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모두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재심결정의 경위
원고는 상시 근로자 60여 명을 사용하여 여객자동차운송사업을 영위하는 법인이다. 참가인은 2000. 5. 4. 전국의 택시운송사업과 그 관련 사업에 종사하는 근로자를 대상으로 하여 설립된 산업별 노동조합으로, 참가인 대구지역본부 산하에 원고 소속 근로자들을 조직대상으로 하는 대성교통분회를 두고 있다.
참가인이 2013. 5. 30. 원고에게 임금협정 및 단체협약 체결을 위한 교섭요구를 하였으나, 원고는 이를 공고하지 아니하였다.
이에 참가인이 2013. 6. 14.경북지방노동위원회에 시정신청을 하였는데, 경북지방노동위원회는 같은 달 24일 참가인의 신청을 받아들여 '원고가 참가인의 2013. 5. 30.자 교섭요구에 대하여 공고하지 아니한 사실을 인정하고, 원고는 참가인이 교섭을 요구한 사실을 전체 사업장에 공고하라'는 결정을 하였다.
원고가 2013. 7. 3. 경북지방노동위원회의 결정에 불복하여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신청을 하였으나, 중앙노동위원회는 2013. 7. 15.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였다(갑 제2호증 참조, 이하 '이 사건 재심결정'이라 한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이 사건 재심결정의 적법 여부
원고의 주장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이하 '노조법'이라 한다) 제29조의2의 교섭요구 단일화 절차에 관한 규정, 노조법 시행령 제14조의3의 교섭요구 사실의 공고에 관한 규정은 하나의 사업장 내에 복수의 노동조합이 존재하는 경우에만 적용된다. 그런데의 사업장에는 2012. 1. 12. 원고의 근로자를 조직대상으로 한 대성교통노동조합이 설립되었다가 2012. 9. 28. 참가인 대구지역본부 대성교통분회(이하 '대성교통분회'라 한다)로 조직을 변경하여 대성교통분회만이 유일한 노동조합으로 존재하고 있다. 따라서 원고에게는 위 각 규정이 적용되지 아니하여 참가인의 교섭요구 사실을 공고해야 할 의무가 없으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이 사건 재심결정은 위법하다.
관계 규정
별지 기재와 같다.
인정 사실
대성교통노동조합은 2012. 1. 12. 원고 소속 근로자를 대상으로 하여 설립되었다.
원고는 2012. 3. 4. 대성교통노동조합과, 교섭요구, 교섭요구사실 공고, 교섭요구노동조합 확정공고 등의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를 거치지 아니한 채 유효기간이 2012. 3. 1. 부터인 단체협약을(노사합의서상 만료일은 기재되어 있지 않다), 2012. 4. 말경 유효기간이 2012. 5. 1.부터 2013. 4. 30.까지인 임금협약을 각 체결하였다.
대성교통노동조합은 2012. 9. 28. 의결을 거쳐 참가인 대구지역본부 산하 대성교통분회로 그 조직형태를 변경하였다.
참가인은 2013. 5. 30. 원고에게 2013년도 임금협정, 단체협약의 교섭을 요구하면서 교섭요구 사실을 공고해 줄 것을 문서로 통보하였다.
원고는 2013. 5. 31. 대성교통분회장과 2013년 단체협약 및 임금협정을 체결하였다(유효기간: 단체협약 2013. 6. 1. ~ 2015. 5. 31., 임금협정 2013. 6. 1. 2014. 5. 31.).
참가인은 원고가 교섭요구 사실을 공고하지 아니하고 단체협약 체결권이 없는 대성교통분회장과 임의로 단체협약을 체결하였다며 2013. 6. 14. 경북지방노동위원회에 시정신청을 하였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판단
위 인정 사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면, 하나의 사업장 내에 하나의 노동조합만이 존재하는 경우에도 노조법 시행령 제14조의3에서 정한 교섭요구 사실의 공고 절차를 거쳐야 한다고 봄이 타당하므로, 원고는 참가인의 교섭요구 사실을 공고할 의무가 있다. 따라서 이와 같은 전제에 선 이 사건 재심결정은 적법하다.
시행령 제14조의3은 '사용자는 노동조합으로부터 제14조의2에 따라 교섭요구를 받은 때에는 그 요구를 받은 날부터 7일간 그 교섭을 요구한 노동조합의 명칭 등을 공고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을 뿐, 이러한 공고제도가 하나의 사업장에 복수의 노동조합이 존재하는 경우에 한하여 적용된다는 취지의 규정을 두고 있지는 않다. 또한, 시행령 제14조의2 제1항은 '노동조합은 사업장에 단체협약이 있는 경우 노조법 제29조 제1항 또는 제29조의2 제1항에 따라 그 유효기간 만료일 이전 3개월이 되는 날부터 사용자에게 교섭을 요구할 수 있다'고 규정되어 있어, 해당 사업장에 하나의 노동조합만이 존재하는 경우를 포함하는 노조법 제29조 제1항의 상황에서도 같은 절차가 적용됨을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시행령 제14조의3에서 '제14조의2에 따라 교섭 요구를 받은 때'는 복수노조를 전제로 한 노조법 제29조의2 제1항뿐 아니라 단수노조인 경우도 포함하는 노동조합법 제29조 제1항에 따라 교섭요구가 있는 때에도 적용된다고 봄이 타당하다.
노조법 제29조의2는 하나의 사업장에 복수의 노동조합이 존재할 경우, 자율결정기간 내에 사용자의 동의가 있는 경우 등 노조법에서 정하는 사유가 있지 않은 한,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를 통해 교섭대표 노동조합을 정하여 단체교섭을 요구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사업장에 복수노조가 존재하는데도 이러한 절차를 거치지 않은 채 단체교섭이 이루어진다면 이는 법령을 위반한 것이고, 그에 근거한 단체협약 역시 위법하게 된다. 그런데 현행 법령에 따르면, 근로자는 언제든지 사업장 내에서 노동조합을 결성할 수도 있고 또 산업별 노동조합 등 상급 노동조합에 가입할 수도 있으므로 사용자가 노동조합으로부터 단체교섭을 요구받았을 당시 사용자나 근로자가 해당 사업장에 복수의 노동조합이 존재하는지를 알기 어렵다. 따라서 만일 교섭요구 사실 공고제도가 복수노조가 있을 때만 적용된다고 한다면, 복수노조의 존재가 명확하지 않은 상태에서 그에 관한 사용자의 주관적인 인식에 따라 교섭요구 사실 공고 여부가 좌우될 수 있게 되어 집단적 노동관계의 법적 안정성이 현저히 침해될 우려가 있고, 경우에 따라서는 사용자가 이를 악의적으로 이용할 여지도 있는 불합리한 결과가 발생할 수 있다.
하나의 사업장 내에 복수의 노동조합이 존재하는 경우라도 하나의 노동조합이 교섭요구를 하고, 그 사실이 공고된 기간 내에 다른 노동조합들이 교섭요구를 하지 않으면 교섭을 요구한 노동조합은 결국 1개인 것으로 확정되는데, 이 경우에도 교섭창구를 단일화하는 절차규정이 없다는 점에서 원래 노동조합이 1개인 경우와 다르지 않다.
교섭요구 사실의 공고는 사용자가 노동조합의 교섭요구를 받은 날로부터 7일간 그 노동조합의 명칭 등을 사업장 게시판 등에 공고하는 방법으로 이루어지는데, 이러한 공고의 방법과 내용, 기간 등에 비추어 볼 때 사업장에 하나의 노동조합이 존재하는 경우에도 사용자가 교섭요구 사실을 공고할 의무를 부담한다고 하여 그로 인하여 달성하고자 하는 제도적 목적에 비해 사용자가 입는 불이익이 과도한 것이라고 보기도 어렵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차행전(재판장) 조현욱 김혜성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