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재심판정의 경위
원고는 상시근로자 약 180명을 고용하여 전자무역과 관련한 서비스업 등을 영위하는 회사이고, 참가인은 1994. 11. 14. 원고에 입사한 원고 소속 근로자이며, A노동조합(이하 '이 사건 노동조합'이라 한다)은 원고 소속 근로자를 조직대상으로 하여 2002. 8. 27. 설립된 기업단위 노동조합이다.
원고는 2015. 6. 30. 이 사건 노동조합의 위원장직 임기를 마치고 현업으로 복귀한 참가인을 2015. 7. 1.자로 부산지사 기업지원팀장으로 발령하고, 2015. 7. 31. 참가인이 위 인사명령에 불복하여 무단결근한 점 등을 징계사유로 삼아 참가인에게 견책의 징계처분을 하였다.
참가인과 이 사건 노동조합은 원고가 참가인에게 한 2015. 7. 1.자 전보명령(이하 '이 사건 전보명령'이라 한다)과 2015. 7. 31.자 견책처분(이하 '이 사건 징계처분'이라 한다)이 부당전보 및 부당징계이자 지배·개입의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며 2015. 8. 7. 경기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하였고, 경기지방노동위원회는 2015. 10. 5. 이 사건 전보명령과 징계처분이 부당하나, 부당노동행위에는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하여 참가인과 이 사건 노동조합의 구제신청 중 부당노동행위 부분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을 인용하였다.
원고와 이 사건 노동조합은 이에 불복하여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하였으나, 중앙노동위원회는 2016. 2. 11. 이들의 재심신청을 모두 기각하였다(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원고의 주장
이 사건 전보명령에 관하여
원고는 현업 복귀와 관련하여 참가인과 수차례에 걸쳐 협의를 하였고, 참가인은 연고지인 부산시에서 근무한 경력이 있으며, 이 사건 전보명령으로 인하여 참가인이 입게 되는 생활상의 불이익은 거의 없는 반면 업무상 필요성은 상당하므로, 이 사건 전보명령은 적법하다.
이 사건 징계처분에 관하여
이 사건 전보명령이 적법한 이상 참가인이 전출지로 출근하지 않은 것은 무단 결근에 해당하여 징계사유가 존재하고, 참가인에 대한 징계도 견책에 불과하여 그 양정도 과중하다고 볼 수 없다.
관계 규정
인정사실
경남 고성군에서 태어난 참가인은 초등학교 1학년 때 부산으로 이사하였고, 부산에서 초등학교부터 대학까지 다녔다.
참가인은 원고에 입사한 후 2007. 7. 31.부터 2012. 6. 14.까지 이 사건 노동조합의 제3·4대 위원장직을 역임하였다. 그 후 참가인은 현업에 복귀하였다가 2013년 11월경 이 사건 노동조합의 위원장이 사퇴함에 따라 보궐선거를 통해 제5대 위원장으로 선출되어 2013. 11. 27.부터 2015. 6. 14.까지 근로시간 면제 대상으로 지정되었다.
참가인은 원고에 입사한 후 아래와 같은 업무를 담당하였다.
산업통상자원부는 2013. 7. 11. '제2차 무역투자진흥회의'에서 하반기 수출확대 방안의 일환으로 같은 달 1일부터 전자무역인프라 기본료(건당 800원~1,400원) 면제범위를 확대(월 3건→10건)하고, 2014년 7월부터 기본료를 폐지하여 3만 4천여 무역업체가 부담하던 연간 106억 원의 이용요금을 경감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원고는 위와 같이 무역업체들로부터 매년 지급받던 기본료가 폐지되어 연간 100억 원 정도의 수입 감소가 예상되고, 해상물류 서비스 분야를 신규 사업으로 추진하기로 하면서 사업계획 조직 효율화를 통한 경영개선이 필요하다고 판단하여 2015년 2월경 한국능률협회컨설팅에 '인사제도개선 컨설팅 용역'을 의뢰하였다.
위 컨설팅 의뢰 결과에 따라 원고는 2015. 6. 24.경 4개 본부, 1개 실, 1개 아카데미, 25개 팀, 1개 지사(부산지사)로 조직을 개편하였다. 원고는 해상물류 서비스 사업에 진출함에 따라 물류업체 지원업무를 강화하기 위하여 통합 조직이었던 부산지사를 아래와 같이 물류지원팀과 기업지원팀으로 이원화하였다.
원고의 대표이사는 2015. 5. 7.과 같은 달 19일 이 사건 노동조합 위원장직의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던 참가인을 만나 이 사건 노동조합의 조합원 자격이 없는 팀장직(인사노무팀장, Cloud Biz팀장, 부산지사 팀장)을 제안하며 '노동조합 측이 아닌 회사 측을 위해 일해 보는 것이 어떻겠냐'는 취지의 말을 하였다.
참가인은 2015. 6. 9. 실시된 이 사건 노동조합의 위원장 선거에서 낙선하였고, 위원장 임기가 만료된 다음날인 2015. 6. 15. 현업 복귀를 위하여 경영지원팀으로 대기발령 받았다.
원고는 위와 같이 조직개편을 한 후 2015. 6. 26. 전 직원을 대상으로 팀장 공모를 실시하였으나, 참가인은 이에 응모하지 않았다. 원고는 2015. 6. 30. 직원들이 제출한 팀장 지원서를 바탕으로 25명의 팀장을 인선하였고(그 중 참가인을 포함한 8명은 팀장에 응모하지 않은 직원들이다), 2015. 7. 1.자로 참가인을 부산지사 기업지원팀 팀장으로 임명하였다.
참가인은 2015. 7. 2.과 같은 달 9일 원고에게 아무런 생활의 근거가 없는(참가인은 구리시에 거주하고 있었다) 부산지사로의 발령은 전임 위원장에 대한 보복인사라는 오해의 소지가 있으니 부산지사로의 인사발령에 대한 사유를 밝혀 달라는 취지의 내용증명우편을 발송하였고, 이 사건 노동조합도 2015. 7. 3. 원고에게 참가인에 대한 인사발령은 단체협약 제15조(통지의무), 제20조(조합 간부 및 임원의 인사)를 위반한 것이므로 이에 대한 사유를 밝혀 달라는 취지의 공문을 발송하였다.
이에 원고는 2015. 7. 13. 참가인 및 이 사건 노동조합에게 '참가인에 대한 부산지사 발령은 부산지사 근무경력, 연고지 및 업무 적합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것으로 정당한 인사이다'라는 취지의 공문을 발송하였다.
참가인이 인사발령에 따르지 않으며 부산지사로 출근하지 않자, 원고의 경영지원팀장은 참가인에게 2015. 7. 9. 인사명령 이행을 촉구하는 내용의 이메일을 발송하였고, 2015. 7. 15.과 같은 달 21일 '7월 24일까지 인사명령을 이행하지 않을 경우 중징계가 불가피하며 같은 달 27일 인사위원회를 개최하겠다'는 취지의 이메일을 발송하였으며, 참가인은 2015. 7. 24.부터 부산지사에 출근하였다.
원고는 인사위원회 심의를 거쳐 2015. 7. 31. '인사명령 불복종, 직무태만, 근무지 이탈 및 무단결근 등 직장질서를 문란하게 하였다'는 이유로 참가인에게 견책처분을 하였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3 내지 7, 11, 12, 15호증, 을가 제1, 3 내지 6호증, 을나 제14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증인 C의 증언, 변론 전체의 취지
판단
이 사건 전보명령의 적법 여부
관련 법리
근로자에 대한 전직이나 전보처분은 근로자가 제공하여야 할 근로의 종류·내용·장소 등에 변경을 가져온다는 점에서 근로자에게 불이익한 처분이 될 수도 있으나, 원칙적으로 인사권자인 사용자의 권한에 속하므로 업무상 필요한 범위 안에서는 상당한 재량을 인정하여야 하고, 그것이 근로자에 대하여 정당한 이유 없이 해고·휴직·정직·감봉 기타 징벌을 하지 못하도록 하는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에 위배되거나 권리남용에 해당하는 등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무효라고 할 수는 없다. 전직처분 등이 정당한 인사권의 범위 내에 속하는지의 여부는 당해 전직처분 등의 업무상의 필요성과 전직에 따른 근로자의 생활상의 불이익을 비교·교량하고, 근로자가 속하는 노동조합(노동조합이 없으면 근로자 본인)과의 협의 등 그 전직처분을 하는 과정에서 신의칙상 요구되는 절차를 거쳤는지 여부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결정하여야 한다(대법원 2015. 10. 29. 선고 2014다46969 판결).
이 사건의 경우
앞서 인정한 사실과 앞서 거시한 증거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의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전보명령은 단체협약 제18조에 따라 요구되는 이 사건 노동조합과의 협의를 거쳤다고 보기 어렵고, 이 사건 전보명령의 업무상 필요성이 그로 인한 참가인의 생활상의 불이익보다 크다고 볼 수 없으므로, 원고는 인사권의 재량을 일탈하여 이 사건 전보명령을 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을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단체협약(갑 제8호증) 제18조에 의하면 근로시간 면제자가 전임에서 해임될 경우 원고는 이 사건 노동조합과 협의하여 근로시간 면제자의 현업 복귀 부서를 결정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한편 원고의 발령 내용에 따라 근로시간 면제자의 조합원 자격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경우, 즉 팀장으로 발령할 경우에는 근로시간 면제자였던 근로자나 노동조합의 조합활동에 영향을 미칠 수 있으므로 위 조항에서 말하는 노동조합과의 협의는 이를 엄격하게 해석할 필요가 있다.
이와 관련하여 원고는 대표이사가 2차례, 경영지원팀장이 3차례 참가인과 협의를 하였고, 이 사건 노동조합에 의견 제출을 요구하였으나, 이 사건 노동조합은 별다른 의견을 밝히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원고 대표이사가 참가인과 면담한 시점은 이 사건 노동조합의 위원장 선거를 앞두고 있던 때라 참가인의 현업 복귀가 확정된 상태가 아니었고(참가인이 2013년 11월 5대 위원장 보궐선거에 입후보하면서 다음 선거에는 출마하지 않을 것이라는 취지의 언동을 하였다는 사정만으로 참가인의 현업 복귀가 확정되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원고 대표이사는 현업 복귀에 따른 보직을 논의하기 위해서라기보다 팀장직을 제안하며 위원장 선거 입후보를 만류하기 위하여 참가인과 면담한 것으로 보인다.
또한 참가인은 위원장 선거에서 낙선한 후 경영지원팀장에게 노사협력파트장직을 희망한다는 취지의 말을 하였으나, 이는 참가인이 사석에서 한 대화로 보일 뿐 이를 이 사건 노동조합과의 협의라고 평가하기는 어렵다.
나아가 이 사건 노동조합이 2015. 7. 3. 원고에게 참가인에 대한 인사발령이 단체협약 제20조(조합 간부 및 임원의 인사) 등을 위반하였다는 취지의 항의 공문을 보낸 점에 비추어 참가인의 발령에 관한 원고의 의견 제출 요구에 이 사건 노동조합이 응하지 않았다고 보기도 어렵다.
따라서 원고가 이 사건 노동조합과 신의칙상 요구되는 정도의 협의를 거쳤다고 볼 수는 없다.
원고가 물류지원팀의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부산지사를 이원화한 점에 비추어 기업지원팀의 업무 중요도는 상대적으로 떨어져 보이고, 실제로 참가인은 기업지원팀 팀장으로서 특별한 업무를 부여받지도 않은 것으로 보이는 점을 고려할 때 팀장 공모에 응모하지 않은 참가인을 팀장으로 선발하여 부산지사 기업지원팀으로 보내야 할 업무상 필요성이 크다고 보이지는 않는다.
또한 팀장 공모에 응모하지도 않은 참가인이 현업 복귀 보직으로서 팀장직만을 원했다고 보기 어렵고, 원고 대표이사가 참가인에게 부산지사 팀장직과 함께 인사노무팀장직과 Cloud Biz 팀장직도 제안했던 점에 비추어 부산지사 팀장직만이 참가인에게 적정한 보직이었다고 보기도 어렵다.
참가인이 팀장직을 맡게 되면서 이전보다 다소 많은 급여를 받게 되었으나, 참가인이 부산지사에서 근무한 것은 약 15년 전이고, 구리시에서 거주하고 있는 가족들과 떨어져 지내야 하는 점, 참가인의 배우자는 구리시에서 어린이집을 운영하고 있어 부산으로 이사하는 것이 여의치 않은 점 등을 고려할 때 이 사건 전보명령으로 인하여 참가인이 받는 생활상의 불이익은 상당하다.
이 사건 징계처분의 적법 여부
전보명령이 무효라면 사용자는 이에 응하지 아니한 근로자의 행위를 징계사유로 삼을 수 없다(대법원 1995. 5. 9. 선고 93다51263 판결 참조).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전보명령이 무효인 이상 원고는 이에 응하지 아니한 참가인의 행위를 징계사유로 삼을 수 없으므로, 이 사건 징계처분의 사유는 인정되지 않는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도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재심판정은 적법하므로 그 취소를 구하는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장순욱(재판장) 박기주 이희수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