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판결

서울행정법원 2016. 1. 21. 선고 2015구합4051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 중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은 원고보조참가인이 부담하고, 나머지 부분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재심판정의 경위

가.

원고는 1988. 5. 9. 설립된 주식회사로 자동차여객운송사업 등을 영위하고 있다. 참가인은 경남·울산지역자동차노동조합의 산하 조직으로 원고의 근로자들로 구성되어 있으며, 1988. 10. 22. 관할 노동청에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이하 '노동조합법'이라 한다)에 따라 참가인의 이름으로 노동조합 설립 신고를 하였다. 공공운수노조는 2006. 11. 30. 운수 분야 등에 종사하는 근로자들을 대상으로 설립된 전국 단위 산업별 노동조합으로 그 산하에 버스부경지부 가야아이비에스지회를 두고 있으며, 그 지회는 원고의 근로자들로 구성되어 있다.

나.

참가인은 2014. 1. 14., 공공운수노조는 2014. 1. 17. 각각 원고에게 단체교섭을 요구했다. 이에 따라 노동조합법 제29조2에서 정한 교섭 창구 단일화 절차가 진행되어 2014. 2. 3. 과반수 노동조합인 참가인이 교섭대표노동조합으로 확정되었다(위와 같이 각각 단체교섭을 요구할 당시 원고의 근로자들 중 참가인의 조합원은 168명, 공공운수노조의 조합원은 21명이었다). 원고와 참가인은 2014년 3월경부터 단체협약의 체결을 위해 수차례 교섭하였고, 2014. 6. 3. '2014년 단체협약'과 '2014년 근로시간 면제 한도 관련 부속합의'를 체결하였다. 그 부속합의에 따르면 원고와 참가인은 2014. 4. 1.부터 2015. 3. 31.까지 원고의 사업장에 있는 노동조합에 주어질 노동조합법 제24조의2에 따른 근로시간 면제 한도 3,000시간 가운데 2,850시간을 참가인에게, 150시간을 공공운수노조에 부여하기로 합의하였다(이하 '이 사건 합의'라 한다).

다.

공공운수노조는 2014. 9. 1. 이 사건 합의가 노동조합법 제29조의4 제1항에 따른 공정대표의무를 위반하였다고 주장하면서 같은 조 제2항에 근거하여 원고와 참가인을 상대로 경남지방노동위원회에 2014공정5호로 이에 대한 시정을 요청하였다. 경남지방노동위원회는 2014. 10. 28. '원고와 참가인이 공공운수노조에 근로시간 면제 한도를 단지 150시간만 배분한 것은 합리적인 이유를 찾을 수 없다'는 이유로 이 사건 합의가 공정 대표의무 위반임을 인정하고 원고와 참가인에게 성실히 교섭하여 공공운수노조에 근로시간 면제 한도를 다시 부여하라고 명하는 판정을 하였다.

라.

원고와 참가인은 2014. 12. 11. 위 초심판정에 대하여 중앙노동위원회에 2014공정 39호로 재심신청을 하였다. 중앙노동위원회는 2015. 2. 5. 위 초심판정과 같은 이유로 원고의 위 재심신청을 기각하는 판정(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을 하였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노동조합법은 제29조의4 제1항에서 "교섭대표노동조합과 사용자는 교섭 창구 단일화 절차에 참여한 노동조합 또는 그 조합원 간에 합리적 이유 없이 차별을 하여서는 아니 된다. "라고 규정하고 있다. 그러므로 사용자가 교섭 창구 단일화 절차에 참여한 다른 노동조합을 교섭대표노동조합과 서로 다르게 대우하는 행위를 한 경우에는, 사용자의 적극적인 주장·증명에 의하여 그 행위에 합리적 이유가 있음이 인정되지 않는 이상, 사용자는 위 조항에서 정한 공정 대표의무를 위반하였다고 보아야 한다.

앞에서 살펴본 바에 따르면 원고는 이 사건 합의를 통하여 2014. 4. 1. ~2015. 3. 31. 기간 동안 노동조합법 제24조의2에 따라 원고의 사업장에 있는 노동조합들에 주어질 수 있는 근로시간 면제 한도 3,000시간 중 95%에 해당하는 2,850 시간을 교섭대표노동조합인 참가인에게 주고 나머지 5%에 해당하는 150시간만을 교섭 창구 단일화 절차에 참여한 다른 노동조합인 공공운수노조에 줌으로써 교섭대표노동조합과 공공운수노조를 서로 다르게 대우하는 행위를 하였다.

따라서 위와 같은 행위에 합리적인 이유가 있는지에 관하여 나아가 살펴본다. 원고와 참가인은 ① 원고의 근로자들 중 참가인의 조합원은 이 사건 합의를 한 날을 기준으로 167명, 현재를 기준으로 171명이고, 공공운수노조의 조합원은 이 사건 합의를 한 날을 기준으로 18명, 현재를 기준으로 16명이어서 조합원 숫자에 현격하게 차이가 나는데, 노동조합법에서 복수 노조 사이에 조합원 숫자에 비례하여 근로시간 면제 한도를 배분하라는 규정을 두고 있지 않으므로 약 9%의 조합원을 보유하고 있는 공공운수노조에 근로시간 면제 한도 가운데 5%를 준 것이 적절하지 않다고 보기는 어려운 점, ② 소수노조인 공공운수노조는 노동조합의 유지에 필요한 활동만을 하면 되지만, 참가인은 그 외에도 교섭대표노동조합으로서 단체교섭권을 전속적으로 행사할 뿐만 아니라 노사협의회·고충 처리·산업 안전 활동 등을 하여야 하므로 교섭대표노동조합인 참가인에게 조합원 수의 비율을 상회하는 근로시간 면제 한도를 줄 필요성이 있는 점, ③ 원고의 근로자들은 1일 2교대제로 근무하면서 원고가 운용하는 휴무 제도를 통해 원하는 날에 쉴 수 있기 때문에 노동조합법 제24조 제4항에 따른 근로시간 면제 제도를 이용하지 않고도 얼마든지 노동조합 활동을 할 수 있는 점, ④ 공공운수노조는 2012년부터 매년 근로시간 면제 한도를 배분하는 문제와 관련하여 원고와 참가인을 상대로 노동위원회에 공정대표의무 위반 시정 요청을 하여 왔기 때문에 그 과정에서 의견 수렴과 협의가 충분하게 이루어졌을 뿐만 아니라 이 사건 합의를 도출하는 과정에서도 참가인이 수차례에 걸쳐 공공운수노조에 교섭 진행 사실을 알리고 근로시간 면제 한도 배분 문제와 관련하여 공공운수노조의 의견을 물어보았으므로 적극적인 의견 수렴과 협의 절차가 이루어졌다고 보아야 하는 점 등을 종합하면, 원고가 이 사건 합의를 통하여 근로시간 면제 한도 배분과 관련하여 참가인과 공공운수노조를 서로 다르게 대우하는 행위를 한 데에는 합리적인 이유가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다음과 같은 이유에서 원고가 주장하는 사정만으로는 원고가 이 사건 합의를 통해 참가인과 공공운수노조를 서로 다르게 대우하는 행위를 한 데에 합리적인 이유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 그렇다면 원고의 위와 같은 행위는 교섭대표노동조합인 참가인과 교섭 창구 단일화 절차에 참여한 다른 노동조합인 공공운수노조를 차별하는 행위로서 노동조합법 제29조의4 제1항에서 정하는 공정대표의무를 위반하는 행위에 해당한다. 따라서 같은 취지의 이 사건 재심판정은 적법하다.

가.

참가인과 공공운수노조가 2014년 1월 원고에게 각각 단체교섭을 요구했을 당시의 조합원 수 비율(168명 : 21명)에 비례하여 근로시간 면제 한도 3,000시간을 배분하면 공공운수노조의 몫은 약 333시간(3,000시간 × 21명/189명, 소수점 이하는 버림, 이하 같다)이 된다. 원고와 참가인이 주장하는 이 사건 합의를 한 날이나 현재를 기준으로 한 조합원 수 비율(167명 : 18명 또는 171명 : 16명)에 비례하여 이를 배분하더라도 공공운수노조의 몫은 약 291시간(3,000시간 × 18명/185명) 또는 약 256시간(3,000시간 × 16명/187명)이 된다. 원고가 이 사건 합의를 통해 공공운수노조에 부여한 근로시간 면제 한도인 150시간은 위와 같이 조합원 수 비율에 비례하여 산정한 공공운수노조의 몫 가운데 45%(150시간 ÷ 333시간 × 100) 정도에서 58%(150시간 ÷ 256시간 × 100) 정도에 그친다. 물론 노동조합법 제29조의4 제1항에서 정한 공정대표의무가 교섭 창구 단일화 절차에 참여한 노동조합 사이에 절대적인 평등이 유지되어야 한다거나 조합원 숫자에 따른 단순한 비례적 평등이 무조건 인정되어야 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그러나 노동조합의 활동은 그 노동조합에 속한 조합원들의 개별적인 활동에 의탁하여 이루어질 수밖에 없고 이러한 조합원 개개인의 활동이 집합하여 노동조합 활동의 결과물을 만들어낸다는 점을 생각할 때 노동조합의 원활한 활동을 보장하기 위하여 노동조합법 제24조 제4항에 따라 주어지는 근로시간 면제 한도는 결국 노동조합의 활동의 근간인 조합원들의 숫자를 가장 기본적인 기준으로 하여 주어지고 배분될 수밖에 없다. 노동조합법 제24조 제4항도 근로시간 면제 한도는 사업 또는 사업장별로 '조합원 수 등'을 고려하여 결정한다고 규정하여 조합원의 수가 근로시간 면제 한도에 관한 일차적이고 기본적인 기준이 됨을 명시하고 있다. 따라서 이러한 기준과 다르게 조합원 수에 비례하지 않는 방식으로 근로시간 면제 한도를 배분하는 경우에는 그러한 배분을 정당화할 만한 충분한 사정이 있어야 합리성을 인정할 수 있다. 즉 이 사건에서도 원고가 공공운수노조에 근로시간 면제 한도를 부여하면서 조합원 수 비율에 비례하여 산정한 몫의 45~58%만을 부여한 것에 합리성이 있다고 하기 위해서는 조합원 수의 비율에 따르지 않은 것을 정당화할 만한 충분한 사정이 있어야 한다.

나.

원고와 참가인은, 소수 노조인 공공운수노조는 노동조합의 유지에 필요한 활동만 하면 되는 것과 달리 참가인은 노동조합의 유지에 필요한 활동 외에 교섭대표노동조합으로서 단체교섭과 노사협의회·고충 처리·산업 안전에 관한 활동 등을 추가로 해야 하는데, 위와 같이 참가인이 추가로 해야 하는 활동에 필요한 시간이 연간 2,000시간 정도이므로 이를 제외한 나머지 1,000 시간만을 가지고 참가인과 공공운수노조 사이에 근로시간 면제 한도를 배분하여야 하고, 그럴 경우 공공운수노조에 주어지는 근로시간 면제 한도는 연간 100시간 남짓에 불과하므로, 원고가 조합원 수 비율에 따르지 않고 공공운수노조에 연간 150 시간의 근로시간 면제를 부여한 행위를 정당화할 만한 충분한 사정이 있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원고와 참가인의 주장과 같이 참가인이 교섭 대표노동조합으로서 추가로 수행해야 하는 활동에 드는 시간이 연간 2,000시간에 육박한다는 점을 인정할 아무런 자료가 없다. 오히려 원고와 참가인이 체결한 2014년 단체협약에 따를 때 2014. 4. 1.부터 2015. 3. 31.까지 주어지는 3,000시간의 근로시간 면제 한도 중 참가인이 교섭대표노동조합으로서 추가로 수행하여야 한다고 주장하는 활동에 배정된 시간은 총 336시간[임금 협상·단체협약 관련 준비 활동 72시간(풀타임 면제자 36시간 + 파트타임 면제자 12시간 + 그 밖의 면제자 24시간), 근로자 고충 처리 72시간(풀타임 면제자 36시간 + 파트타임 면제자 12시간 + 그 밖의 면제자 24시간), 산업재해 방지에 대한 안전 활동 60시간(풀타임 면제자 24시간 + 파트타임 면제자 12시간 + 그 밖의 면제자 24시간), 교통사고 처리 보조 72시간{풀타임 면제자 36시간 + 파트타임 면제자 12시간(단체협약에 '24시간'이라고 기재된 것은 오기로 보인다) + 그 밖의 면제자 24시간}, 노사협의회 60시간(풀타임 면제자 24시간 + 파트타임 면제자 12시간 + 그 밖의 면제자 24시간)]에 불과하고, 참가인과 공공운수노조가 공통적으로 수행하는 노동조합의 유지에 필요한 활동에 배정된 시간이 총 2,664시간(풀타임 면제자 1,844시간 + 파트타임 면제자 516시간 + 그 밖의 면제자 304시간)에 달함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다. 그렇다면 위와 같은 단체협약의 기준에 따라 참가인이 교섭대표노동조합으로서 추가로 수행해야 하는 활동에 필요한 336시간을 제외하고 공통적으로 수행하는 활동에 배정된 2,664시간을 조합원 수의 비율에 비례하여 참가인과 공공운수노조 간에 배분하는 것[이렇게 할 경우 공공운수노조에는 약 227시간(2,664시간 × 16명/187명)~ 약 296시간(2,664시간 × 21명/189명)이 주어지는바, 원고가 공공운수노조에 부여한 150시간은 여기에도 미치지 못한다]이 정당할 여지가 있음은 별론으로 하고, 원고와 참가인이 주장하는 바와 같이 총 3,000시간의 근로시간 면제 한도 가운데 2,000시간을 교섭대표노동조합인 참가인에게 우선적으로 배분하여야 함을 전제로 공공운수노조에 150시간의 근로시간 면제한도를 부여한 행위를 정당화할 충분할 만한 사정이 있다고 인정하기는 어렵다.

다.

원고와 참가인은 이 사건 합의를 통해 참가인에게 조합원 수의 비율을 넘는 근로시간 면제 한도를 부여하고 공공운수노조에 그 비율에 미치지 못하는 근로시간 면제 한도를 부여한 행위를 합리화하는 근거로 원고의 근로자들이 1일 2교대제로 근무하고 휴무 제도를 이용할 수 있기 때문에 근로시간 면제 제도를 이용하지 않고도 얼마든지 노동조합 활동을 할 수 있다는 사정을 들고 있다. 그러나 원고와 참가인이 주장하는 위와 같은 사정은 참가인과 공공운수노조에 똑같이 적용되는 사항이므로 그들 가운데 어느 한쪽을 우대하거나 열등하게 취급하는 합리적인 근거가 될 수 없다. 즉 원고와 참가인의 주장에 따르더라도 근로시간 면제 제도를 이용하지 않고 얼마든지 노동조합 활동을 할 수 있는 것은 참가인과 공공운수노조가 모두 마찬가지이므로 이러한 점을 들어 그중 어느 한쪽인 참가인을 우대하여 근로시간 면제 한도를 상대적으로 더 많이 부여할 수는 없다.

라.

한편 절차적인 면과 관련하여 근로시간 면제 한도에 관한 원고와 노동조합 간의 합의가 매년 단위로 이루어지고 있음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으므로 이 사건 합의 과정에서 소수 노조인 공공운수노조에 대한 의견 수렴 절차와 협의 절차가 성실하게 이루어졌는지는 이 사건 합의를 둘러싼 과정만을 놓고 판단함이 타당하다. 그런데 갑 제5, 6, 8, 9호증의 각 기재와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참가인이 2014년 3월경 원고와 단체협약 체결을 위한 교섭을 시작하여 2014. 6. 3. 이 사건 합의를 포함한 2014년 단체협약 등을 체결할 때까지 공공운수노조에 단체협약 또는 근로시간 면제한도 배분에 관한 의견을 묻는 공문을 두어 차례 보냈던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나, 위 인정 사실만으로는 원고와 참가인이 이 사건 합의를 하는 과정에서 공공운수노조로부터 의견을 수렴하는 절차나 공공운수노조와 협의하는 절차를 충실하게 이행하였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다. 오히려 갑 제7, 9호증의 각 기재와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공공운수노조는 위와 같이 단체협약과 근로시간 면제 한도 배분에 관한 의견을 묻는 참가인의 공문에 답신을 하면서 몇 차례 직접 만나서 의견을 조율하고 싶다는 의사를 전하였으나 참가인은 그에 응하지 않았던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이에 따르면 원고와 참가인은 이 사건 합의를 하는 과정에서 공공운수노조로부터 의견을 수렴하거나 공공운수노조와 협의하는 절차를 충실하게 이행하지 않았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이 사건 합의는 절차적인 합리성도 갖추고 있지 못하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반정우(재판장) 김용찬 서범욱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