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결요지
직위해제는 일반적으로 근로자가 직무수행능력이 부족하거나 근무성적 또는 근무태도 등이 불량한 경우, 근로자에 대한 징계절차가 진행 중인 경우, 근로자가 형사사건으로 기소된 경우 등에 있어서 당해 근로자가 장래에 있어서 계속 직무를 담당하게 될 경우 예상되는 업무상의 장애 등을 예방하기 위하여 일시적으로 당해 근로자에게 직위를 부여하지 아니함으로써 직무에 종사하지 못하도록 하는 잠정적인 조치로서의 보직의 해제를 의미하고, 근로자의 과거의 비위행위에 대하여 기업질서 유지를 목적으로 행하여지는 징벌적 제재로서의 징계와는 그 성질이 다르므로, 근로자에 대한 직위해제처분의 정당성은 근로자에게 당해 직위해제사유가 존재하는지 여부나 직위해제에 관한 절차규정을 위반한 것이 당해 직위해제처분을 무효로 할 만한 것이냐에 의하여 판단할 것이고, 원고의 인사규정에 정하고 있는 직위해제 사유 중 ‘직무수행능력이 부족’한 경우라 함은 정신적·육체적으로 직무를 적절하게 처리할 수 있는 능력이 현저히 부족한 경우만을 의미하고, 징계사유에 지나지 아니하는 명령위반, 직무상 의무위반, 직무태만 등은 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봄이 상당하다.
원고는 파업이 종료한 이후 조합원들이 극도의 흥분과 피로상태에서 임의로 업무에 복귀하였을 때 열차의 안전운행 등을 위하여 이 사건 직위해제처분 외에 다른 대안이 없었다고 주장하나, 실제 조합원들이 업무에 복귀하는 시점에서 개별 조합원들의 직무수행능력에 대한 개별적인 고려하에 직위해제처분을 하는 것은 별론으로 하고, 장래의 불확실한 상황을 미리 단정하여 파업에 참가하는 조합원들에 대하여 사전에 일률적으로 직위해제처분을 하는 것이 정당화된다고 보기는 어려운 점 등을 종합하면, 참가인들의 파업준비 행위 또는 파업참가는 근무태도에 관련된 것으로서 징계처분의 사유가 될 수 있음은 별론으로 하더라도 원고의 인사규정상 정당한 직위해제 사유인 ‘직무수행능력 부족’에는 해당하지 않는다고 할 것이어서, 이 사건 직위해제처분은 위법하다.
* 사 건 : 2010구합44870 부당직위해제구제재심판정취소
* 원 고 : ○○철도공사 대표자 사장 허○○
* 피 고 : 중앙노동위원회 위원장
* 피고보조참가인 : 별지 피고보조참가인 목록과 같음.
* 변론종결 : 2011.05.13.
* 판결선고 : 2011.06.24.
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모두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재심판정의 경위
원고는 대전 동구 ○○동 ○○○에 본사를 두고 상시근로자 31,480여 명을 고용하여 철도운송, 철도차량정비 등을 주된 사업으로 하는 공기업으로서 그 사업은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71조제2항에서 정한 필수공익사업에 해당하여 일부 근로자들의 단체행동권이 제한된다. 전국철도노동조합(이하 ‘철도노조’)은 원고 소속 근로자들을 조직대상으로 하는 노동조합으로서 그 산하에 5개 지역 본부와 8개 차량관리단 본부를, 각 본부 산하에 현업 사업장별 지부를 두고 있다.
참가인들은 원고 공사 서울본부, 수도권동부본부, 수도권서부본부, 수도권철도차량 관리단에 소속되어 철도노조의 조합간부 및 조합원으로 활동하던 중 2009.11.26.부터 2009.12.4. 사이에 ‘계속된 파업주도로 인한 흥분과 피로 등으로 인해 현재의 직무수행능력으로 담당직무를 계속 수행할 경우 열차안전사고 등 국민 일반의 심각한 위험을 초래할 수 있어 인사규정 제52조제1항제1호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원고로부터 짧게는 4일에서 길게는 30일간에 걸친 각 직위해제처분(이하 ‘이 사건 직위해제처분’)을 받았다.
참가인들은 2010.2.24. 이 사건 직위해제처분에 불복하여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하였고,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2010.6.7. 위 구제신청에 대하여 이 사건 직위해제처분은 정당하다며 구제신청을 기각하였다(이하 ‘초심판정’이라 한다).
이에 참가인들은 2010.6.29. 중앙노동위원회에 각 재심을 신청하였는데, 중앙노동위원회는 2010.11.9. 원고의 이 사건 직위해제처분의 사유가 존재한다고 볼 수 없다는 이유로 서울지방노동위원회의 초심판정을 취소하고 참가인들의 구제신청을 모두 인용하는 취지의 재심판정(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을 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3호증(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제4호증, 을 제3호 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원고의 주장
‘직무수행능력이 부족’한 상태란 육체적·정신적 기능의 정상적 발휘가 불가능한 경우에 한정되지 않고 업무에 임하는 최소한의 자세 또는 자질 등 의식적인 측면도 함께 고려되어야 하는데, 참가인들은 철도노조의 조합간부 또는 조합원들로서 2009.11.26. 전면파업(이하 ‘이 사건 파업’)에 이르기까지 계속된 파업주도 내지 준비로 인한 피로 및 흥분의 누적으로 인하여 직무수행능력이 저하된 상태였으므로 원고의 인사규정 제52조제1항제1호의 직무수행능력이 부족한 경우에 해당하고, 참가인들이 계속 직무에 종사할 경우 열차안전사고 및 국민 일반의 심각한 위험을 초래할 것이 예상되었으므로 이러한 업무상 장애를 예방하기 위한 직위해제의 필요성이 있었다. 따라서 이 사건 직위해제처분은 적법하고,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다.
관련 규정
별지 관련규정 기재와 같다. <별지 생략>
인정사실
원고와 철도노조는 임금 및 단체협약 갱신체결을 위하여 2008.7.29.부터 교섭을 진행하였으나, 단체협약을 위한 교섭은 당사자간 입장차이로 인하여 2009.3. 이후 재개하기로 하였다. 이에 따라 2009.5.22. 본교섭을 재개한 이후 중앙노동위원회의 조정절차까지 거쳤으나, 합의에 이르지 못하였다.
이와 같이 2009년 임금 및 단체협약 교섭이 결렬됨에 따라 철도노조는 2009.10.31. 투쟁명령 3호를 통하여 2009.11.5.과 같은 달 6. 지역별 순환파업에 돌입하도록 하는 지침을 시달하였고, 이에 따라 같은 달 5. 수도권 이외 지역 조합원들이, 같은 달 6. 수도권 지역 조합원들이 파업에 참가하였다.
철도노조는 2009.11.21. 투쟁지침 39호를 통하여 전조합원에게 ‘단체교섭이 최종 결렬될 경우 같은 달 26.부터 전면 무기한 파업에 돌입할 것’을 지시하였고, 원고는 같은 달 24. 철도노조에 단체협약 해지를 통보하였으며, 이에 철도노조는 같은 달 25. 투쟁명령 4호를 통하여 ‘단체교섭이 결렬됨에 따라 같은 달 26.부터 전면 무기한 파업에 돌입할 것’을 명하였다.
원고는 2009.11.25. 산하 지역본부 및 철도차량정비단에 필수유지업무 지명자를 제외한 철도노조 쟁의대책위원회 구성원들에 대하여 ‘철도노조가 11.26.부터 무기한 전면파업 돌입을 예고하고 있어 열차지연으로 인한 국민 일반의 불편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고, 장래에 있어 열차사고 등 계속 직무를 담당하게 될 경우에 예상되는 업무상의 장애요인 등을 예방하기 위한 조치로서 파업을 주도한 각급 쟁의대책위원회 구성원, 기타 업무상의 장애요인 유발자에 대하여 직위해제를 시행’하는 방침을 시달하였는바, 그 대상자와 기간은 다음과 같다.
■ 직위해제 대상자 (범위)
계속된 파업주도로 인한 흥분, 피로 등으로 담당직무를 계속 수행할 경우 열차 안전사고 등 국민 일반의 심각한 위험을 초래할 수 있는 자로서,
쟁의행위 집행기관으로 파업을 주도한 각급 쟁의대책위원회 구성원인 중앙쟁대위 구성원, 지방본부 본부장 및 국장, 지부장 및 지부의 부장과 지회장
• 단, 조합전임자 및 위의 자 중 필수유지지명자는 직위해제 대상에서 제외
• 또한 파업 불참하는 소속 조합의 간부도 제외
기타 업무상의 장애요인 유발자
■ 직위해제 기간 (시기와 종기)
시기 : 위 직위해제 대상자 중 11.26. 파업돌입시부터 즉시 처분
✽ 직위해제 기간 : 직위해제 처분일부터 1개월
종기 : ① 직위해제자가 특정대기장소로 복귀시 복귀 즉시 복직명령
노조의 파업 종료선언 즉시 복직명령
철도노조가 2009.11.26. 이 사건 파업에 돌입함에 따라 원고 공사 서울본부장, 수도권동부본부장, 수도권서부본부장, 수도권철도차량관리단장은 2009.11.26.부터 2009.12.2. 사이에 참가인들에 대하여 원고의 인사규정 제52조제1항제1호를 적용하여 직위해제처분을 하였고, 처분 당일 또는 2일 이내에 해당 근로자들에게 인사발령통지서 및 직위해제처분 사유설명서를 내용증명으로 발송하였다.
참가인들은 파업에 참가한 다음날인 2009.11.7.부터 이 사건 전면파업 전날인 2009.11.25.까지 정상적으로 근무하였고, 한편 이 기간 동안 안전사고는 발생하지 않았다.
한편, 참가인들에 대한 이 사건 직위해제처분에 따른 인사상 및 보수상의 불이익 내용은 아래와 같다.
<직위해제에 따른 인사상 불이익 내용>
승진소요 최저 연수에 직위해제기간 불산입 (인사규정 제30조)
직무에 종사하지 않은 기간 제외
직위해제 중인 자는 승진임용 불가능 (인사규정 제31조제1호)
직위해제 기간 동안 승진임용 없으면 불이익 없음.
선발시험의 응시자 또는 선발심사대상자의 경력 계산시 직위해제로 실제 근무하지 아니한 기간은 경력 계산에 불산입 (인사규정시행세칙 제37조)
근무성적 평정시에 직위해제는 감점사유에 해당하지 않음.
<직위해제에 따른 보수상 불이익 내용>
직위해제 기간 중 기본급만 지급 (보수규정 제8조)
직위가 해제되어 직무에 종사하지 않음에 따라 실제 근무에 따라 지급되는 수당이 지급되지 않음.
직위해제 기간 중에는 승급 불가 (보수규정 제14조제1항제1호)
직위해제 기간이 종료되면 승급 조치
성과상여금 일할 계산 (보수규정 제20조제2항)
직무에 종사하지 않은 기간 제외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4호증, 을 제1 내지 3호증의 각 기재, 증인 김○○의 증언, 변론 전체의 취지
판 단
직위해제는 일반적으로 근로자가 직무수행능력이 부족하거나 근무성적 또는 근무태도 등이 불량한 경우, 근로자에 대한 징계절차가 진행 중인 경우, 근로자가 형사사건으로 기소된 경우 등에 있어서 당해 근로자가 장래에 있어서 계속 직무를 담당하게 될 경우 예상되는 업무상의 장애 등을 예방하기 위하여 일시적으로 당해 근로자에게 직위를 부여하지 아니함으로써 직무에 종사하지 못하도록 하는 잠정적인 조치로서의 보직의 해제를 의미하고, 근로자의 과거의 비위행위에 대하여 기업질서 유지를 목적으로 행하여지는 징벌적 제재로서의 징계와는 그 성질이 다르므로, 근로자에 대한 직위해제처분의 정당성은 근로자에게 당해 직위해제사유가 존재하는지 여부나 직위해제에 관한 절차규정을 위반한 것이 당해 직위해제처분을 무효로 할 만한 것이냐에 의하여 판단할 것이고(대법원 2005.11.25. 선고 2003두8210 판결 등 참조), 원고의 인사규정 제52조제1항제1호가 정하고 있는 직위해제 사유 중 ‘직무수행능력이 부족’한 경우라 함은 정신적·육체적으로 직무를 적절하게 처리할 수 있는 능력이 현저히 부족한 경우만을 의미하고, 징계사유에 지나지 아니하는 명령위반, 직무상 의무위반, 직무태만 등은 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봄이 상당하다(대법원 1993.9.28. 선고 93다22524 판결 참조).
위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 직위해제처분의 사유가 인정되는지 여부에 관하여 보건대, 앞서 본 인정사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근로자들의 파업준비 행위는 기본적으로 명령위반, 직무상 의무위반, 직무태만 등 근무태도에 관련된 문제라 할 것이고, 직무수행능력과 관련된 문제로 보기는 어려운 점, ② ‘피로와 흥분’은 추상적 개념으로서 직무수행능력 부족의 평가기준으로 삼기 어려워 보이는데다가, 원고는 참가인들의 개별적 철도노조 활동의 정도에 따라 피로와 흥분의 정도가 달라질 수 있음에도, 이 사건 직위해제처분을 하는 과정에서 참가인들에 대한 육체적·정신적 상태를 조사하거나 직무수행능력의 실태를 파악하지 않았고, 근무평정이나 업무실적 등 직무수행능력에 대한 근거자료를 반영한 것으로 보기 어려운 점, ③ 참가인들이 지역별 순환파업 일정에 따라 파업에 참여한 2009.11.6. 이후 이 사건 직위해제처분시까지 약 20여 일의 기간 동안에는 정상 근무를 하여 왔으므로 이 사건 직위해제처분 당시 참가인들이 특별히 육체적 또는 정신적 피로가 극도로 누적되어 있는 상태였다고 보기도 어려울 뿐만 아니라, 실제 이에 따른 안전사고 또한 발생하지 않은 점, ④ 원고가 이 사건 직위해제처분을 지시한 시점은 2009.11.25.로서 이 사건 파업 하루 전인데다가, 그 대상자를 파업에 참가한 근로자로 한정하였고, 그 종기를 파업으로부터 복귀시까지 또는 파업 종료선언까지로 정한 것에 비추어 보면, 위 직위해제처분의 실질적 사유는 파업참가에 있고 그 목적 또한 참가인의 파업참여를 저지하고 업무복귀를 유도하기 위한 것으로 보이는 점, ⑤ 원고는 파업이 종료한 이후 조합원들이 극도의 흥분과 피로상태에서 임의로 업무에 복귀하였을 때 열차의 안전운행 등을 위하여 이 사건 직위해제처분 외에 다른 대안이 없었다고 주장하나, 실제 조합원들이 업무에 복귀하는 시점에서 개별 조합원들의 직무수행능력에 대한 개별적인 고려하에 직위해제처분을 하는 것은 별론으로 하고, 장래의 불확실한 상황을 미리 단정하여 파업에 참가하는 조합원들에 대하여 사전에 일률적으로 직위해제처분을 하는 것이 정당화된다고 보기는 어려운 점 등을 종합하면, 참가인들의 파업준비 행위 또는 파업참가는 근무태도에 관련된 것으로서 징계처분의 사유가 될 수 있음은 별론으로 하더라도 원고의 인사규정상 정당한 직위해제 사유인 ‘직무수행능력 부족’에는 해당하지 않는다고 할 것이어서, 이 사건 직위해제처분은 위법하고 이와 같은 전제에서 참가인들의 구제 신청을 인용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적법하다.
결 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재판장 판사 이인형, 판사 정재희, 판사 손철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