중앙지방법원에 회생절차개시신청을 하여 2009.2.6. 회생절차가 개시되었다.
원고 회사는 전반적인 구조조정을 실시하라는 회생법원의 지침에 따라 2009.4.8. ‘원고의 근로자 7,177명의 37%에 해당하는 2,646명을 희망퇴직 및 분사의 방법으로 구조조정하는 한편 신차개발투자자금 등으로 2,500억 원 상당을 대출받는 것’ 등을 내용으로 하는 경영정상화 방안을 발표하면서, 2009.4.8.부터 2009.4.24.까지 6차례에 걸쳐 전국금속노동조합 ◯◯◯◯◯지부(이하 ‘이 사건 노조’)에 대하여 정리해고의 회피방안으로서의 희망퇴직, 분사 등과 아울러 정리해고의 규모와 기준 등에 관한 노사협의를 요청하였다.
그러나 이 사건 노조는 노사협의가 아닌 단체교섭의 진행을 요구하면서 원고 회사의 위와 같은 노사협의 요청을 거부하였고, 2009.4.9. 임시대의원대회를 통하여 노조 집행부 33명과 평택공장 대표대의원 7명, 창원지회의 지회장과 대표대의원 각 1명, 정비지회의 지회장과 대표대의원 각 1명 합계 44명이 위원으로 참가하는 중앙쟁대위를 구성하고 향후 모든 파업일정 및 방법을 중앙쟁대위에서 결정하도록 위임하였으며, 2009.4.13.과 2009.4.14.에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거쳐 파업을 결의하였고, 2009.4.24. 과천정부종합청사 앞에서 ‘◯◯◯◯◯ 정리해고 철회를 위한 집회’를 개최하기 위해 부분파업을 한 뒤 작업부분별 부분파업 등을 지속적으로 실시하였다.
한편, 원고 회사는 2009.4.16.부터 직원들을 상대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으면서 2009.5.8.경 경인지방노동청 평택지청에 해고계획신고서를 제출하였고, 그 후에도 분사, 영업직 전환, 희망퇴직을 모집하여 당초 계획인원 중에서 976명을 2009.6.8.자로 정리해고 하였다.
이 사건 노조는 2009.5.21. 15:00경부터 총파업(이하 ‘이 사건 파업’)을 실시하였고, 2009.5.22. 원고 본사 평택공장 정문을 컨테이너 박스 4개를 2단으로 쌓아 점거하는 파업(일명 ‘옥쇄파업’)을 진행하였으며, 중앙쟁대위는 집회의 선두에 서서 집회를 주도하는 선봉대를 조직함과 아울러 2009.5.26. 이후부터는 관리직 근로자들을 공장 밖으로 강제 퇴거시킨 후 정문 등 출입구를 봉쇄하고 쇠파이프를 소지한 선봉대원들로 하여금 공장 관리자들의 출입을 통제한 채 화염병, 화염방사기, 볼트 발사용 새총 및 쇠파이프, 방패 등으로 무장하고, 빨간 손수건 등으로 얼굴을 가린 상태에서 2009.8.6.까지 77일간 전면적인 공장점거파업을 지속하였다.
원고 회사는 2009.5.31. 관할관청에 직장폐쇄 신고를 하고 이를 공고하는 한편, 900여명의 점거 농성자들에게 퇴거를 요구하고, 이 사건 노조를 상대로 수원지방법원 평택지원에 업무방해금지 및 공장인도 등 가처분 신청을 하여 2009.6.25. 위 법원으로부터 인용결정(◯◯카합◯◯)을 받은 후, 2009.6.30. 이 사건 노조에 재차 공장 점거농성 해제 및 퇴거 요청을 통보하였다.
원고 회사 측 직원 3,200여 명은 2009.6.26. 출근을 시도하였으나, 이 사건 노조 선봉대원들이 회사 본관에 진입하는 직원들에게 쇠파이프를 휘두르고, 도장2공장 및 옥상에서 대기 중이던 노조원들은 볼트, 너트를 발사하여 직원들이 접근하지 못하게 하였는데, 직원들은 공장 안으로 들어가 본관 옆에 천막을 설치하였다.
이 사건 노조는 2009.6.27. 03:30경부터 04:30경 사이에 원고 회사가 고용한 경비원들을 향하여 화염병 16개를 투척하고 폐타이어와 부탄가스통에 방화를 하였고, 아침이 되자 직원들의 출근에 대비하여 도장2공장과 본관 사이 도로에 15m 간격으로 드럼통 10개를 배치하고 도로 주변에 윤활유를 뿌렸으며, 지게차를 이용하여 팔레트를 설치하여 직원 및 경찰들의 진입을 차단하였고 지게차 6대를 직원들이 설치한 천막 쪽으로 돌진시키는 등으로 대항하였다.
원고 회사와 이 사건 노조는 2009.7.25.부터 2009.8.2.까지 교섭을 진행하였으나 서로의 입장 차이를 줄이지 못한 채 협상이 결렬되었고, 경찰은 2009.8.4.부터 2009.8.6.까지 이 사건 파업에 대한 진압작전을 실시하였다.
원고 회사와 이 사건 노조는 2009.8.6. 협상을 재개하여, 아래<생략>와 같은 내용으로 합의(을 제11호증)하였다.
원고 회사는 2009.6.3. 이 사건 파업에 참가한 참가인들을 포함한 A/S(서비스센터) 부문에 종사하는 230명에 대한 직장폐쇄를 철회한 후, 참가인들에게 5차례에 걸쳐 서면으로 업무복귀명령을 내렸으나, 참가인들은 이 사건 파업이 종료된 2009.8.6.까지 계속하여 파업에 참가하거나 출근하지 않았다.
원고 회사는 이 사건 파업에 참여한 조합원들에 대한 징계처분을 함에 있어 단체협약 제55조, 취업규칙 제65조, 인사규정 제38조에 의하여 파업에 가담한 기간을 기준으로 하여 원고 회사가 직장폐쇄를 단행한 시점인 2009.5.31.부터 수많은 임직원 부상자가 발생한 2009.6.26. 이전에 파업현장을 스스로 이탈한 직원에 대하여는 경징계 대상으로 하고, 2009.6.26.부터 법원의 퇴거명령 강제집행을 위해 집행관이 2차로 진입한 2009.7.20.까지 자발적으로 이탈한 조합원에 대하여는 중징계 대상자로 하는 등 아래<생략>와 같은 ‘징계방침 및 양정기준’을 정하였다.
원고 회사는 참가인들을 포함하여 이 사건 파업에 참가했던 A/S 부문 근로자 35명에 대하여 2009.10.15. ‘불법 파업에 참가하고 장기간(46일) 무단결근하였다’는 이유로 인사위원회에 회부하고 같은 달 26.에서 28.까지 개최되는 인사위원회에 참석하여 소명할 것을 통보하였으며, 2009.10.16. 참가인들을 포함한 파업참가자들을 대상으로 징계사유와 관련된 진술을 받았는바, 참가인들의 각 진술내용은 아래<생략>와 같다.
원고 회사는 2009.10.26.부터 2009.10.28.까지 참가인들에 대한 인사위원회를 개최하였고 참가인들은 인사위원회에 출석하여 징계사유 등에 대해 소명하면서 ‘이 사건 파업 참여에 대하여 반성하고 있고 앞으로 열심히 근무하겠다’는 취지의 진술을 하였으며, 원고 회사는 2009.11.18. 참가인들을 포함한 15명에 대해서는 해고를, 17명에 대해서는 정직(1개월 내지 3개월)을, 3명에 대해서는 감봉 및 견책의 징계를 의결한 후 이를 참가인들을 포함한 각 징계대상자들에게 통보하였다.
원고 회사는 A/S 부문 소속 조합원들인 최◯◯, 서◯◯, 송◯◯(선봉대 역할 수행), 최◯◯ 등 4명에 대하여는 ‘2009.5.22.부터 같은 해 8.6.까지 각 파업에 참가하였으나 반성 등의 경감사유가 있다’는 사유로 ‘정직 3개월’의 징계처분을 하였다.
한편, 이 사건 파업 참여와 관련하여 참가인들은 수원지방법원 평택지원에서 약식명령을 받고 정식재판을 청구하였지만 약식명령에 따른 벌금형이 그대로 선고(참가인 박◯◯ : 벌금 200만 원, 참가인 조◯◯, 최◯◯, 조◯◯ : 벌금 150만 원)되었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2, 4 내지 8, 13 내지 20, 24, 26 내지 34호증, 을 제1, 12 내지 16호증의 각 기재, 증인 김◯◯의 증언, 변론 전체의 취지
판단
징계사유 인정 여부
정리해고나 사업조직의 통폐합 등 기업의 구조조정의 실시 여부는 경영주체의 고도의 경영상 결단에 속하는 사항으로서 이는 원칙적으로 단체교섭의 대상이 될 수 없고, 그것이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나 합리적 이유 없이 불순한 의도로 추진되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노동조합이 실질적으로 그 실시 자체를 반대하기 위하여 쟁의행위에 나아간다면, 비록 그 실시로 인하여 근로자들의 지위나 근로조건의 변경이 필연적으로 수반된다고 하더라도 그 쟁의행위는 목적의 정당성을 인정할 수 없으며, 쟁의행위에서 추구되는 목적이 여러 가지이고 그 중 일부가 정당하지 못한 경우에는 주된 목적 내지 진정한 목적의 당부에 의하여 그 쟁의목적의 당부를 판단하여야 하고, 부당한 요구사항을 제외하였다면 쟁의행위를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그 쟁의행위 전체가 정당성을 갖지 못한다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2011.1.27. 선고 2010도11030 판결 등 참조). 또한, 직장 또는 사업장시설의 점거는 적극적인 쟁의행위의 한 형태로서 그 점거의 범위가 직장 또는 사업장시설의 일부분이고 사용자측의 출입이나 관리지배를 배제하지 않는 병존적인 점거에 지나지 않을 때에는 정당한 쟁의행위로 볼 수 있으나, 이와 달리 직장 또는 사업장시설을 전면적, 배타적으로 점거하여 조합원 이외의 자의 출입을 저지하거나 사용자측의 관리지배를 배제하여 업무의 중단 또는 혼란을 야기케 하는 것과 같은 행위는 이미 정당성의 한계를 벗어난 것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2007.12.28. 선고 2007도5204 판결 등 참조).
위 법리에 비추어 참가인들에게 징계사유를 인정할 수 있는지 여부에 관하여 본다. 이 사건 파업의 목적이 정당한지 여부에 관하여 보건대, 파업의 주된 목적이 원고 회사의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에 의하여 실시되는 정리해고 자체를 전혀 수용할 수 없다는 이 사건 노조의 입장을 관철하기 위한 것이고, 이러한 노조의 요구는 사용자의 정리해고에 관한 권한 자체를 전면적으로 부정하고 경영권의 본질적인 내용을 침해하는 것으로서 단체교섭의 대상이 될 수 없는 사항에 관한 것이므로, 그와 같은 요구사항을 내용으로 하는 이 사건 파업은 그 목적의 정당성을 인정받을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참가인들은 2009.5.22. 이 사건 파업이 시작될 때부터 2009.6.28. 파업현장에서 이탈할 때까지 또는 2009.8.6. 파업이 끝날 때까지 이 사건 노조의 구성원으로서 이 사건 파업에 참가하고, 무단결근 하였다. 이와 같은 사정에 이 사건 파업 과정에서 벌어진 집단 폭력행위의 성격과 경위, 그 규모와 형태, 구체적인 방법과 진행 과정, 이 사건 노조의 지휘체계 등 여러 사정을 종합하면, 참가인들이 이 사건 파업에 참여하면서 출근하지 않은 것은 원고의 단체협약 제55조, 취업규칙 제65조 및 인사규정 제38조 각 호에서 정한 징계사유에 해당한다고 보아야 한다.
징계양정의 적정 여부
근로자의 어떤 비위행위가 징계사유로 되어 있느냐 여부는 구체적인 자료들을 통하여 징계위원회 등에서 그것을 징계사유로 삼았는가 여부에 의하여 결정되어야 하는 것이지 반드시 징계결의서나 징계처분서에 기재된 취업규칙이나 징계규정 소정의 징계근거 사유만으로 징계사유가 한정되는 것은 아닐 뿐만 아니라, 징계처분에서 징계사유로 삼지 아니한 비위행위라고 하더라도 징계종류 선택의 자료로서 피징계자의 평소의 소행과 근무성적, 당해 징계처분 사유 전후에 저지른 비위행위 사실 등은 징계양정에 있어서의 참작자료로 삼을 수 있는 것이고, 해고처분은 사회통념상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로 근로자에게 책임 있는 사유가 있는 경우에 행하여져야 그 정당성이 인정되는 것이고, 사회통념상 당해 근로자와의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인지의 여부는 당해 사용자의 사업의 목적과 성격, 사업장의 여건, 당해 근로자의 지위 및 담당직무의 내용, 비위행위의 동기와 경위, 이로 인하여 기업의 위계질서가 문란하게 될 위험성 등 기업질서에 미칠 영향, 과거의 근무태도 등 여러 가지 사정을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판단하여야 하는바(대법원 2002.5.28. 선고 2001두10455 판결 등 참조), 피징계자에게 징계사유가 있어서 징계처분을 하는 경우 어떠한 처분을 할 것인가는 징계권자의 재량에 의할 것이고, 다만 징계권자가 재량권의 행사로서 한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징계권자가 재량권을 남용한 것이라고 인정되는 경우에 한하여 그 처분을 위법하다고 할 수 있으며, 근로자에 대한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었다고 하려면 구체적인 사례에 따라 징계의 원인이 된 비위사실의 내용과 성질, 징계에 의하여 달성하려고 하는 행정목적, 징계 양정의 기준 등 여러 요소를 종합하여 판단할 때 그 징계 내용이 객관적으로 명백히 부당하다고 인정할 수 있는 경우라야 하고, 징계권의 행사가 인사권자의 재량에 의한다고 하여도 일반적으로 징계사유로 삼은 비행의 정도에 비하여 균형을 잃은 과중한 징계처분을 선택함으로써 비례의 원칙에 위반하거나 또는 합리적인 사유 없이 같은 정도의 비행에 대하여 일반적으로 적용하여 온 기준과 어긋나게 공평을 잃은 징계처분을 선택함으로써 평등의 원칙에 위반한 경우에 이러한 징계처분은 재량권의 한계를 벗어난 처분으로서 위법하다(대법원 2009.6.23. 선고 2006두16786 판결 등 참조).
민주사회에서 목적달성을 위한 의사표명과 그 실현방법은 어떠한 경우에도 법이 정한 테두리 안에서 이루어져야 하고, 목적이 수단을 정당화할 수 없음은 당연한 이치이다. 법은 단체교섭이나 쟁의행위로서 근로조건의 유지·개선과 근로자의 경제적·사회적 지위의 향상을 도모하려는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한 정당한 행위에 대하여는 정당행위로 인정하여 그 노동조합 활동을 보장하되, 다만 어떠한 경우에도 폭력이나 파괴행위는 정당한 행위로 볼 수 없다고 하고 있다(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4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사건 노조는 법을 어기면서 상식적으로 수긍할 수 있는 한도를 넘어서는 폭력적인 방법으로 자신들의 요구를 관철시키려고 하였다. 이 사건 노조는 국가기반산업시설일 뿐만 아니라 인화성 위험물질을 다량 보유하고 있어 자칫 대형 참사의 위험성마저 도사리고 있는 원고의 자동차 공장을 무단으로 점거하고, 생명에 치명적인 위험을 줄 수 있는 쇠파이프, 화염병 등으로 무장한 채 국가공권력에 대항하여 폭력행위를 저질렀는바, 이는 법질서의 근본을 유린하는 행동으로서 어떠한 이유로도 용납될 수 없는 것이다. 무려 77일간이나 계속된 이 사건 파업으로 인하여 원고 회사는 사실상 파산 직전의 상태에까지 이르게 되었고, 그 과정에서 각종 폭력행위로 말미암아 엄청난 규모의 인적·물적 피해가 발생하였으며, 원고 회사의 회생을 위하여 한시바삐 회사를 정상화시키고자 노력하던 대다수 원고 회사의 임직원들이나 이 사건 파업으로 인하여 연쇄부도의 위기에 직면한 협력업체 종사자들, 장기간 계속되는 폭력사태로 몸살을 앓아야 했던 인근 지역주민들, 나아가 이를 지켜보는 일반 국민들까지도 엄청난 정신적·경제적인 고통에 시달려야 했다. 따라서 이 사건 파업에 참가한 참가인들은 파업으로 발생한 위와 같은 중한 결과에 상응하는 책임을 져야만 한다.
다만, 원고 회사의 구조조정 방침에 따라 정리해고의 대상이 된 근로자들이 특별한 잘못도 없이 수십 년간 일해 온 직장을 잃게 됨으로써 한 가정의 가장으로서 느꼈을 막막한 심정이나 회사에 대한 배신감, 그리고 그 가족들이 향후 겪게 될 경제적인 시련, 특히 노동시장에서의 유연성 부족으로 한번 해고되면 다시 비슷한 수준의 새로운 일자리를 얻는다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니고 실직에 대비한 사회보장제도도 충분히 갖추어져 있다고 보기 어려운 우리의 실정 등을 감안해 보면, 원고 회사의 근로자들에게 해고의 의미는 단순히 직장을 잃는다는 것을 넘어 생존에 직접적인 위협이 된다는 측면이 있다. 또한, 이 사건 노조가 원고 회사와 극적인 타협을 통하여 공권력의 추가 투입 없이 스스로 이 사건 파업을 종료함으로써 진압 과정에서 자칫 발생하였을지도 모를 대형 참사만은 막았다는 점은 그나마 다행스러운 일이며, 노사 간에 이 사건 파업에 동참한 일반 조합원들에 대하여는 형사상 고소·고발을 취하하기로 하는 등의 합의가 이루어졌고, 원고 회사가 이 사건 노조 등을 상대로 제기한 민사소송 역시 취하하는 등 화해의 분위기가 조성되었다.
위와 같은 사정을 고려하여 이 사건 해고처분이 징계양정의 재량권을 일탈·남용하였는지 여부에 관하여 보건대, ① 참가인들은 이 사건 노조의 평조합원들로서 이 사건 해고처분의 직접적인 사유가 된 이 사건 파업에 관한 의사결정이나 그 수행 과정에서 주도적 위치에 있었던 것으로 보이지 않고, 단지 지도부에서 결정된 방침 및 지시에 따라 이 사건 파업에 가담한 것으로 관여 정도가 크다고 할 수 없는 점, ② 원고 회사가 이 사건 파업에 가담한 기간을 고려하여 정한 징계양정 기준에서 A/S 부문 근로자에 대해서는 ‘무단결근 및 업무지시 불이행을 고려하여 가중처벌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그 의미가 A/S 부문 근로자로서 이 사건 파업에 참여한 근로자에 대해서는 감경사유를 전혀 반영하지 않겠다는 취지로 보이지는 않는 점(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 회사는 A/S 부문의 근로자 4명에 대해서 반성 등의 감경사유가 있다는 이유로 ‘정직 3개월’의 징계처분을 하였다), ③ 참가인들이 인사위원회에서 진술한 내용은 ‘이 사건 파업에 참가한 것을 후회하고 빨리 근무하고 싶다’는 것으로, 이 사건 파업에 참여한 것을 반성하는 취지로 볼 수 있는 점 등을 종합하면, 이 사건 파업 가담 정도가 비교적 가벼운 참가인들에 대하여까지 가장 무거운 해고처분을 한 것은 징계양정이 너무 가혹하여 징계재량권을 일탈·남용한 위법이 있다고 할 것이므로, 이와 같은 전제에서 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적법하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재판장 판사 이인형
판사 정재희
판사 손 철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