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판결

서울행정법원 2016. 1. 14. 선고 2015구합69157 판결

주문

1.

피고가 2015. 6. 29. 원고와 피고보조참가인 사이의 중앙 2015부해378 부당해고구제 재심신청사건에 관하여 한 재심판정을 취소한다.

2.

소송비용 중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은 피고보조참가인이,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이유

1.

재심판정의 경위

가.

피고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이라 한다)은 상시근로자 390명을 고용하여 시내버스 운수업을 하는 법인이고, 원고는 2006. 4. 20. 참가인에 입사하여 버스 운전기사로 근무하던 자이다.

나.

참가인은 2014. 11. 26. 원고에게 2014. 10. 31.자로 원고를 당연퇴직 하였음을 통보하였다(이하 '이 사건 당연퇴직 통보'라 한다).

다.

원고는 이 사건 당연퇴직 통보가 부당해고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며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하였으나,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2015. 4. 29. "이 사건 당연퇴직 통보는 해고에 해당하나, 이 사건 사고를 업무상 재해로 볼 수 없어 근로기준법 제23조 제2항에 위배된다고 볼 수 없고, 해고사유가 인정되고 절차적 위법도 없다."는 이유로 위 구제신청을 기각하였다.

라.

원고는 이에 불복하여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하였으나, 중앙노동위원회는 2015. 6. 29. 서울지방노동위원회와 같은 이유로 위 재심신청을 기각하였다(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4 내지 6호증, 을나 제9, 10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가.

원고의 주장

원고는 2014. 7. 22. 퇴근 중 교통사고를 당하여 부상을 입었던바 이는 업무상 부상에 해당하므로, 그로 인한 수술 및 입원치료를 위하여 휴업한 기간 중 원고를 해고한 것은 근로기준법 제23조 제2항에 위배된다. 따라서 이와 달리 본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다.

나.

관계 규정

별지 기재와 같다(인정근거: 을나 제6, 7호증의 각 기재).

다.

인정사실

1)

원고는 2014. 7. 22. 오전근무를 마치고 14:00경 자신이 소유한 오토바이를 이용하여 퇴근하던 중 서울 용산구 한강대로 삼각지 부근 교차로에서 교통사고를 당하여 좌측 경골 하단의 개방성 골절, 네 개 또는 그 이상의 늑골을 포함하는 다발골절 등의 상해를 입었다(이하 '이 사건 사고'라 한다).

2)

원고는 2014. 7. 22. 순천향대학교 서울병원에 입원하여 2014. 7. 22. 좌측 폐쇄식 흉관 삽관술, 2014. 7. 23. 폐쇄정복 및 외고정 장치를 이용한 외고정술, 2014. 7. 25. 늑간 혈관 결찰 및 늑골 고정술 등, 2014. 8. 18. 국소피판술 및 부분층 피부이식술, 2014. 10. 7. 폐쇄정복 및 외고정 장치를 이용한 외고정술과 골이식술 등 각종 수술을 받고, 2015. 2. 14.까지 계속하여 입원치료를 받았다.

3)

원고는 3차에 걸쳐 휴직신청을 하고 2014. 8. 1.부터 2014. 10. 31.까지 휴직을 하였는데, 휴직기간이 끝난 이후에도 원고가 출근하지 아니하자 참가인은 2014. 11. 7. 및 20. 원고에게 "휴직기간이 만료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복직을 하지 않고 있으므로, 출근하여 본연의 업무를 수행해 달라."는 취지의 업무복귀 명령을 하였다.

4)

이에 원고가 2014. 11. 24. 순천향대학교 서울병원 작성의 입원확인서를 첨부하여 "이 사건 사고로 인해 현재도 입원치료 중이므로 회사복귀 명령을 위반하지 않았다."는 내용의 답변서를 보내자, 참가인은 원고에게 이 사건 당연퇴직 통보를 하였다.

5)

원고의 주소지는 서울 서대문구 B이고, 참가인의 차고지는 원고의 위 주소지로부터 20km 가량 떨어진 서울 관악구 신림로 87-8에 있다.

6)

원고는 이 사건 사고일인 2014. 7. 22. 오전근무조에 편성되어 서울대학교 제2공학관에서 중앙대학교 사이를 왕복하는 5511번 노선을 운행하였는데, 원고가 배차받은 차량인 C의 첫 운행 시작시각은 서울대학교 캠퍼스 안에 있는 위 노선의 출발지를 기준으로 06:19였고, 마지막 운행 종료시각은 참가인의 차고지를 기준으로 13:22였다.

7)

참가인은 근로자들의 출퇴근시간을 별도로 정해두지 않고 있어 참가인 소속 근로자들은 일일승무명령에 따라 자신이 배차받은 차량의 첫 운행 시작시각에 맞추어 위 차량의 운행을 시작할 수 있도록 출근하였다가 위 차량의 마지막 운행 종료 이후 퇴근하면 된다.

8)

5511번 노선을 운행하는 근로자들은 자신이 배차받은 차량의 첫 운행 시작에 앞서 참가인의 차고지에 도착하여 냉각수 등 차량점검, CNG 연료 보충 등 운행을 위한 준비를 마친 후 차고지로부터 약 10분 거리에 있는 위 노선의 출발지인 서울대학교 제2공학관으로 이동하여 대기할 것이 요구되었는데, 여기에는 총 30 ~ 40분 가량이 소요된다. 참가인은 근로자들에게 무상으로 아침식사를 제공하고 있어 대부분의 근로자들은 첫 운행 시작에 앞서 구내식당에서 아침식사를 하였다.

9)

참가인은 근로자들에게 통근을 위한 별도의 교통수단을 제공하지 않아 근로자들은 각자의 선택에 따라 오토바이나 승용차를 자가운전하거나 대중교통을 이용하거나 도보로 통근하고 있다. 참가인이 근로자들에게 적극적으로 주차공간을 제공하거나 교통보조비나 유류비 명목의 금원을 지급한 바는 없으나, 차고지 내 빈공간이 있는 경우 근로자들의 오토바이나 승용차를 주차하는 것은 허용하였다.

10)

원고가 자신의 주소지에서 참가인의 차고지까지 이동할 때 이용할 수 있는 대중교통은 110B번 또는 153번 버스 뿐이고, 110B번 버스를 탑승하는 경우에는 도보이동시간을 포함하여 79분 가량이 소요되고, 153번 버스를 탑승하는 경우에는 환승노선에 따라 도보이동시간을 포함하여 75 ~ 84분 가량이 소요된다.

11)

원고의 주소지는 버스정류장(D대학 또는 E아파트)으로부터 도보 약 9분(570m) 또는 8분 거리(553m)에, 참가인의 차고지는 버스정류장(신림동고시촌입구)으로부터 도보 약 3분 거리(188m)에 위치해 있다. 원고의 주소지 부근 버스정류장에서의 첫 정차시각은 110B번의 경우 04:36경이고, 153번의 경우 04:53경이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4, 7, 8호증, 을나 제3 내지 5, 8, 9, 11, 13, 14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라.

판단

1)

이 사건 당연퇴직 통보의 법적 성질

사용자가 어떤 사유의 발생을 당연퇴직 또는 면직 사유로 규정하고 그 절차를 통상의 해고나 징계해고와 달리한 경우에, 그 당연퇴직사유가 근로자의 사망이나 정년, 근로계약기간의 만료 등 근로관계의 자동소멸사유로 보이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이에 따른 당연퇴직처분은 근로기준법 제23조의 제한을 받는 해고라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2009. 2. 12. 선고 2007다62840 판결 참조).

이 사건의 경우 참가인이 원고에게 해고통보를 한 것이 아니라 취업규칙 제20조, 제23조에 따라 당연퇴직 처리하였음을 통보하였음은 앞서 본 바와 같으나, 위 취업규칙 제20조, 제23조가 당연퇴직 사유로 규정하고 있는 '휴직기간 만료자가 기일 내에 복직원을 제출하지 않거나 복직이 불가능한 때'는 성질상 근로관계의 자동소멸을 가져오는 사유로 보이지는 아니하므로, 이 사건 당연퇴직 통보는 해고의 성질을 지니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

2)

이 사건 당연퇴직 통보의 적법 여부

가)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 제23조 제2항은 "사용자는 근로자가 업무상 부상 또는 질병의 요양을 위하여 휴업한 기간과 그 후 30일 동안은 해고하지 못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이는 근로자가 업무상 재해로 인하여 노동력을 상실하고 있는 기간과 노동력을 회복하기에 상당한 그 후의 30일간은 근로자를 실직의 위협으로부터 절대적으로 보호하고자 함에 있다. 이때 요양을 위하여 휴업이 필요한지 여부는 업무상 부상 등의 정도, 부상 등의 치료과정 및 치료방법, 업무의 내용과 강도, 근로자의 용태 등 객관적인 사정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하고, 해고를 전후하여 그 근로자에 대하여 산업재해보상보험법에 의한 요양승인이 내려지고 휴업급여가 지급된 사정은 그 해고가 근로기준법 제23조 제2항이 정한 휴업기간 중의 해고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판단하는 데에 참작할 사유가 될 수는 있지만, 법원은 이에 기속됨이 없이 앞서 든 객관적 사정을 기초로 실질적으로 판단하여 그 해고 당시 요양을 위하여 휴업을 할 필요가 있는지 여부를 결정하여야 한다(대법원 2011. 11. 10. 선고 2009다63205 판결 참조).

이때 업무상 부상이란, 근로자가 사업주와의 근로계약에 기하여 사업주의 지배·관리 하에서 당해 근로업무의 수행 또는 그에 수반되는 통상적인 활동을 하는 과정에서 이러한 업무에 기인하여 발생한 부상을 의미하는데, 일반적으로 출퇴근 방법과 경로의 선택이 근로자에게 유보되어 있어 통상 사업주의 지배·관리 하에 있다고 할 수 없고, 근로자가 선택한 출퇴근 방법과 경로의 선택이 통상적이라는 이유만으로 근로자의 출퇴근 중에 발생한 부상이 업무상 부상으로 될 수는 없다. 그러나 사업주가 제공한 교통수단을 근로자가 이용하거나 또는 사업주가 이에 준하는 교통수단을 이용하도록 하는 경우, 외형상으로는 출퇴근의 방법과 그 경로의 선택이 근로자에게 맡겨진 것으로 보이지만 출퇴근 도중에 업무를 행하였다거나 업무의 특성이나 근무지의 특수성 등으로 출퇴근의 방법 등에 선택의 여지가 없어 실제로는 그것이 근로자에게 유보된 것이라고 볼 수 없고 사회통념상 아주 긴밀한 정도로 업무와 밀접·불가분의 관계에 있다고 판단되는 경우 등 근로자의 출퇴근 과정이 사업주의 지배·관리 하에 있다고 볼 수 있는 경우에는 출·퇴근 중에 발생한 재해도 업무상의 재해로 될 수 있다(대법원 2014. 2. 27. 선고 2013두17817 판결 참조).

나)

이 사건의 경우

⑴ 비록 이 사건 사고 당시 원고가 타고 있던 오토바이가 원고 소유로서 그 관리·사용권이 원고에게 속하기는 하였으나, 앞서 본 인정사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정을 고려하면, 원고가 이 사건 사고 당일 선택한 출퇴근 방법인 오토바이는 출근시간에 맞추어 참가인의 차고지로 이동하기 위한 유일한 것으로서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고 보인다.

①

이 사건 사고 당일인 2014. 7. 22. 원고의 5511번 버스 첫 운행 시작시각은 06:19로, 원고는 그로부터 약 30 ~ 40분 이전까지는 원고의 주소지로부터 상당한 거리가 떨어진 참가인의 차고지에 도착하여 버스 운행을 위한 준비를 할 것이 요구되었다.

②

원고가 자신의 주소지에서 참가인의 차고지까지 이용할 수 있는 대중교통은 110B번 또는 153번 버스뿐인데, 원고의 주소지 부근 버스정류장에서부터 참가인의 차고지까지는 110B번 버스를 이용하는 경우 70분 가량(원고의 주소지로부터 참가인의 차고지까지의 총소요시간 79분에서 원고의 주소지로부터 부근 버스정류장까지의 도보이동시간 약 9분 제외), 153번 버스를 이용하는 경우 66 ~ 75분 가량(원고의 주소지로부터 참가인의 차고지까지의 총소요시간 75 ~ 84분에서 원고의 주소지로부터 부근 버스정류장까지의 도보이동시간 약 9분 제외)이 각 소요되고, 위 버스들의 원고의 주소지 부근 버스정류장에서의 첫 정차시각은 110B번 버스의 경우 04:36경, 153번 버스의 경우 04:53경이어서 원고가 위 버스들을 이용하여 출근하는 경우 첫 버스를 탑승한다고 하여도 각 05:46경, 05:59 ~ 06:08경에야 비로소 참가인의 차고지에 도착하게 된다. 여기에 출근과정에서 교통정체 등 각종 돌발상황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는 점을 함께 고려하면, 원고로서는 대중교통을 이용하게 되면 5511번 첫 버스 정시운행을 위한 시간 내에 출근하기 어려웠을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이 사건 사고 당일 원고의 출퇴근 과정은 참가인의 지배·관리 하에 있었다고 볼 수 있고, 이 사건 사고는 원고에 대하여 산업재해보상보험법에 의한 요양승인이 있었는지 여부와 관계없이 업무상 부상에 해당한다.

⑵ 또한 앞서 본 원고의 부상의 정도, 치료과정 및 치료의 방법, 원고가 계속하여 입원치료를 받고 있었던 점, 원고의 평소 업무내용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당연퇴직 통보 당시 원고에게는 요양을 위하여 휴업할 필요가 있었다고 보인다.

다)

그렇다면 이 사건 당연퇴직 통보는 근로기준법 제23조 제2항에 위배되어 업무상 부상을 위한 휴업기간 중에 이루어진 것으로서 위법하다.

3)

소결론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다.

3.

결론

결국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승한(재판장) 박기주 이화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