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판결

서울행정법원 2014. 3. 25. 선고 2013구합11642 판결

부당해고및부당노동행위구제재심판정취소

판결요지

1.

근로자에게 징계사유가 있어 징계처분을 하는 경우 어떠한 처분을 할 것인가는 원칙적으로 징계권자의 재량에 맡겨져 있는 것이므로, 그 징계처분이 위법하다고 하기 위해서는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징계권자에게 맡겨진 재량권을 남용한 것이라고 인정되는 경우에 한하고,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은 처분이라고 하려면 구체적인 사례에 따라 직무의 특성, 징계사유가 된 비위사실의 내용과 성질 및 징계에 의하여 달성하려는 목적과 그에 수반되는 제반 사정을 참작하여 객관적으로 명백히 부당하다고 인정되는 경우라야 한다.

2.

원고 B(노조 지회장)는 이 사건 징계사유(회사의 명예를 훼손하고 모욕 등)에 해당하는 사실 중 대부분에 관하여 벌금 4,000,000원의 유죄판결을 선고받기도 하여 위 행위들의 사회적 비난가능성이 적지 않다고 볼 수 있는 점, 원고 B는 이 사건 지회의 지회장으로 관련규정을 준수하여 노동조합 활동이 적법하고 정당한 범주를 벗어나지 않도록 하여야 함에도 참가인 회사 및 경영진에 대한 비난 등에 매진함으로써 참가인 회사의 내부적인 직무규율과 위계질서를 위반한 점, 원고 B는 위 행위들을 주도하였고 명예훼손 등의 경위, 내용, 횟수 등에 비추어 볼 때 이는 계획적으로 실행된 것으로 보이는 점, 위 행위들이 근로조건 개선의 목적 하에 이루어졌다고 하더라도 그 수단과 방법에 있어 법이 정한 범위와 한계를 일탈하여 정당성을 가지기 어려운 점, 원고 B는 이 사건 징계처분 당시 잘못을 반성하는 등의 태도를 보이지 아니한 점 등을 종합하여 볼 때, 이 사건 징계처분(정직 2개월)은 재량권 범위 내의 정당한 처분이라 할 것이다.

* 서울행정법원 제14부 판결

* 사 건 : 2013구합11642 부당해고및부당노동행위구제재심판정취소

* 원 고 : 1. A노동조합 2. B

* 피 고 : 중앙노동위원회 위원장

* 피고보조참가인 : C주식회사

* 변론종결 : 2014.03.06.

* 판결선고 : 2014.03.25.

주문

1.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모두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1.

이 사건 재심판정의 경위

가.

피고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 회사’라고 한다)은 상시근로자 5,500여 명을 고용하여 자동차 제조 및 판매업 등을 영위하는 회사이다. 원고 B는 1997.12.8. 참가인 회사에 입사하여 책임 기술자로서 PI 공정 업무를 담당하였다. 원고 A노동조합은 금속산업 및 금속 관련 산업에 종사하는 근로자들을 대상으로 2001.2.8. 설립된 산업별 노동조합인데, 그 부산양산지부 C지회(이하 ‘이 사건 지회’라고 한다)가 2011.8.21. 참가인 회사 내에 설립되었고, 원고 B는 이 사건 지회의 지회장으로 선임되었다.

나.

참가인 회사는 원고 B에게, 2012.4.3. 징계위원회 출석요구서를 통보한 다음 2012.4.17. 및 같은 해 5.31. 제1, 2차 징계위원회를 개최하여 허위사실 등을 유포하여 참가인 회사의 명예를 훼손하는 등 아래와 같은 행위를 하였다는 이유로 취업규칙 제41조제1, 2, 4, 7, 8, 15호에 따라 정직 2개월의 징계처분을 하였다(이하 ‘이 사건 징계처분’이라고 한다).

----------------------------------

<이 사건 징계 사유 >

①

2011.8.27. 참가인 회사가 가짜 탈퇴서로 사원들에게 거짓공작을 하거나 관리자 중심 어용노조를 준비 ...(중략)... 등의 내용이 기재된 유인물(노동조합 소식 6호)을 배포하고 인터넷 카페에 게시하여 참가인 회사의 명예를 훼손하고 모욕하였다(이하 ‘제1 징계사유’라고 한다).

②

2011.8.29. 참가인 회사가 사원대표위원회(이하 ‘사대위’라고 한다)에 인사고과를 챙겨주거나, 임원에게 돈을 보장 ...(중략)... 등의 내용이 기재된 유인물(노동조합 소식 7호)을 배포하고 인터넷 카페에 게시하여 참가인 회사의 명예를 훼손하고 모욕하였다(이하 ‘제2 징계사유’라고 한다).

③

2011.8.30. 참가인 회사가 기업별노조 및 이 사건 지회에 대하여 탈퇴를 강요하거나 ...(중략)... 등의 내용이 기재된 유인물(노동조합 소식 8호)을 배포하고 인터넷 카페에 게시하여 참가인 회사의 명예를 훼손하고 모욕하였다(이하 ‘제3 징계사유’라고 한다).

④

2011.9.3. 참가인 회사가 관리자 중심 어용노조를 준비 중 ...(중략)... 등의 내용이 기재된 유인물(노동조합 소식 9호)을 배포하고 인터넷 카페에 게시하여 참가인 회사의 명예를 훼손하고 모욕하였다(이하 ‘제4 징계사유’라고 한다).

⑤

2012.1.26. 참가인 회사의 승인 없이 사내에서 허위사실 및 모욕적인 표현인 C의 도그 노릇하지 말고 C 놈들한테는 구비 잘릴까봐 ...(중략)... 등의 내용이 기재된 유인물(노동조합 소식 30호)을 배포하고 이를 인터넷 카페에 게시하여 참가인 회사의 명예를 훼손하고 모욕하였다(이하 ‘제5 징계사유’라고 한다).

⑥

2012.3.5. 참가인 회사 경영진이 공금횡령을 한 사실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RSM 경영진의 공금 횡령 사건 숨겨진 진실은 ...(중략)... 썩어빠진 RSM 경영진 만연되어 있는 비리 ...(중략)... 등의 내용이 기재된 유인물(노동조합 소식 36호)을 배포하고 이를 인터넷 카페에 게시하여 참가인 회사의 명예를 훼손하고 모욕하였다(이하 ‘제6 징계사유’라고 한다).

⑦

2012.3.9. 참가인 회사의 승인 없이 사내에서 참가인 회사와 경영진에 대한 모욕적 표현인 C의 개가 되어 움직이는 경영진 ...(중략)... 등의 내용이 담긴 유인물(현장의 분노)을 배포하고 이를 인터넷 카페에 게시하여 참가인 회사의 명예를 훼손하고 모욕하였다(이하 ‘제7 징계사유’라고 한다),

⑧

2012.3.9. 참가인 회사의 승인 없이 사내에서 참가인 회사와 경영진에 대한 모욕적 표현인 건리 C의 개가 되어 움직이는 경영진 ...(중략)... 등의 내용이 담긴 유인물(현장의 분노 1호)을 배포하고 이를 인터넷 카페에 게시하여 참가인 회사의 명예를 훼손하고 모욕하였다(이하 ‘제8 징계사유’라고 한다).

⑨

2012.3.14. 참가인 회사 경영진이 공금횡령을 한 사실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RSM 경영진의 공금 횡령 사건 숨겨진 진실은 ...(중략)... 썩어빠진 RSM 경영진 경영위기 한몫 ...(중략)... 등의 내용이 담긴 유인물(노동조합 소식 37호)을 배포하고 이를 인터넷 카페에 게시하여 참가인 회사의 명예를 훼손하고 모욕하였다(이하 ‘제8 징계사유’라고 한다).

⑩

2012.3.19. 참가인 회사 경영진이 공금횡령을 하거나 회사와 사대위 간에 적절치 못한 거래를 한 사실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RSM 경영진의 공금 횡령 사건 숨겨진 진실은 ...(중략)... 사측과 사대위와의 기묘한 관계 ...(중략)... 등의 내용이 기재된 유인물(노동조합 소식 38호)을 배포하고 이를 인터넷 카페에 게시하여 잠가인 회사의 명예를 훼손하고 모욕하였다(이하 ‘제10 징계사유’라고 한다).

⑪

2012.4.6. 참가인 회사의 승인 없이 인사이트 게시판에 게시판의 목적과 상관없는 글을 게시하였고, 목적과 관련이 없는 글을 게시하지 말라는 참가인 회사의 지시를 거부하고 또다시 게시판의 목적과 상관없는 글을 게시하였다(이하 ‘제11 징계사유’라고 한다).

----------------------------------

다.

원고들은 2012.10.26. 부산지방노동위원회에 이 사건 징계처분이 부당징계 및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면서 구제신청을 하였는데, 위 지방노동위원회는 2012.12.24. 원고들의 구제신청을 모두 기각하였고, 이에 원고들이 다시 2013.1.11. 중앙노동위원회에 2013부해44, 2013부노7호로 재심신청을 하였으나 중앙노동위원회도 2013.4.2. 원고들의 재심신청을 모두 기각하였다(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고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3, 28호증, 을나 제1 내지 10, 25, 26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가.

원고들의 주장

이 사건 징계처분은 아래와 같은 점에서 부당한 징계에 해당할 뿐만 아니라 부당노동행위에도 해당하므로 이와 달리 판단하고 있는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다.

1)

부당징계 부분에 관하여

가)

참가인 회사 취업규칙 제42조제1항, 징계규정 제l0조제1항은 징계사유 발생일로부터 15일 이내에 당사자에게 징계위원회 출석요구서를 통보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므로, 참가인 회사가 원고 B에게 처음으로 징계위원회 출석 통보를 한 2012.4.3.로부터 15일 전인 2012.3.19. 이전에 발생한 사실은 징계시효가 도과되어 징계사유로 삼을 수 없음에도 이를 징계사유로 삼은 이 사건 징계처분은 위법하다.

나)

유인물 발행 및 배포행위, 인터넷 카페에의 글 게재행위(제1 내지 제l0 징계사유)는 일부 표현이 과장되거나 사실과 다른 점이 있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지회가 발행한 노동조합 소식 6, 7, 8, 9, 30, 36, 37, 38호 및 현장의 분노, 현장의 분노 제1호(이하 이를 통틀어 ‘이 사건 유인물’이라고 한다)의 전체 내용과 목적이 근로조건 개선을 위한 것이거나 조합원의 정당한 활동범위 내에 속하는 것이므로 위 행위들은 징계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

다)

참가인 회사의 지시를 거부하고 한 사내 게시판에의 글 게재행위(제11 징계사유)는 참가인 회사가 ‘기쁨더하기 게시판’에 게재하지 말라고 하여 ‘알뜰시장 게시판’에 게재한 것으로 지시거부에 해당하지 않고, 사내 게시판은 누구나 게시물을 게재할 수 있음에도 합리적인 이유 없이 이를 금지시키는 것은 정당한 지시가 아니므로 위 행위는 징계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

라)

설령 이 사건 징계사유가 모두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유인물에 적시된 사실은 전체적으로 보아 진실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고 참가인 회사의 명예를 훼손하기 위한 것이 아닌 근로조건 개선 등을 위한 목적으로 한 것인 점, 사대위도 참가인 회사를 경멸하거나 모욕하는 표현을 사용하였음에도 이에 관하여 징계하지 않은 점, 참가인 회사 역시 노사저널 등을 통하여 이 사건 지회에 대하여 비방의 표현을 사용하고 있음에도 이 사건 지회가 발행한 소식지 중 일부 표현만을 문제 삼아 징계한 것은 부당한 점 등을 고려할 때 이 사건 징계처분은 그 재량권 행사의 범위를 일탈·남용한 것으로 위법하다.

2)

부당노동행위 부분에 관하여

참가인 회사는 표면상의 징계사유와는 달리 실질적으로는 지회장으로 노동조합 활동을 하는 원고 B를 징계함으로써 이 사건 지회의 정당한 노조활동을 억압하여 결국 단체교섭을 자신에게 유리하게 이끌어가기 위한 의도를 가지고 원고 B에 대하여 이 사건 징계처분을 한 것이므로, 이는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81조제1, 4, 5호의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

나.

관계 규정 <생략>

다.

인정 사실

1)

참가인 회사에는 사대위에서 전환된 기업별 노동조합인 C 노동조합과 산업별 노동조합인 이 사건 지회가 있는데, 현재 교섭대표 노동조합은 C 노동조합이다.

2)

제1 내지 제10 징계사유 관련

원고 B는 이 사건 지회 설립 초기인 2011.8.22.부터 조합원들과 함께 별지 소식지 기재와 같이 발행인을 이 사건 지회로 한 소식지를 발행한 다음 참가인 회사의 주·야 교대근무 시간에 주차장 및 조립식당 등에서 출·퇴근하는 직원들을 대상으로 20~30여 분간 1일 1,000부 정도 배포하였고, 이 사건 지회가 운영하는 인터넷 카페에도 해당 소식지를 그대로 게재하였는데, 그중 제1 내지 제l0 징계사유와 관련된 부분은 별지 범죄일람표의 유인물 배포일시, 인터넷 게시일자, 장소, 유인물 및 인터넷 게시 내용란 각 기재와 같으며, 이 사건 지회의 지회장인 원고 B가 이를 주도하였다.

3)

제11 징계사유 관련

가)

참가인 회사는 2010.10.26. 및 2012.4.6. 사내 인트라넷에 게시판 이용에 관하여 게시판의 목적에 부합되지 않는 게시글은 임의 삭제 조치될 수 있다는 내용의 공지를 하였고, 이를 위반한 게시물이 게재되는 경우 게시자에 대하여 구두경고 및 경고문을 발부하여 왔다.

나)

원고 B는 2012.4.3. 참가인 회사로부터 이 사건 징계처분에 관한 징계위원회 출석통보서를 받고서 같은달 4. 사내 인트라넷 기쁨더하기 게시판에 ‘공개 징계위원회 개최를 요구합니다’라는 제목으로 위 징계위원회 출석통보서를 게재하였고, 참가인 회사는 같은달 5. 승인 없이 게시판 목적에 부합하지 않는 게시물을 게재하였다는 이유로 위 게시물을 삭제하고 원고 B에게 동일한 행위를 반복하지 말라는 내용의 경고문을 발송하였다. 그럼에도 원고 B는 2012.4.5. 다시 사내 인트라넷 알뜰시장 게시판에 위와 동일한 내용의 게시물을 게재하였다.

4)

관련 형사사건 결과

참가인 회사 등은 2012.3.27. 부산강서경찰서에 원고 B의 제1 내지 제10 징계사유에 해당하는 각 행위에 대하여 명예훼손, 모욕, 정보통신망이용촉진및정보보호등에관한법률위반(명예훼손) 등의 혐의로 고소하였고, 부산지방법원은 2013.11.21. 2013고단1355호 사건에서 제1 징계사유 중 일부(별지 범죄일람표 연번 1번 중 일부)인 “참가인 회사는 가짜 탈퇴서를 만들고 거짓공작을 하느라 바쁘다”라는 부분 및 제3 징계사유 중 일부(별지 범죄일람표 연변 3번 중 ‘탈퇴강요’ 및 ‘산별노조 탄압’ 제하의 내용부분)인 “참가인 회사는 ‘노동조합 탈퇴를 서약하고, 사대위에 적극 협조하겠음’ 문구가 적힌 탈퇴서 양식 작성해와 조합원들 싸인 받음, 현장관리자가 개인면담 등을 핑계로 탈퇴를 강요하고 각 공정마다 탈퇴서를 비치하고 있음”이라는 부분에 관하여는 원고 B가 허위의 사실을 적시하여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였다거나, 명예훼손의 고의가 있었다고 보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무죄를 선고하고, 나머지 부분 중 제5, 7, 8 징계사유에 해당하는 사실에 관하여는 원고 B가 참가인 회사의 인사담당이사 D을 모욕하였다는 이유로 모욕죄에, 제1, 2, 3, 4, 6, 9, 10 징계사유에 해당하는 사실에 관하여는 원고 B가 참가인 회사 및 경영진의 명예를 훼손하였다는 이유로 명예훼손 및 정보통신망이용촉진및정보보호등에관한법률위반(명예훼손)죄에 각 해당한다는 이유로 벌금 4,000,000원을 선고하였다(위 사건은 원고 B 및 검사의 항소로 부산지방법원 2013노4069호로 계속 중이다).

[인정근거] 다름없는 사실, 갑 제1, 2, 9, 31호증, 을나 제11, 12, 21, 22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

라.

판단

1)

부당징계 부분

가)

참가인 회사 취업규칙 제42조제1항 및 징계규정 제10조제1항이 징계시효 규정인지 여부

징계시효기간에 관한 규정은 근로자에 대한 징계사유가 발생하여 사용자가 일방적으로 근로자를 징계할 수 있었음에도 그 행사 여부를 확정하지 아니함으로써 근로자로 하여금 상당 기간 불안정한 지위에 있게 하는 것을 방지하고 아울러 사용자가 비교적 장기간에 걸쳐 징계권 행사를 게을리하여 근로자로서도 이제는 사용자가 징계권을 행사하지 않으리라는 기대를 갖게 된 상태에서 사용자가 새삼스럽게 징계권을 행사하는 것은 신의칙에도 반하는 것이 되므로 위 기간의 경과를 이유로 사용자의 징계권 행사에 제한을 가하려는 취지에서 둔 규정을 말하는 것이다(대법원 2008.7.10. 선고 2008두2484 판결 참조).

위 법리를 토대로 이 사건에 관하여 살피건대, 참가인 회사 취업규칙 제42조제1항 및 징계규정 제10조제1항은 참가인 회사가 징계를 하고자 할 때에는 징계사유 발생일로부터 15일 이내에 징계대상자에게 징계위원회 출석요구서를 통보하도록 규정하고 있는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은데, 참가인 회사의 위 취업규칙 등의 규정은 그 규정의 형식이나 문언 및 내용에 비추어 징계시효에 관한 규정이라기보다 되도록 이른 시일 내에 징계절차를 실행하라는 의미에서 사용자의 내부 징계처리 절차상 징계위원회의 개최시한을 정한 훈시적인 규정이라고 봄이 상당하므로, 비록 위 규정에서 정한 기간이 경과한 사실을 징계사유로 삼았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징계처분의 효력에는 영향이 없다.

따라서 참가인 회사의 취업규칙 제42조제1항 및 징계규정 제10조제1항이 징계시효에 관한 규정임을 전제로 한 원고 B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나)

징계사유의 존부

(1)

제1내지 제10 징계사유에 관하여

(가)

유인물로 배포된 문서에 기재되어 있는 문언에 의하여 타인의 인격, 신용, 명예 등이 훼손 또는 실추되거나 그렇게 될 염려가 있고, 또 문서에 기재되어 있는 사실관계의 일부가 허위이거나 표현에 다소 과장되거나 왜곡된 점이 있다고 하더라도, 그 문서를 배포한 목적이 타인의 권리나 이익을 침해하려는 것이 아니라 근로조건의 유지·개선과 근로자의 복지증진 기타 경제적·사회적 지위의 향상을 도모하기 위한 것으로서 문서의 내용이 전체적으로 보아 진실한 것이라면 이는 근로자의 정당한 활동 범위에 속하지만 한편, 배포한 유인물이 사용자의 허가를 받지 아니하였을 뿐 아니라 허위사실을 적시하여 회사를 비방하는 내용을 담고 있는 것이어서 근로자들로 하여금 사용자에 대하여 적개감을 유발시킬 염려와 직장질서를 문란시킬 구체적인 위험성이 있는 경우에는 그 배포행위가 정당화될 수 없다(대법원 1992.6.23. 선고92누4253 판결, 대법원 1998.5.22. 선고 98다2365 판결 참조).

(나)

위 법리를 토대로 이 사건에 관하여 살피건대, 위 인정 사실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이 사건 유인물의 내용이 비록 근로조건의 개선 또는 조합원으로서의 활동과 일정 부분 관련이 있기는 하지만 원고 B가 이 사건 유인물을 발행하여 배포할 당시 그 기재된 내용의 진위 여부가 명백하지 않은 상태에서 만연히 ‘산별노조탄압’이라든지 ‘RSM 경영진공금횡령’, ‘어용노조 준비 중’, ‘경영비리’, ‘금전적 회유 실시’ 등의 강경한 문구를 사용함으로써 결과적으로 허위사실을 적시하여 참가인 회사를 비방하였던 점, ② 위와 같은 참가인 회사 등에 대한 명예훼손 및 모욕적인 사실의 적시 등의 행위는 그 행위의 성질상 정당한 노동조합의 활동의 일환으로 행해진 것으로 볼 수 없는 점, ③ 이 사건 유인물의 내용이 전체적으로 보아 참가인 회사를 비방하기 위하여 과장·왜곡되어 있는 등 참가인 회사 내지 경영진을 비방할 목적이 강하게 드러나 제1내지 제10 징계사유에 해당하는 사실 중 대부분에 대하여 유죄판결이 선고된 점, ④ 이 사건 유인물을 읽은 노조원의 입장에서는 참가인 회사의 조치가 부당하다는 인식을 갖게 되어 참가인 회사에 대한 적개감이 유발될 가능성이 농후하다는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원고 B의 이 사건 유인물 발행, 배포 및 인터넷 카페에의 글 게재행위는 참가인 회사의 취업규칙 제41조제1, 2호 소정의 징계사유에 해당된다[제1, 3 징계사유 중 일부 행위에 대하여는 앞서 본 바와 같이 형사재판에서 무죄가 선고되었지만, 기업질서의 유지를 목적으로 하는 징계에서 징계사유의 해당 여부는 해당 기업의 기업윤리, 직업윤리, 징계로 달성하려는 기업의 경영상 목적 등에 비추어 판단하여야 할 것이므로 반드시 형사상 범죄의 성립을 전제로 하는 것은 아니고, 같은 사건으로 무죄판결을 받았다고 하더라도 징계사유의 인정에는 영향이 없으므로(대법원 1967.2.7. 선고 66누168 판결 등 참조), 이 부분 사실도 앞서 인정한 사정에 비추어 볼 때, 징계사유로 삼을 수 있다).

따라서 원고 B의 이 부분 주장도 받아들일 수 없다.

(2)

제11 징계사유에 관하여

게시판의 제목, 게시물의 내용 등에 비추어 볼 때 징계에 관한 글은 기쁨더하기 게시판 및 알뜰시장 게시판의 목적에 부합하지 않는 것으로 보이고, 사내 게시판을 관리하는 참가인 회사가 게시판의 목적에 부합하지 않는 글을 게재하지 못하게 하는 것이 부당한 지시라고 할 수도 없으므로,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 B가 위 지시를 어기고 기쁨더하기 게시판 및 알뜰시장 게시판에 ‘공개 징계위원회 개최를 요구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게재한 것은 정당한 이유 없이 직무상 명령을 거부한 행위로서 참가인 회사의 취업규칙 제41조제18호 소정의 징계사유에 해당된다.

따라서 원고 B의 이 부분 주장도 받아들일 수 없다.

다)

징계재량권의 일탈·남용 여부

근로자에게 징계사유가 있어 징계처분을 하는 경우 어떠한 처분을 할 것인가는 원칙적으로 징계권자의 재량에 맡겨져 있는 것이므로, 그 징계처분이 위법하다고 하기 위해서는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징계권자에게 맡겨진 재량권을 남용한 것이라고 인정되는 경우에 한하고,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은 처분이라고 하려면 구체적인 사례에 따라 직무의 특성, 징계사유가 된 비위사실의 내용과 성질 및 징계에 의하여 달성하려는 목적과 그에 수반되는 제반 사정을 참작하여 객관적으로 명백히 부당하다고 인정되는 경우라야 한다(대법원 2012.9.27. 선고 2010다99279 판결 등 참조).

위 인정사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원고 B는 이 사건 징계사유에 해당하는 사실 중 대부분에 관하여 벌금 4,000,000원의 유죄판결을 선고받기도 하여 위 행위들의 사회적 비난가능성이 적지 않다고 볼 수 있는 점, ② 원고 B는 이 사건 지회의 지회장으로 관련규정을 준수하여 노동조합 활동이 적법하고 정당한 범주를 벗어나지 않도록 하여야 함에도 참가인 회사 및 경영진에 대한 비난 등에 매진함으로써 참가인 회사의 내부적인 직무규율과 위계질서를 위반한 점, ③ 원고 B는 위 행위들을 주도하였고 앞서 본 명예훼손 등의 경위, 내용, 횟수 등에 비추어 볼 때 이는 계획적으로 실행된 것으로 보이는 점, ④ 위 행위들이 근로조건 개선의 목적 하에 이루어졌다고 하더라도 그 수단과 방법에 있어 법이 정한 범위와 한계를 일탈하여 정당성을 가지기 어려운 점, ⑤ 원고 B는 이 사건 징계처분 당시 잘못을 반성하는 등의 태도를 보이지 아니한 점 등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제반 사정을 종합하여 볼 때, 이 사건 징계처분은 재량권 범위 내의 정당한 처분이라 할 것이다.

라)

부당노동행위 부분

사용자의 행위가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사용자의 부당노동행위 의사의 존재 여부를 추정할 수 있는 모든 사정을 전체적으로 심리 검토하여 종합적으로 판단하여야 하고, 부당노동행위에 대한 증명책임은 이를 주장하는 근로자 또는 노동조합에게 있으므로, 필요한 심리를 다하였어도 사용자에게 부당노동행위 의사가 존재하였는지 여부가 분명하지 아니하여 그 존재 여부를 확정할 수 없는 경우에는 그로 인한 위험이나 불이익은 그것을 주장한 근로자 또는 노동조합이 부담할 수밖에 없다. 이와 관련하여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징계나 해고 등 기타 불이익한 처분을 하였지만 그에 관하여 심리한 결과 그 처분을 할 만한 정당한 사유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면 사용자의 그와 같은 불이익한 처분이 부당노동행위 의사에 기인하여 이루어진 것이라고 섣불리 단정할 수 없다(대법원 2007.11.15. 선고 2005두4120 판결 참조).

위 법리를 토대로 이 사건에 관하여 살피건대, 원고 B에 대한 이 사건 징계처분은 앞서 본 바와 같이 정당하게 이루어진 것이어서 부당한 징계라고 볼 수 없고, 이 사건에 제출된 여러 자료들을 종합하여 고려할 때 참가인 회사가 원고 B를 징계하면서 표면적으로 내세우는 징계사유가 구실에 불과할 뿐이고 실질적으로는 원고들의 노동조합 업무를 위한 정당한 행위를 그 징계사유로 삼은 것이라고 인정할 수도 없으므로, 이 사건 징계처분이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이 사건 재심판정 중 원고들과 참가인 사이의 부당노동행위에 관한 부분은 적법하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이 사건 청구는 모두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재판장 판사 차행전

판사 조현욱

판사 김혜성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