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판결

서울행정법원 2018. 10. 2. 선고 2015구단59443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처분의 경위

가.

원고는 각종 내연기관 부품제조 및 판매업을 영위하는 회사이고, 참가인은 원고 회사의 아산공장에서 생산직으로 근무하는 근로자이다.

나.

참가인은 2014. 10. 20. 단국대학교의과대학 부속병원에서 '우울삽화(주요우울장애)'(이하 '이 사건 상병'이라 한다)의 진단을 받고, 2014. 11. 5. 피고에게 업무수행 중 받은 스트레스로 이 사건 상병이 발병하였다고 주장하면서 요양급여를 신청하였다.

다.

피고는 참가인의 위 신청을 받아들여 2015. 7. 8. 참가인에 대하여 요양기간을 2014. 9. 22.부터 2015. 3. 22.까지 182일간으로 하는 통원요양승인결정을 하였고, 2015. 7. 29. 참가인에 대하여 요양기간을 2015. 3. 23.부터 2015. 9. 23.까지 185일간으로 하는 통원진료계획을 승인하는 결정을 하였다(이하 위 통원요양승인결정 및 통원진료계획승인결정을 통틀어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호증의 1, 2, 을 제1, 2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

가.

원고의 주장

이 사건 상병은 참가인이 소속된 노동조합이 원고와의 대립관계로 인해 쟁의 단계로 들어간 이후 계속적으로 불법적인 노동조합활동을 함으로써 발생한 것일 뿐, 원고 회사 또는 원고 회사에서 참가인이 담당한 업무로 인하여 발병한 것이라고 볼 수 없다. 이와 다른 전제에서 이루어진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

나.

인정사실

1)

당사자 지위

가)

원고는 아산시 C에 본사와 아산공장, 충북 영동군 D에 영동공장을 두고 있다.

나)

전국금속노동조합은 전국단위의 산업별 노동조합으로, 그 산하에 충남지부를 두고, 다시 그 아래에 원고 회사의 영동공장 생산직 근로자들이 가입한 A 영동지회(이하 '영동지회'라고 한다)와 원고 회사의 아산공장 생산직 근로자들이 가입한 A 아산지회(이하 '아산지회'라고 하고, 영동지회와 아산지회를 통틀어 'A지회'라고 한다)를 두고 있다.

다)

참가인은 아산지회 소속 조합원으로 2006. 9.경부터 1년간, 2011. 9.경부터 2년간 A지회의 대의원으로 활동하였다.

2)

노사 대립의 경위 등

가)

원고와 A지회는 2011. 1. 18.부터 2011. 5. 4.까지 '주간연속 2교대제 도입'과 관련한 특별교섭을 진행하였는데, A지회는 2011. 3. 25.경 자신들의 주장을 관철할 목적으로 조합원들에게 잔업 및 특근 거부 등을 지시하였고, 조합원들은 2011. 3. 25.부터 2011. 5. 17.까지 불시에 주말특근을 거부하거나 집단으로 조퇴하는 등의 방법으로 쟁의행위를 하였으며, A지회는 2011. 5. 18. 조합원 찬반투표를 거쳐 부분파업을 결정하였다.

나)

이에 원고는 2011. 5. 18.부터 아산공장의 직장폐쇄를, 2011. 5. 23.부터 영동공장의 직장폐쇄를 각 단행하였는데, 아산지회 조합원 200여 명은 아산공장에 대한 직장폐쇄가 개시된 직후 아산공장 내부로 침입하여 아산공장을 점거하였고, 영동지회 조합원 200여 명도 2011. 5. 19.경 아산지회 조합원들과 함께 아산공장을 점거하였으나, 2011. 5. 24.경 공권력이 투입되면서 그 점거가 해소되었다.

한편, 원고가 고용한 경비용역 E은 위 점거 과정에서 몸을 숨겨 피하기 위하여 아산공장 정문 근처에 있던 카니발 차량 안에 의자를 펼치고 누워 있었는데, A지회 조합원들이 위 차량으로 몰려와 E을 알아보고 쇠파이프 등을 휘둘러 위 차량을 파손하기 시작하였고, 이에 E은 위 차량을 운전하여 현장을 빠져나가기 위하여 진행하다가 전방에서 A지회 조합원들이 위 차량을 에워싸고 다시 유리창 등을 파손하기 시작하자 A지회 조합원들이 몰려 있던 인도를 침범하였으며, 이로 인하여 A지회 조합원들 중 13명이 위 차량에 부딪혀 전치 2주 내지 12주의 상해를 입는 사고가 발생하였다. 당시 참가인은 현장에서 위 사고를 목격하였고, 이후 E는 위 사고를 일으키고도 구호조치 없이 도주하였다는 범죄사실로 징역 2년 및 집행유예 3년에 처하는 유죄 확정판결을 선고받았다(대전지방법원 천안지원 2012. 2. 3. 선고 2011고단1175 판결, 대전지방법원 2012. 6. 14. 선고 2012노496 판결).

다)

A지회 조합원들이 2011. 5. 27. 아산공장에 다시 진입하는 과정에서 이를 막으려는 원고의 일용 경비 직원들과 사이에서 폭력사태가 야기되었고, 이후 경찰들이 아산공장 정문을 막아서자 다시 경찰과 충돌 사태가 발생하였으며, 그 과정에서 다수의 부상자가 발생하였다. 그 후로도 위 조합원들의 관리직 직원이나 물품의 반입, 반출 등 방해, 아산공장 진입 시도 등으로 충돌 상황이 발생하여 2011. 6. 22. 경찰관 108명과 조합원 10여 명이 상해를 입었고, 이를 계기로 경찰병력이 아산공장에 수시로 출동하였다.

라)

위 아산공장의 점거가 해소된 이후 A지회 조합원들 중 일부가 개별적으로 회사에 복귀하였고, 이에 회사에 복귀하지 않고 있던 조합원들 일부가 복귀자들에게 'A 애완견들의 명복을 빕니다', '노조탈퇴와 그에 대한 각오는 하소', '개새끼들아 잘 먹고 잘 살아라 넌 이제부터 내손에 잡히면 죽는다' 등의 욕설, 협박성 문자메시지를 보내는 등 A지회 조합원들 사이에서도 갈등이 시작되었다.

마)

A지회 소속 조합원들 중 회사에 복귀하지 않고 있던 조합원들은 2011. 7. 22. 원고를 상대로 대전지방법원 천안지원 2011카합131호로 직장폐쇄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하였는데, 2011. 8. 16. 원고와 사이에, 2011. 8. 31.까지 조합원들을 모두 복귀시키기로 하는 등의 내용으로 조정이 성립됨에 따라 원고는 2011. 8. 22. 직장폐쇄를 종료하였고, A지회 소속의 위 조합원들은 2011. 8. 31.까지 원고 회사에 순차적으로 모두 복귀하였다.

바)

원고는 A지회 소속 근로자들이 업무에 복귀하였을 무렵 현장관리를 강화하기 위한 지침을 마련하였는데, 위 지침에는 '담당 부서장은 복귀자를 철저히 관찰한 후 일일 관찰일지를 작성하여 보고하고, 근무태만 또는 지시불이행 시 경위서를 징구하며, 경위서 작성을 거부한 때에는 즉각 대기발령한다'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또한 원고는 2011. 8.경 노조원들의 공장점거 대비 및 범죄예방, 시설보호, 화재예방을 이유로 9개소에 영상정보 처리기기(CCTV)를 설치하는 한편, 회사 내에서 발생하는 불법행위에 대한 증거 수집을 목적으로 채증 전담인원을 지정하여 상시적으로 카메라, 캠코더, 휴대폰을 이용한 채증활동을 하도록 하였다.

사)

한편, 참가인 등은 원고를 상대로 위법한 직장폐쇄로 인하여 근로를 제공하지 못하였다면서 직장폐쇄 기간 동안의 임금을 청구하는 소를 제기하여 승소 확정판결을 받았다(대전지방법원 천안지원 2014. 9. 26. 선고 2012가합3268 판결, 대전고등법원 2015. 10. 15. 선고 2014나3779 판결, 대법원 2018. 4. 12. 선고 2015나64469 판결).

3)

원고의 부당노동행위 등

가)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의 개정으로 2011. 7. 1.부터 하나의 사업장 내에 복수의 노동조합이 존재할 수 있게 되자, 원고는 2011년경 A지회의 조직력과 투쟁력을 약화시키고 원고에 우호적인 노조의 설립을 지원하기로 계획하여 그 주도 하에 직장폐쇄 기간 중에 개별적으로 복귀한 근로자들로 하여금 2011. 7. 15. 'A 주식회사 노동조합'(이하 '원고 노조'라 한다)을 설립하도록 하였다.

이후 원고는 사무직 직원 49명으로 하여금 원고 노조에 가입하도록 종용하고, A지회 소속 일부 근로자들에게 A지회를 탈퇴하고 원고 노조에 가입하도록 권유하는 등 근로자가 노동조합을 조직 또는 운영하는 것을 지배하거나 개입하는 행위를 하였다.

나)

원고는 2011. 7. 1.부터 2011. 7. 25.까지 A지회가 15회에 걸쳐 요구한 단체교섭을 정당한 이유 없이 거부하거나 해태하였고, 직장폐쇄 이후 복귀한 근로자들에 대하여 업무내용을 변경하고, 이를 거부하는 근로자들에게 징계를 경고하거나 대기명령을 하였으며, A지회의 조합원 총회, 대의원회의 등의 개최를 거부하고, 조합원들에 대하여 부당하게 노동조합 사무실 출입을 제한하였다.

다)

원고는 A지회를 경제적으로 압박하고, 원고 노조의 조합원수를 증가시키기 위한 목적으로 원고 노조와는 임금협상을 신속히 체결하고, A지회와는 임금협상을 지연시키는 전략을 세웠고, 실제로 원고는 원고 노조와는 2011년 임금협상을 체결하였으나, A지회와는 현재까지도 2011년 임금협상을 체결하지 못하고 있다. A지회는 2011년 임금협상이 부결되자, 2012. 3. 26. 조합원들의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거쳐 부분적 근로제공 거부, 피켓 시위 등의 쟁의행위를 개시하여 현재까지 계속하고 있다.

라)

원고는 2011. 7.경 위 쟁의행위에 참가한 근로자들에 대하여 징계절차에 착수하여 2011. 10. 18.경부터 2011. 11. 16.경까지 사이에 징계처분을 하였는데, A지회 소속 근로자들 334명에 대하여 해고 27명, 출근정지 42명, 정직 69명, 견책 76명, 주의 120명, 구두경고 0명으로 처분한 반면, 원고 노조 소속 근로자들 210명에 대하여는 해고 0명, 출근정지 0명, 정직 2명, 견책 1명, 주의 37명, 구두경고 170명으로 처분하였고, 참가인에 대하여는 2011. 10. 18. 출근정지 1월의 징계처분을 하였다.

한편, 위 징계결과에 대하여 참가인 등이 제기한 임금청구 소송(대전지방법원 천안지원 2013가합105호)에서, 위 법원은 2014. 9. 26. 절차상 문제와 징계양정의 부당함을 지적하고 해당 근로자들에 대한 징계가 무효임을 전제로 근로자들의 청구를 일부 인용하였고, 원고가 이에 불복하여 항소하였으나 항소가 기각되었으며(대전고등법원 2015. 10. 15. 선고 2014나3700 판결), 원고가 상고하여 현재 대법원 2015다65561호로 상고심이 계속 중이다.

마)

A지회 조합원들은 직장폐쇄 기간 중에 개별적으로 복귀한 근로자들, 원고 노조 소속 조합원들 및 원고의 관리직 직원들과 수시로 대립하는 일이 발생하였다. 그런데 그 과정에서 A지회 조합원들이 폭행, 업무방해, 모욕 등의 범행을 저지를 경우 원고는 이들을 수사기관에 고소, 고발하여 형사처벌을 받게 하였다.

바)

참가인도 '2013. 3. 30. 원고 회사의 부사장 겸 아산공장 공장장인 E이 장로로 재직하고 있는 교회 앞 노상에서 "용역깡패 폭력사주 부당해고 부당징계 A회사 E 공장장, 이런 자가 장로라니요?, 돌진하는 대포차에 치여 13명의 노동자가 다쳤습니다. 깡패의 살인적인 폭행으로 수십 명의 노동자의 머리가 깨지고 얼굴이 함몰되었습니다. 그 깡패들을 불러 모아 살인적 폭력을 지시한 자가 바로, 이 교회의 장로인 A회사 E 공장장입니다, F교회 E 장로는 하나님의 뜻을 더럽히지 말라"라는 문구와 E의 사진이 게재된 피켓을 들고 시위하는 방법으로 공연히 허위의 사실을 적시하여 피해자의 명예를 훼손하였다.'는 범죄사실로 2016. 8. 25. 대전지방법원 천안지원에서 명예훼손죄로 벌금 70만 원을 선고받았다.

사)

한편, 원고는 2013년부터 상여금을 산정함에 있어 종전과 달리 노조활동에 참여한 시간을 근로시간에서 제외하였다. 이에 따라 참가인을 비롯한 A지회 소속 근로자들의 상여금이 종전보다 적어졌다.

아)

원고는 2013. 12.경부터 '일체의 집단행동을 하지 않고 업무지시에 따라 근무할 것을 확약한다.'는 내용이 담긴 잔업·특근 신청서를 작성한 근로자에 항하여만 잔업 및 특근을 허용하였다. 참가인을 비롯한 A지회 소속 근로자들은 위와 같은 신청서리 작성을 거부하였고, 잔업 및 특근을 하지 못함에 다라 결국 임금이 삭감되는 것과 같은 결과가 되었다.

4)

참가인의 근무내용과 건강상태 및 의학적 소견 등

가)

참가인은 2004. 3. 1. 원고 회사에 생산직으로 입사하여 정비과에서 선반업무를 수행하였고, 근무형태는 고정 주간근무로 1일 7시간, 1주 5일 근무하였다.

나)

참가인은 이 사건 상병 발병 전까지 정신질환으로 치료를 받은 적이 없다.

다)

충남노동인권센터 두리공감 상담내용 등

참가인은 충남노동인권센터 두리공감에서 실시한 심리치유 프로그램에 참여하여 2013. 9. 3.경부터 수차례 개별상담을 받았는데, 당시 상담자의 의견은 아래와 같다.

라)

참가인의 주치의 (단국대학교의과대학 부속병원 의사)

참가인은 2014. 9. 22.부터 2016. 1. 25.까지 단국대학교의과대학 부속병원에서 통원치료를 받았다.

○

2014. 10. 4.자 진단서

-

병명: 중등도의 우울병 에피소드

-

치료내용/ 향후 치료에 대한 소견: 참가인은 직장 내 스트레스로 인한 우울, 불안, 불면, 자살사고 등의 증상으로 내원하였고, 상기 진단으로 2014. 9. 22.부터 현재까지 통원치료 중이며 향후 6개월 이상의 지속적인 치료가 필요함. 추후 재평가 필요함.

○

2015. 3. 30.자 진단서

-

병명: 중등도의 우울병 에피소드

-

치료내용/ 향후 치료에 대한 소견: 참가인은 우울감, 불안, 허무감 등의 증상으로 2014. 9. 22.부터 현재까지 본원 외래 통원치료 중임. 향후 6개월 정도의 정신건강의학과적 약물치료가 필요하며 추후 재평가 요함.

○

2015. 8. 28.자 소견서

-

진단명: 중등도의 우울병 에피소드

-

진료내용 및 경과: 참가인은 최근 노조갈등 및 최근 고소고발건으로 조사를 받은 이후 분노, 우울감 심해졌음. 직장 사람들을 보면 분노감이 조절이 안된다고 호소하고 있으며 직장생활이 어려울 것으로 판단되며 추가적인 약물 조절 중임.

○

2015. 11. 27.자 및 2016. 1. 25.자 각 소견서

-

진단명 : 중등도의 우울병 에피소드, 적응장애

-

진료내용 및 경과: 참가인은 회사 내 갈등으로 인해 우울감, 불안감, 자살, 자살사고 등으로 내원하여 본원 외래 통원치료 중임. 현재 회사 출근시 타인에 대한 위해, 자살사고 지속되고 있어 지속적인 치료가 필요한 상태임.

마)

단국대학교의과대학 부속병원의 심리평가보고서

참가인은 2014. 9. 24. 단국대학교의과대학 부속병원에서 심리평가를 받았는데, 그 평가결과는 아래와 같다.

바)

피고 자문의

의학적 자료검토 결과 불안, 우울감, 불면증 등의 우울삽화가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사)

피고 서울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

참가인의 업무내용과 재해내용 등 관련 자료를 종합적으로 검토한 위원회의 정신건강의학과, 직업환경의학과 등 전문가 의견은 직장폐쇄 등 업무로 인한 스트레스와 상병의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된다는 소견이다.

아)

이 법원의 진료기록 감정의 (서울의료원 정신건강의학과)

[인정근거] 갑 제2호증, 갑 제5호증의 1, 2, 갑 제6, 9, 13호증, 갑 제26호증의 1, 2, 갑 40호증의 9, 갑 제46호증, 갑 제48호증의 1, 갑 제54호증, 을가 제3, 4호증, 을가 제10호증의 2, 5, 을가 제11호증의 10, 15, 23, 을가 제12, 15호증, 을가 제20호증의 4, 6, 을가 제23호증, 을나 제26호증, 을나 46호증의 각 기재, 이 법원의 서울의료원장에 대한 진료기록감정촉탁결과 및 변론 전체의 취지

다.

판단

1)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5조 제1호에 정한 업무상 재해라고 함은 근로자의 업무수행 중 그 업무에 기인하여 발생한 질병을 의미하는 것이므로 업무와 질병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어야 한다. 그러나 질병의 주된 발생원인이 업무수행과 직접적인 관계가 없더라도 적어도 업무상의 과로나 스트레스가 질병의 주된 발생원인에 겹쳐서 질병을 유발 또는 악화시켰다면 그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다고 보아야 한다. 그 인과관계는 반드시 의학적·자연과학적으로 명백히 증명하여야 하는 것은 아니고 제반 사정을 고려할 때 업무와 질병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추단되는 경우에도 그 증명이 있다고 보아야 하며, 업무와 질병과의 인과관계의 유무는 보통평균인이 아니라 당해 근로자의 건강과 신체조건을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6. 3. 9. 선고 2005두13841 판결 등 참조).

2)

살피건대, 위 인정사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참가인이 받은 업무상 스트레스가 참가인의 개인적 소인과 겹쳐서 이 사건 상병을 유발하거나 악화시킨 것으로 추단되므로, 참가인의 이 사건 상병과 업무와의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할 수 있다.

가)

참가인은 2011. 5.경 시작되어 수년간 이어진 첨예한 노사분규 과정에서 직장폐쇄, 대규모 폭력사태, 징계처분, 관리자 및 동료 근로자들과의 갈등과 반목, 사측의 A지회 약화를 위한 조직적, 계획적인 부당노동행위 등을 경험하였다. 특히 참가인은 대의원으로 활동하면서 조합원들과 관리자, 원고 노조 소속 근로자들 사이에서 더 많은 정신적·물리적 충돌을 감내하여야 했을 것으로 보이고, 징계처분 외에 형사절차까지 거치면서 극도의 스트레스와 정신적 고통, 경제적 어려움을 겪었을 것임이 충분히 추단된다.

여기에 참가인과 함께 A지회에서 주요한 활동을 한 여러 사람이 정신과적 질환으로 요양승인을 받은 점, 대전지방고용노동청 청주지청장이 2016. 7. 29. 원고의 대표이사에게 원고의 아산공장과 영동공장 소속 전체 근로자에 대하여 정신질환에 대한 임시건강진단실시명령을 하기도 한 점 등까지 보태어 보면, 당시 원고와 A지회의 노사갈등 상황이 매우 극심하였고, 참가인이 겪은 스트레스는 객관적으로 보아 우울증을 유발하거나 심화시킬 정도의 극심한 스트레스였다고 볼 수 있으며, 위와 같은 업무상 스트레스 외에 달리 참가인에게 이 사건 상병을 유발할만한 환경적 요인은 확인되지 않는다.

나)

참가인의 주치의와 피고 서울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는 모두 참가인의 이 사건 상병이 위와 같은 노사·노노 갈등 등 업무로 인한 스트레스에 기인한 것이라는 의학적 소견을 제시하고 있다.

다만, 이 법원의 감정의는 '우울증 발생이 아닌 증상의 변화와 경과에 업무 스트레스가 일반적으로 연관이 있을 수 있으나, 진료기록에 근거하였을 때 참가인의 업무에서 우울증이 기인했다고 보기에는 어려움이 있다.'는 소견을 제시하기는 하였으나, 이는 원고가 신청한 감정사항이 "참가인의 우울증이 '원고 회사 아산공장 공무팀 내 자신의 업무'에서 기인한 것으로 볼 수 있는지"로 한정되어 있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이고, 앞서 본 일련의 사건들까지 고려한 답변으로는 보이지 않는바, 감정의의 위 소견을 참가인의 업무상 스트레스와 이 사건 상병 사이의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하지 않는 취지라고 받아들이기는 어렵다.

다)

쟁의행위가 시작된 2011. 3. 25.부터 소속 조합원들이 모두 업무에 복귀한 2011. 8. 31.까지의 기간 동안 A지회가 벌인 쟁의행위에 일부 불법적인 행위가 포함되어 있고, 2011년 협상이 결렬된 뒤 A지회에서 다시 쟁의행위를 시작하여 현재도 계속하고 있기는 하나, 2012. 3. 26. 이후의 쟁의행위는 전면적으로 근로제공을 거부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부분 파업, 태업, 간담회 개최, 현장순회, 피켓시위 등의 방식으로 이루어졌고, 참가인은 쟁의행위가 없던 시간에는 정상적으로 근무하였으므로, 이 사건 상병이 쟁의행위로 인하여 근로가 전혀 제공되지 않은 상태에서 발병하였다고 볼 수 없다.

또한 2012. 3. 26. 이후의 쟁의행위 과정에서 참가인 등 A지회 소속 근로자들의 폭행, 모욕 등의 위법행위가 있기는 하였으나, 그러한 사정만으로 위 쟁의행위 전체가 정당하지 못하였다고 단정하기 어렵고, 참가인이 앞서 본 바와 같이 명예훼손 등으로 벌금형의 형사처벌을 받은 사실이 있으나, 그 행위 자체가 개인의 책임을 넘어서 쟁의 행위의 일환이라고 보기도 어렵다.

오히려 원고는 A지회의 조직력과 투쟁력을 약화시키기 위한 일정 기간의 부당한 직장폐쇄, 위법한 징계해고, 원고 노조의 설립 지원, 징계 남발, 단체교섭 거부 등 조직적, 계획적인 부당노동행위로 대응하였고, 그로 인해 참가인은 생산직 업무에 복귀하여 업무를 수행하면서도 관리자 및 근로자들과의 갈등과 반목, 임금 삭감, 강화된 통제와 감독, 징계에 대한 두려움에 지속적으로 노출된 채 이를 수인·감내하거나 이에 대응하는 방안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는바, 이러한 일련의 과정에서 받은 참가인의 스트레스와 정신적 고통을 업무 외적인 스트레스로 평가할 수는 없다. 참가인의 이 사건 상병은 원고의 지배 또는 관리 하에 있는 업무의 수행 및 그에 수반되는 통상적인 활동 과정에서 발생한 것이라고 봄이 타당하다.

3.

결론

원고의 청구는 모두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선영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