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판결

서울행정법원 2014. 6. 12. 선고 2013구합62046 판결

주문

1.

피고가 2012. 10. 11. 원고에게 한 고용보험 피보험자격 이력 삭제처분을 취소한다.

2.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인정 사실

가.

원고의 지위, 이 사건 회사의 규모 등

1)

원고는 소프트웨어 개발, 웹사이트 제작 등을 목적으로 2003. 9. 5. 설립된 주식회사 B(이하 '이 사건 회사'라 한다)의 대표이사 C의 배우자이자, 위 회사의 디자인팀 실장으로 근무하고 있는 사람이다.

2)

이 사건 회사는 원래 원고를 사업명의인으로 하여 2001. 12. 1. 개업한 개인사업장이었다가 2003. 9. 5. 법인으로 전환된 것으로, 이 사건 회사 주식의 70%는 대표이사 C이, 10%는 이사 D이, 20%는 원고가 각 보유하고 있다. 또한 원고는 이 사건 회사의 감사로 등기되어 있다.

3)

이 사건 회사에 재직 중인 근로자는 설립 당시에는 원고를 포함하여 총 4명[D(팀장), 원고(주임), E(주임), F(사원)]이었고, 현재는 총 8명으로, 원고를 포함한 각 팀(전략기획팀, 개발팀, 디자인팀)의 실장 3명, 주임 1명 및 일반 직원 4명으로 구성되어 있다.

나.

처분의 경위

1)

이 사건 회사는 2012. 6. 21. 피고에게 2012년 1차 임신·출산여성 고용안정지 원금을 신청하였다. 피고는 위 신청에 대한 심사과정에서 원고의 근로자성 여부를 검토한 뒤 2012. 10. 11. 원고가 이 사건 회사 대표이사의 배우자로서 동거친족이자 위 회사의 감사로서 주식 상당분을 보유하면서 업무 전반을 총괄하는 등으로 인해 근로자라고 볼 수 없다는 이유로, 원고의 고용보험 피보험자 가입이력을 직권으로 삭제하였다(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

2)

원고는 이 사건 처분에 불복하여 고용보험심사관에게 심사청구를 하였으나 2013. 4. 8. 기각되었고, 고용보험심사위원회에 재심사청구를 하였으나 위 위원회는 2013. 8. 12.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는 재결을 하였다.

다.

원고의 근로 제공

1)

원고는 이 사건 회사와 3회(2003. 9. 6.자, 2005. 1. 1.자, 2009. 4. 1.자)에 걸쳐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는데, 위 각 근로계약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2)

원고는 통상적으로 오전 8시 40분 이전에 사장과는 따로 출근하였고, 조퇴나 외근을 할 경우 조퇴계 또는 외근계를 작성하여 담당자 및 사장의 결재를 받아 왔다. 한편, 원고는 2007. 11. 30.부터 2008. 11. 29.까지 출산휴가 및 육아휴직을 사용하고 2008. 11. 30. 복직하였으며, 2011. 1. 18.부터 2012. 4. 17.까지 다시 출산휴가 및 육아휴직을 사용한 후 2012. 4. 18. 복직하였다.

3)

각 출퇴근기록부에 의하면, 원고는 입사 당시부터 2003년 12월까지는 주임, 2004년 1월부터 2005년 6월까지는 대리 직위에 있었고, 2005년 7월부터 같은 해 11월까지는 기획팀 팀장, 2005년 12월부터 2007년 8월까지 디자인팀 팀장, 2007년 9월부터 2009년 9월까지 전략기획팀 팀장으로 근무하였으며, 2009년 10월부터 현재까지 디자인팀의 실장으로 근무하고 있다.

4)

각 주간업무보고서에 의하면, 원고는 디자인팀 실장으로서 프로젝트 작업 및 진행, 유지보수 및 고객관리, 디자인 시안작업 및 검수, 프로젝트 최종 검수 및 수급, 신규프로젝트 고객전달내용 확인 등의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원고가 전략기획팀 팀장으로 근무하였을 때는 계약금 수금 현황 및 작업 진행현황 등을 관리하기도 하였다.

5)

또한 이 사건 회사는 사장이 각 팀의 실장에게 업무를 지시하고, 각 팀은 서로 독립하여 업무를 수행하며, 원고가 다른 팀의 실장이나 직원의 업무에 관여하지 않고 있다. 특히 원고가 이 사건 회사 내에서 업무를 수행할 때 사장의 배우자라는 사실을 드러내지는 않고 있다.

6)

원고는 2006. 12. 22. 송년회 계획 관련, 2009. 11. 6. 컴퓨터 및 모니터 구매 보고건, 2010. 6. 10. 지정식당 증설 관련 내부 기안문을 작성하여 대표이사의 결재를 받았고, 2012. 9. 7. 이 사건 회사 홈페이지에 2012년 상반기 공개채용 관련 글을 게시하였으며, 취업사이트 등의 게시글에 채용담당자로 기재되기도 하였다.

7)

원고는 국민연금, 건강보험, 산재보험 및 고용보험에 가입하였고, 이 사건 회사와 체결한 연봉계약에 기초하여 아래와 같은 급여를 매월 10일 또는 20일경 계좌이체의 방식으로 지급받아 왔으며, 근로소득세를 납부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3호증, 을 제1, 3 내지 27호증(각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증인 F의 증언,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

가.

원고의 주장

원고는 대표이사의 배우자로서 형식상 감사로 등기되어 있기는 하였으나, 실질적으로는 임금을 목적으로 사업주와 사용·종속관계 하에서 사업주의 지시·감독을 받으며 근로를 제공해왔으므로 근로자에 해당한다. 그런데 피고는 원고에 대한 선입견에 기하여 원고가 근로자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하고 이 사건 처분을 하였으므로, 피고의 위 처분은 위법하다.

나.

관계 법령

별지 관계 법령 기재와 같다.

다.

판단

1)

고용보험법 제2조 제1호 가목은 고용보험 및 산업재해보상보험의 보험료징수 등에 관한 법률(이하 '보험료징수법'이라 한다)에 따라 고용보험에 가입되거나 가입된 것으로 보는 근로자를 고용보험의 피보험자로 정의하고 있고, 보험료징수법상의 '근로자'란 근로기준법에 따른 근로자를 의미하므로(제2조 제2호), 원고가 고용보험의 피보험자로서 수급자격을 인정받기 위하여는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여야 한다.

한편,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 형식에 구애받기보다는 실질적으로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고,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 수행 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노무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케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노무 제공을 통한 이윤 창출과 손실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 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 경제적·사회적인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3. 6. 27. 선고 2011다44276 판결 등 참조). 또한 회사의 이사 또는 감사 등 임원이라고 하더라도 그 지위 또는 명칭이 형식적·명목적인 것이고 실제로는 매일 출근하여 업무집행권을 갖는 대표이사나 사용자의 지휘·감독 아래 일정한 근로를 제공하면서 그 대가로 보수를 받는 관계에 있다거나 또는 회사로부터 위임받은 사무를 처리하는 외에 대표이사 등의 지휘·감독 아래 일정한 노무를 담당하고 그 대가로 일정한 보수를 지급받아 왔다면 그러한 임원은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한다(대법원 2003. 9. 26. 선고 2002다64681 판결). 나아가 친족이 운영하는 사업에서 근로관계를 맺을 때에도 그 친족 간에 사용·종속관계가 존재하고, 그 근로관계에 유상성이 인정된다면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 인정될 수 있다.

2)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위 인정사실과 앞서 든 증거들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면, 비록 원고가 이 사건 회사 대표이사의 배우자이자 이 사건 회사의 감사로 등기되어 있는 사람이라고 하더라도, 부부 사이의 단순한 협조의무 차원에서 비롯되는 근로의 범위를 넘어서서 사용자에게 종속된 관계에서 임금을 목적으로 근로를 제공하였다고 할 것이므로, 고용보험법상 피보험자에 해당한다.

따라서 이와 다른 전제에서 이루어진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고, 원고의 주장은 이유 있다.

가)

원고는 이 사건 회사와 정식으로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일정한 직책에 따라 업무를 수행하였으며, 근무시간 및 장소도 근로계약서에 명시된 바에 따른 것으로 일정하였다. 또한 조퇴, 외근, 휴가 및 휴직 등에 관하여도 근로계약에 명시된 규정 및 대표이사의 승인에 따라 실시하였다.

나)

원고는 이 사건 회사와 연봉계약을 체결하여 매월 일정한 시기에 기본급을 포함한 고정적인 임금을 지급받아 왔고, 원고의 근로소득세에 대한 원천징수도 이루어졌다. 한편 원고는 국민연금, 국민건강보험뿐만 아니라 근로자만을 가입 대상으로 하는 고용보험, 산재보험 등 이른바 4대 보험에도 가입되어 있었다.

다)

원고가 그간 수행한 업무의 내용은 디자인팀, 전략기획팀 등 원고가 소속하였던 팀의 통상적인 업무로서, 각 프로젝트들을 다른 팀원들과 나누어 맡아 진행하여 온 것으로 보일 뿐, 이를 넘어서서 원고가 사업 전반을 총괄 관리하였음을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원고가 송년회 계획, 지정식당 증설, 서버증설 요청, 워크샵 세부 일정 및 예산안, 회식문화 변경 건 등에 관한 내부기안문을 작성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으나 위와 같은 사정만으로 원고가 이 사건 회사의 업무 전반을 관리하는 지위에 있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오히려 원고를 비롯한 이 사건 회사의 팀장들은 각 팀에서 처리하고 있는 업무 내용을 주간업무 보고서 형태로 작성하여 대표이사의 결재를 받은 후 그에 관하여 대표이사로부터 구체적인 지휘·감독을 받아 왔다.

라)

원고가 수행한 업무 중 거래처의 계약금 수금, 잔금 청구 등이 포함되어 있다고 하더라도, 이는 대금 지급 사정에 맞추어 작업을 진행하여야 하는 홈페이지 제작 업무의 특성상 자연스럽게 업무 내용에 포함된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원고는 번역 의뢰, 일러스트 구매 등 업무 수행 과정에서 필요한 각종 비용 지출과 관련하여 내부기안문을 작성하여 담당자의 결재를 거쳐 최종적으로 대표이사의 승인을 받아왔으므로, 앞서의 사정만으로 원고가 이 사건 회사의 자금 전반을 관리하는 지위에 있었다고 단정할 수 없다.

마)

원고가 이 사건 회사 홈페이지에 채용공고문을 올리고, 취업사이트 등에 게시된 글에 채용담당자로 기재되었다는 사정만으로는 원고가 이 사건 회사의 인사 및 신규직원 채용 업무에 적극적으로 관여하였다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그리고 원고가 컴퓨터, 모니터 등 구매 보고에 관한 내부 기안을 작성하여 대표이사의 결재를 받은 것은, 원고가 업무를 수행함에 있어 이 사건 회사로부터 비품이나 작업도구 등을 제공받아 사용하였음을 알 수 있게 한다.

바)

원고는 이 사건 회사의 감사이자 주주의 지위에 있으나 실제로 원고가 감사로서의 고유한 업무를 집행하였다거나 주주권을 행사하였다고 볼 만한 증거가 없다. 오히려 원고와 대표이사의 특수한 관계, 이 사건 회사의 규모, 그 밖에 앞서 본 제반사정에 의할 때 원고의 감사 및 주주로서의 지위는 형식적·명목적인 것에 불과하고, 실제로는 업무에 관하여 대표이사의 구체적 지휘·감독을 받아 온 것이라고 판단된다. 이 사건 회사가 설립되기 전 사업명의인이 원고로 되어 있었던 것 역시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박연욱(재판장) 이승훈 박혜영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